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 뿌리뽑기 초등 사회.과학 통합본 4-2 (2015년) 초등 뿌리뽑기 2015년
천재교육(참고서) 편집부 엮음 / 천재교육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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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교육에서 초등 신간교재가 나왔네요.

개념 뿌리뽑기 사회, 과학 통합본인데 사회수행평가, 과학수행평가에 도움되는 교재랍니다.


초등 사회, 과학을 한 권으로 끝내버려요~ 내용도 얼마나 알찬지...

사회, 과학 따로 구입할 필요가 없어 좋기도 하거니와 개념학습, 단원평가, 수행평가까지 준비할 수 있는 교재네요. 국어, 수학 문제집만으로도 허덕거리는 아이들에게는 소홀히 하기 쉬운 사회와 과학을 편하게 공부할 수 있게끔 구성된 교재랍니다. 통합본이지만 분권 가능해요. 각각 뜯어내면 얇직한 분량에 아이들은 다시한번 만족 ^^


개념뿌리뽑기 교재가 너무너무 맘에 들었던 이유 중 한 가지는 바로 교과서 확장 배경 지식 코너랍니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사례를 그림을 이용해 핵심을 제대로 보여주고있어 이것만 봐도 애가 개념 이해를 확! 해버리더라고요.

 

개념뿌리뽑기 교재가 사회수행평가와 과학수행평가에 도움되는 교재인 이유가... 바로 수행평가 페이지가 있다는 점~! 교과목 수행평가는 특별할 것 없이 쪽지시험과 비슷한 경우가 많은데 아이들이 이렇게 접해보면 수행평가의 부담을 덜 수 있을 것 같네요. 학교 수시 평가에 대비하기 좋은 개념뿌리뽑기 초등교재입니다.

 

학교 시험대비를 위한 별도의 단원평가와 학기말고사 준비도 할 수 있게 되어있네요. 도대체 부족한게 없어~! 아이가 더 좋아하더라고요. 개념부터 확실히 잡고 넘어가니 문제 푸는 것쯤은 쉽게 풀리니까 애도 자신감이 높아지고요. 앞으로 매년 초등 사회와 과학은 개념 뿌리뽑기 사회, 과학 통합본으로 할 예정입니다. 따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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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가림이 무기다 - 소리 없이 강한 사람들
다카시마 미사토 지음, 정혜지 옮김 / 흐름출판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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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가림이 심한 경우, 말주변이 없는 경우 어떻게 관계를 유지하고 이끌어나갈까... 

재촉하고 부추긴다 해서 이 기질이 한순간에 바뀌는 것도 아니고, 정작 당사자는 스트레스만 가중됩니다.


지금까지는 낯가림을 좋게 말해 준 사람이 없었어요. 그런데 <낯가림이 무기다> 는 낯가림을 관계와 대화에 있어 무기로 활용할 수 있다고 알려줍니다. 힘내라고 재촉하지 않고 억지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합니다. 일부러 활달한 척하지 않고도 낯을 가리기에 가진 특기를 토대로 말이지요. <낯가림은 무기다>를 통해 상대의 마음을 읽고 움직이는 대인관계에 대한 해결책을 배워보세요.


 


낯가림쟁이도 천성 낯가림쟁이와 유사 낯가림쟁이로 구분되네요.

진짜 낯가림쟁이들은 남을 너무 배려하여 피곤한 낯가림쟁이인 겁니다. 상대방 기분에 민감하게 신경 쓰다 보니 상대방에게서 말 잘 들어주고 배려있는 사람이라는 칭찬을 곧잘 듣기도 하죠. 하지만 정작 당사자는 정신적으로 아주 피곤합니다. 그런 생활이 이어지면 결국 은둔형으로 자리잡게 되는 것 같아요.


 


<낯가림이 무기다>는 낯가림쟁이의 특기인 관찰력을 장점으로 세웁니다.

인간 관찰의 기본은 바로 청취와 관찰인데, 기질을 바꾸지 않고도 낯가림쟁이들은 이 부분에 탁월한 능력을 보일 수 있습니다.


 

 

성격개조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게 너무 매력적이더라고요.

저자 역시 천성 낯가림쟁이지만 특수 능력을 능숙하게 구사하기에 현재 강사까지 하는 파워를 보여, 저자가 하는 말마다 어찌나 공감되던지요.


 

 

말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 없이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여 내 뜻을 이루는 귀중한 노하우가 가득합니다.

낯가림을 재도약으로 삼는 사고방식을 이해해 상대의 마음을 읽는 낯가림센서를 발동하면 관찰과 분석을 제대로 할 수 있습니다. 상대를 관찰하고 분석한다는 것은 상대에 대한 공격이 아닌,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 됩니다.


 

하지만 낯을 가리는 사람에게 천적도 있습니다. 자기중심 몬스터, 자존심왕자, 가시 돋친 마녀들입니다. 참 별의별 성격 다 있잖아요. 그에 맞게 상대하는 법을 알려주는데 그야말로 알짜배기 기술이더라고요.


 

스트레스 가득한 상황을 타파하려면 슈퍼 커뮤니케이터와 반경 1m 이내 유지하라는 조언도 새겨들을 만 합니다. 낯가림쟁이들의 듣는 특기를 살려 윈윈의 상황을 만드는 겁니다. 소외되지 않고 대화에 참여하는 상황은 낯가림이 심해 모임에 나가는 것조차 꺼려하는 이들에게는 큰 힘이 되는 노하우인 것 같아요.


 

 

낯가림식 방어 배치술은 왕따 문제로 고민하는 아이들에게도 제안하고 싶더라고요. 공격을 당하지 않으면서 공존할 수 있는 지혜를요. 사회생활에서도 실질적 결정권이 있는 사람을 확실히 파악하는 것, 실무를 지배하는 넘버 2를 파악하는 일이 낯가림쟁이에들에게 왜 중요한 일인지도 배울 수 있답니다.


커뮤니케이셔의 포인트는 뛰어난 말주변이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존중이라는 기본을 지켜야 함을 <낯가림이 무기다>에서 찾을 수 있었어요. 리액션이 중요한 요즘 세상... 그래서 인간관계가 서투른 사람은 상대방의 말을 잘 받아치지 못해 분위기를 가라앉게 하기도 하는데, <낯가림이 무기다>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기술은 이말 저말 말주변 화술이 아닌 전체를 파악할 수 있는 높은 관찰력으로 무장한 낯가림쟁이를 긍정적인 커뮤니케이션의 달인으로 성장하게 해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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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2
올더스 헉슬리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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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더스 헉슬리의 공상과학소설 <멋진 신세계>는 1932년 작품이면서 지금 출간한 책이라고해도 될만큼 미래의 모습을 너무나도 현실적으로 다루고 있네요. 

황당한 미래가 아닌 정말 그럴법한 미래이기에 공감하며 읽게 되었던 것 같아요. 배경이나 문체가 따분하지는 않을까 고전소설에 편견을 가졌던 분들이라면 이 책부터 먼저 권해드리고 싶네요.

<멋진 신세계>에 등장하는 미래의 모습은 공유, 균등, 안정이라는 세계국가의 표어 아래 인간공장에서 표준형 인간을 만들어냅니다. 인간을 몇 개의 계급으로 나눠 각 계급에 맞는 표준형 인간을 만들어내지요. 기성품 인간이라니! 한 개의 난자로부터 하나의 태아가 나와 한 사람의 성인이 생긴다면, 사회적 이익을 위해 행해진다는 명목하에 '보카노프스키 법'에 따라 하층 계급이 될 집단은 하나의 알에서 96개의 싹을 틔워 96명이 자라게 됩니다. 96명의 쌍둥이가 생기는 거죠.


성별에 따라 불임 여부까지 결정하고, 표준 이하로 만드는 하층계급의 태아는 유전 뿐만 아니라 환경까지 결정됩니다. 계급이 낮을수록 산소를 조금 공급해 인간적인 지성이 필요하지 않는 바보로 만드는 거죠. 사회적으로 무익하면서 노동을 하기에 적당한 이들로요. 하층계급의 인간이 독서로 인해 시간을 낭비한다든가 자연에 대한 애착을 보이지 않게 하는 실험 등 다양한 조건반사 실험을 통해 아이들을 단련, 세뇌시키는 파블로프식 훈련은 섬뜩합니다.

 

 

 

『 자연을 노예적으로 모방하던 영역에서 인간적 발명성이라는 보다 흥미로운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 - p20


병에서 태어나는 인간. 그렇기에 아버지와 어머니라는 부모의 존재는 없고 상스러운 단어가 되었습니다. '만인은 만인의 소유물'로서 혼접 등 평등한 공유 개념이 정당화된 곳입니다. 쓸데없는 감정 소모를 피하고, 욕망의 자각와 욕망의 충족 사이에 긴 시간적 간격을 체험하지 않도록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고요.


이쯤에서 우성인자와 열성인자가 나뉘어 우성인자들만의 세상이 된 영화 가타카, 모든 감정이 통제되는 미래의 모습을 그린 영화 이퀼리브리엄이 생각납니다. 통제된 사회 모습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한 영화들이죠. 그 모태가 되는 것이 바로 이 책 <멋진 신세계>가 아닐까 싶네요.


 

하지만 세상에 통용되는 일반적인 표준치에서 정신적 과잉인 사람들도 있습니다. 지나친 지력을 가진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계급에 맞지 않게 키가 작고 왜소한 신체적 결함이 있는 자. 그들은 단독의 개인이라는 자각과 함께 남들과 함께 어울리지 못하고 고립이라는 감정을 겪지요. 개인의 정체성을 포기하는 세상에서 개인이 감정을 가지면 어떻게 될까요.


『 훨씬 더 나다워지는 것 같다는 말입니다. 다른 어떤 완전한 것의 일부가 아니라 자신이 독립된 존재가 된 것 같다는 이야깁니다. 사회라는 조직체 속의 한 세포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는 기분 말입니다. 』 - p112


그렇지만 조건반사적 교육으로 노예화된 그들은 다른 방법으로 행복해질 수 있는 자유를 찾을 수 없습니다.


 

그러던 중 뉴멕시코 야만인보호구역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그곳은 아직 사람이 아기를 낳는 곳이지요. 여행 중 사고를 당해 그곳에서 머물며 아기까지 낳은 린다와 아들 존이 문명사회로 나오게 됩니다. 아들 존이 문명사회를 보며 하는 말이 바로 셰익스피어 《템페스트》에 나온 문장을 인용한 "멋진 신세계여!" 입니다.

야만인보호구역에서 오랫동안 살아왔고,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어 온 존은 "멋진 신세계" 문명사회에 적응할 수 있을까요.


 

『 그것은 안정을 얻기 위해 지불되어야 할 희생인 것이야. 』 - p279


행복에 대한 사색을 허가할 수 없는 미래 사회. 표준형 남녀, 균등한 집단은 공유, 균등, 안정 실현에 필요한 사회안전의 중요한 수단이었습니다. 하지만 존이 겪는 이 사회는 인간다움도 없고 자유도 없는 세상입니다. 하지만 존의 말에 반박하는 총통은 인간에겐 무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곤 하나도 없으며 행복도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것이라 합니다.


인간답게 사느냐, 우울증 치료제 소마를 먹으며 감정 소모를 피하느냐. 선택의 길에 놓입니다. 지독한 고통 속에 산다면... 어쩌면 이 "멋진 신세계"는 정말 멋져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두 가지 선택길이 있을 때 존이 말한 "불행해질 권리"를 당신은 선뜻 가지겠습니까? 글쎄요... 차라리 <멋진 신세계>에서 말하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도요. 그렇기에 오히려 더 섬뜩해지네요. <멋진 신세계>의 표준형 인간 세계에 대한 동경심이 없다고 단호히 말 못하겠어요. 언젠가 그런 세계가 정말 올 것만 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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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이모와 로마를 가다 마녀 이모와 가다 시리즈
조성자 지음, 이영림 그림 / 현암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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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가면 유적지 앞에서 인증샷 남기는 것으로 끝?

이제 마녀 이모와 함께 진짜 여행을 해보세요. <마녀 이모와 피렌체를 가다>에 이어 나온 째 책 <마녀 이모와 로마를 가다>는 동화와 실사진이 어우러져 로마의 역사와 문화, 로마인의 삶을 살펴볼 수 있답니다.

 

 

 

옛것과 현대가 잘 버무려진 세련되면서도 현대감각을 갖춘 도시 로마.

로마 여행을 떠나기 전에 마녀 이모는 은무와 금무 자매에게 숙제를 내주네요. 로마에 관한 책을 미리 읽을 것! 미리 안 읽고 가면 그냥 폐허 위에 서 있는 건물만 보고 오게 되거든요. 로마로 가기 전 읽어야 할 책 열두 권으로 열심히 준비하고 만나면 속내까지 이해할 수 있는 친구처럼 친근해지는 유적을 만날 수 있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로마 통치자 연표를 통해 로마 황제들의 복잡한 이야기도 정리되네요.

로마가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떤 왕들이 살았고, 신화 밑바탕에는 무엇이 깔렸는지 역사순서로 보는 유적 탐사 여행입니다.

 

 

<마녀 이모와 로마를 가다>는 일주일간의 로마 여행기입니다.

유적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그저 돌덩이일 뿐. 유적의 의미와 역사적 가치를 미리 알고 가니 유적을 바라보는 눈이 제법이더라고요. 책으로 공부한 지식을 직접 말로 풀어내면서 다시한번 정리해보는 기회도 되고요.

 

로마에 있는 개선문만 해도 제법 많더라고요. 파리 개선문의 모태가 된 개선문이 바로 로마에 있는 콘스탄티누스 개선문이고요, 그 외 티투스 개선문, 셉티미우스 세베루스 개선문 등 다양한 개선문이 있네요.

로마의 휴일에 등장해 인기가 높아진 진실의 입이 있는 산타마리아 인 코스메딘 성당, 트레비 분수, 콜로세움, 바티칸 미술관, 포룸 로마눔, 각종 신전과 광장들... 각 유적지와 관련된 역사 속 인물 이야기, 예술품의 역사적 배경과 가치를 알려줍니다.

 

 

 

<마녀 이모와 로마를 가다>에 등장한 아이들은 초등학교 졸업반과 고등학교 졸업반 자매예요.

사춘기를 보내는 동생과 투닥거리며 함께 성장하는 자매의 모습도 깨알 재미를 줍니다. 여행하며 자매간의 다름을 서로 인정하며 한층 성숙해지는 모습을 보여주네요.

 

스토리텔링 방식이라 초등 고학년부터 읽기 좋은데, 엄마인 제가 읽어도 될 만큼 수준이 낮지는 않더라고요.

무엇보다 겉으로 보이는 건물, 미술을 겉핥기식으로 보여주는 게 아니라 로마인의 정신까지 다루고 있어 좋더라고요. 로마의 문화에 스며든 다른 문화들을 보며 똘레랑스라고 불리는 관용의 정신을 말이지요.


마녀 이모와 함께 로마 여행을 하는 중에 여행의 본질을 잊지 않게끔 자주 상기시켜주기도 합니다. 해외 역사 여행이란 이렇게 하는 거구나 본보기를 잘 보여

주는 책이네요. 피렌체와 로마, 다음엔 어느 지역을 여행하게 될지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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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수염의 다섯 번째 아내 블랙 로맨스 클럽
제인 니커선 지음, 이윤진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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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 페로의 잔혹 동화, 푸른 수염을 각색한 로맨스 스릴러 소설 <푸른 수염의 다섯 번째 아내>.

푸른 수염 결말을 알고 있어서 결말은 크게 벗어나지 않을 거란 추측으로 읽어내렸습니다. 푸른 수염 이야기를 전혀 모른 채 읽는 것보다는 어찌 보면 약간 김 빠질 수도 있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세세한 장치들이 묘미였어요.

 

 

 

샤를 페로의 푸른 수염 이야기는 17세기에 알려졌는데요, 추악한 귀족 푸른 수염이 아내를 맞이하고 유일하게 방 한 군데는 출입을 금지하죠. 그러다 한동안 집을 떠나게 되어 열쇠꾸러미를 아내에게 맡기면서 일은 벌어집니다. 출입이 금지된 방의 열쇠도 있었거든요. 아내가 푸른 수염 몰래 들어가 본 그 방에는 푸른 수염의 전 부인들 시체가 있었던 겁니다. 금지된 방에 출입한 사실을 알게 된 푸른 수염에 의해 아내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순간, 아내의 오빠들이 와서 푸른 수염을 물리쳐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야기랍니다.


이 이야기를 <푸른 수염의 다섯 번째 아내>에서는 어떻게 식상하지 않게 전개해 나갈까요~

소설의 배경은 19세기 미국 남부. 노예제도가 있었고 노예해방운동이 지하조직을 통해 서서히 시작되던 시기입니다. 푸른빛이 도는 수염을 가진 버나드는 소피아의 후견인으로 오랫동안 소피아를 지켜보다가, 소피아의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그의 집으로 데려오게 됩니다.

 

 

수도원을 개조한 저택에서 생활하게 되는 소피아.

이름뿐인 상류층에서 진정한 상류층으로 올라선 셈이죠. 그에 걸맞게 더 우아하고 고상해지고 매력적인 사람이 되려고 결심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호화로운 환경이 과하다고 느끼는 이중적인 생각을 하기도 하고요.

넓은 저택에는 그 화려함에 맞지 않은, 곧 무너져 내릴 것 같은 폐허 건물도 있습니다. 그래, 거기야! 샤를 페로의 푸른 수염 이야기가 생각나며 그 폐허 건물이 아무래도 수상하군요. 역시나 푸른 수염 버나드는 그곳의 출입을 금하지요.

 

 

 

 

소피아는 그곳에서 버나드의 전 부인들 이야기를 하나둘 알게 됩니다. 무려 4명의 전 부인이 있었네요. 바람나 도망간 첫번 째 부인을 제외하고 나머지 부인들과는 사별했다는군요.


『 마음에 걸리는 것은 내 후견인의 부인들이 모두 너무나 최근에 이곳에 살았다는 점과...... 그들의 머리가 모두 붉은 빛깔을 띠고 있었다는 점이다. 』 - p78


풍족한 버나드가 결혼에 있어서만큼은 불운을 겪은 모양이라며 소피아는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마음에 안식을 주고 싶은 모성애가 샘솟기도 하고요. 버나드의 행동이나 말 한마디는 소피아 자신이 매력적이라고 느끼게끔 만듭니다. 달달한 프랑스어를 툭툭 뱉으며 자상한 면모를 보이는 너란 남자 정말~!

 

그런데 문제는 소피아의 호기심에서 비롯됩니다.

이것저것 궁금한 게 있으면 참지 못하고 눈빛을 반짝이는 모습을 보일 때마다 제가 다 조마조마하더라고요. 푸른 수염 버나드가 출장을 가게 되면서 받은 열쇠꾸러미. 받자마자 방마다 돌아다니며 딱히 찾고자 하는 명확한 목표는 없지만 뭔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 뭔가 버나드의 전 부인들과 관련된 것을 찾아 나섭니다. 다행히 이때는 출입 금지된 구역은 들어가지 않네요.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고 하죠. 소피아의 호기심은 그저 이곳저곳 탐색하는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버나드 몰래 들어간 숲 속에서 만난 목사 기디온과의 인연을 놓치고 싶어하지 않는 마음이라든지, 흑인 노예들을 도와주고 싶은 오지랖 발동까지. 저택에 고립된 듯한 그녀의 처지가 노예들의 처지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느껴서이기도 하지요. 게다가 감정기복이 심한 푸른 수염 버나드의 비위를 맞추자니 시간이 지날수록 그 일도 지칩니다. 후견인에 대한 환상이 점점 깨지는거죠.

 

 

 

그 와중에 네 부인들의 유령이 언젠가부터 그녀의 주변을 맴돌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소피아는 그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친근함을 느끼며 자매처럼 생각하게 됩니다. 그녀들이 남긴 물건들에 애착을 보이기도 하고요.


이런저런 곡절 끝에 푸른 수염 버나드와 소피아의 결혼을 앞두고 버나드는 다시 한 번 열쇠꾸러미를 맡기고 집을 떠나게 됩니다. 하지만 그동안 푸른 수염에게서 받은 이중적인 모습에 두려움을 느낀 소피아는 저택을 떠날 생각을 하게 되는데... 얌전히 떠나지는 못하는군요.

 

책을 다 읽고 나서 옮긴이의 말을 읽다가 탁 하고 공감되는 부분이 있는데, <푸른 수염의 다섯 번째 아내>의 작가는 지극히 심미주의라는 것. 초반 1/3 정도까지는 저택 묘사나 소피아의 감정선을 정말 섬세하게 다루고 있거든요. 19세기 미국 남부의 정서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어요. 드레스를 입기 위해 코르셋을 조이는 장면에서는 '바람과 함께 사라진다'가 떠오르며 당시 모습을 상상하기도 했습니다.

로맨스를 폴폴 풍기며 가슴이 콩닥거리기도 했고요. '매력만 풍기지 말고 좀 적극적으로 다가서란 말이야!'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느린 전개다 싶은 생각이 드는 순간, 그때부터는 막 몰아칩니다. 마지막 1/3은 마지막 페이지가 다가올수록 아쉬울 정도였네요.


인간의 본능 중에서 호기심과 관련된 이야기는 아픔을 많이 남기지요. 판도라의 상자처럼.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이는 걸 넘어 사람 목숨도 좌지우지하는군요. 우리는 호기심이 불러일으키는 이중적인 면을 감지합니다. 마음 깊숙한 곳에서는 더는 깊게 파고들지 말라고 경고를 하는 것처럼요. 

 

금지된 장소와 열쇠. 푸른 수염 버나드는 소피아에게서 무엇을 원했던 걸까요.

푸른 수염은 그저 다중인격자였던 것일지. 샤를 페로의 푸른 수염에서는 첫 번째 부인의 죽음에 관해선 이유가 나오지 않는데, <푸른 수염의 다섯 번째 아내>에서는 첫번 째 부인에게서 얻은 아들의 이야기가 더해져 있답니다. 푸른 수염 버나드를 꼭지 돌게 한 원인을 짐작할 수 있죠. 전 솔직히 소피아의 탈출극보다는 푸른 수염의 악마 같은 성격이 나타나게 된 그의 첫 번째 상처에 주목하고 싶네요. 아... 이렇게 적고 보니 버나드의 마음을 헤아려보는 이런 마음이 동정심이자 모성애를 자극하는 요인이 되는 거구나 싶기도 하는군요. 순간 또 섬뜩해진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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