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태그 달랏 - 2023~2024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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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산다>에서 달랏 야시장으로 떠난 팜유들 에피소드가 즐거움을 선사했는데요. 핫플 야시장뿐만 아니라 쑤언 흐엉 호수 주변을 자전거로 달리며 달랏의 매력을 조금이나마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달랏 매력은 사실 이게 다가 아닙니다. 더 멋진 곳들이 어마어마하게 있어요. 가이드북으로 달랏의 진면모를 꼭 만나보셔야 합니다.


한국의 봄, 가을 날씨와 비슷해 여행하기 좋고, 파스텔톤의 유럽풍 건물들과 베트남 특유의 분위기가 조화로운 아시아와 프랑스 문화가 융합된 도시입니다. 2019년 직항 개설 후 수월하게 다녀올 수 있는 곳이에요. 베트남 정부에서 휴양도시이자 관광도시로 변신을 꾀한 곳이어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호수와 폭포, 산과 꽃처럼 자연을 즐길 수 있는 테마여행 코스, 유적지 중심 코스 등을 소개해 나만의 스타일에 맞는 여행 일정을 계획하는데 해시태그 달랏 여행 가이드북이 도움 됩니다.


전 세계 국적의 요리 경연장이라고 할 정도로 다양한 나라의 요리를 먹고 즐길 수 있고, 나트랑과 호치민과의 접근성도 괜찮아 베트남에서 한 달 살기 하기 좋은 도시로 주목받고 있는 달랏입니다.


베트남의 유럽, 안개 도시, 소나무의 도시, 벚꽃 도시, 작은 파리 등 매혹적인 수식어가 붙은 고원 도시 달랏. 베트남 사람들의 신혼여행지인 달랏은 식민시절 프랑스 휴양지로 개발된 이후, 아기자기한 갤러리와 근사한 카페가 많으면서도 자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이어서 요즘 감성에 딱인 여행지입니다.





야시장, 쑤언 흐엉 호수, 바오 다이 궁전, 꽃 정원, 랑비앙 산 등 달랏 여행에서 꼭 찾아가야 할 관광지 베스트 9는 달랏의 핵심이네요. 베트남에서 가장 아름다운 유럽풍의 달랏 기차역과 크레이지 하우스는 특히 눈여겨볼 만한 명소입니다.


기괴하고 신기한 건물인 크레이지하우스에서 베트남의 가우디를 만나보세요. 달랏에서 약 15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조각 공원에 있는 찰흙 마을로도 알려진 클레이 터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알파인 코스터의 짜릿함과 유럽에서 인기몰이인 캐녀닝을 할 수 있는 다딴라 폭포, 달랏의 지붕이라 불리는 랑비앙 산, 지프차를 타고 즐기는 소나무 숲길 트래킹, 사랑의 계곡, 플라워가든 등 ​다양한 체험거리와 볼거리가 있습니다.


달랏 여행 추천 여행 코스도 알짜배기입니다. 달랏에서 인생샷을 건질 수 있는 대표 장소도 7군데 소개해두고 있는데 놓치면 후회할 만한 곳들이라 반드시 일정에 포함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나트랑, 다낭은 다녀오신 분들이라면 이번엔 달랏으로 떠나보세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베트남 다른 도시들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달랏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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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푸꾸옥 - 2023~2024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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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푸꾸옥 2023~2024 최신 가이드북으로 만나는 베트남 힐링 여행지 푸꾸옥. 베트남의 다낭, 나트랑이 식상한 여행자들에게 소개합니다. 우리나라 제주처럼 베트남인들의 휴양지 섬이 바로 푸꾸옥입니다.


푸꾸옥을 여행하기 좋은 계절은 11월부터 다음해 3월 사이라고 합니다. 인천 국제공항에서 푸꾸옥까지 직항이 있지만, 베트남 항공을 타고 호치민으로 입국해 국내선으로 푸꾸옥까지 이동할 수도 있습니다. 호치민과 푸꾸옥을 모두 여행할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지요.


청정 자연을 품고 있는 베트남의 떠오르는 관광지 1순위,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생물권 보존지역, 내셔널 지오그래픽 선정 2014 최고 겨울여행지 3위, 미국 허핑턴 포스트 선정 '더 유명해지기 전에 떠나야 할 여행지', CNN이 선정한 세계 10대 해변 사오비치까지 푸꾸옥을 수식하는 찬사가 쏟아집니다.


베트남 최남단에 위치한 푸꾸옥. <해시태그 푸꾸옥>에서는 섬의 주요 지역인 즈엉동 마을을 중심으로 푸꾸옥 북부, 남부, 동부 등 곳곳을 빠짐없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지역마다 특색이 있어 어느 곳도 빠뜨리기 싫을 정도입니다. 제주 여행 계획할 때와 비슷한 마음입니다.


서울 정도의 크기인 푸꾸옥을 어떻게 여행하면 좋은지 추천 코스를 소개합니다. 자유여행자, 빈펄 리조트 숙박 여행자, 푸꾸옥 시내투어 위주의 여행자, 해양 액티비티를 할 수 있는 4섬 호핑 투어 등 다양하게 일정을 소개합니다.


시내관광과 야시장 탐방, 해변 즐기기, 투어 체험, 해양 액티비티 체험, 가족여행지 빈펄랜드를 포함해 골프까지 즐길 수 있는 푸꾸옥을 만날 수 있습니다. 베트남의 다른 도시에 비하면 물가가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가성비 좋은 호텔과 리조트도 의외로 많습니다. 전용 해변을 가진 숙소가 특히 눈길을 사로잡긴 하더라고요. 가이드북에서는 푸꾸옥의 지역별 숙소를 체크해 장단점을 짚어주고 있습니다.


섬의 주요 도시인 즈엉동 마을에서 낮에는 해변을 둘러보고, 일몰의 풍경을 즐기고, 해가 지면 야시장을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하루가 훌쩍 지나갈 것 같습니다. 현지 음식을 좋아하는 여행자라면 푸꾸옥 야시장은 눈과 입을 즐겁게 해줍니다. 진주 농장, 후추 농장, 느억맘 공장, 와인숍, 꿀벌 농장 등을 방문하거나 폭포와 사원 등 꽤 쏠쏠한 볼거리가 있습니다.


레스토랑, 디저트 가게도 다양하게 있어 단조로운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다낭이나 나트랑에 비해 큰 마트는 없지만, 필요한 물건 사기에는 불편함 없을 정도로 작은 마트는 어디든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이미 한국인들이 식당과 카페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고요. 해외에서 먼저 눈독 들인 푸꾸옥인 만큼 다양한 나라의 음식들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이나 바가 많다고 합니다.





푸꾸옥 남부에서는 다양한 해양 액티비티 활동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호핑 투어, 스노클링, 스킨스쿠버 등 다양한 해양 동물이 있는 투명한 바닷속을 탐험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푸꾸옥 동부에는 별처럼 반짝이는 해변이라는 사오비치가 있는데 베트남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손꼽힐 만큼 소문난 해변입니다. 수심이 얕아 가족여행객의 물놀이 해변 장소로도 금상첨화라고 합니다.


푸꾸옥 국립공원이 있는 푸꾸옥 북부도 멋집니다. 생물권 보존지역인 만큼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집니다. 비포장도로를 따라 공원의 아름다운 경관을 구경하고, 예스러운 마을을 지나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섬의 해변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제주도의 절반 정도 되는 작은 섬이지만 관광, 휴양, 해양스포츠, 야시장, 리조트 등 다채로운 분위기를 선사하는 푸꾸옥. 섬 곳곳에 베트남의 슬픈 현대사를 담은 장소도 있는 만큼 베트남 다크여행도 빼놓지 말고 함께 하면 더욱 뜻깊은 여행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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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조지아 - 2023~2024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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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가 아니라 여행 좀 다녀본 사람들이 '죽기 전에 반드시 가야 할 여행지'로 손꼽는 동유럽 조지아를 만나는 시간 <해시태그 조지아> 여행가이드북.​


초원과 만년설, 와인으로 유명한 조지아. 톨스토이와 막심 고리키가 반한 나라입니다. 지리적으로는 아시아에 가깝고, 문화적으로는 유럽에 가까운 조지아의 다채로운 매력에 푹 빠져듭니다. 오감이 편안해지는 자연을 선사하는 조지아로 떠나보시겠어요?


러시아 혁명 후 독립선언한 조지아는 역사적으로 정치적인 불안정이 있긴 하지만 동유럽의 스위스라 불리며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조지아 와인 양조법은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재될 만큼 그 역사가 오래되었다고 합니다. 와인의 발상지가 바로 조지아라고 하니 조지아 와인을 맛보는 걸 놓치면 안됩니다. 가이드북에서는 조지아 와인 산지를 소개하기도 합니다.





수도 트빌리시를 중심으로 하루씩 다녀올 수 있는 도시들로 여행할 수 있도록 추천코스를 소개합니다. 풍광이 아름다운 카즈베기와 메스티아는 따로 일정을 배분하는 게 좋습니다. 코카서스 산맥이 만들어낸 자연의 걸작을 제대로 만나야 하니까요.


경외롭기까지 한 코카서스 산맥에서 중세 분위기의 마을에서 머물며 좋은 음악, 음식, 와인을 곁들인 하루를 보낸다고 상상하니 즐거워집니다. 이 멋진 조지아의 매력을 책으로 먼저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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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외전 - 설계되지 않은 성공, K컬처산업의 운명을 바꾼 9가지 결정적 장면
김윤지 지음 / 어크로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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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일본과 중국의 한류 열풍도 놀랍긴 했지만 지금은 스케일이 훨씬 더 커졌습니다. <기생충>, <오징어 게임>, BTS 등 K팝, K드라마, K무비라는 이름으로 한류 성공을 목격하는 요즘입니다. 단순히 개별 상품의 성공으로 바라보는 게 맞을까요?


문화산업 연구자 김윤지 저자는 한국의 대중문화산업이 지금에 이르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살펴봅니다. 대중문화를 둘러싼 사회, 경제적 환경 변화와 정책과 제도 도입, 기업들의 투자 등이 맞물려 지금의 K컬처산업을 이뤄냈다는 걸 보여주는 30년 한류 막전막후. <한류 외전>은 대중문화의 산업화 과정을 전반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시간입니다.


우루과이라운드, IMF, 금융실명제, 코스닥 열풍,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 음원 디지털화, OTT의 등장 등이 대중문화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깨닫게 됩니다.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정책이 영향을 주기고 하면서 결국 이 모든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되어 '설계되지 않은 성공'으로 이어졌다는 걸 알게 됩니다.


한국 문화 산업이 본격적으로 자리 잡은 건 전 세계적으로 개방 물결을 끌어낸 우루과이라운드로 시작합니다. 1980년대 후반 우루과이라운드의 첫 제물은 영화시장이었습니다. 해외 영화 제작사들이 국내 배급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영화를 배급하는 직배가 시작된 겁니다. 할리우드 직배사가 대작 외화수입을 독점하는 제도가 마련되었습니다.


반대 시위도 하고, 직배 영화 상영관에 뱀을 풀어놓기도 하는 등 직배를 막으려는 시도가 이어졌지만 세계적 변화 물결에 따를 수밖에 없게 됩니다. 궁지에 몰린 국내 영화사들은 홍콩 영화를 수입해 상영합니다. 당시 극장마다 홍콩 영화만 줄창 상영했고 저 역시 홍콩 영화 감성에 푹 빠져 자주 봤던 기억이 납니다. 


이처럼 한국 영화 산업이 쫄딱 망한다고 할 만큼 큰 위기 상황도 있었지만, 변화를 새로운 기회로 잡아 결국 30년 후 우리는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그 여정 속에서는 정부의 정책도 한몫합니다. "<쥬라기 공원> 1년 흥행수입이 우리나라 자동차 150만 대를 수출해서 얻는 수익과 같다."라는 김영상 대통령 정부 시절 등장한 이 말은 우리나라 문화산업정책의 씨앗이 됩니다. 대중문화도 고부가가치산업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한 겁니다.


물론 면밀히 살펴보면 산업이 성장할수록 정부정책이 따라간 측면도 나오고, 성공을 의도한 정책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라는 것도 짚어줍니다. 즉 '한류'라는 수출상품을 정부가 만들어낸 건 아니라는 걸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IMF 위기가 닥쳤을 때 드라마 수출로 달러를 벌어들이는 기회를 맞이한 한국 드라마 수출화 과정 속에서도 우리 드라마 질적 수준의 향상이 바탕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민주화와 방송 상업화의 가속화가 선순환이 되었다는 걸 짚어줍니다. 저자는 한류드라마 산업에서 중요한 장면이 된 <겨울연가>, <대장금>을 중심으로 초기 한류의 성공을 살펴봅니다.


2000년대 이후 K팝은 한류 대표 분야로 정착했습니다. IMF 금융 위기를 계기로 우리나라 가요시장이 변화한 과정을 들려줍니다. 기획사의 등장, 아이돌그룹 제조 방식, 군무 중심의 K팝에 이르는 여정을 살펴봅니다. 난공불락의 미국 빌보드 차트에 오르는 길까지 숱한 장벽들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됩니다.


K무비의 여정은 어떠했을까요. 충무로의 명성도 이제는 옛것이 되어버렸습니다.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등장하며 영화산업 구조도 변화합니다. CJ는 CJ엔터테인먼트와 CGV, 오리온은 쇼박스와 메가박스, 롯데는 롯데엔터테인먼트와 롯데시네마를 가지고 있습니다. 3대 대기업을 중심으로 투자, 배급, 상영의 수직 계열 체계를 완성합니다. 영화의 질은 물론이고 배급과 상영 시스템이 조화롭게 맞물리며 천만 영화가 탄생합니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가 넷플릭스의 투자를 받고 인터넷으로 개봉했을 때 정말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OTT에 대해 알게 된 계기가 되었고, 앞으로 개봉이라는 개념이 우리가 익히 알던 오프라인 영화관만을 지칭하지 않는다는 걸 예감했습니다. 저는 이제 개봉 예정!이라는 문구를 보면 OTT 개봉인지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한국이 만든 대중문화 콘텐츠를 전 지구적으로 즐기는 글로벌 트렌드 현상, 한류. 정치 외교 이슈의 볼모로 이용되기도 하면서 각종 보호니 규제니 하는 정책들도 시대별로 변해왔습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사건과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문화산업계입니다. 지금의 성공이 무엇을 기반으로 어떻게 성장시켜 왔는지 복기해야 앞으로의 30년도 성장을 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원동력을 짚어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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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지 않다고 외치고 나서야 괜찮아지기 시작했다
정순임 지음 / 파람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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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제의 정점 종갓집 둘째이자 딸로 태어난 정순임 저자. 둘째 딸이 직접 그렸다는 표지 그림이 제목이 가진 묵직함을 유쾌함으로 바꾸고 있어 책장을 얼른 펼쳐보고 싶었던 책입니다.


15대에 걸쳐 400년을 내리 한집에서 살아온 가문. 일 년에 열다섯 번 조상 제사를 지내는 국가 민속문화재로 지정된 상주 우복종가입니다. 태어나보니 세상을 다 가진 오빠가 있습니다. 종갓집이라는 말만으로도 갑갑함이 쏴~ 몰려오는데 가부장제의 상징과도 같은 곳에서 저자는 어떻게 성장하고 어떤 꿈을 꾸었을까요.


"어떡하지! 내가 할 수 있을까? 괜찮다 괜찮다 하면 괜찮아질 줄 알았다. 그러려니 덮어두면 아무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죽는 날까지 살아질 줄 알았다." - 책 속에서


환갑을 향해 가고 있는 정순임 저자. 50년 세월 입다물고 살아왔지만 괜찮아지지 않았다고 고백합니다. 뭐 대단하게 살았다고, 너만큼 상처받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다고 그렇게 유난을 떠냐는 생각에서 이젠 해방하기로 합니다. 혼자에게만 일어난 일이라면 넘겼을 수도 있었겠지만, 두 딸을 키운 엄마의 입장에서 보니 자신만의 일이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아트 회사를 차린 큰 딸은 아가씨 말고 이야기할 남자를 찾는 고객들로부터 상처를 받고, 독일에 유학 간 둘째는 혼자 사는 집에 친구들끼리 남자 구두 사주는 게 유행이라고 하니 여전히 차별은 일상 속에 단단히 자리 잡고 있습니다.


종손인 오빠를 두고 태어난 가시나에게 차별이란 건 놀라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어린 시절의 몇몇 에피소드가 아닌 전 생애를 관통하며 자신을 옭아맨 차별입니다. "나는 사람 정순임이다."라는 한 마디에 담긴 서글픔과 애환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학교에서는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은 그 아이들대로 인정할 뿐, 집에서처럼 차별하지는 않았기에 오히려 학교에서 자신도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안도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대학생 때는 학생 운동도 치열하게 하며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갈망했습니다.


사랑은 받기보다 주는 것이란 명제에 심취해 있던 그에게 급히 와버린 큰아이. 서둘러 결혼식을 올리고 스물넷에 시댁살이를 시작하게 됩니다. 사랑 하나만 믿고 한 결혼이었지만 온갖 모순과 차별이 이어졌고 여자이기 때문에 참아야만 하는 나날들이었습니다. 헤어지기까지도 참 파란만장했습니다. 이혼을 하면서 '탈출'했다는 표현이 가슴 저립니다.


우리 엄마는 그렇게 살았는데 너는 왜 못하냐고 칼날을 꺼내 드는 못난 남자들이 있습니다. 딸은 그렇게 엄마가 살아온 인생을 따라 삽니다. 저자는 여러 성차별 이슈를 꺼내들며 변화의 목소리를 드러냅니다. '남자가 그럴 수도 있지'라든가, '여자가 말이야'라는 말이 존재하는 한 주저하지 않고 목소리를 낼 거라고 합니다.





결혼 종료 후 대학원에 들어가 공부하면서 번역일로 밥벌이를 하며 아이들을 잘 키워낸 저자. 오빠와 남동생이 고향에 자리를 잡아가던 시점에 저자도 귀향을 하기로 결심합니다. 대대로 내려온 장 담그는 일을 배워 상품화하고 회사를 꾸려나가고 집에서만 먹는 여러 음식도 익혀 두어야 하는데, 그걸 할 사람이 자신밖에 없는 겁니다.


귀향 후 역시 엄마와는 계속 티격태격입니다. 그럼에도 전통이라는 힘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오래된 한옥보다 더 가치있는 건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요. 경제적으로 무척 힘든 상황에 처했을 때조차 큰소리를 내는 법 없이 생각을 전달하는 가족들의 모습이 뭉클합니다.


엄마가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지, 자신을 미워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고, 엄마가 겪어 낸 부당한 일들을 딸에게는 덜 하려고 애썼다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왜 자신은 상처받았는지 써야만 했고, 갱년기에 가출을 감행해 제주에서 한 달 살기를 하며 자신을 들여다보는 여정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엄마와의 관계를 재정립합니다.


어린 순임이의 마음에 난 생채기들을 보듬어주면서 엄마와의 화해, 치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괜찮지 않다고 외치고 나서야 괜찮아지기 시작했다>. 상처 입은 곳에서 이제는 상처를 치유하고 있습니다. 고향 집 산수헌을 지키며 전통의 가치와 정신을 이어가는 저자의 여정을 응원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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