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든 것의 주인이기를 원한다 - 인간만이 갖는 욕망의 기원
브루스 후드 지음, 최호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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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존재의 가치를 알고 있지만, 소유라는 개념이 등장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우리는 존재보다 소유에 더 집착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실험심리학자이자 발달인지신경과학 전문 철학자인 브루스 후드는 "더 많이 소유하려는 욕망은 채워질 줄 모른다."며 많이 소유할수록 더 훌륭한 존재가 될 것이라 믿는 욕망 추구의 삶을 꼬집습니다.


<우리는 모든 것의 주인이기를 원한다>는 우리 삶의 최고 목표가 소유하기에 있다는 걸 일깨우며, 도대체 무엇이 이토록 소유하려는 욕구를 느끼게 하는 건지 심리학, 행동경제학, 철학, 법학, 생물학, 신경과학 등 수많은 연구와 이론을 통해 살펴봅니다.


소유의 힘을 통해 정체성을 갖추는 삶을 사는 사람에겐 소유물을 상실할 때의 타격이 무척 큽니다. 물건에 관한 정서적 애착이 과도한 수집가인가요? 쇼핑 중독자인가요? 이 책을 읽을 이유가 확실히 보이죠. 하지만 나는 소유욕에서 꽤 자유롭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 실제로 대다수가 손에 쥔 것들을 놓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소유는 인간의 가장 강력한 충동 중 하나이니까요.


"우리는 모두 소유물을 통해 우리 자신에 대한 증거를 남긴다." _ p9


필요 이상으로 구매하고 소비하는 삶은 기후위기와 관련해서도 결코 좋은 일이 아니란 걸 머리로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책임감 있게 행동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가로 넓혀보면 모든 전쟁의 근저에는 소유권에 대한 갈등이 깔려 있습니다. 브렉시트의 통제권 회수,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낙관론에 기대기보다는 나서야 할 때입니다. 우리 소비문화와 행동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소유욕의 메커니즘을 알면 도움 됩니다. 소유의 심리 메커니즘을 탐구한 이 책은 우리가 하는 행동은 소유와 뿌리 깊게 얽혀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소유(ownership)는 자신의(own) 정체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마치 소유가 삶의 전부인 양 집착하게 됩니다.


죽으면 먼지로 돌아갈 뿐인데 물건에 의미를 부여하며 버리지 못하는 게 참 많습니다.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삶의 방식을 따르려고 노력하지만 그래도 애착이 있는 물건은 있습니다. 소유하는 것으로 만족감을 얻고 행복을 찾으려고 합니다. 우리는 왜 점점 더 많은 것을 소유하려 하는지, 소유하는 일이 아니어도 어떻게 행복할 수 있는지 파헤쳐 봅니다.


이 세계는 인간의 마음이 구성한 개념들로 가득합니다. 소유권은 자연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이 구성한 것입니다. '내 것'이라는 말은 아동이 발달 초기에 배우는 단어이지만 소유권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이것은 가장 강력한 단어가 됩니다. 심리적 소유의 가장 강력한 예시이자 가장 이른 나이에 나타나는 것이 바로 안심담요입니다.


심리적 소유는 사람이든 물건이든 우리에게 중요한 것에 정서적 애착을 갖는, 사회적 진화의 결과물이라고 합니다. 아이들의 소유권이 어떻게 확립되는지 살펴보며 소유권이 일상을 통제하는 방식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생물학적 관점에서 소유 추구는 경쟁의 본성에서 비롯됩니다. 그리고 남과 비교하는 가시적인 기준 중 하나가 재산입니다. 가장 명확하다고 생각했던 재산 개념도 끊임없이 변화했음을 보여줍니다. 시대, 문화에 따라 소유권 해석이 다양합니다. 디지털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재산권의 범위가 확장되기도 했습니다.


오늘날 소유권 개념 이슈를 몰고 온 인물이 있습니다. 그라피티 아티스트 뱅크시입니다. 남몰래 타인의 재산에 작업을 하곤 사라집니다. 그 작품에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습니다. 낙서는 훼손으로 간주해 위법이지만, 뱅크시의 작품은 걸작이 됩니다.





소유권은 배타적 통제력을 의미합니다. 소유는 불평등을 낳고 특권은 상속의 형태로 사회의 불공정을 영속화합니다. 산업화로 소비문화가 급부상한 이후 서구 세계 정책은 더 많은 소유의 욕망을 부추겼습니다. 삶의 주인이 되라며 주택 소유를 하게끔 했고, 개인의 독립 강화를 강조합니다.


과시를 위한 소비도 급증합니다. 이런 블링 문화는 능력 없는 사람이 성공한 사람을 모방하려는 욕심이 생기게 만듭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이 속한 인종집단이 가난할 경우 자신을 구별할 필요성이 커져 과시소비를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소유를 과시하려는 욕망은 악순환을 낳습니다. 사치품에 돈을 쓰면 사회적 불평등을 완화하는 데 도움 되는 교육에 투자할 비용이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소수 집단의 번영을 방해하던 격차가 그렇게 더 커집니다.


이 책은 무조건 소유하지 말라는 책이 아닙니다. 소유하지 않고는 이 세상을 살아내기 힘듭니다. 이 책의 원제 Possessed (홀린)처럼 소유의 욕망에 홀리지는 말자는 겁니다.


우리는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저자는 물음표를 던집니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는 건, 잘못된 것에 돈을 쓰기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말이죠. 제대로 돈을 쓰면 행복해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소유보다 자신의 성격 유형에 맞는 체험에 돈을 쓰면 더 큰 만족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체험은 탈탄소화 목표를 염두에 두고 해야 한다는 걸 짚어줍니다. 우리는 더 현명하게 시간을 보내는 방법, 제한된 자원을 이용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는 걸 강조합니다.


처음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땐 개인의 소유욕에 대한 심리학 도서로만 생각했다가 큰 코 다칠 뻔했습니다. 소유의 개념이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며 방대하게 삶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소유욕에 대한 주제를 누구나 꼭 접해보셨으면 좋겠단 생각이 듭니다. 삶의 태도에 대한 자기계발식 조언을 하는 책이 많지만 이보다 더 방대한 분야를 두루 다루면서 실용적일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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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점심은 없다 - 경제학 거장들에게 배우는 시장 경제의 기본 원리
데이비드 L. 반센 지음, 박경준 옮김 / 타임비즈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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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가장 뛰어난 부의 조언자 중 한 명으로 인정받고 있는 경제학자 데이비드 반센의 <공짜 점심은 없다>. 경제학 대가들의 지혜의 정수를 만나는 시간입니다.


자유 시장 경제 체제를 옹호하는 저자의 입장을 유지하는 이 책은 케인스주의 경제학과 비교해서 읽는다면 더욱 흥미진진합니다. 인간 행동, 탐욕, 가치, 이익 추구, 자유무역, 최저임금, 인센티브, 과세, 사유재산 등 시장 경제 기본 원리 22가지를 최고의 경제학자들의 사상이 담긴 250개의 명언으로 소개합니다. 저자의 통찰력있는 해설은 덤입니다.


수학, 과학이 아닌 경제학만의 본질을 짚어가기에 이 책에는 숫자는 나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철학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자기계발 성격의 글도 많습니다.


오늘날 경제 교육 문제를 경제에 대한 정의에 결함이 있기 때문이라고 보는 데이비드 반센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경제의 기본 원리를 올바르게 정의 내립니다.


경제는 교환을 통한 필요충족을 위해 노동으로 새로운 것을 만드는 활동 기반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인간의 행동입니다. 경제학을 알려면 인간에 대한 중요한 진실에서 출발해야 하는 겁니다. 그렇다고 인간 행동의 맥락만을 다루지는 않습니다. 경제학의 전체적인 기반인 지향점, 목적, 목표를 다루는 책입니다.


지금까지 경제 정책은 경제학의 핵심 원칙을 일관되게 적용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 책으로 경제학의 기본 원리에 대한 신념을 확고히 해 현재 문제에 적용해 보자고 합니다.


자유 기업 체제를 찬양하는 단 하나의 메시지를 꼽는다면 루스벨트의 메시지라고 합니다. "나는 값싼 안락함이 아닌 힘든 삶, 노력하고 투쟁하는 삶을 말하고 싶다. 쉬운 평화를 기대하는 이에게는 오지 않을 승리, 위험과 역경, 고통 앞에 움츠러들지 않는 이가 맛볼 성공 그 이상의 궁극적 승리를 말하고 싶다."


노력을 통해 얻은 성공이 인간의 번영을 이룬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자유롭고 도덕적인 사회는 오히려 불완전함을 받아들여야 가능합니다. 앞서 말했듯 경제는 인간 행동을 기초로 합니다.


인간의 선택은 불완전합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장기적으로 좋은 쪽으로 향하는 것을 지향해야 합니다. 이게 가능하려면 자유가 있어야 합니다. 자유가 있으면 뭐가 뒤따르죠? 책임입니다. 책임에 관한 이야기도 만날 수 있습니다.





인류 역사상 절대적 부의 증가는 겨우 200년 만에 일어난 일입니다. 그 시작은 바로 자유였다고 짚어줍니다. 자유주의가 시작된 곳에 풍요가 따라왔습니다. 그런데 이 자유 추구를 일시적 행복을 목표로 해서는 안 됩니다.


애덤 스미스는 "구성원 절대다수가 가난한 사회는 번영과 행복을 보장할 수 없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단순히 소비하는 행위에서 오는 달콤함보다 더 큰 만족을 주는 인간 번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누구나 경제적 풍요를 원합니다. 어떻게 성취할 수 있을까요. 헨리 해즐릿은 이 답을 찾기 위해 놓치지 말아야 할 기본적인 진리로 "우리가 만들어낸 것보다 더 많은 부를 분배할 수 없다는 것, 사용한 노동력보다 더 많은 임금을 지불할 수 없다"는 점을 짚어줍니다.


공짜 점심이랄 게 있는 것처럼 굴면 안 되는 겁니다. 공짜 점심으로 대의를 흐리기보다 인간 번영을 가능하게 하는 쪽을 지향하는 경제학을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빅토르 클라르는 케인스의 주장은 인류학적으로 공허하다고 지적합니다. 지금의 경제학은 도덕 이론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고 오히려 게임과 같아졌다고 합니다.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그저 좋아 보이기 위해 변수를 조작하는 데만 몰두하는 하향식 정책을 꼬집습니다.


인간의 행동이 모여 문명이 나타나고 인간의 행동이 곧 경제요, 경제가 곧 인간의 행동입니다. 경제학의 근본은 수학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걸 강조합니다. 성공과 실패가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무언가를 선택한다는 것은 다른 무언가를 포기한다는 의미입니다. 공짜 점심은 없습니다. 선택과 포기는 경제학의 기초가 되는 인간 행동의 본질입니다. 잘못된 선택도 하지만 최대한 효율적인 행동을 선택하는 인간입니다. 그 과정에서 탐욕에 대한 이야기도 언급합니다. 타인의 성공을 시기함으로써 스스로를 최고가 될 수 없게 하는 부패한 감정 말입니다.


인간 행동과의 연결고리를 되찾기 위한 경제학을 하자는 저자의 목소리가 이어집니다. 좋은 경제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 즉각적인 효과가 아니라 장기적인 효과를 지향하는 정책, 불완전한 의사 결정이 있음을 인정하는 태도 그리고 그 결정에 책임지는 자세. 불완전하지만 더 나은 결정이 나쁜 결정보다 낫다는 걸 짚어줍니다.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최저임금 논의에 돌입한 요즘, 자유 시장 체제의 최저임금에 대한 진실은 무엇인지 거장들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도 의미 있었습니다. 직접적으로 와닿는 세금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진진합니다.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인간의 성장과 번영을 위한 경제학을 알려주는 <공짜 점심은 없다>.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세상은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곳입니다. 자유와 협력의 추구로부터 나오는 인간 번영. 그것을 목표로 하는 경제학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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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은 집중력 - 집중력 위기의 시대,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법
요한 하리 지음, 김하현 옮김 / 어크로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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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리에 모여서도 저마다 스마트폰 화면만 바라봅니다. 멀티태스킹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일을 동시에 해내는 걸 자랑스러워합니다. 기분 전환을 하려고 스마트폰을 드는 게 익숙합니다.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면 숨을 참으라고 요구받는 것만 같습니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평균 65초마다 하는 일을 전환하고, 어느 하나에 집중하는 시간이 평균 19초라는 결과가 나옵니다. 사무직을 대상으로 평균적으로 한 가지 일을 얼마나 오래 붙들고 있는지 관찰한 연구에서는 평균 3분이라는 결과를 얻습니다. 우리는 모두 현재에 머무는 능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이 일들은 모두 집중력 문제로 생기는 것들이라고 합니다. 주의를 기울이는 능력, 집중력. 왜 이토록 집중력이 짧아졌을까요.


영국 저널리스트이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 요한 하리는 <도둑맞은 집중력>에서 멀티태스킹 중독, 몰입의 실패, 짧아진 수면 시간, 독서의 붕괴 등 현대인들의 집중력 위기를 탐색하고 해법을 고민합니다.


저 역시 독서 몰입 경험이 예전만치 못하다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책에 집중하는 시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거든요. 완독이라는 결과는 같지만 그 과정이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요즘은 한 챕터를 읽는 도중에도 스마트폰 알림 확인하느라 손이 바쁘고, 어떨 땐 텍스트에 집중이 안 된다며 폰 게임 두세 판 하고 다시 책으로 눈길을 돌리기도 합니다.


집중하지 못한다는 걸 스스로도 알아차릴 때면 내 의지력 탓, 스마트폰 탓을 합니다. 물론 개인적 실패도 지분율이 있지만 이 시대의 집중력 위기는 우리 모두의 문제입니다. 전 세계의 집중력이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집중력이 떨어지면 문제 해결 능력도 저하됩니다.


 <도둑맞은 집중력>은 제목에서처럼 단순히 집중력을 잃는 것이 아닌 적극적으로 도난당하고 있음을 짚어줍니다. 요한 하리 저자는 집중력을 훼손하는 힘을 분석해 이 힘에 맞설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합니다. 신경과학자, 사회과학자 등 수많은 과학자들과 인터뷰를 하며 집중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색합니다.


저자 역시 산만한 생각 속에서 길을 잃는 자신에게 실망을 합니다. 이러다간 죽기 직전에도 하트 몇 개 받았는지 쳐다보며 누워 있을 것만 같습니다. 결국 3개월간 디지털 디톡스를 실천합니다. 세이렌의 노래에 현혹되지 않으려고 오디세이는 돛대에 몸을 묶었듯 선택지를 좁히는 방법을 실천한 겁니다.






정보량의 증가는 세계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느낌을 유발하고, 시간을 요구하는 깊이를 잃어버리게 되었습니다. 디지털 디톡스를 하는 동안 저자는 자신이 선택한 속도로 생각하는 법을 되찾게 되더라고 고백합니다. 속도를 늦출 때 느린 속도가 집중력을 키운다고 합니다.


하지만 세상은 갈수록 빨라지고 있습니다. 끊임없는 전환이 집중력을 저하합니다. 멀티태스킹에는 커다란 함정이 있습니다. 우리는 작업 전환에 시간을 더 쓰는 셈입니다. 오히려 인지 능력도 저하됩니다. 뇌가 미친 듯이 정보를 걸러내야만 하기에 에너지를 낭비합니다.


긍정심리학과 몰입 연구로 유명한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오로지 현재에 머무는 기분을 느끼는 몰입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단순히 디지털 디톡스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합니다. 산만함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자신만의 몰입을 찾는 데 있다고 합니다.


현대인의 만성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가 집중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야기도 소개됩니다. 잠들지 않고 깨어 있을 때 가장 먼저 사라지는 것 중 하나가 집중력입니다. 수면에 관해 알려진 개인적 해결책이 이미 많지만 우리는 너무나도 할 일이 많습니다. 지킬 수가 없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도중에도 이메일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면 저도 모르게 스마트폰으로 메일함을 체크하고 있더라고요. 소셜미디어의 각종 알림창, 무한 스크롤은 끊임없이 스마트폰을 손에 쥐게 합니다. 심각합니다. 심각하다는 건 알겠는데 이 곤경에서 빠져나오기가 힘듭니다.


저자는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임을 인지하고 협력해서 장애물을 해체할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개인은 무력하며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비관적 믿음을 깨뜨려야 하는 겁니다. 함께 하면 변합니다. 지난 세월 각종 인권 문제도 맞서 싸우지 않았다면 변하지 않았을 거라는 걸 일깨웁니다. 이제는 우리의 집중력을 채굴하는 침략적 기술에 맞서야 합니다.


하는 일이 많고 많이 해낸다 싶어도 우리가 반드시 그것에 집중하고 있는 건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엉뚱한 것에 집중하는 시간이 더 많았습니다. 속도를 늦추면 나만 뒤처지고 사회적 지위를 잃을까 봐 두렵습니다. 소진될 때까지 일하는 데서 자기 정체성을 찾고 그것을 성공이라 칭하는 현대인들입니다. 그렇기에 저자는 모두 함께 사회·구조적 변화를 일으키는 일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우리의 주의를 더 중요한 곳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저자는 여러 해법을 내놓습니다. 사전 약속을 이용해 지나친 전환을 멈추는 등 개인적 해법과 함께 주 4일제 사회적 해법까지 두루 고민한 결과물이 이 책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집단의 목표를 세워 이루고자 함께 싸우는 능력은 전 지구적 행동이 필요한 기후행동을 끌어내는 데도 도움 됩니다. 우리의 주의가 덜 중요한 것들에 쏠려 있던 것을 이제는 중요한 것에 초점 맞춰 삶의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둑맞은 집중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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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B 교과서 - 어려운 시기일수록 다시 기본기!
노기태 지음 / 트로이목마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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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다국적 광고대행사 입사를 시작으로 20년 간 광고쟁이로 살면서 경험한 마케팅 역량을 쏟아부은 노기태 저자의 책 <마케팅 B 교과서>.


이론을 공부한 마케터여도 현학적인 이론을 실전에서 구현하는 건 또다른 문제입니다. 저자가 신입사원 시절 이런 책이 있었다면 도움이 되었을텐데라고 생각한 바로 그 부분들을 쏙쏙 뽑아 알려주는 책입니다. 마케터뿐만 아니라 마케팅적 사고를 통해 남다른 성취를 원하는 일반인 모두에게 필요한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마케팅 교과서면 교과서지 왜 B를 붙인 걸까요? 여기서 B는 두 번째 교과서이자 B급 정서를 지향하며 한자의 非처럼 딱딱한 교과서가 아니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의 마케팅 책과는 달리 이 책의 구성에서부터 저자는 마케팅적 요소를 한껏 발휘합니다.


짧은 글과 이미지에 익숙한 요즘 세대들의 감성을 사로잡습니다. 말랑말랑한 마케팅 책입니다. 픽토그램 덕분에 카드뉴스 보는 느낌처럼 흥겹습니다. 다양한 사례들을 QR코드로 영상을 확인할 수 있어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됩니다.


오늘도 숱한 마케팅 캠페인을 접했을 겁니다. 제품과 서비스가 넘쳐나는 세상입니다. 대세 마케팅을 따라하기 급급합니다. 그만큼 마케팅을 매일 접하는데도 이론 교과서에선 알려주지 않는 내용들이 많다고 합니다. <마케팅 B 교과서>는 실무에서 체득한 경험이 오롯이 담겼습니다.


광고, 마케팅하면 떠오르는 건 신선하다, 새롭다라는 감정입니다. <마케팅 B 교과서>는 창의적 사고가 요구되는 대표적인 분야인 마케팅의 출발점을 창의적 사고로 꼽습니다. 무난한 일반적 사고로는 부족하고, 넘사벽 천재적 사고를 지닌 것도 아니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창의적 사고입니다. 남들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을 떠올리는 남다른 생각이 필요합니다.


아홉 개 점 잇기 퀴즈를 통해 우리의 생각이 얼마나 한정적인지 깨달을 수 있습니다. 경계선을 벗어나야 가능하다는 걸 이렇게 경험하고 나면, 앞으로도 의도적으로 노력하려는 시도를 하게 되지 않을까요. 이 경계선을 깨는 핵심이 창의적 사고입니다.


저자는 정답, 상식이라고 알던 게 고정관념, 편견으로 작용된다는 걸 짚어줍니다. 정답, 고정관념, 상식, 편견, 격식, 이미지, 관행, 관습을 깨지 않은 채로는 개선은 될지언정 혁신은 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제품과 서비스를 파는 영업과 달리 마케팅은 제품과 서비스에 생명에 불어넣어 가치를 팝니다. 문제는 가치를 잊고 판매와 쉽게 타협하는 현실입니다. 그렇기에 저자는 대세 마케팅 대신 마케팅의 본질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변한 것은 기법일 뿐이라고 말이죠.


마케팅의 본질을 찾으려면 베이직 포를 기억하세요. 타깃, 니즈, 솔루션, 신뢰요소입니다. 내 제품의 서비스에 최적화된 소비자 집단을 찾아내고, 타깃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 니즈에 대한 해결책을 고민하고, 해결책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고 타깃에게 신뢰를 획득해야 합니다.


평범해 보이지만 중요한 네 가지입니다. 이는 마케팅 메시지를 위한 기초 공사에 해당합니다. 최근 마케팅 캠페인 중 인상적인 메시지가 있나요? 언제 내 귀에 그 메시지가 쏙 박힐까요? 소비자 입장에서 지금 필요한 메시지일 때 그렇다고 합니다. <마케팅 B 교과서>에서는 이 메시지를 만들어가는 여정을 보여줍니다.






메시지를 찾는 나침반 역할을 하는 게 포지셔닝입니다.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는 오늘날 포지셔닝은 필수가 되었음에도 문장으로 정리하는 걸 소홀히 하고 있다고 합니다. 앞서 언급한 베이직 포를 중심으로 찾아낸 것들을 간결하고 직관적인 문장으로 만드는 법을 사례로 보여줍니다. 신기하게도 하드하고, 확실하고, 엣지 있는 문장이 탄생합니다.


컨셉이 있네 없네라는 말을 하는데 컨셉이 뭔가요? 그 브랜드의 본질적인 정체성이 담겨 있어야 합니다. 기존 개념을 파괴하고 새로운 것을 창출하고 시장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필요합니다. 컨셉은 그 브랜드를 가장 압축적이며 직관적으로 표현한 것이어야 합니다. 이걸 풀어서 기술하면 포지셔닝이 되는 거고 반대로 포지셔닝을 압축하면 컨셉이 되는 겁니다. 그동안 따로국밥처럼 떨어뜨려 생각했던 것들을 이번 기회에 촘촘하게 연결망을 구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인사이트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 깊었습니다. 인사이트를 발견해야 한다면서도 두루뭉술한 느낌만 가득했었는데, 현장에선 차별화로부터 시작하더라고 합니다. 팩트만 내세우면 인사이트가 없다는 소리가 나옵니다. 팩트 뒤에 숨겨진 진실과도 같은 사각지대가 바로 인사이트인 겁니다.


그러면 이걸 어떻게 현실에서 적용할 수 있을까요? I want, Because, But... 으로 문장을 만들어가는 겁니다. 여기서 핵심은 But 입니다. 반전이 핵심인거죠. 사례로 세심하게 짚어주는데 읽자마자 머리가 확 트이는 기분이었습니다. 책에서 직접 확인해보세요.


단순히 유행을 넘어 영향력과 지속성이 있는 트렌드를 향한 마케팅을 위해 꼭 알아야 할 기본기를 알려주는 책 <마케팅 B 교과서>. 그동안 열심히 공부해도 이론 따로 실무 따로였던 이들에게 현장에서 써먹는 마케팅 기본기를 알려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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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문화 바라보기
김용호 지음 / 좋은땅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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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주목하는 K컬처. 문화의 힘이 이토록 강력하다는 걸 새삼 깨닫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그 문화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요. 지금의 문화가 있기까지 그 바탕에는 문화 정체성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정체성의 중심에는 우리의 전통문화가 있습니다. K컬처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전통예술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나요?


국가무형문화재 남해안 별신굿 이수자이자 서울시무형문화재 아쟁산조 이수자인 김용호 박사의 전통예술문화 칼럼집 <전통문화 바라보기>. 전통예술이 그저 고리타분한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지역의 정체성이 담긴 우리가 지켜 나가야 하는 가치 있는 것임을 이야기합니다.


전국의 각 지역문화와 전통을 기록으로만 만난다면 얼마나 안타까울까요.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면 지금은 보기 힘들어진 것들이 많습니다. 우리 아이에겐 완전 낯선 장면이 되어버린 것들이죠. 명절 때면 가장 큰 체육관에서 판소리 공연이 펼쳐졌고, 부처님오신날이 되면 전국 거리에 등이 걸려 있었고요. 개업식 날 흥겨움을 담당하는 사물놀이 패도 흔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초등시절 무슨 행사가 있을 때면 아이들은 소고를 쥐고 신나게 두들겨댔습니다.


그런데 강산이 변하는 시간 동안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아리랑>도 빼앗기질 않나 온갖 우리의 문화를 강탈당하고 있습니다. 무형 문화유산에 대한 보존과 성장이 부족한 현실입니다. 지역마다 내려오던 전통예술을 일반인들이 접하는 빈도가 확연히 낮아지기도 했습니다.


세계인들의 즐기는 <범 내려온다> 덕분에 판소리의 흥겨움을 새롭게 알게 된 것처럼 전통문화를 즐기는 법은 다양합니다. 우리 민족 고유한 정체성이 담긴 전통문화를 적극적으로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는 우리가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전통문화 바라보기>에서는 세계 문화 중심을 향한 K컬처의 성장을 위한 전통 예술의 가치를 살펴봅니다.


의미를 부여했을 때 문화는 가치를 얻습니다. 평범한 제사 음악으로 치부될 수 있었던 종묘제례악이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니 그 가치를 깨닫게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김용호 저자는 문화는 관점이라고 합니다. 전통문화 '바라보기'라는 제목처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 중요하다는 걸 일깨웁니다.





부처님오신날의 연등회는 2020년 유네스코 세계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세계유산은 한국인 뿐만 아니라 세계인이 함께 공유해야 할 가치 있는 것이 됩니다. 국가적 잔치처럼 느껴졌던 과거와 달리 요즘 아이들은 연등회가 낯설겠지만 이처럼 자랑스러운 소식은 꽤 많습니다.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에게 심리적 안정을 제공하고 변화하는 트렌드를 반영하고자 14년간 사용해 온 지하철 환승 음악이 새롭게 바뀌기도 했습니다. 전통문화는 전통 예술을 하는 예술인들만의 세계가 아니라 현대 문명의 근본임을 짚어줍니다. 우리 시대의 중요한 역사적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전통은 불온한 혁신과 수용 속에 본질을 잃을 수도 있고 섣부른 융합과 무관심 속에서 사라질 수도 있는 정서적 매개체임을 잊지 말자." - 책 속에서


-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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