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구의 모험 - 당신이 사랑한 문구의 파란만장한 연대기
제임스 워드 지음, 김병화 옮김 / 어크로스 / 201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구덕후 심장을 두드리는 주제, 문구의 파란만장한 비하인드를 시시콜콜 소개하는 문구의 모험.

단순히 좋아한다는 차원을 넘어 문구 발명 비하인드와 역사 등 문구에 대한 교양지식을 안겨주는 책입니다.

 

문구는 도대체 누가 언제 발명했을까요.

다양한 문구의 최초 발명가를 찾아 시간을 거슬러 오르며 다사다난한 문구 이야기를 알게 됩니다.


 

사진으론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았는데, 특이하게 <문구의 모험> 책은 본문 색깔이 보랏빛이 감도는 푸른색이더라고요.

주제도 덕후스럽고, 표지도 멋짐을 뽐내더니 글씨 색깔마저도 특이함을 뽐내는 책이군요.

 

만년필에서 볼펜이 발명되기까지도 참 많은 일이 있었더라고요. 이제는 지위상징물이자 세련된 취향을 알리는 만년필의 매력에 비하면, 값싼 볼펜은 우리 일상과 한몸이 되었습니다. 너무 흔하게 자리 잡고 있어 그 존재감마저도 사실 느끼지 못할 정도입니다.

 

볼펜 편에서는 Big 제품이 특히 눈길을 끌었는데요, 마침 집에 이 책에서 언급한 빅 크리스털 볼펜이 있었거든요. 흐르지 않는 농도의 잉크이면서 동시에 적당히 새어 나오는 볼펜의 잉크가 탄생되기까지 참 많은 사연이 있더라고요.

 

깃털펜에서 만년필 그리고 볼펜에 이르며 그것들과 뗄 수 없는 잉크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기술력의 중요성도 빼놓을 수 없지요. 뭔가가 새롭게 등장해 자리 잡을 수 있는 타이밍은 기술, 가격, 사회적 환경이 필요조건이었습니다. 즉 사무용품의 생태계가 변해야 새로운 것이 등장했던 겁니다. 펜이 진화할 수 있었던 것은 사무실 환경 변화와 새로운 조직 방식의 관료주의가 급성장했기에 가능했다고 합니다.

 

저자는 문구 탐험을 하며 발명가의 두 가지 원형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문제를 인식하고 여러 재료와 디자인으로 실험해보다가 적절한 해결책을 얻어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우연히 떠오른 아이디어에 재치와 독창성을 더해 최대치의 성과를 뽑아내는 괴짜가 있다는 것을요. 새로움을 창조하는 과정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는 재미를 주는 <문구의 모험>입니다.

 

 

세계적 명품이 된 몰스킨 이야기도 흥미로웠어요.

전설의 노트 몰스킨 공책 이야기를 위해서는 문자의 역사, 파피루스부터 양피지 등 제지 기술 발전사까지 터치합니다.

 

 

제지 기술과 관련해 종이 규격 중 하나인 A시리즈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네요.

마술적인 비율인 1 : 1.41 은 반으로 접어도 가로세로 비율이 달라지지 않는 종이 크기입니다. 이것도 그 기원은 어마어마하게 오래 거슬러 올라가더라고요.

 

<문구의 모험>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뭐니뭐니해도 문학작가들 이야기가 나오는 연필 부분이었어요.

콩테가 순수 흑연 없이도 점토와 가루흑연을 섞는 공식을 발견해 지금도 연필 생산에 사용된다는데요, 우리가 잘 아는 H, B 같은 것은 점토와 흑연의 비율에 따라 결정된다는군요.

 

 

연필의 역사에서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등장하길래 깜짝 놀랐어요. 아버지가 연필 회사를 운영했고 소로도 함께 참여했었더군요. 사업에 관여한 소로이기에 그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경제관과 사회문제 인식이 자리잡는 데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까 짐작도 해봅니다.


 

연필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연필은 노란색 몸통 색깔에다가 끝 부분에 지우개가 달린 연필입니다. 저 어렸을 때만 해도 그거 들고 다니면 부러움을 한몸에 받을 정도였지요. 그런데 연필에 달린 지우개 성능은 어찌나 안 좋던지. 지워도 번지듯 지워지고, 종이질도 그다지 좋지 않았을 때라 지우다 종이 찢어먹기 일쑤였지요.


 

작가들은 오죽했을까요. 성능 좋은 연필을 찾느라 헤맨 많은 작가 일화는 웃음을 주기도 합니다.

존 스타인벡은 작가로 활동하는 내내 완벽한 연필을 찾아 헤맸다는군요. 결국 찾긴 찾았습니다. "종이 위에서 활강하며 미끄러진다니까." 라는 찬사를 보낸 블랙윙 602 연필이었습니다.

 

 

 팔로미노 블랙윙 602 _ by 인디캣

 

그런데 요즘 나오는 블랙윙 602는 존 스타인벡이 찬사보낸 그 연필이 아닙니다.

그가 썼던 연필은 에버하드 파버가 1934년에 출시한 연필입니다. 그 연필은 당시 비싸서 상업적 매력이 없다는 이유로 98년에 생산 중단되었다가, 상표등록 만료를 기회로 다른 회사에서 팔로미노 블랙윙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나온 거랍니다. 그런데 다시 등장한 블랙윙은 원조보다 아니올시다였지만, 그다음에 나온 팔로미노 블랙윙 602는 원조와 비슷해졌다는 평을 받습니다.

 

일반 연필보다는 조금 더 긴 몸을 가진 블랙윙 602. 원조 블랙윙 602를 찬양했던 이들은 이 연필이 손힘은 절반, 속도는 두 배라는 메리트를 꼽던데, 원조와 비슷하다는 팔로미노 블랙윙 602를 직접 사용해보면서 그 말에 공감할 수 있었답니다. 연필 끝 부분에는 분리 가능한 금속틀 안에 사각지우개가 있고, 지우개가 닳으면 앞으로 조금 더 빼내 오래 사용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답니다. 그런데 연필에 딸린 지우개 성능은 글쎄요 ^^;; 몇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연필에 달린 지우개는 그다지 만족스럽진 않군요. 지우개는 그냥 거들뿐!

 

일상의 하이라이트, 형광펜은 수험생들에겐 특히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기도 합니다.

형광펜의 역사를 찾다 보니 사인펜으로 시작되더라고요. 그러고 보면 팁 부분이 펠트재질로 흡사한 느낌이죠. 형광펜 역시 형광잉크 기술의 발전에 따라 오늘날에 이르렀습니다. 납작한 몸통이 특이한 스타빌로 형광펜 디자인은 우연의 산물이었다가는 일화도 재밌네요. 납작한 몸통이기에 책상에서 잘 굴러떨어지지 않는 장점이 있죠.

 

우연의 산물이란 이야기가 나오니 그 유명한 3M 포스트잇이 바로 생각나네요. 스티키 노트라는 명칭보다 제품명 포스트잇이 더 유명해진 문구제품이죠. 포스트잇처럼 재접착 가능한 형태는 이제 다양한 플래그로 확장되면서 그게 없었다면 어찌 살까 싶을 정도로 그걸 모르고 살았던 시절은 생각조차 안 날 지경입니다. 그만큼 한번 익숙해지면 벗어날 수 없는 문구의 마력!


“ 생각하기 위해, 창조하기 위해 우리는 뭔가를 적어두어야 하고 생각을 체계화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구가 필요하다. ”​

 

제임스 워드 저자는 디지털 시대에도 문구의 운명은 종이책처럼 이어질 거라고 예견합니다. 이 시대에 컬러링북, 라이팅북, 캘리그래피 등 손으로 직접 하는 작업에 끌리고, 인기몰이하는 것처럼요.

사실 사놓고 잊어버리는 경우가 태반인 문구. 그러면서도 또 다양한 문구 앞에 서면 하트어택! 사야 할 것만 같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것만 같은 착각 속에 어김없이 집어 들게 됩니다.

<문구의 모험> 기획이 참 재밌네요. 문구덕후가 말하는 문구의 역사를 보면서 내가 사용 중인 이 문구가 어떤 스토리를 가졌는지 알게 되니 더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짧고 굵은 고전 읽기 - "고전 읽어 주는 남자" 명로진의
명로진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고전 읽기의 즐거움을 진짜 재밌게 알려주는 책입니다. 고전은 재미없거나 어려워서 선뜻 도전 못 하겠다는 마음에... 고전 읽기 길잡이 책을 먼저 들여다보면 그 책도 지루하다는 게 함정!


그런데 <짧고 굵은 고전 읽기>는 읽으면서 빵빵 터져버려요. 20여 년간 배우활동을 하며 40여 권의 책을 낸 저자, 명로진의 말발 아니 글발에 푹 빠지게 된답니다. 「 명로진, 권진영의 고전 읽기 」 라는 팟캐스트가 있는데 그 방송도 귀에 쏙쏙 들어오는 멋진 방송이지만, 비즈니스북스에서 이번에 나온 이 책이 더 재밌게 느껴질 정도였으니 말 다했죠. 어쩜 이렇게 재밌게 쓸 수 있는지 감탄했네요.


고전 읽어주는 남자, 고전 큐레이터 명로진의 절대고전 12편을 <짧고 굵은 고전 읽기>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12편이니 한 달에 한 편 읽기 도전해봄직 할 듯 한걸요.


 

고전 큐레이터 명로진 저자가 말하는 고전의 난해함 이유로 번역과 문체를 꼽더라고요.

번역이 지루하게 되어 있으니 재미없을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책을 쭉 읽다 보니 그가 생각하는 방식처럼 읽으면 지루한 번역도 재밌게 돌려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고전을 읽고 받아들이는 자의 사고방식에 따라 얼마큼 재미와 감동을 찾을 수 있느냐 차이 나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문체 즉, 스타일을 찾는 것 자체가 어려움이자 즐거움이라는 그의 말처럼 고전 읽기의 즐거움은 고전의 불친절함 속에 있다는 게 공감되네요.


공자의 <논어>에서는 공자가 얼마나 인간적인 매력을 지닌 인물이었는지 설파하며, 공자 전문가인 주희가 쓴 <논어집주>가 공자 캐릭터를 다 죽여놨다면서 너무 지루하게 해석된 걸 꼬집더라고요.

그리고 <논어>에서 스승을 가르치는 제자 자로, <맹자>에서는 만장이라는 인물을 소개하며 그들의 썰전을 소개하는데, 그야말로 거침없이 하이킥 수준이더라고요. 그런 것들을 보며 그게 바로 대화를 통한 교육이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맹자> 편에서는 요즘 우리 정치인들에게 들어맞는 상황이 참 많더라고요. 명로진 저자가 소개한 일화를 보면 <논어>보다 솔직히 더 끌렸어요. 거침없는 독설로 인간적인 혁명을 부추긴 맹자가 매력적으로 다가오네요.



 

<짧고 굵은 고전 읽기>에서 말하는 고전 읽기가 힘겨운 이유 중 하나는 배경지식이 너무 없어서더라고요.

<논어> 한 권 읽기 위해서 명로진 저자가 언급한 책만 해도 장난 아니던걸요. 춘추전국시대 등장인물에 대한 역사소설인 <열국지>부터 시작해서 <사기>, <중국 역대 인명사전>과 중국사에 대한 책을 읽어야 이해하며 읽을 수 있다는 거죠. <일리아스>를 읽으려면 그리스 신 계통을 밝힌 책을 미리 꼭 읽어야 하고요.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걸 알려줍니다.


 


<짧고 굵은 고전 읽기>에서 소개하는 책은 공자의 논어, 맹자의 맹자, 사마천의 사기열전, 헤로도토스의 역사, 플라톤의 향연, 한비의 한비자, 작자 미상인 시경,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명, 장자의 장자,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입니다.

동양고전과 서양고전의 굵직한 명고전이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제대로 읽어 본 적 없는 책이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는 이 고전들이 얼마나 교양지식과 해학 담고 있는지, 어떻게 읽어야 재밌는지 명로진 고전 큐레이터가 쏙쏙 짚어주고 있습니다.


 

서양 최초의 역사서로 평가받는 헤로도토스의 <역사>는 인문학 정신을 보여주는 책 속 명장면 소개가 기억에 남더라고요. 의문을 품고 끊임없이 탐구하는 자세 말이지요.


소크라테스의 제자 플라톤이 쓴 <향연>은 사랑에 대한 주제라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오글거리는 대사가 그렇게나 많이 나오는지는 몰랐네요. 소크라테스를 선수로 칭하는 명로진 저자의 말도 재밌고요.

사랑 논쟁에 삼각관계가 첨가된 막장 드라마 <향연>이었습니다.

 

장자의 <장자>에서는 요 임금과 국경지기 일화를 읽으면서 어찌나 배꼽 잡았던지요.

미치도록 웃긴 코미디였어요. 아낌없이 "꺼져!"를 외치는~

어려운 개념을 쉽게 쓰기로 유명한 장자의 매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했습니다. 명로진 저자도 <장자>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가득하다고,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하네요.

장자는 그의 책에서 자유를 이야기합니다. 인식의 대전환, 즉 패러다임의 혁명을 말합니다. 고수와 달인이란 무엇인지, 고수와 달인의 시각에서 봤을 때 범인의 사유와 일상이 얼마나 하찮은 것인지를 강변합니다. 가히 그 인지 체계가 신적인 스케일입니다. ” - 책 속에서

 


그리스 전설을 바탕으로 한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는 그리스 신화 대부분이 이 책을 기초로 하고 있고, 서양 자체를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하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가장 완벽한 원전이라 합니다.

그런데 이 책 역시 기본적인 그리스 로마 신화 관련 책을 몇 권 접한 후 읽어야 제대로 그 맛을 느낄 수 있나 봅니다. 미리 읽어야 할 책과 이후 읽을 순서까지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어 도움되었어요.


고전 큐레이터 명로진의 친절한 고전 안내서 <짧고 굵은 고전 읽기>는 청소년부터 읽기 좋은 수준이니 고전 읽기를 시작하는 분, 고전 읽기에 실패한 분, 고전을 더 재밌게 읽고 싶은 분에게 추천합니다. 명로진 저자가 소개한 절대고전 12편으로 고전읽기 프로젝트 해보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동유럽 셀프 트래블 - 2015~2016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32
박정은.장은주 지음 / 상상출판 / 201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유럽여행 하다 보면 경비 면에서 조금 숨이 트인다는 동유럽 여행.

뻔한 코스에서 조금 벗어나는 여행을 원한다면 동유럽 쪽이 만족도를 높여주지 않을까 싶네요.

나 혼자 준비하는 두근두근 해외여행, 동유럽 셀프트래블 2015-2016 최신판은 동유럽 8개국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답니다.

 

동유럽 셀프트래블에서 소개하는 동유럽 8개국은 체코,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오스트리아, 헝가리, 폴란드, 루마니아, 불가리아입니다. 박정은, 강은주 저자 두 분이 나눠서 다루고 있어요.

 


셀프트래블만의 미션, 이번엔 동유럽 8개국인 만큼 미션도 풍성~!

동유럽의 놓치지 말아야 할 자연, 명물, 유네스코 핫 스폿, 최고의 뷰포인트, 음식, 빵, 디저트, 술, 쇼핑 파트로 이렇게나 많네요.

 


체코 편은 지난번 프라하 셀프트래블에서 나온 여행지를 다시 만날 수 있네요.

낭만의 도시 프라하를 중심으로 동화 마을 체스키 크룸로프까지 소개하고 있어요.


 

동유럽 셀프트래블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매력적인 곳이다 싶은 나라가 오스트리아였어요.

미술, 음악, 건축 여행에 최적인 곳이더라고요.

클림트, 모차르트 등 위대한 예술가를 만날 수 있는 도시가 곳곳에 있는 오스트리아.

게다가 알프스의 자연도 더불어 만날 수 있는 인스브루크까지... 동유럽 여행경로를 짠다면 저는 오스트리아에서 긴 시간을 보내지 않을까 싶어요.

 


 

동유럽 역사를 통해 그 나라의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도 있습니다.

유럽 역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합스부르크 왕가는 근친혼을 통한 유전병으로 주걱턱이 된 사례로 유명하죠.

 


유럽인들의 휴양지로 알려진 크로아티아는 꽃보다누나 여행지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곳입니다.

요정들의 호수로 불리는 플리트비체 호수 국립 공원은 얼마나 넓은지 코스만 해도 다양하네요.

여행작가의 소소한 팁은 실제 여행에서 유용한 도움을 주는 알짜배기 팁이라 셀프트래블은 여행 필수 책입니다.


 

파울로 코엘료 소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로 우리에게 알려진 슬로베니아는 크로아티아와 동반 여행지로 삼기 좋은 곳이라더라고요.

슬로베니아는 동굴, 절벽 위의 성, 빙하 호수처럼 자연경관 위주의 여행 루트를 소개합니다.


 

동유럽 셀프트래블을 읽으며 놀란 게 아우슈비츠가 바로 폴란드에 있다는 것.

독일어 아우슈비츠로만 알고 있어 독일 어딘가에 있을거라 짐작했던 이 무지함이란 ;;;

그와 동시에 폴란드라는 나라에 대한 호기심이 급 상승. 동유럽 여행에서 반드시 거쳐야 할 장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역사적으로 침략을 많이 당한 폴란드 특유의 분위기는 우리 국민성과 묘하게 닮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 외 중세시대로 시간여행하기 좋은 루마니아, 동유럽여행의 시작점 또는 종점으로 좋은 불가리아 등 동유럽 8개국을 다룬 동유럽 셀프트래블. 동유럽 특유의 매력은 직접 느껴봐야 제대로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일반적인 서유럽여행에 비해 관심이 덜한 나라들이라 책을 보며 동유럽만의 분위기를 상상해봤습니다.


동유럽 여행은 짧은 일정에는 직항, 여유가 있어 다른 도시도 여행하고 싶다면 경유하는 항공을 선택하면 유리하다는 조언도 있네요. 동유럽 셀프트래블에서는 체크와 오스트리아만 방문하는 짧은 루트부터 34박 35일의 풀코스까지 빵빵하게 안내하고 있습니다.


물론 국가별 셀프트래블이 책으로 나와 있는 게 있지만, 유럽유행은 여러 국가를 한 번에 둘러보는 여행이 대부분이라 이렇게 묶어서 소개하는 책도 꽤 실용적이네요. 일정 잡는 것도 그대로 따라 하거나 참고하기 좋아 실제 여행에 도움되는 동유럽 셀프트래블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삼각형으로 스피드를 구해줘! - 삼각형으로 배우는 갈릴레이의 낙하법칙 수학으로 통하는 과학 1
정완상 지음, 이지후 그림 / 자음과모음 / 201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등고학년생이 읽기 좋은 설명에 수준 짱짱한~ 수학, 과학 융합 스토리텔링도서 만났습니다.

자음과모음에서 나온 STEAM 수학 과학 창의 스토리, 수학으로 통하는 과학 (줄여서 수통과) 1권부터 5권까지 앞으로 만나볼게요.

 

 


수학으로 통하는 과학, 수통과는 총 10권으로 구성되어 있고요.

각 권당 이어지는 내용이 아니어서 순서 상관없이 읽을 수 있는 시리즈입니다.

권 당 개별판매 하고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제목보고 와 닿는 주제의 책을 먼저 시험 삼아 보셔도 되실 듯해요.


수통과 1권 삼각형으로 스피드를 구해줘! 편을 살펴봅니다.

1권은 초등 6학년 수학영재 자모스가 수학과 물리학의 세계를 접하는 내용입니다.


 

수통과는 권마다 등장인물이 모두 달라요.

시리즈지만 완전히 새로운 느낌으로 다음 권을 만날 수 있지요.


 

호기심 많은 수학 영재 자모스가 피사 왕국으로 초대받아 흥미진진한 모험을 하는 내용입니다.

1권에서는 10개의 소주제로 나뉘는데요.

나눗셈 원리를 이용해 속력 구하기, 평균의 개념을 알아본 다음 평균 속력, 소수의 나눗셈을 이용해 순간속력, 경사면을 따라 내려갈 때 그 물체의 속력, 경사면에서의 순간속력, 깡총수의 평균에 대한 법칙, 낙하 운동 법칙, 중력의 원리와 함께하는 포물선을 그리는 낙하 운동, 줄에 매달린 물체의 주기에 대해 배울 수 있어요.

머리가 뱅글뱅글~~~ 한가요. 저도 암담했어요 ㅎㅎ 읽기 전까지는요.


 

주요 용어는 별도로 정리해서 직관적으로 더 눈에 잘 띄게 해뒀고요.

그림과 글의 조화가 적절해 지루하지 않더라고요.


 

초등학생이 읽는 책이다 보니 그림도 재밌고, 코믹한 내용도 간간이 등장합니다.

미분은 미치도록 잘게 분해하다! 앞으로 이건 절대 안잊을듯해요.

그런데 아니 벌써 미분이 나온다니????? 의아해하실 분들도 계실 텐데요.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을 기초로 한 미분 설명, 정말 쉽게 해뒀더라고요. 이 엄마가 감격한 책이네요. 초등수학 개념을 튼튼히 해야 할 이유가 이 책으로 두말없이 증명되더라고요.


 

마침 우리 아이 4학년 2학기에서 배운 평행선이 나와서 이 부분은 특히 아는 척하면서 읽었어요.

삼각형의 세 각의 합이 항상 180도인 것을 증명하는 과정에서 바로 이 평행선의 성질을 이용하더라고요. 줄에 매달린 물체의 주기를 알아내는 부분에서도 두 선분의 평행을 증명하는 방법을 알아야 했고요.


 

얼마 전 캣맘 사망 사건에 언급됐던 낙하 실험 ㅠ.ㅠ

읽으면서 마음이 무거웠네요. 수통과 1권 낙하운동 편에서는 아주 가벼운 볼펜이 큰 사고를 부른다는 것을 다루고 있었어요. 겨우 볼펜 무게도 어마어마한 속도로 떨어진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수학으로 통하는 과학, 수통과는 수학이 과학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수학과 과학의 융합을 잘 보여주는 책입니다. 여러 개념을 초등학생이 이해할 수 있는, 초등수학으로 이해 가능하게 설명하고 있는 스토리텔링 학습도서예요.

수학 개념을 통해 물리학의 주요 법칙을 이해하면서 수학과 과학은 서로 얽혀 있다는 것을 아이들이 체감할 수 있어요. 그 과정에서 토론과 증명이 반드시 들어가던데, 그 부분이 참 마음에 들더라고요.

왜 삼각형의 세 각의 합이 항상 180도일까? 증명하지 않은 채 공식만 외우거나 성질만 이용해서 문제를 풀지 않게끔 유도합니다. 왜? 라는 의문을 품어 원리를 이해하게끔 하지요. 창의력과 사고력 수학머리를 위해 딱 좋은 학습도서인 것 같아요.


처음엔 조금 부담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속에 시작했는데, 초4 아이가 재밌다면서 일단은 잘 따라옵니다. 아직은 한 번만 가볍게 읽은 상태라 정확히 이해 못 하는 부분도 물론 있었지만요.

과학은 재미있어하면서도 수학은 재미없어하는 아이들 많죠? 수학과 과학이 따로국밥이 아니라는 것을 자음과모음 수통과를 읽으며 스스로 느낄 수 있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춘분 지나고까지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10
나쓰메 소세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열 번째, 춘분 지나고까지는 기존 소세키 장편소설과는 느낌이 많이 달랐어요.

단편인 듯 장편소설인 이 책은 다양한 시점 변화를 사용해 여러 사람에게 이야기를 듣는 느낌에다가, 추리소설 느낌도 살풋 났거든요. <춘분 지나고까지>라는 제목은 이 글을 춘분 지나고까지 쓸 예정이라 붙여진, 참 허무한 제목이기도 합니다.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은 매번 그 소설이 쓰인 시기에 소세키가 살던 집이나 기억할만한 장소 등을 곁들여 소개합니다. <춘분 지나고까지>에서는 이 소설을 연재하기 전 한참 쉬었던 소세키의 정황을 알려주고 있어요. 평소 신경증과 위염 증세가 있던 소세키가 큰 고비를 한번 넘기는 시점입니다.

 

대학 졸업 후 취직 준비 중인 게이타로. 평범함을 싫어하는 로맨티스트며 모험을 꿈꾸는 자라 자처합니다.

제 눈에는 게이타로 같은 유형이 주변에 쉽게 볼 수 있는 인물이었어요. 졸업 후 취직은 해야 하니 이것저것 알아보러 다니지만, 취직이 어디 맘대로 되지는 않고. 점점 더 눈앞의 평범함이 자신의 무능력 때문인 것 같아 끙끙 앓기만 하기도 하고, 점집에 점을 보러 가듯 운에 빌어 보고 싶은 마음도 있는... 아주 강한 의욕도 그렇다고 포기도 아닌... 오히려 이 점이 더 보편적 인간상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 일자리도 일자리지만 그보다 먼저 뭔가 경탄할 만한 사건을 만나고 싶은데, 전차를 타고 이리저리 아무리 돌아다녀도 전혀 소용이 없네. 소매치기도 못 만난다니까" 하고 말하는가 하면 "이보게, 교육은 일종의 권리라고 생각했는데 이건 뭐 완전히 속박이네. 아무리 학교를 졸업해도 먹고사는 게 힘들다면 그게 무슨 권리라고 할 수 있겠나? 그렇다고 지위는 아무래도 좋으니까 뭣대로 무슨 짓을 해도 상관없느냐 하면 또 그런 것도 아니니 말일세. 지독하게 사람을 속박하네. - 책 속에서


 

게이타로는 지금껏 무엇 하나 자신의 힘으로 뚫고 나왔다는 자각이 없었다. - 책 속에서


그러다 친구 스나가의 친척에게 소소한 일을 의뢰받는데요, 바로 누군가의 뒤를 밟는... 게이타로가 평소 꿈꾸던 탐정과도 같은 일이었어요. 이때 점을 봐주는 노파가 말하길, 나아갈지 말지 고민하는 것은 손해라며 망설임을 콕 짚어내지요. 하지만 한번 그르치면 더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생길 거라고도 합니다. 게다가 자기 것 같기도 하고 남의 것 같기도 한, 긴 것 같기도 하고 짧은 것 같기도 한, 나가는 것 같기도 하고 들어오는 것 같기도 한 뭔가를 말하며 알쏭달쏭하게 합니다. 게이타로는 점을 전적으로 믿는 것은 아니지만, 막 움직이려던 차에 계기를 만들어 준 것으로 생각하며 스나가 친척이 의뢰한 일을 맡게 됩니다.


한편 비범한 경험이 풍부했던 방랑자 모리모토라는 남자가 뱀 조각을 새긴 지팡이를 남겨두고 사라집니다. 평소 그의 경험담을 듣는 것을 좋아했던 게이타로는 점집 노파가 말한 알쏭달쏭한 예언을 뱀지팡이와 연결해,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뱀지팡이를 들고 다니지요. 자취를 감춰버린 모리모토에게 받은 뱀지팡이는 앞일을 추측하게 하는 매개체처럼 쓰입니다.

 


비 오는 날 」 챕터에서는 소세키 작가의 막내딸 죽음을 의미하는 글을 쏟아부으며 진혼곡처럼 펼쳐두기도 합니다. 소세키는 이 책을 쓰기 전 막내딸이 돌연사하는 아픔을 겪는데요, 그런 경험을 한 소세키의 상황이 의식적으로 담긴 책이었어요. 

 


게이타로 외에 이 책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인물이 스나가 라는 부잣집 도련님인데, 게이타로에게 스나가는 경멸과 동시에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스나가 역시 게이타로처럼 백수 신세지만 스나가는 일을 하려는 목적 자체를 가지지 않은, 소세키의 말마따나 고등유민에 속한 자입니다. 소세키 중기 삼부작 소설 중 하나인 <그 후>의 다이스케처럼 말이지요.


소세키의 소설에는 이런 고등유민 유형이 자주 등장하는데, 경제적으로는 넉넉한 집안의 자식이지만 나름의 고민을 안고 사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그 고민이 대개 사랑과 관련되어 있지요. "내 머리는 내 가슴을 억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p287)처럼 스나가에게 한 여인의 존재란... 썸에 끌려다니기 싫은 마음이 있는 한편 알게 모르게 사랑의 질투를 하는 이중적인 면을 보입니다. 여자의 행동을 하나하나 곱씹어보기도 하는데 대개 '이건 날 낚으려는 의도?' 이렇게 생각을 마무리 짓는 편입니다.


소세키식 사랑에 대해서는 그동안 그의 책을 소개할때 조금씩 언급했는데, 이번 책에서는 송태욱 번역가의 한 마디가 대박 공감되었어요. "통속도 소세키를 만나면 통속성을 잃는다." 처럼 소세키 손에만 들어가면 뻔한 사랑도 묘하게 다가오더라고요. 이 책에서도 어김없이 삼각관계가 나오지만, 말로 뭔가 딱 짚어 표현하긴 어려운데 이건 소세키식 사랑이라고 할만한 느낌이랄까요.



 

<춘분 지나고까지>를 읽으면서 사실 이번 이야기는 소세키가 뭘 말하고 싶은 걸까... 파악이 또렷하게 되더라고요. 각자가 이 사회를 사는 모습을 보여주되 일상잡변기라고나 할까요. 이 책 해설을 맡은 정혜윤 라디오 PD의 말처럼 더 오래 생각할수록 뭔가 알 것만 같다가도 그 알 것 같다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오리무중인 심정에 공감할 정도였어요.

이 책에서 나름 중요한 역할을 한 뱀지팡이는 부활을 의미하는 뱀으로서, 어둠을 포용하면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식으로 해석합니다. 그러고 보면 스나가는 마지막에 여행을 떠나는데요. 소세키의 소설 <문>에서는 문을 열고 넘어서지 못한 인물을 그렸다면, <춘분 지나고까지>의 스나가는 한 발 내디딘 셈이 아닐까 싶어요.


게다가 이 책이 신선했던 건 시점 변화가 많아서였기도 했네요. 단편인 듯 아닌듯한 분위기였다 했는데, 처음과 끝은 게이타로 3인칭 시점이고 중간에는 여러 인물이 1인칭과 3인칭 시점으로 왔다 하며 하나의 장편소설 안에서 다양한 시점 변화를 볼 수 있답니다.

조금은 독특했던 <춘분 지나고까지>. 일상 묘사 위주로 강한 임팩트는 없어 좀 밍밍하다는 느낌이었는데, 책 덮고나서도 재미없었어 말은 안 나오는걸 보면 소세키식 소설에 이쯤이면 제대로 빠져들어 있다고 해도 될는지요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