두 뇌, 협력의 뇌과학 - 뇌와 마음, 인간의 상호작용에 관한 유쾌한 탐구
우타 프리스.크리스 프리스.앨릭스 프리스 지음, 대니얼 로크 그림, 정지인 옮김 / 김영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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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증과 조현병, 편견과 공감 및 협력에 관한 연구를 해온 신경과학 분야에서 저명한 우타 프리스와 크리스 프리스 교수 부부가 아들 앨릭스 프리스와 그래픽 노블 작가 대니얼 로크와 협력해 탄생한 책 <두 뇌, 협력의 뇌과학>.


원제 Two Heads는 '두 뇌'입니다. 하나일 때보다 둘이 협력하는 게 더 낫다고 알고 있는데 정말 그럴까요? 짝을 이루거나 팀의 일원으로 행동할 때 우리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 비밀을 파헤칩니다. 사회적 상황에서 작동하는 뇌에 관한 이야기를 그래픽 노블로 만나는 시간입니다. 내용이 결코 쉽지는 않아서 이걸 텍스트로만 읽었다면 이만큼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을까 싶더라고요.


협력에 대한 책이지만 이 사회에 속한 내가 다른 사람과의 관계 맺음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서로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 살펴봅니다. 인간 상호작용의 경이와 신비를 만날 수 있습니다.


먼저 뇌에 대해 살펴봅니다. 우리가 '나'(나의 마음)라고 부르는 감각은 뇌 없이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뇌는 무엇이고,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려줍니다. 뇌는 우리 몸에 있는 신경계의 통제센터입니다. 뇌 안에서 신호를 주고받는 뉴런. 뇌가 새로운 연결을 만드는 걸 멈추면, 그게 바로 치매의 신호입니다. 뇌는 스스로 재프로그래밍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신경가소성이라고 부르는 그것입니다.


런던 택시 운전사 실험이 대표적인 사례이죠. 이 책에서 그 연구를 좀 더 깊이 들여다봅니다. 협력을 주제로 하는 책인 만큼 공식적인 논문 제1저자뿐만 아니라 연구한 이들까지 언급한다는 게 흥미롭습니다. 뇌가 사람의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고 실제로 변한다는 것을 증명한 택시 운전사 실험으로 밝혀진 가소성에 관한 이야기는 학습 주제로 이어집니다.


보통 우리는 스스로 실수를 하며 직접 해보지 않고는 제대로 배울 수 없다고 하지만, 틀렸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배우는 것이 빠른 학습법이라고 합니다. 타인들의 실수에서도 배울 수 있고요. 시행착오보다 모방을 통한 학습이 더 효율적인 학습인 겁니다. 





알면 알수록 모방이란 게 심오하게 다가옵니다. 모방을 하려면 사회적 상호작용이 필요합니다. 성공적인 관계의 표지는 의사소통입니다. 핵심은 자기 머릿속에 있는 모든 생각을 파트너의 머릿속에 집어넣는 겁니다. 무의식적 모방인 감정이입은 거울 뉴런의 역할이 큽니다. 다른 사람이 어떤 감각을 느끼고 있다는 걸 우리가 알 때 우리도 그 감각을 함께 느낄 수 있게 만드는 겁니다. 그런데 그냥 아무나 모방하지 않는다는 점도 재미있습니다. 이는 이후 내집단과 외집단을 가르는 편향과도 연결되더라고요.


과거엔 개인의 뇌만 초점 맞춰 연구했습니다. 이젠 다른 뇌들과 함께 작동하도록 만들어진 뇌에 관해 연구합니다. 본격적으로 사회 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머리 둘은 머리 하나보다 낫다고 우리는 알고 있지만, 이게 항상 참은 아니라고 합니다. 협업은 서로 맞지 않는 사람들을 짝지었을 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한 사람이 과제를 훨씬 더 잘할 때, 두 사람 다 자기 능력을 잘 평가하지 못할 때 그렇습니다.


왜 그럴까요? 한 사람이 과제를 더 잘하는데 다른 사람이 더 강력한 확신을 드러내면 더 잘하는 사람이 자신의 확신도를 더 못하는 파트너에게 맞춰 조정한다는 겁니다. 유능한 사람 혼자 했을 때보다 결과가 저조해지는 겁니다.


이처럼 협력에 숨은 비밀들이 참 많습니다. 우리의 결정에 관해 머릿속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살펴봅니다. 특히 젠더, 문화, 가족사, 교육 등 다양성이 미치는 영향은 놀랍습니다. 대부분 큰 집단에 속해 있을 때 이타적인 쪽으로 프라이밍 된다고 합니다. 팀의 의견에 찬성하도록 프라이밍 되어있는 내집단보다 다양성 있는 팀이 결과는 더 좋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데 협력할지 말지 결정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쓸수록 협력하지 않는 쪽으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이기적인 선택을 내리는 거죠. 뇌는 어려운 문제를 푸느라 바쁠 때 도덕적 딜레마를 깊이 생각할 용량이 줄어든다고 합니다.


다른 많은 뇌들로 이루어진 세상에서 뇌가 어떻게 성공적인 삶을 이어가는지 들려주는 <두 뇌, 협력의 뇌과학>. 우리의 마음이 작동하는 방식의 다양성을 짚어줍니다. 협력은 결국 세상의 다양성을 마주하는 일이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학습, 모방, 경쟁, 협력, 편견, 확신, 후회, 평판 등 우리의 행동과 사고 경향에 관한 신경과학과 사회 인지과학의 개념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경제학, 철학, 인류학, 심리학, 의학 등 다양한 관점에서 뇌를 설명하는 방대한 지식에 감탄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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