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
대니얼 코일 지음, 박지훈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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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어떤 집단은 개인의 능력을 합친 것보다 작아지고, 어떤 집단은 더 큰 위력을 발휘할까?
한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개인의 역량이 필수라고 생각하고, 책임감 있는 리더의 하향식 문화에 익숙한 우리에게 이 책은 그간의 통념을 뒤집어버립니다.

 

 

 

지력, 지술, 경험을 갖춘 경영대학원생들을 계획도 전략도 없는 유치원생들이 이긴 사례에서는 유치원생들이 똑똑해서 이긴 게 아니라는 건 아실 거예요. 어떻게 천방지축 꼬마들이 해낼 수 있었을까요. 더 영리하게 협동했기에 가능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IT 기업, 특수부대, 프로스포츠팀, 코미디 극단 그리고 보석 도둑단까지. 환상적인 케미로 세계 1%가 된 팀을 통해 문제의 실마리를 찾은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

 

최고의 팀은 긴밀한 협업이 탁월한 성과로 이어지게 하는 공통된 비밀이 있었어요. 구성원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1 더하기 1을 10으로 만들어내는 3가지 문화 코드를 소개합니다.

 

 

 

흔히 우리는 높은 성과 내는 집단이라면 구성원의 역량과 자질이 뛰어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소속감이 작용하는 방식은 그와는 달랐습니다. 정작 탁월한 결과를 이끌어내는 요인들은 하나같이 원시적 행동들이라는 사실!

 

우리는 안전하고 서로가 이어져 있다는 미세한 신호를 주고받습니다. 연애할 때 사랑한다는 사실과 별개로 사랑한다는 사실을 반복해서 알려주는 것처럼 말이죠.

 

집단의 성과가 미세한 행동에 좌우된다는 것, 즉 심리적 안전함이 바로 첫 번째 문화 코드입니다. 현재의 구성원과 얼마나 어울리고 소통에 기여하는지, 그렇지 않은 독사과를 골라내는 건 중요한 포인트였어요. 

 

 

 

환상 케미를 만드는 두 번째 문화 코드는 취약성입니다. 어쩌면 가장 바꾸기 힘든 부분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명령, 지시하는 리더 문화에 익숙하다면 '여기에 동의하시나요?', '다른 무엇이 있나요?'처럼 상대방에게 취약한 모습을 내보이는 리더상을 상상하기조차 힘들 겁니다.

 

하지만 자신을 낮추는 소통으로 집단의 수행 능력이 촉발된다는 사례는 많습니다. 취약성이 협력과 신뢰를 촉발한다니! 우리는 취약성을 숨겨야 한다고 본능적으로 생각하잖아요. 하지만 '신뢰'란 자신이 취약하고, 다른 사람이 필요하고, 혼자서는 해낼 수 없다는 인식에서 비롯된다고 합니다.

 

 

 

2000년 무렵, 새로운 유형의 도둑단이 전 세계에서 가장 보안이 철저한 보석 가게를 털었습니다. 훤한 대낮에, 번화한 쇼핑 구역에서 45초 내에 완벽하게 끝냈습니다. 경찰들은 그들을 핑크 팬더라 불렀습니다. 그들은 전직 특수부대 출신도 아니고 그저 평범한 계층의 사람들이었습니다.

 

네이비씰과 보석 도둑단은 한치의 실수를 용납하지 않고 고도의 집중력을 보여줬습니다. 완전무결한 작전을 수행하려면 강력한 리더십, 중앙 집중화된 조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들은 전혀 그런 방식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서로에게 순수한 애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집단 내에서 취약성과 협동의 습관을 구축했기에 가능한 일이었어요. "그거 내가 망쳤어"라는 말만큼 리더에게 중요한 것은 없다고 합니다. 

 

 

 

세 번째 문화 코드는 스토리입니다. 바로 공동의 이정표를 세우는 겁니다. 우리의 이야기는 동기 부여에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그냥 내 일만 할래"가 아닌 "이것이 우리가 일하는 이유, 이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목표입니다"가 되려면 목표와 소통으로 인도하는 화법이 중요하다는 것을 짚어줍니다.

 

고목적 환경은 공동의 목표와 조율된 작은 신호로 소통이 잘 되는 환경이라고 합니다. 신호 자체에 가치가 있는 것보다는 신호들이 어우러져 유의미한 화법을 창출하는데 있고요.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에서는 집단 문화에서 큰 성과를 내는 비밀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집단의 문화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배울 수 있고, 3가지 문화 코드를 어떻게 활용해야 우리만의 성공적인 문화를 형성할 수 있는지 행동전략을 배울 수 있습니다.

 

결국 소통 방식의 문제입니다. 권위 대신 모든 구성원이 같이 배우는 소통 방식.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 하는 리더가 있는 팀은 결국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할 게 자명합니다. 조직경영, 사적 모임 등 크고 작은 팀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 많아 경제경영서로 자기계발서로 활용도가 풍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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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1-3학년 학습 다이어리
이미애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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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컨설턴트이자 부모교육 전문가 샤론 코치 이미애의 학부모를 위한 가이드북형 플래너 <초등 1-3학년 학습 다이어리>.

 

요즘 입시는 단순하지 않아 다각적인 역량을 요구하기에 막상 닥쳐서야 놓친 걸 후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꾸준히 준비하는 성장의 핵심은 초등 학습.

 

초등 때 무슨 입시냐 싶겠지만, 요즘 학교의 입시요강을 살펴보면 장기전이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스스로 배우는 법을 아는 아이들은 입시 변화에도 잘 대처할 수 있습니다. 대치동 샤론코치가 전하는 초등 저학년 학습 코칭 <초등 1-3학년 학습 다이어리>로 만나보세요.

 

 

 

초등부터 중학교 1학년까지의 7년 시간은 입시를 위한 기초 공사 기간입니다. 무엇을 배우느냐보다 초등 시기에 어떻게 공부 습관을 잡는지가 중요합니다.

 

 

 

<초등 1-3학년 학습 다이어리>는 매일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는지 기준이 되는 학습 플래너입니다. 부모 플래너들을 위한 가이드북이자 실천노트예요. 주요 과목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독서와 논술을 어떻게 습관화할 수 있는지, 초등학교 저학년과 고학년 아이들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담았습니다. 초등 고학년까지 언급되어 있어 초등 공부를 전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학교를 다니기 시작하면 모든 일정은 요일별로 움직입니다. 초등학생에게는 주간계획표가 적당합니다. 학교 시간표부터 시작해서 방과후수업, 학원 등 공통 일정을 주간 계획표에 작성하면 요일 별 일정을 한눈에 알 수 있어요. 아이 스스로도 일정을 확인할 수 있고요.

 

 

 

월별 코칭에서는 매달 학교생활과 관련한 행사에 맞춰 활동사항을 소개합니다. 본문은 일반 다이어리의 데일리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부분은 월별로 조금 달라지는 항목이 있긴해도 전체적인 체크 항목은 비슷합니다.

공통 일정 중 30분간 해피타임 가지기라는 항목이 눈에 띄네요. 잠들기 전 30분간 아이가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는 겁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자유시간만큼은 뭘 해야 할지도 정해주지 말고 잔소리도 No.

 

 

 

엄마들이 궁금해하는 초등 학습 18문 18답에서는 학습, 진학진로, 엄마의 고민 등 현실적인 고민을 다루고 있습니다.  매일 체크하는 학습 다이어리여서 수록된 샤론코치의 학습 가이드를 반복해서 읽어보게 되네요.

 

스스로 배우는 학습 습관을 잡아주는 시작은 초등 저학년 공부 습관. 처음 시작할 때 바르게 잡힌 습관 하나가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아이의 학습 습관을 함께 만들어 주고 공부의 기준을 잡아줄 수 있는 플래너 <초등 1-3학년 학습 다이어리>로 작은 걸음 시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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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를 알면 중국사가 보인다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25
이나미 리쓰코 지음, 이동철 외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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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 생활 속에 여전히 살아 숨 쉬는 고사성어. 누구라도 잘 알고 있는 고사성어를 인용하면 공감력도 높아지는 게 사실입니다. 수많은 고사성어의 탄생 배경과 함께 중국 사천 년 역사를 압축한 책 <고사성어를 알면 중국사가 보인다>.

 

신화와 전설의 오제 시대와 현재 그 역사적 실재가 확인된 가장 오래된 왕조 은나라로부터 최후의 왕조 청의 멸망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역사에서 탄생한 고사성어.

 

 

 

자업자득으로 비참한 최후 맞이한 은나라 마지막 천자 주와 미녀 달기가 술로 채운 연못과 나무에 말린 고기 걸어 둔 숲에서 연회를 한 일화에서 유래한 주지육림. 오늘날 호사스러운 술잔치를 이르는 말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천하통일을 이룬 진의 시황제가 어이없게 죽은 후 멸망의 길을 걷기 시작했는데 이때 환관에서 승상까지 된 조고의 일화도 놀랍네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는 지록위마. 이는 사슴을 바치며 말이라고 한 조고에게 사슴이라고 올바른 소리를 한 이들을 모두 처치해버린 사건에서 유래했습니다.

 

 

 

영웅호걸의 활약이 대단했던 삼국시대에 탄생한 고사성어도 많습니다. 삼국지연의에서만 하더라도 숱한 고사성어를 볼 수 있죠. 유비가 제갈량을 얻을 때 삼고초려, 제갈량을 얻고 특별대우를 하자 의형제들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니 수어지교와 같은 고사성어가 탄생합니다.

 

"나에게 제갈량이 필요한 것은 물고기에게 물이 필요한 것과 같다."라며 아주 친밀하고 끈끈한 친구 사이를 가리켜 물과 물고기의 관계로 말하는 수어지교가 여기에서 유래합니다.

 

 

 

삼국시대의 영웅호걸 1세대가 죽은 후 여러 왕조의 흥망이 이어집니다. 은의 망국과 관련해서는 포악함을 포악함으로 대신한다는 이포역포, 삼국시대에는 병사들의 기세가 드높아 대나무를 쪼개는 것과 같다며 거칠 것 없는 강한 기세를 의미하는 파죽지세 같은 고사성어가 탄생했습니다.

 

오랫동안 지속된 혼란과 분열의 시대를 끝내고 통일했지만 단명한 수 나라, 중국 고전 시의 황금기이자 300여 년간 지속된 당나라, 이민족 정복 왕조들의 요나라, 금나라, 원나라에 이어 최후의 왕조 청 멸망 후 중화민국 성립까지 방대한 중국사가 <고사성어를 알면 중국사가 보인다>에 압축되어있습니다.

 

 

 

명군, 폭군, 영웅, 호걸 등 흥망성쇠의 역사 속에 수많은 인물들의 이야기가 담긴 고사성어.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워낙 방대한 중국사이기에 이렇게 얇은 책 한 권으로 중국사 흐름을 훑을 수 있었다는 점이 무척 매력적이었어요. 중국사 명장면과 함께하는 고사성어이기에 낯선 고사성어도 그 배경을 알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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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 눈이 내리면 러시아 현대문학 시리즈 2
디나 루비나 지음, 강규은 옮김 / 이야기가있는집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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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러시아문학에 익숙해 있던 탓에 20세기 말~21세기 러시아 현대문학은 낯섭니다. 현대 감성을 담은 러시아문학은 어떤 분위기일까...

 

201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소설 <세컨드 핸드 타임>을 시작으로 이야기가있는집에서 러시아 현대문학 시리즈가 출간되고 있습니다. 시리즈 두 번째 소설은 현대 러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 중 한 명인 디나 루비나 작가의 단편집 <토요일에 눈이 내리면>입니다.

 

 

 

한국어판에만 수록된 단편 『두 개의 성』과 자신의 10대 시절 경험이 바탕이 된 『토요일에 눈이 내리면』을 포함해 단편소설 9편을 만날 수 있는 디나 루비나 단편집 <토요일에 눈이 내리면>.

 

『두 개의 성』은 러시아 채널1에서 영화로 제작하기도 했다는데 이번 단편집에 수록된 소설 중 저도 가장 마음에 들더라고요.

 

아내와 불륜남 사이에서 낳은 아이를 정성껏 돌본 남자. 자신을 제외하고 이 아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지극정성으로 돌봤지만 결국 아내는 아이를 데리고 나가서 불륜남과 가정을 새롭게 꾸립니다. 아이는 이런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합니다. 아빠는 아이를 다시 자신의 인생에 포함시키려 하는데...

 

아빠가 두 명인 사춘기 남자아이와 지금은 아이와 떨어져 있지만 함께 살고 싶은 아빠의 독백을 오가는 구성입니다. 이 소설은 독백을 통해 그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있고, 한 번 뒤집어주는 결말도 독특했어요.

 

 

"하룻밤 새 온 도시의 청소부가 사라져버렸다."로 시작하는 『토요일에 눈이 내리면』. 책 표지에 단아하게 자리 잡은, 이 소설의 첫 문장입니다.

 

5년 전 아내와 사별하고 남매를 키우던 아빠가 새로운 인생을 찾아 떠나버린다는 배경 설정이 절 당황하게 했지만. 사고로 잃은 엄마에 대한 기억처럼 아빠 역시 잃고 싶지 않은 열여섯 살 니나의 시점에서 그려내고 있습니다. 과거에 집착하던 것에서 벗어나 진짜 인생을 살아야 함을 깨닫는 과정을 그린 니나의 성장기이기도 합니다.  

 

아침 무렵 창밖으로 천천히 눈이 내렸다. 눈은 마치 처음으로 내리는 것이 아니라 이 땅으로 돌아오는 것처럼 소리 없이 녹초가 되어 떨어졌다. 먼 길을 지나 사람들을 진정시킬 수 있는 현명하고 위로의 마음을 품은 눈이 돌아왔다… - 책속에서

 

 

 

 

못생겼지만 매력적인 알투호프가 떠난 후에야 사랑을 깨닫게 되는 한 여자의 이야기 《괴짜 알투호프》. 일반적인 대화를 나누는 게 불가능한 특이한 성격으로 치부했지만,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결과는 쓰라린 상처만 남깁니다. 

 

단편집 <토요일에 눈이 내리면>에 수록된 9편의 이야기들은 배경도 상황도 익숙한데도 묘하게 꼬아 낯선 느낌을 받았습니다. 영미소설에서 볼 수 없었던 특유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픈 결말 식이어서 뒷이야기가 궁금해지는 방식이긴 한데 스토리라는 게 다 그런 거 아니겠어요. 문체는 평이한데도 스토리가 단박에 이해되지 않는 장면도 있어 아주 쉽게 읽혔다고 말하지는 못하겠어요.

 

상실감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진짜 인생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단편집 <토요일에 눈이 내리면>. 절망과 희망을 오가는 평범한 삶에서 내가 놓친 무언가를 찾아내는 여정 또한 희극과 비극이 교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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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의 언어 - 유행가에서 길어 올린 우리말의 인문학
한성우 지음 / 어크로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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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가요부터 K-POP까지 유행가에서 길어 올린 우리말의 인문학 <노래의 언어>. 전작 <우리 음식의 언어>에서는 과거의 밥상부터 오늘날 식탁에 이르기까지 먹고 마시는 것과 관련된 말을 살펴봤다면, 이번에는 우리 노래에서 찾아봅니다. 우리 음식과 우리 노래의 언어라니. 국어학자인 저자가 실생활 언어를 탐구하는 영역의 폭이 대단하다는 걸 느꼈어요. 

 

 

 

한성우 저자는 멜로디와 리듬보다 가사에 초점 맞췄습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우리 곁에 있는 노래. 그중 노랫말을 살핀 <노래의 언어>. 취향에 따라 호불호도 제각각인 노래. 통계를 위한 작업을 위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노래를 정하는 것부터 큰일이었어요. 어떻게 노랫말을 모으고 정리하고 분석할 것인지 여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노랫말이란 사람의 삶을 노래하는 말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시대에 따라 삶 속에 살아있는 말을 노랫말에서 발견할 수 있었어요.

 

 

 

특정한 시기에 대중의 인기를 얻어 많은 사람들이 듣기도 하고 부르기도 하는 노래, 유행가. 시대에 따라 유행하는 장르도 변해왔습니다. 그중 천대하면서도 분위기 띄울 때는 한 번쯤 부르는 뽕짝. 이 뽕짝이라는 단어의 기원을 찾아보기도 합니다. 재미있게도 리듬 '쿵짝'에서 나온 것으로 짐작하네요.

 

노래가 된 시, 시가 된 노래에 관한 이야기도 신선했어요. 전 멜로디 파여서 가사를 음미하는 건 소홀했었는데 이번에 <노래의 언어>를 읽으며 가사의 매력에 푹 빠졌어요. 가사를 글로 적어둔 걸 보니 한 편의 시와 같은 가사가 무척 많네요. 시와 가사를 놓고 보면 사실 구분이 안 될 정도더라고요. 하지만 현실에선 차별이 존재하죠.  

 

 

 

노랫말 중 사투리에 대한 저자의 애정은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특히 방탄소년단이 작사, 노래한 <팔도강산>은 상주고 싶을 정도로 구구절절 맞는 말을 써 놨다고 칭찬합니다. "결국 같은 한국말들 올려다봐 이렇게 마주한 같은 하늘 살짝 오글거리지만 전부 다 잘났어 말 다 통하잖아"라는 가사는 현실에서 사투리 차별이 존재하기에 더욱 와닿는 말입니다.

 

 

 

재미있는 건 사랑을 빼면 노래가 안 될 것 같고 실제로도 사랑이란 주제는 압도적으로 많이 쓰이고 있지만, 가장 많이 쓰인 단어는 '나'와 '너'라고 합니다. 노랫말을 쓰는 사람은 자신의 이야기를 쓰고, 부르는 사람도 자신의 이야기로 부르고, 듣는 사람 또한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부를 기회가 있다면 또 자신의 이야기로 부릅니다. 노랫말에 자신의 삶과 감정을 이입하면 그 순간 나의 노래가 됩니다.

 

재미있는 건 삶을 노래한 노랫말에 사랑 이야기를 담으면서도, 현실에서 사랑이란 단어는 139위일 정도로 밀려나있습니다. 그만큼 사랑이 충만한 세상을 노래를 통해 꿈꾸고 있는지도요.

 

노랫말에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무엇인지, 존댓말에 구속받지 않는 세대가 늘어남에 따라 노랫말에도 반말체가 증가하는 추세, 한글과 영어 파괴 문제 등 노랫말의 '말'에 초점 맞추면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쏟아지네요. 노랫말에 나타난 계절, 시공간 등의 변화도 흥미로웠습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삶은 물론 감정도 많은 변화를 겪기에 노랫말 속에 그 변화가 담겨 있었어요. 

 

 

 

아이돌 그룹이 장악한 가요 프로그램, 작사가와 시인의 차별 등을 통해 저자는 유행가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짚어줍니다. 옛 노래든 최신 노래든 이렇게 노랫말을 분석했지만 따지지도 묻지도 않고 그냥 즐겁게 들으면 그만이라는 걸 짚어줍니다. 흘러간 노래도 당대에는 최신의 곡이고 최신의 말을 담았던 노래니까요.

 

국어학자로서의 꼰대 티는 내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도 엿볼 수 있었어요. 힙합, 랩에 대한 호불호가 분명 있겠지만 그건 취향의 문제일 뿐. 이 또한 새로운 흐름이고 거부감을 가지고 배척할 일은 아니라고 말이죠. 모든 것이 우리 음악 역사의 한 흐름인 겁니다. 점잖고 좀 있어 보이는 고려가요의 후렴구와 K-POP 가사를 뒤바꿔 불러보면 뜻밖에도 정말 잘 어울린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실 거예요 ㅋㅋ. 사례 하나하나가 재미있는 게 많습니다. 

 

 <노래의 언어>를 읽고 나면 작사가에게 관심 한번 더 주게 될 것 같고, 노랫말을 음미하는 일도 더 의미 있게 다가올 것 같아요. 한 세기에 걸친 유행가 노랫말을 살펴보며 우리의 삶과 시대를 읽을 수 있는 <노래의 언어>. 덕후스러운 독특한 주제로 언어의 의미를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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