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트러몰로지스트 1 - 괴물학자와 제자
릭 얀시 지음, 박슬라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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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렇단다, 아가야. 괴물은 진짜 있단다. 우리 집 지하실에도 한 마리가 걸려 있지."

 

<제5침공> 원작 작가 릭 얀시 소설 중 영화화 결정된 또 하나의 대작 <몬스트러몰로지스트>. 파스텔톤 표지 분위기만으로는 청소년 소설 필이 나는 (음.. 신비한 동물사전 정도로 생각했던 게 사실) 조금 가벼운 미스터리 판타지 소설로 생각했다가 으아~ 가슴 몇 번 쓸어내렸어요.

 

흉악하고 잔인한 괴물들의 행태가 나오자마자 잠시 책 덮고 숨을 가눠야했던. 그저 잔혹 공포에서 그치지 않고 정유정 소설 <종의 기원>에서 최강의 사이코패스 프레데터를 묘사할 때 느낀 두근거림도 오랜만에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러브크래프트와 스티븐 킹의 절묘한 조합이라는 말 그대로 판타지, 미스터리, 고딕 호러, 스릴러, 공포가 제대로 뒤범벅된 장르 <몬스트러몰로지스트>.

 

 

 

몬스트러몰로지(Monstrumology)

1. 인간에게 대체로 적대적이며 과학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특히 신화나 전설의 산물로 여겨지는 생물을 연구하는 학문.

2. 그런 존재를 사냥하는 행위

 

발음도 제대로 하기 힘든 제목인 몬스트러몰로지스트는 괴물학자를 뜻합니다. 모습을 드러낼 때 비로소 정체를 깨닫게 되는, 어딘가에 숨어있는 괴물들을 쫓는 괴물학자 워스롭 박사와 그의 어린 제자 윌 헨리. 

 

 

 

릭 얀시 작가가 우연히 읽게 된 일기장의 기이한 내용을 책으로 만들었다며, 처음부터 현실감을 북돋우며 진행하는데요. 일기장의 내용이 소설을 이끌어갑니다.

 

<몬스트러몰로지스트 1권 괴물학자와 제자>는 2007년에 작가가 처음 일기장을 접하면서 그 일기장을 남기고 죽은 이가 무려 백서른 살이 넘었다는 미스터리로 시작합니다. 1876년생인 윌 헨리가 열두 살의 나이였던 1888년에 겪은 일이 담긴 일기장. 일기장의 주인공을 중증 치매 노인으로 치부하기엔 께름칙할 정도로 일기장의 내용은 상상초월 그 자체입니다.

 

부친의 업을 이어받아 괴물을 연구하고 쫓는 괴물학자 워스롭 박사와 뒤치다꺼리를 해주는 가여운 어린 양 윌 헨리의 좌충우돌 이야기가 드라마틱합니다. 둘 다 부자 간의 아픔이 있어 서로에게 묘한 동질감을 일으키기도 하네요. 기이한 괴물 시체를 보고 좋아죽으려는 박사와 기절하지 않으려 부들부들 떠는 헨리. 둘의 관계는 코믹과 드라마를 오갑니다.

 

 

 

<몬스트러몰로지스트>는 총 네 권 각각의 주요 사건이 달라 미드 시즌제 느낌이기도 합니다. 1권에 등장하는 괴물은 '안트로포파기'라는 괴물입니다. 2미터가 넘는 키, 초승달처럼 날카로운 발톱, 배 쪽에 있는 3,000개의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입, 어깨에 달린 눈, 10미터 이상을 단숨에 점프하는 능력을 가진 안트로포파기의 주식은 바로 인간입니다. 

 

굶주린 식인 괴물 안트로포파기의 등장은 괴물학자와 제자 외에 다양한 인물들을 끌어들입니다. 인신공양하며 괴물을 사육한 박사의 아버지와 그 뒤에 숨은 배후, 괴물을 해치우기 위해 불러온 박사의 친구.

 

 

 

무척 재미있는 것은 영화처럼 카메오 출연이 있다는 거예요. 우생학자 골턴, 철학자 니체 같은 인물들이 언급 되질 않나. 카메오 치고는 비중이 아주 높았던 괴물 사냥꾼의 정체가 잭 더 리퍼이질 않나. 당시 시대상황을 그저 배경으로만 두지 않고 인물들과 직간접적으로 엮은 부분이 흥미롭습니다. 카메오 출연은 계속된다니 그 부분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겠어요.

 

얼마 전에 본 영화, 톰 크루즈 주연의 <미이라>에서도 "괴물을 막으려면 괴물이 필요하지"라는 명대사가 나왔는데 <몬스트러몰로지스트>에서도 괴물 잡는 진정한 괴물은 바로 인간이라는 관점이 숨어 있습니다. 괴상하고 끔찍한 괴물을 바라볼수록 인간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인간이 괴물과 다른 점이 있다면 '위선'이라는 놀라운 자질을 완벽하게 갖췄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욕구와 영역 지배를 표출하는 괴물과 달리 인간은 도덕성이라는 허울 뒤에 그저 숨어있을 뿐이라는 걸 보여준 소설입니다.

 

<몬스트로몰로지스트 1권 괴물학자와 제자> 편은 인간의 어리석음과 탐욕스러운 광기가 만들어낸 괴물은 상상의 산물이 아닌 현실이라는 걸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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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사피엔스, 욕망의 바이러스인가?
윤정 지음 / 북보자기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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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사피엔스의 불안한 미래를 상실철학으로 대안 제시하는 책 <호모사피엔스, 욕망의 바이러스인가?>. 시인이자 자기소통상담가 윤정 저자의 해체심리학과 상실철학에 관한 내용은 <4박 5일 감정여행> 책을 통해 접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책을 만났을 땐 기존 책과 주제가 확 달라 보여 무척 낯설었어요. 

 

 

 

<호모사피엔스, 욕망의 바이러스인가?> 책 상당 분량을 자연과학과 인문학적 담론에 할애했습니다.

중반까지는 우주와 생물의 역사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집중해서 들려줍니다. 리처드 도킨스 책 <이기적 유전자>, 유발 하라리 책 <사피엔스>를 읽은 분이라면 낯설지 않은 주제일 겁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들이 결국 저자의 상실철학과 연결되더라고요. 빅히스토리가 정신분석학을 바탕으로 한 상실철학과 이어지니, 그 연결고리가 정말 신기할 정도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우주의 생명은 창조주의 인도나 생명의 질서를 지닌 손길에 의해서가 아닌 우연히 일어난 전기적 속성에 반응할 뿐이라며, 성직자였던 저자의 서두치고는 과학적 시선에서 이야기합니다. 각종 물리, 화학 용어가 등장하며 이 책이 자연과학 책인가 싶을 정도로요.

 

윤정 저자는 우주 탄생에서부터 가장 아름답고 경이로운 호모사피엔스 출현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것을 '생명놀이'라고 표현합니다. 지구를 생명의 숙주로 보는 개념도 재미있네요. 유전자는 생명들이 공생의 삶을 선택한 결과물이라고 합니다. 이 말은 호모사피엔스는 공생 때문에 탄생한 거라는 거죠.

 

우연과 선택의 과정 속에서 다양한 생명의 질서가 생겼고, 결국 인간을 탄생시킴으로써 박테리아는 공생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생명을 조각하는 예술가라고 칭하고 있어요. 우리는 특별한 은혜를 받은 게 아니라 공생으로 협력한 생명체들 때문에 나타난 것뿐이라는 걸 알려줍니다.

 

 

 

유전자는 질서를 갖춘 모든 생명을 보존해온 영원하고 싶은 생명의 욕망이 머문 기록물입니다. 오랜 세월체를 통과하려면 유전자는 공생과 협력이라는 생명적 의미를 지녀야 합니다. 하지만 호모사피엔스가 미생물과 공존하지 못해 현대적 질병이 생기는 요즘에 이르러서는 이 의미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요.

 

호모사피엔스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고,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지의 전망을 선택하는 능력의 중요성은 이미 완독한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책 주제였던 만큼 익숙한 내용이긴 한데요. 윤정 저자의 해체심리학에 연결하니 또 새롭게 들렸습니다.

 

 

 

진보라는 이름으로 완벽한 질서를 욕망하는 호모사피엔스. 이대로 문명이 지속되어도 괜찮은지 묻습니다. 여기서 비인격적이고 공생적 의미 없는 바이러스와의 차이를 짚어줍니다. 물질적 욕구는 충족되었지만 이윤 추구의 구조 속에 종속된 바이러스적인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지 말입니다.

 

자연로봇인 호모사피엔스는 기계와 공생하며 공진화해야 한다는 숙제 속에서 불협화음이 일어나는 문제를 안게 됩니다. 호모사피엔스는 지구를 포함해 여러 숙주를 거쳐 이제 문명의 도구인 기계라는 숙주에 속해져 자연스러움을 상실하게 되었고, 그 때문에 인간은 더 우울하고 불안해진 걸로 설명합니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책에서도 결국 행복론으로 귀결될만큼, 윤정 저자의 상실철학도 이 부분과 관련이 깊습니다. 호모사피엔스가 기생하는 바이러스로 전락하는 것은 아닐지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바이러스의 기생적인 삶 대신 욕망하는 생명의 주인으로서의 주체성을 찾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합니다. 

 

윤정 저자는 상실철학을 통해 호모사피엔스 속에 누적되어 있는 공생적 가치, 생명의 의미를 일깨웁니다. 미래가 불투명한 현재 구조 속에서 행복해하지 않는 호모사피엔스에게 상실철학 관점에서 제안하는 대안입니다.

 

상실철학이란, 상처를 찾아 수용하고 상실시키면서 스스로 자기소통할 수 있는 주체가 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상실철학을 적용해 생명의 성찰적 의미를 회복하는 과정을 설명합니다. 이 부분은 엑손, 인트론 등의 과학 용어와 의식과 무의식이라는 정신분석학적 용어들을 접목해 이번 책은 그야말로 과학과 철학의 만남이 제대로였어요.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이해되는데, 사실 문장 하나하나가 어렵게 다가왔습니다. 철학적인 부분은 특히 그랬는데요, 읽을 땐 이해되는듯한 착각이 들면서 알듯말듯... 까다롭네요. 중반까지는 일반적인 교양과학 책 수준으로 읽어낼 수 있었지만, 후반부에서는 (정작 중요한 부분을!) 제 능력에서는 좀 어려웠어요. 

 

 

 

답장 없는 편지 코너는 호모사피엔스가 우주, 지구에게 보내는 글을 시 형태로 표현했는데 무척 독특했습니다.

 

 

 

너무 딱딱한 이야기만 나오면 질릴 수 있는데 다행히 단조롭지 않은 에세이, 시인다운 감성이 곳곳에 묻어 나오는 다양한 분위기를 만날 수 있는 책입니다. 요즘 푹 빠져서 보고 있는 알쓸신잡 방송에서... 정재승 교수가 이순신 장군의 숨결을 우리가 느낄 수 있는지 이야기한 부분도 이 책에 나와 있어서 반갑게 읽었네요.

 

호모사피엔스는 우주와 자연을 지휘하는 생명체가 아닌, 지구라는 숙주에 기생하는 바이러스적 존재라는 말로 서문을 연 윤정 저자. 암울한 호모사피엔스의 운명은 또한 자신의 잘못을 가장 잘 아는 생명이라는 것에 희망을 품어 봅니다. 우주적 생명의 가치를 욕망하면서 살려면 우리의 진정한 모습을 들여다보고, 공생의 가치를 되살려야 한다는 이야기는 상실철학과 일맥상통한다는 것을 보여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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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 셀프트래블 - 2017~2018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권예나 지음 / 상상출판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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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 셀프트래블을 보고서야 그렇지! 대마도도 있었지~ 생각했을 만큼 일본 여행에서 대마도는 사실 생각 못 했던 여행지이기도 합니다. 우리한테는 대마도라는 이름이 익숙하지만, 본문에선 쓰시마 (Tsushima)로 통일해 표기하고 있어요.

 

저자가 <어쩐지 두근거려요>책을 낸, 네이버 포스트 여행 스타에디터인 쏠트 작가더라고요. 여기선 권예나 실명을 써서 미처 몰라봤다는.

 

 

 

부산에서 대마도까지 겨우 49.5km. 시차도 없고요. 대마도와 가장 가까운 일본 후쿠오카보다 부산이 훨씬 가까울 정도죠. 배편으로 각각 1시간 10분, 2시간 30분 정도 거리에 히타카츠 국제터미널과 이즈하라 국제터미널이 있습니다. 항공편은 없냐고요? 원래 있었다는데 잠정 중단 상태라는군요. 일본 본토에서는 쓰시마 노선이 있긴 합니다.

 

숙소는 넉넉한 편이 아니어서 배편보다 숙소를 먼저 찾아두라고 합니다. 그나마 이즈하라에 200인 이상 수용할 수 있는 도요코인 호텔이 2017년 3월에 오픈해 숙소난은 예전보다 덜하지 않을까 하네요.

 

 

 

대마도는 원시림이 남아있고, 희귀 야생동물을 볼 수 있는 섬인 만큼 청명한 느낌의 자연환경이 매력인 섬입니다. 저자는 대즈니랜드라고 부를 정도로 대마도에 푹 빠졌는데요, 화려하진 않지만 소박하고 훈훈한 대마도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해줍니다.

 

섬이니 싱싱한 해산물 요리는 기본. 대마도만의 향토요리는 재료 준비 때문에 하루 전에 예약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놓치기 아까울 것 같아요. 한국 양념갈비가 원조인 쓰시마식 양념돼지갈비는 일본 서민 음식 대회 B-1 그랑프리에서 수상하며 유명해졌다고 합니다. 청정 자연에서 나온 다양한 특산물, 일본 여행의 필수 코스인 마트와 편의점 여행에서 구매해야 할 필수 아이템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고양이 마약간식이라는 챠오츄르 때문에 당일치기로 오는 여행자도 많다고 하네요. 

 

 

 

주말여행은 물론 빠듯하긴 하지만 당일치기도 가능한 대마도. 렌터카로 달려도 좋고, 버스여행 또는 도보여행하기에도 딱인 대마도의 매력,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대마도 셀프트래블>에서는 당일치기, 1박 2일, 2박 3일 코스를 소개합니다. 당일치기로는 쇼핑을 목적으로, 1박 이상은 버스나 렌터카를 이용해 역사 여행, 휴양 여행 등 목적에 맞게 대마도 여행 일정을 추천하고 있어요.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곳이 많아 아이와 함께 여행하기에도 딱 좋아 보입니다.

 

 

 

느긋하게 산책하기 좋은 이즈하라는 역사적 명소와 소박하고 수수한 작은 골목길이 매력인 곳입니다. 조선통신사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대요. 한국인 여행자에게 본격 재발견되고 있다는 가미쓰시마는 한국인들은 상대마 라고 부르는 곳인데요. 히타카츠 국제터미널까지 겨우 1시간 10분이면 되니 이쪽으로 많이 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가미쓰시마는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많다고 해요. 특별한 볼거리나 대단한 맛집이 있는 곳은 아니지만, 느긋한 여행하기에는 제격인 곳입니다. 드라이브 여행, 도보 여행, 자전거 여행 모두 괜찮은 곳!

 

 

 

일본 본토보다 한국과 가까운 대마도. 역사적으로 연관 많은 곳이라 우리나라와 관련된 명소를 찾아보는 테마 여행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덕혜옹주 결혼 봉축 기념비가 이즈하라에 있는데 사실 기념비 하나만 덜렁 서 있어 감흥은 덜하다고 해요. 하지만 덕혜옹주의 기구한 삶을 생각한다면 기념비를 찾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쓰시마를 대표하는 시설이 몰려 있는 미쓰시마에 가면 빵순이 눈 돌아가듯 합니다. 대마도 명물 가스마키는 물론이고, 냄새만으로도 힐링되는 베이커리가 은근 많네요. 

 

 

 

대마도에서만 사는 야생 고양이, 야마네코를 공개적으로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곳은 쓰미사 야생생물 보호센터입니다. 대마도의 상징인 야마네코는 현재 약 100마리 이내인 멸종 위기 동물로 국가 천연기념물이라는군요. 꼭 삵처럼 생겨갖고선 너구리처럼 오동통한 꼬리를 가진 야마네코의 기념품도 사고 싶네요. ^ㅅ^

 

그 외 일본 건국 신화를 간직한 도요타마, 여유롭고 한적한 매력의 미네, 청정 자연을 그대로 만끽할 수 있는 가미아가타까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끌리는 대마도입니다. 캠핑 즐기기 좋은 곳이 많아 캠퍼들에게 관심받을만한 여행지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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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손을 빌려 드립니다 웅진 모두의 그림책 2
김채완 지음, 조원희 그림 / 웅진주니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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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세부터 100세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그림책 웅진 모두의 그림책 시리즈.

가슴 따뜻하고 귀여운 고양이 그림책 <고양이 손을 빌려 드립니다>로 따스하고 다정한 위로받아보세요.

 

 

 

제목만으로도 촉이 옵니다. 엄마는 지금 무척 힘들어요.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을 지경입니다.

고양이 손은 어떻게 생겼나요? 툭툭 치거나 잡아챌 줄은 알지만, 뭔가를 집거나 일을 할 수 있는 손 모양새는 아니죠. 그런 고양이나마 도와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무척 바쁜 상황, 힘 빠진 심정일 때 하등 도움이 안 될 게 뻔하지만 그래도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다.'라고 합니다.

 

 

 

그런데 <고양이 손을 빌려 드립니다>의 고양이는 재주꾼이네요.

온갖 집안일을 척척해냅니다. 물론, 털을 묻힌 주먹밥이란 건... 안 비밀. ㅋㅋㅋ

 

 

 

고양이 손을 빌린 덕분에 엄마는 모처럼 여유로운 나날을 보낼 수 있습니다.

얼마 만의 산책인가!!! 이런 고양이라면 나한테도 빌려 줘~~~~

 

 

 

고양이는 이제 주먹밥에 털을 안 묻히고 만들 정도가 됐습니다.

그렇게 고양이는 열심히 집안일을 하면서 그 대가로 싱싱한 고등어를 받고, 엄마는 집안일 스트레스가 확 줄었어요. 그런데 이상한 일이 생깁니다. 고양이와 역할을 바꾼 이후, 엄마 몸에서 털이 나기 시작하더니 심지어 꼬리까지 생긴 거예요.

 

 

 

하지만 아빠는 전혀 이 사실을 눈치채지 못합니다.

어찌나 바쁜지. 이른 출근과 늦은 퇴근에 대화할 시간이 부족한 가족. 현대 가족의 흔한 모습입니다. 뒤늦게야 알아차린 아빠의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한 달이 지나고, 또 지나고... 아빠의 노력 덕분에 엄마는 다시 제모습을 찾습니다.

이쯤 되니 아빠가 어떤 요술을 부렸는지 궁금하죠? 무한감동 팍팍 받으시라는 의미에서, 스포 멘트는 하지 않겠습니다. ^^ 아빠와 엄마가 서로를 꼬옥 안은 그림 한 컷만으로 눈물 날 뻔했어요. 따스하고 다정한 위로가 느껴지는 그림입니다.

 

 

 

엄마 혼자 산책하던 본문 내용 기억하시죠.

그런데 그림책 뒤표지 그림에선 아빠와 엄마가 손잡고 산책하고 있어요. 미소 짓게 하는 그림입니다.

 

이 엄마 닮아 고양이 좋아하는 우리 아이도 고양이 책이라면 무조건 좋아하는데, 이 그림책은 특히나 마음에 들어 하는 눈치였어요. 고양이 손을 빌린다는 의미를 이 책으로 제대로 알게 되었고, 초등 6학년이 읽으면서 재밌어서 깔깔거리다가도 감동먹은 표정지으며 책 덮었으니 일단 재밌다는 건 보증!

 

<고양이 손을 빌려 드립니다>는 가족 모두가 함께 봐야 할 그림책입니다. 제목과 표지 그림이 재밌어서, 솔직히 코믹 그림책일 거라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상상 그 이상의 스토리로 흘러가는 걸 보고 내심 감탄했어요.

 

가정을 위한다는 저마다의 명목으로 우리는 오히려 서로를 외롭게 하지는 않는지. <고양이 손을 빌려 드립니다>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존재감과 소중함을 일깨웁니다. 꼭 보세요. 가족 다 함께 보세요!

표지 그림으로 만든 클리어 파일도 소장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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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도시 Z
데이비드 그랜 지음, 박지영 옮김 / 홍익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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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최대 탐험 미스터리 잃어버린 도시 Z. 유럽인들이 남미 대륙에 첫 발 내디딘 이후 아마존 어딘가에 황금이 가득한 전설의 왕국이 있을 거라 믿으며 '엘도라도'라 부르기도 한 바로 그곳.

 

20세기 가장 유명한 탐험가 퍼시 포셋이 1925년 아마존에서 실종되기 전 '잃어버린 도시'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이후 고대 문명의 미스터리는 여전히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무려 4,000명에 달하는 탐험가가 그곳으로 떠났다가 실종될 정도로 아마존 탐험의 악명은 무시무시함에도 말입니다.

 

 

 

큰 키에 근육질로 다져진 날렵한 몸매, 날카로운 눈빛을 가진 퍼시 해리슨 포셋 대령. 수차례 아마존 밀림을 탐험하며 영국 식민지 전략의 첨병으로 본의 아니게 대활약을 한 사람입니다. 유독 그의 명성이 뛰어난 것은 흔한 풍토병 하나 걸리지 않는 면역력으로 수차례 아마존 탐험을 하며 현재의 남미 대륙 지도 완성에 큰 기여를 했고, 무엇보다 아마존 원주민의 편견을 많이 깨뜨린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외부 세계에 실체를 드러낸 적 없는 순수 아마존 토착민 부족이 셀 수 없이 많은데 대부분의 탐험가들은 탐욕스럽고 난폭한 정복자의 전형을 보였다면, 퍼시 포셋은 이질적인 문명에 경외심을 가지고 밀림으로 들어갔습니다. 원주민들과의 교류에 애쓰며 진정한 탐험 정신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1925년 잃어버린 도시 Z를 찾는다는 명목으로 첫째 아들과 아들의 친구를 포함해 단 세 명이라는 소규모로 밀림으로 들어간 이후 실종되었습니다. 현대사에서 가장 유명한 실종사건 중의 하나입니다.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소문만 무성했고, 퍼시 포셋을 찾으러 갔다가 실종된 이들도 족히 100명이 될 정도였다 합니다. 가장 유명한 추적대는 1996년 포셋의 둘째 아들이 합류한 탐험대였는데 여전히 퍼시 포셋은 미스터리의 주인공으로 남았습니다.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에콰도르를 거치며 남미 대륙을 가로지르는 아마존. 아마존 밀림은 지구 상에 남은 마지막 미지의 영역입니다. 그런데 평생 모험과 미스터리의 매력에 빠져 산 탐사 추적 전문 기자 데이비드 그랜이 퍼시 포셋의 미스터리에 관심을 가진 겁니다.

 

 

 

<잃어버린 도시 Z>는 포셋의 실종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을 담은 논픽션 다큐멘터리입니다. 모험담은 좋아하지만 현실에선 캠핑도 안 해본 저자가 포셋의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저자도 고생을 많이 했지만, 결국 아마존 탐험 역사를 재조명하는 책을 내놓게 되었습니다.

 

영국 지리학회 후원으로 밀림으로 들어가 아마존 접경지대 측량 임무를 완수하면서 단번에 아마존에 매료된 퍼시 포셋. 미지의 영역이라는 호기심에 발을 들인 아마존은 상상 그 이상이었습니다. 열대우림이 풍요로운 정원 분위기는 그저 환상일 뿐. 그곳에서 살아남으려는 동식물 모두가 피나는 전쟁을 치르는 살벌한 자연이었습니다. 현지에서 식량 구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으로 섣불리 도전하는 탐험가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아마존에서는 그 말이 성립되지 않을 정도로 무시무시했습니다.

 

아마존 탐험가 퍼시 포셋의 미스터리한 실종을 추적한 저자에게서 뭔가 뜻밖의 이야기나 극적인 결말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사로잡혀 더 흥미진진하게 읽게 되더군요. 고대 도시에 집착한 퍼시 포셋은 탐험가로서는 훌륭했지만, 평생 힘들게 산 가족의 고통을 생각하면 안타깝습니다.

 

 

 

아마존 원주민의 구술 역사에서조차 배제된 고대도시. 잃어버린 도시 Z는 그저 상상의 산물인 것일까, 아니면 진짜 존재하는 것일까. 놀라운 이야기가 결국 결말에 나옵니다.

 

실종된 퍼시 포셋의 일대기를 담은 <잃어버린 도시 Z>는 논픽션인 만큼 유럽의 탐험사를 관통합니다. 오만과 편견에 사로잡힌 유럽식 사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인종적 우월주의가 어떻게 탐험과 정복의 빌미로 작용하는지 낱낱이 볼 수 있습니다.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실화, 퍼시 포셋 일대기. 포셋의 발자취를 찾아가는 저자의 시점과 포셋이 활동하던 그 시대를 오가며 진행하는 스토리는 박진감 넘치고 흥미로워 순식간에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원작으로 동명 영화 <잃어버린 도시 Z>가 올해 개봉 예정이라는데, 책으로 먼저 아마존을 상상해보는 맛이 훨씬 매력적일 것 같습니다.

 


 

아마존에는 모험가들의 심장을 두드리는 무엇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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