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최소 취향 이야기 - 내 삶의 균형을 찾아가는 취향수집 에세이
신미경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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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한 일상을 꾸리는 미니멀리스트 신미경의 일상 기록 <나의 최소 취향 이야기>. 최소한의 것을 가지고 산다는 것에 대한 실천적 비움을 보여준 전작 <오늘도 비움>을 읽었을 때도 유행처럼 좇던 미니멀라이프 주제 책들 중에서 무척 마음에 와닿았었는데 이번 책도 그렇네요.


사소하지만 나로 살아가는 의미를 찾는 과정을 소중히 여기는 신미경 저자는 <나의 최소 취향 이야기>에서 지금 저자가 빠져 있는 것들을 들려줍니다. 사적인 기호보다 균형 잡힌 일상을 가꾸기 위해 마음이 나아가는 방향을 기록한 책입니다.


헤비 쇼퍼로 살았던 과거를 청산하고 미니멀리스트로 살게 된 저자의 여정을 첫 책 이후 몇 년째 계속 들려준다는 건, 그 이후의 삶이 궁금했던 독자들의 갈증을 해소하는 역할도 톡톡히 해냅니다. 강박 없이도 생활, 건강, 일, 지성, 감성 같은 삶을 이루는 영역 어느 하나 소홀히 하지 않게끔 가꾸는 저자의 일상을 엿보면서 내 일상도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는 것 같아요.


"지금 생활이 간소해졌다고 아무것도 수집하지 않는 건 아니다. 호기심은 버리지 않았고, 아름다움을 보는 눈도 사라지지 않았다." - 나의 최소 취향 이야기




이전엔 남들이 욕망하는 모든 것에 관심을 드러냈지만, 이제는 좋아함이 기호를 넘어 모든 선택의 기준이 된 자신만의 견고한 취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바탕에는 생활 철학이 있습니다. '적게, 바르게'를 중심으로 만든 균형 잡힌 일상. 무작정 욕망을 없애서 생활이 지나치게 무료하고 공허해지지 않도록 바른 의욕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는걸, 그래야 흔들림 없이 지속할 수 있다는 걸 몸소 보여줍니다.


수집하고 있는 물건은 지금 내가 빠져 있는 게 무엇인지 보여주는 가장 간결하고 명확한 증거물이라고 합니다. 실제 물건을 모으지 않으면서도 만족하는 수집 방식도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몸과 마음 챙김에 필요한 것들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문제는 오롯이 자신에게 맞추고 있습니다. 행복이라는 모호한 희망을 공상하는 대신 현실에서 즐거움을 찾는 법을 알게 된 저자는 긍정의 순환을 만끽하려면 균형 잡힌 영양 상태의 건강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습니다.


잘 자는 데 필요한 베개를 고르는 일, 실내 운동과 자연 운동의 조화 맞추기, 가끔씩은 전문가의 마사지 테라피스트도 받고 인스턴트식품보다 자연식품에서 맛을 알아차리는 식단까지. 과하지 않으면서도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사소하지만 나 자신을 돌보며 사는 느낌을 듬뿍 주는 것들을 찾아 누리고 있습니다.


"오히려 부러움이 생길 때마다 내가 깨어남을 느낀다. 부러움은 내가 고민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알려주고, 삶의 무료함을 벗어나게 한다."- 나의 최소 취향 이야기 




경쟁에서 일탈할 생각은 없지만, 억지스럽지 않은 마음으로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이라든지 새로운 관점으로 문제를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발견하게 되는 지적 유희를 발견하는 일, 나에게 매몰되지 않는 고독을 즐기는 법 등 삶의 영역 곳곳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손길이 닿은 것들이 많았습니다.


소유하지 않아도 소유하는 방식으로 사는 법을 알려주는 <나의 최소 취향 이야기>. 좋아하는 걸 누리는 방식이 이렇게도 가능하다는 걸 보여줍니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최소만을 남기는 생활 철학은 결국 잘 먹고 잘 사는 생활의 바탕이 됩니다. 내 세계에 빠져 있지 않고 주변을 살피는 넉넉한 마음은 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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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에 수놓은 이야기 아르테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
구병모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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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안의 가장 큰 세계 아르테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 구병모 작가의 소설이 드디어! 미스터리, 호러, 판타지, 드라마가 멋들어지게 버무려진 <심장에 수놓은 이야기>. 손바닥 크기의 앙증맞은 책인 만큼 분량은 짧아도 스토리는 강렬합니다.


아파트 화재로 추락사한 아버지. 집 안에서 홀로 떨고 있는 젊은 딸에게선 폭행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혼자 살던 빌라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30대 K 씨. 그 집엔 청테이프로 묶인 채 감금된 여성이 발견되었습니다. 혼자 사는 집에서 익사한 갑질 사장. 폐에서 플랑크톤이 검출되었지만 욕실은 건조된 상태였습니다. 세 사람의 죽음은 미제 사건으로 남을 만큼 의문이 가득합니다.


세 사건이 순차적으로 등장하는 가운데 이야기를 끌고 가는 건 오십대를 앞둔 중년 여성 '시미'입니다. 젊은 취향도 못 따라가고 그렇다고 꼰대까지는 아닌, 어중간한 위치에 선 시미는 타투 대신 문신이라는 고전적인 이름이 더 익숙할 정도의 캐릭터입니다.


힙하지도 쿨하지도 않은 걸 스스로도 잘 알고 있는 시미는 직장 후배 '화인'의 목덜미에 있는 샐러맨더(도롱뇽) 타투를 보고 생각이 많아집니다. 직장 상사는 화인을 발랑 까진 아가씨로 단언하며 무례한 발언을 일삼지만, 시미는 화인으로부터 문신술사를 소개받아 가게를 찾아가 볼 정도로 타투에 끌리게 됩니다.


가정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망 나온 후 혼자 살아온 시미. 아이는 아빠가 데리고 살았고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자 시미는 아이를 만나보고 싶어 했습니다. 아이에게 다가서기 위해 용기를 냈지만, 이제는 아이가 엄마를 거부합니다. 아이의 의사로 더 이상 만날 일 없는, 아픔을 가진 시미에게 타투는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게 됩니다. 자신만의 메시지를 담아내는 수단으로 바라봅니다. 문신의 문 자도 모르고, 부작용에 대한 걱정도 많으면서도 결국 문신술사를 찾아갑니다.


"실은 피부에 새겨진 건 자신의 심장에도 새겨지는 겁니다. 상흔처럼요. 몸에 입은 고통은 언제까지고 그 몸과 영혼을 떠나지 않고 맴돌아요. 아무리 잊은 것처럼 보이더라도 말이지요." - 심장에 수놓은 이야기


그 와중에 화재로 인한 추락사 사건의 딸이 화인이라는 게 밝혀집니다. 가정과 사회에서 무차별적 경멸과 폭력의 희생자인 화인의 모습은 신체적 폭력뿐만 아니라 모멸적인 언어폭력을 포함해 무수히 많은 침해를 입는 여성의 모습을 대변합니다.


사건이 벌어지고 난 다음, "정말로 나를 지켜줬어요. 제일 절박했던 순간에. 이러다 죽을 것 같았을 때."라며 화인이 내뱉은 말 한마디가 의문을 더합니다. 화인의 마음을 보듬어주고 지켜준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오래된 체념과 무기력에 침잠된 사회적 약자들의 내면을 다룬 이야기를 써 온 구병모 작가의 소설들은 뻔한 결과물로 이끌지 않아 통쾌함을 동반한 기대감을 가지고 읽게 됩니다. <심장에 수놓은 이야기>도 그래요. 무엇이 자신을 지탱해줄지 암담한 현실에서 그 사람을 지지하는 버팀목 역할을 하는 타투에 숨은 비밀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집니다.


"충동이 솟는다는 건, 태울 에너지가 생성됐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존재가 세상 누구보다도 빛나기를 바라는 열망이 남아 있다는 뜻이었다." - 심장에 수놓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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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로그 COMPACT 라오스 - 2020~2021 최신판 트래블로그 시리즈
조대현.이라암 지음 / 나우출판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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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놀이동산은 없지만 순수한 자연경관과 다이내믹한 즐거움이 있는 라오스! 라오스 핵심 3개 도시 비엔티엔, 방비엥, 루앙프라방 여행 정보를 소개한 트래블로그 COMPACT 라오스 여행 가이드북입니다.


바쁜 일상은 잠시 잊고 지친 마음을 충전하기 좋은 힐링 여행지 라오스. 태국, 베트남 등 주변 국가에서 라오스로 입국하거나, 직항으로 수도 비엔티엔에 입국하는 경우에 따라 일정을 소개합니다. 화려하진 않아도 지역별 특색을 내세우는 매력 만점 야시장, 자신의 여행 스타일에 맞는 관광 코스를 결정하는 데 도움 되는 정보들이 가득합니다.


라오스에서 여행하면서 생길 수 있는 소소한 문제들에 대비하는 팁, 소매치기 방지법 등 상황별 주의사항을 알려주고 있으니 든든히 준비하세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도시 비엔티엔은 도시 자체의 매력은 떨어지지만 다양한 카페 투어 등 나름 즐길만한 도시 여행 일정을 세울 수 있어 매력 만점이더라고요. 유명 로스터리 카페들도 가이드북에 잘 나와있어요.


루앙프라방에서 방비엥, 방비엥에서 비엔티엔까지 이동할 때 버스가 중요한 교통수단이어서 버스에 대한 간단한 정보를 숙지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활동적인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방비엥은 방송 프로그램에서 봐서 익숙한 블루라군이 있는 곳입니다. '꽃보다 청춘' 방송에 등장해 핫해진 블루라군에서 다이빙하며 낮에는 액티비티를 즐기고, 자전거를 타고 시내를 둘러보며 슬로우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방비엥. 쏭 강 주변으로 배낭여행자 거리가 형성되어 배낭여행자들과 현지인들의 맛집도 제법 많은 곳입니다.


해변은 없지만 대자연의 선물을 받을 수 있는 곳 루앙프라방은 한 달 살기 도시로 각광받는 곳이기도 합니다. 유럽인들이 무척 좋아하는 도시여서 장기 여행자들이 많은 곳입니다. 유유자적 쉬고 싶다면 바로 루앙프라방! 전통 라오스 문화와 유럽의 건축 양식이 융합되어 독특한 매력을 가진 곳이에요. 루앙프라방 외곽의 꽝시 폭포도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한국 여행자들에게 인기 높은 숙소, 음식점 등을 소개해 한국인들도 즐길 수 있는 라오스 여행이 되도록 배려한 여행가이드북 <트래블로그 COMPACT 라오스>로 다양한 즐거움이 있는 라오스 여행 계획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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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로그 COMPACT 라오스 - 2020~2021 최신판 트래블로그 시리즈
조대현.이라암 지음 / 나우출판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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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핵심 세 도시를 잘 소개해준 가이드북. 블루라군만 알았는데 라오스 매력을 멋지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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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시대는 끝났다 - 기술 빅뱅이 뒤바꿀 일의 표준과 기회
대니얼 서스킨드 지음, 김정아 옮김 / 와이즈베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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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자동차와 트랙터에 밀려났듯 인간은 컴퓨터와 로봇에 밀려날 거라는 미래. 낯설지 않을 겁니다. 더불어 미래 유망 직업을 점쳐보기도 하면서 미래 일자리에 관한 논의도 끊이질 않습니다. 걱정과 불안에 사로잡히면서도 열린 사고를 유지하면 해결될 거라 믿는 낙관적인 견해도 많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아버지와 함께 <4차 산업혁명 시대, 전문직의 미래>를 쓴 대니얼 서스킨드 저자. 이번 책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에서는 인공지능 시대에 닥칠 문제들을 살펴보며 정치, 경제, 교육 등의 분야에서 접근할 수 있는 해법을 제안합니다. <뉴욕타임스>로부터 '대선 후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한다'라고 평가받을 만큼 합리적이고 통찰력 있는 시선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먼저 기술 발달이 인간에게 미친 영향이 지금까지는 어떠했는지 그리고 미래를 불안하게 여기는 주요 요인인 인공지능에 대해 살펴봅니다. 인간이 정말 기계에 밀려날까요? 기술적 실업은 어떤 모습일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은 있는지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일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경제적 풍요를 얻던 시대는 끝났다." -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 



꾸준한 기술 진보 덕분에 생산성이 높은 나라일수록 사람들이 더 적게 일하고 있습니다. 이건 현재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인공지능 시대에는 어떨까요. 여전히 사람들은 그저 일자리 그 자체에 집중합니다. 대니얼 서스킨드 저자는 일자리 수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요소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일깨우며 일의 본질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합니다.


인간을 대체하는 해로운 힘과 보완하는 유익한 힘의 싸움에서 지금까지는 후자가 이겨왔습니다. 언제나 인간의 노동을 찾는 수요가 충분히 컸었습니다. 이를 '노동의 시대'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이 책 제목으로 알 수 있듯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라는 게 저자의 목소리입니다. 과거에는 해냈으니까 미래도 낙관적으로만 보게 됩니다. 그 때문에 오히려 일의 미래를 잘못 판단하고 있다고 저자는 걱정합니다.


자동화와 인간의 일을 구분할 때 얼마나 '틀에 박혔느냐' 여부로 구분했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여러 사례를 살펴보다 보면 그런 구분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수행하는 기계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기술 진보의 영향은 신체 능력, 인지 능력, 정서 능력에서 기계의 압박으로 인한 업무 잠식으로 나타납니다. 국가에 따라, 지역에 따라, 특정 경제 분야에 따라 불균형하게 적용되지만 어쨌든 모두 같은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21세기 기술적 실업의 모습은 모든 사람이 일하기에는 일거리가 부족하다는 겁니다. 빈 일자리가 있어도 그 일을 맡을 만한 숙련 기술자가 없거나 한국처럼 고학력 실업자 사례처럼 여러 면에서 불일치가 일어납니다.


우리에게 남는 업무가 얼마나 많은가 궁금할 겁니다. 수제, 아날로그 유행이 분다고 해서 모두가 수공업자가 될 게 아닌 이상, 인간의 노동을 찾는 수요가 충분하지 않기에 구조적 실업까지 더해져 노동의 시대는 저물고 있다는 게 현실입니다.



일의 미래를 생각할 때 흔히 보이는 대표적인 반응 가운데 하나가 더 많은 교육을 들먹이는 겁니다. 지금도 우리는 기계가 못하는 일을 잘하게 할 숙련 기술을 배워야 한다고 하잖아요. 하지만 기술 진보로 생긴 고용 문제를 언제까지나 교육이 해결할 수 있다는 발상을 의심하라고 저자는 일침을 놓습니다. 현재 교육 내용, 방법, 시기 그대로 하면서 해법을 찾을 수는 없다고 합니다. 교육의 역할과 한계를 직시하고 있는 겁니다.


교육뿐만 아니라 현재의 노동시장에서는 새로운 답이 나오지 못한다고 합니다. 저자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안하는 것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세금과 분배의 문제에서 역할을 할 큰 정부의 필요성, 기술 대기업이 지배하는 경제에서 새로운 감독 기관의 필요성, 일에 대한 의미와 함께 삶의 목적 측면에서 고민해야 할 것들을 짚어줍니다.


삶의 의미를 얻었던 주요 원천이 사라질 때 우리는 어떻게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할까요. 유급 노동이 줄어든 세상에서 삶의 의미와 일의 관계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어려운 노동 현장을 우리 스스로 이미 체감하면서도 먼 미래의 일로 미루었던 것 같습니다.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이지만 치러야 할 가치 있는 문제들을 짚어준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 새로운 안정의 시대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인생 대부분을 일에 쏟아붓는 우리들에게 의미 있는 삶을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일의 표준과 미래를 생각해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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