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의 쓸모 - 마케터의 영감노트
이승희 지음 / 북스톤 / 2020년 5월
평점 :
품절




영감의 원천이 되는 기록에 관한 이야기 <기록의 쓸모>. 전 배달의민족 마케터 출신 이승희 저자는 기록형 인간입니다. 원래 기록을 잘하던 사람은 아니었어요. 기록하는 습관을 가지게 된 이유는 일을 잘하고 싶어서였습니다. 회의록 안 쓴다고 한 소리 듣고 쓰기 시작한 기록. 이제는 기록 덕분에 책까지 낼 정도로 기록의 쓸모를 제대로 누리고 있습니다.


"기록은 세상을 바라보는 또 다른 관점이자 우리를 성장시키는 자산이 된다고 믿습니다." - 기록의 쓸모 


리더의 말 한마디, 동료와 나눈 대화 등 일을 잘하기 위한 생존 기록입니다. 망각을 보완하는 수단이자 일에 대한 배움으로서의 기록은 실용적인 목적으로 시작되었지만 점차 하루 동안 겪은 느낌, 기억에 남는 구절 등을 쓰는 것으로 확장합니다. 주변의 모든 것들이 기록이 되자 그것은 영감의 원천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기발한 착상이나 자극, 한순간 떠오르는 통찰, 트렌디하고 반짝이는 생각을 뜻하는 '영감'은 마케터로서의 이승희 저자뿐만 아니라 생동감 넘치는 삶을 살아갈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요소입니다. 그저 잊지 않기 위해 쓴 기록이 확장을 거듭하면서 나라는 사람을 다양하게 표현하는 수단으로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기록의 쓸모>는 기록형 인간이 되기까지의 여정을 보여줍니다. 마케터의 일에 도움 되는 문장들을 초반에 많이 들려주는데 '나' 브랜드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블로거들에게도 좋은 인사이트가 될만한 글이 많습니다. 사소한 몇 단어에서 마음이 꽂히는 문장들도 많았어요. 이처럼 기록을 여러 매체 또는 책으로 공유하면서 이승희 저자의 기록물이 나의 영감이 되는 겁니다.


글에 한정하지 않고 그림, 사진, 영상 모두 기록이 될 수 있습니다. 기록의 대상도 저마다 다릅니다. 적극적으로 기록할 '꺼리'를 찾아보세요. 일상의 경험들이 기록이 됩니다. 내가 지금 어떤 것에 관심을 두느냐를 생각해보면 영감을 모을 대상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겁니다. 가방 하나 사야겠다는 생각이 든 날엔 길에서 본 사람들의 가방에만 눈이 가듯 의도를 가지고 들여다보면 다르게 보일 겁니다.


영감을 수집하고 분류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생각이 만들어지고 확장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수집하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긴 글이나 업무에 활용하는 등 무언가로 만들어 놓으라고 합니다. 기억, SNS, 대화, 강연 등에서 얻은 영감들을 기록하고 거기에 자신의 생각을 담아 표현하는 겁니다. 경험을 잘 공유할 줄 알아야 하는 게 핵심입니다. 시도하고 모험하는 시간 못지않게, 그것을 내 안에 녹이는 진중한 시간을 거쳐야 경험해본 자만이 가질 수 있는 경험치를 쌓아갈 수 있습니다.


소소한 포인트를 그냥 지나치지 않는 눈을 기를 수 있는 기록. 내 생각을 담아 체화하는 기록 습관을 만들어 보도록 동기 부여를 하는 <기록의 쓸모>. 영감을 통해 자신의 관심사를 들여다보고 수집하는 습관이 몸에 배면 시작은 미약했으나 그 끝은 나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되고 진화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이승희 저자의 영감노트를 인쇄한 작은 노트는 그 자체만으로도 독자들에게 생생한 영감을 던지는 부록이네요. 기록을 하는 이유, 영감을 모으는 방식과 활용하는 법을 보여준 <기록의 쓸모>에는 저자가 기록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얻는 여정도 만날 수 있습니다. 기록 덕분에 생긴 수많은 일들. 또 다른 세상을 맛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걸 보여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 특별 합본판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이윤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1세기의 시작을 신화 읽기 붐으로 만든 화제의 책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20주년을 맞이하여 특별합본판이 나왔습니다. 어마어마한 포스를 자랑하는 벽돌책이지요. 아우라가 번쩍번쩍! 그리스 로마 신화를 만화책으로만 접했거나 이제 기억이 가물거리는 수준이라면 신화 읽기의 즐거움을 새롭게 선사하는 책이 될 겁니다.


"독자는 지금 신화라는 이름의 자전거 타기를 배우고 있다고 생각하라. 일단 자전거에 올라 페달을 밟기 바란다." -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9세기 미국 작가 토머스 불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아폴로도로스의 그리스 로마신화도 인용되기도 하면서 대부분 로마시대 때 집대성된 작품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불핀치의 책을 바탕으로 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저도 이미 읽어봤지만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신선한 의미로 충격적이었어요. 이렇게 이해할 수 있고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을, 한국적인 그리스 로마 신화를 당당히 보여주고 있는 책입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국한하지 않고 한국 설화 및 다른 나라의 신화로 확장하며 이야기의 꼬리를 무는 형식은 신화 읽기의 새로운 방식을 선보여준 셈입니다.


신화는 그 의미를 읽으려고 애쓰지 않는 사람에게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신화 이해와 해석에 필요한 열두 개의 열쇠가 숨겨져 있는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미궁과도 같은 신화를 어떻게 읽으면 되는지 길잡이가 됩니다.


단행본 1권에 해당하는 '신화를 이해하는 12가지 열쇠' 편의 첫 이야기부터 인상 깊습니다. 대부분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그리스 세계관과 우주관을 소개하지요. 올륌포스 신들이 본격 등장하기 전인 티탄 신들과의 전쟁이 소개되고, 이어 올륌포스 열두 신이 등장하는 수순인데요.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그보다 앞서 신발 이야기부터 등장합니다.


왜 신발 이야기일까요. 신화에는 시험의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 영웅의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노파로 변신한 헤라 여신을 업고 개울을 건너다 신발 한 짝을 잃어버린 이아손의 이야기, 미궁 속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죽인 영웅인 테세우스의 신분 증명이 된 가죽신처럼요. 재미있는 건 다른 나라 신화와 설화에서도 신발과 관련한 이야기가 참 많다는 거였어요. 소림사 권법을 창안한 달마도, 신데렐라의 유리구두, 콩쥐팥쥐의 꽃신 한 짝처럼요.


이력서라는 뜻이 신발을 끌고 온 역사의 기록이라는 의미를 이번에 알았어요. 우리는 신발 한 짝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잃은 줄을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잃어버린 신발을 찾아 길을 떠나야 하는 것은 아닌지 저자는 묻습니다. "신화는 어쩌면 우리가 잃어버린 신발 한 짝인지도 모른다."는 말로 신화 읽기의 의미를 짚어보게 합니다. 신화를 이해하는 열쇠는 이 책에서 차근차근 알려주니 저자의 말처럼 우리는 자전거에 올라 페달을 밟기만 하면 됩니다.


"신화를 아는 일은 인간을 미리 아는 일이다. 신화가 인간 이해의 열쇠가 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2권에 해당하는 '사랑의 테마로 읽는 신화의 12가지 열쇠' 편은 온갖 유형의 사랑이 등장합니다. 익히 알듯 제우스는 별짓을 다 하면서 바람기를 풀풀 날렸는데 이처럼 신화 속 등장인물들의 사랑은 도덕적이지도 않고 윤리적이지 못한 때가 수두룩합니다. 이루어져서는 안 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만 그런 건 아니었어요.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동서양 막론하고 비슷한 스토리를 끌어오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번 사랑 테마에서도 고구려 왕 유리와 유리의 손자 호동왕자에게 일어났던 일을 함께 소개하며 신화 속 사랑의 의미를 살펴봅니다.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만 있는 게 아니라 피비린내 나고 패륜적 사랑도 부지기수이고,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비극으로 승화한 사랑도 있습니다. 부적절한 욕망의 화신 파시파에의 이야기는 테세우스, 이카로스 이야기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네버엔딩 스토리처럼 희비극이 이어지기도 합니다.


동성인 아버지를 미워하고 이성인 어머니의 사랑을 구하려는 복잡한 마음 상태를 일컫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그 반대의 상태인 엘렉트라 콤플렉스, 물에 비친 제 모습에 넋을 잃고 잃어버린 반쪽이를 자기 자신에서 찾는 나르키쏘스처럼 다양한 사랑의 형태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담겨 있습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인류가 공유하는 보편적인 경험을 이야기합니다. 사랑도 마찬가지입니다.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이야기들은 모두 반쪽을 찾는 인간의 본성에서 비롯됩니다. 사랑과 관련해서는 어린이들이 읽기 부적절한 내용이 많지 않냐는 의문이 나올 수 있지만, 혼란스러운 카오스가 질서의 코스모스로 자리 잡히는 과정이 필요하듯 이를 통해 오히려 신화 읽기의 필요성을 저자는 강조하기도 합니다.


"꿈은 개인의 신화요, 신화는 집단의 꿈"이라는 말처럼 신들은 당대를 살던 사람들의 보편적인 꿈과 진실을 반영합니다. 신화 속에서 인간의 삶을 꿰뚫는 진리가 툭툭 튀어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3권에 해당하는 '신들의 마음을 아는 12가지 열쇠'편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준 이야기들이 특히 많이 소개되었어요. 신화는 신들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인간 세상을 두고 싸우는 신들의 이야기입니다. 영생불사의 신들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인간이 존재하기에 신화는 힘을 가집니다. 인간에게 아낌없는 축복을 내리면서도 벌을 주기도 하는 신. 신들이 좋아하는 인간, 싫어하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들이 소개됩니다.


2천여 년 전 로마에서 활동하던 시인 오비디우스가 받아 적은 퓌그말리온 이야기는 20세기 초 조지 버나드 쇼에 의해 희곡으로, 이후 뮤지컬 드라마와 영화 등으로 확장될 정도로 매력적인 이야기입니다. 믿음 때문에 조각상이 사람으로 바뀌는 이 이야기는 신들의 축복을 받은 대표적인 이야기이지만 그 반대도 있습니다. 신들을 비아냥거리다 화를 당한 니오베 이야기처럼 거짓말과 오만 때문에 목숨을 잃기도 합니다.


아폴론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신들은 너희 인간이 무릎을 꿇을 때만 자비롭다. 다른 신들이 정의롭지 못할 때만 정의롭다."라고 말이지요. 신들과 겨루다 패가망신한 다양한 군상을 들려줍니다. 인간이 지켜야 할 도리는 무엇인지 보여주는 이야기들입니다.


이윤기 저자 특유의 꼬리에 꼬리물기는 계속 펼쳐집니다. 티탄에 속하는 신이지만 인간의 편에 선 프로메테우스 이야기가 그렇습니다. 흙으로 최초로 인간을 빚은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 신에게 고분고분하지 않습니다. 불을 훔쳐 인간에게 주기도 했습니다. 이즈음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 형제에게 판도라를 만들어 보냈고, 그 이후의 이야기는 익히 들어 알고 있는바와 같습니다. 프로메테우스는 독수리에게 간을 뜯기는 형벌을 받게 되는데 그를 구해준 이가 바로 헤라클레스입니다. 헤라클레스 이야기는 4편에 이어집니다.


헤라클레스 석상이 많은 만큼 예술가들의 상상력의 영감이 된 헤라클레스 이야기. 이윤기 저자의 재미있는 여행 에피소드까지 더해져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습니다.


헤라클레스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천하장사죠. 몽둥이를 들고 어깨에는 사자 가죽을 두른 모습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힘, 인내, 가치, 정의 덕목을 상징하는 헤라클레스는 정복자 알렉산드로스, 로마 황제 코모두스, 루이 14세 등 역사적으로 많은 인물들에게 헤라클레스 따라 하기 열풍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제우스와 인간의 여자 사이에서 태어난 힘센 영웅 헤라클레스. 제우스의 바람기가 낳은 결과는 순탄한 인생 살이로 이어지지는 않는 것 같아요. 제우스의 바람기는 악명 높을 정도인데 헤라클레스를 두고도 제우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인간 세상을 위해 할 일은 하고많은데 뚜렷한 직분을 가지고 인간을 도와줄 신들의 수, 인간 세상에서 날뛰는 무수한 괴물을 잡아 죽일 영웅의 수는 턱없이 모자라지 않소? 이러는 나도 좀 피곤하오."라니. 어쨌든 헤라 여신은 남편의 자식들이 꼴 보기 싫습니다. 헤라클레스도 모진 고초를 겪습니다.


영웅의 길은 험난한 법. 태어난 지 여덟 달쯤 되었을 때 팔뚝만 한 뱀 두 마리가 나타났는데 손힘으로 죽여버립니다. 맨손으로 사자도 잡습니다. 하지만 술에 취해 처자식을 죽이는 사건이 터지면서 죄를 닦기 위해 아르고스 땅으로 가 종살이를 하게 됩니다. 아르고스의 지배자로부터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지시를 받는데 그게 바로 헤라클레스의 12가지 과업입니다.


네메아의 사자, 휘드라 물뱀, 뿔 달린 암사슴, 멧돼지 정도는 기본이고 소똥 치우기, 새 떼 없애기 등 당시 골치 아픈 일들을 모조리 해결하는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냅니다. 헤라 여신마저도 감탄하게 하며 신이 된 영웅 헤라클레스의 이야기는 스텍타클한 사건의 연속입니다. 온갖 풍파를 겪지만 결국 그 고초가 끝나면 영광을 얻게 된다는 전형적인 영웅담입니다. 12가지 과업을 행하는 여정에서 여러 신들과 영웅들과의 인연도 생기는데 잠시 몸담았던 아르고 원정대에 관한 이야기는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5권에 해당하는 파트에서 등장합니다.


아르고 원정대 이야기도 무척 유명합니다. 숙부의 계략에 머나먼 땅으로 금양모피를 구하러 가야 하는 이아손. 배도 만들고 함께 할 영웅들도 모셔옵니다. 당시 내로라하는 영웅들이 원정대원이었어요. 헤라클레스, 오르페우스, 제우스 신의 쌍둥이 아들 등 개개인의 이야기가 소설과 영화로 만들어질 만큼 존재감이 대단한 능력자들입니다. 얼마나 대단한지 헬라스 여러 도시국가 백성들은 저마다 제 조상이 원정대원이었다고 주장했다는군요.


금양모피를 구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무척 많지만 저자는 이아손의 모노산달로스에 다시 한 번 더 집중합니다. 숙부에게 왕권을 뺏긴 채 몸 사리고 있던 이아손이 돌아오면서 생긴 에피소드는 이 책의 첫 이야기로 등장했습니다. 잃어버린 신발 한 짝을 고행을 통해 결국 금양모피로 되찾은 이아손의 모험을 통해 앞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넘어서는 인간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유작이 되어버린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5권 '아르고 원정대의 모험' 편을 읽고 나니 아쉬움이 진하게 남습니다. 이윤기 저자의 필터링을 거친 신화 읽기는 여기서 끝났지만, 1권에서 저자가 당부한 것처럼 우리는 신화라는 이름의 자전거 페달을 계속 밟아가야 합니다. 신화 속 사랑관, 여성관은 여전히 참 맘에 안 들지만, 나만의 상상력을 동원하며 신화를 이해하는 열쇠를 하나씩 더 찾아나가고 싶습니다.


신들의 이야기가 아닌 인간의 이야기로 바라보게 한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컬러 도판, 유적지의 현장 사진이 함께해 더욱 생생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책은 고대의 고전학자들이 짜놓은 틀 안에서 상상력으로 신화를 복원한 소설가의 이야기책이다." -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트래블로그 동유럽 자동차 여행 - 2020~2021 최신판 트래블로그 시리즈
조대현 지음 / 나우출판사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요즘은 쉽게 내비게이션을 사용해 목적지를 찾아가는 것이 어렵지 않은 만큼 자동차로 유럽여행을 하려는 여행자가 늘어났습니다. 제대로 된 유럽여행을 하려면 자동차 여행이 제격이죠. <트래블로그 동유럽 자동차 여행> 가이드북은 나만의 여행을 하고 싶은 여행자, 손과 발이 자유로운 여행을 하고 싶은 여행자들의 욕구를 반영한 책입니다.


제한된 지역이 아닌 동유럽 두루두루, 발트 3국, 폴란드, 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 크로아티아 위주로 도시 구석구석을 자동차로 여행할 수 있게 정보를 모은 가이드북입니다. 동유럽 대표 나라들을 중심으로 나라별로 이동하기 좋은 추천 코스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동 수단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여행자가 원하는 시간에 이동이 가능한데다가, 대중교통으로 가기 힘든 소도시를 여행할 때도 좋은 자동차 여행. 유럽 여행은 보통 한 군데 오래 머물기보다는 여러 나라를 둘러보는 여행을 하는 경우가 많아 자동차 여행을 하면 무거운 짐을 들고 다니는 것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숙소도 도시 중심이 아닌 소도시에 할 수 있어 숙박비 부담도 덜 수 있고요.


자동차 여행은 경비 면에서 오히려 더 많이 나오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렇게 크게 차이 나는 것도 아니었어요. 물론 운전의 피로도는 쌓이고 혼자 여행일 때는 부담될 수 있겠지만 자동차를 이용할만한 메리트는 분명 많습니다.


동유럽 자동차 여행을 계획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가이드북인 만큼 도로를 따라 이동하는 자동차 여행 특성에 맞는 여행 계획 세우는 노하우를 들려줍니다. 렌트카 업체에 예약하는 법, 공항에서 자동차 픽업하는 법, 자동차 보험 문제, 통행료, 주유 등 실 여행자에게 필요한 현실 정보를 알려줍니다.


렌터카보다 중요한 것이 내비게이션이라고 조언하고 있어요. 해외에서 쓰는 가민 내비게이션의 한국어 버전은 우리나라에서 빌려서 가져가야 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내비게이션과 다른 점이 있으니 이 부분도 미리 숙지하고 가야 합니다.


기본적인 여행 정보는 있지만 나라별로 관광지 자체를 세세하게 다루진 않았습니다. 실제 자동차 여행 중에는 오히려 이런 도로 정보 위주의 콤팩트한 구성을 더 선호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나라별 관광지 정보는 <동유럽 소도시 여행>책과 함께 보면 도움 될 거예요.


코로나19가 잠잠해진다 해도 이 여파는 여행 스타일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 같습니다. 북적거리는 관광지 대신 소도시 여행이 더욱 인기 있어질 것 같아요. 안전한 자동차 여행을 위한 노하우가 담겨 있는 <트래블로그 동유럽 자동차 여행>으로 나만의 여행을 즐겨보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트래블로그 동유럽 자동차 여행 - 2020~2021 최신판 트래블로그 시리즈
조대현 지음 / 나우출판사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북적거리는 관광지 대신 소도시 중심의 자동차 여행이 더욱 인기 있어질 것 같아요. 안전한 자동차 여행을 위한 노하우가 담겨 있는 가이드북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농경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나카오 사스케 지음, 김효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화의 출발점이 재배?! 무슨 뜻일까요. 영어의 culture, 독일어의 kultur를 옮긴 말인 '문화'는 본래 '재배'를 뜻하는 단어라고 합니다. 땅을 일구고 작물을 재배하는 것, 이것이 문화의 본뜻인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문화의 본뜻을 잊어버리고 문화, 교양, 예술, 학문 등 좁은 의미로만 생각합니다.


인류의 문화는 농경 단계에 들어서면서 급격히 발전했습니다.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에서 농업혁명을 역사상 최대의 사기라고 말할 정도로 그 영향력이 대단했음을 알려줍니다. 과거든 현재든 여전히 농업은 인간이 땀 흘려 노력하는 대상입니다. 유전 육종학과 재배 식물학을 연구한 나카오 사스케 저자는 <농경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에서 인류 문화의 근원인 농업의 기원과 발달을 이야기합니다.


인류 역사의 중심, 농업. 농업의 역사는 재배 식물이 말해준다고 합니다. 재배 식물의 기원과 발달을 통해 문화로서의 농업을 살펴봅니다. 농경문화 전체를 아우르지는 않습니다. 그중 가장 기본 요소인 재배 식물을 다룬다고 보면 됩니다.


비너스가 미술사의 위대한 문화재인 것처럼 농업에도 문화재가 있습니다. 보리 한 줄기, 벼 한 포기가 그렇습니다. 인간이 만들어낸 식물이잖아요. 농경문화의 문화재는 농기구, 농업 기술보다 살아 있는 재배 식물, 가축의 품종이 더욱 가치 있다고 합니다.


현재 우리가 먹고 있는 벼, 보리는 야생 식물과 전혀 다릅니다. 야생종은 손만 닿아도 우수수 낱알이 떨어져 야생종과 재배종은 수확 방식도 가공 방식도 달라진다고 합니다. 이삭 따기에서 밑동 베기로 진보하게 되는 거죠. <농경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는 주요 곡류의 야생종과 재배종을 비교해 재배 식물의 기원을 살펴봅니다.


모든 과일 중 생산량이 가장 많은 과일은 무엇일까요? 처음 재배한 시점이 대략 기원전 5천 년 이상으로 추정되는 건 바로 바나나입니다. 재배 바나나의 조상은 크게 무사 아쿠미나타와 무사 발비시아나가 있는데 중남미의 기억적 재배 바나나의 표준 품종인 그로 미셸이 바로 무사 아쿠미나타에서 발달된 거라고 합니다.


밀, 벼, 옥수수, 사탕수수 같은 우리가 익히 아는 식물은 모두 인류가 개발한 작물이라고 합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발달할 생장 작물들입니다.



이 책에서는 크게 근재 농경문화, 사바나 농경문화, 지중해 농경문화로 구분해 소개합니다. 가장 역사 깊은 근재 농경문화는 감자류를 재배하는 것처럼 토기 하나 없이 식량 체계를 완성했던 시기입니다. 구석기 시대 채집 경제를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사바나 농경문화의 가장 큰 특징은 잡곡을 인류의 식량으로 재배화했다는 데 있습니다. 감자류보다 저장과 운송이 편리한 잡곡은 솥이 없으면 식용하기 힘들었기에 토기 발달의 원인이 됩니다. 완전한 신석기 시대 농경문화인 겁니다. 이 시기에는 식물의 종자에서 기름을 짜내기도 해 작물 재배와 식물유를 적극적으로 요리에 사용했습니다. 재미있는 건 우리에게 친숙한 벼 농경문화라는 건 없다는 겁니다. 벼는 습지의 잡곡이라고 합니다. 인간의 선택을 받아 수전 재배 환경에서 재배된 잡곡이 벼입니다.


지중해 농경문화는 지금도 야생 맥류가 발견되는 지역이라는데, 이 문화의 큰 특징은 이차 작물의 출현입니다. 호밀, 귀리 같은 이차 작물은 대맥과 소맥의 잡초에서 작물로 승격한 겁니다. 농업 형태에다가 가축도 등장한 이집트 농경 방식을 통해 지중해 농경문화를 이야기합니다.


이렇듯 농업은 거듭된 혁명을 통해 더 큰 발전을 이뤄왔습니다. 신석기 시대의 제1차 농업혁명에서부터 소를 사용하는 제4차 농업혁명 이후 기계를 사용하는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식물생태학을 바탕으로 농업의 역사를 들려줍니다. 농업의 중요성은 어렴풋이 알지만 무엇을 가지고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건지, 인류에게 미친 영향을 이해할 수 있는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