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태그 폴란드 - 2021-2022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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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는 동유럽 여행 루트에 속해 잠시 들렀다 가는 나라 정도만 알고 있었다가 드라마 <내 뒤에 테리우스> 촬영지로 핫한 관심을 받던 시기에 저도 폴란드의 매력을 재발견했었답니다.


사계절이 뚜렷하고 광활한 산악 지형과 거대 호수, 백사장이 늘어선 발트해 연안 등 아름다운 자연을 간직한 폴란드. 중세도시 형태를 지금까지 잘 보존한 도시들과 수도 바르샤바의 현대적인 모습이 교차하는 볼거리 가득한 나라더라고요. 무엇보다 폴란드 역사는 우리나라와 닮아 묘한 동질감이 일어나곤 합니다. <해시태그 폴란드>에서 폴란드의 숨은 매력을 미리 만나보세요.


주변 강대국들의 끊임없는 침략을 받은 폴란드는 어려움 속에서 일어선 관용과 포용의 나라입니다. 폴란드 볼거리의 많은 부분이 역사와 관련된 곳이 많으니 사전에 필요한 역사와 문화 정보를 습득하는 게 필요합니다.


앞으로 포스트 코로나 여행 트렌드는 북적이는 관광지 여행보다는 소도시 여행과 렌트카 여행이 대세일 겁니다. 폴란드는 험하게 운전하는 나라라고 하니 도로 상황과 도로 사정을 익혀두는 게 상책입니다. 숙소도 보통은 역 주변에 정하는 편이지만 바르샤바 같은 경우는 여행하기 더 편한 위치가 따로 있다고 알려줍니다.





주요 도시는 도보여행을 할 수 있도록 알려주고 있고, 카더라 정보도 저자가 직접 확인해 알려주면서 생생한 정보가 가득합니다. 전쟁으로 잿더미가 된 구시가지를 정성껏 재건한 모습도 놀랍습니다. 도시 안에 80개가 넘는 공원이 있을 정도로 녹지 공간이 잘 조성되어 있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야외 음주가 금지되어 있던 곳이라 젊은 층이 모이는 거리도 깔끔한 편이었다고 합니다.


천문학자 코페르니쿠스, 과학자 마리 퀴리, 작곡가 쇼팽, 작가 조지프 콘래드, 노벨 문학상 수상자 헨리크 시엔키에비치 등 오랜 세월 문화 강대국이었던 폴란드를 대표하는 인물도 많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폴란드 하면 생각나는 건 유대인 수용소가 있는 오슈비엥침(아우슈비츠)입니다. 가슴 아픈 장소인 만큼 폴란드에 들렀을 때 이곳은 반드시 다녀와야 할 장소입니다.


보통 동유럽 여행 중 잠시 들르는 수준일 땐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와 천년 고도 크라쿠프 위주로 끝내는 편인데, 두 도시를 벗어나면 숨은 매력이 무척 많다는 걸 <해시태그 폴란드>에서 보여줍니다. 중세 고딕 건물이 잘 보존된 토룬, 아름다운 항만 도시 그단스크,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브로츠와프, 트래킹 하기 좋은 자코파네 등 다채로운 모습을 가진 나라입니다.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인 지하 깊숙이 내려가는 소금 광산 비엘리츠카도 무척 매력적이네요. 그 외에도 아직 국내 관광객에겐 낯설지만 놓치기 아까운 장소들도 짚어줍니다.


우리와 비슷한 정서를 가진 나라여서 그런지 음식도 우리 입맛에 잘 맞는 정감 가는 요리들이 많습니다. 소박함 속에 자유와 여유, 사랑이 느껴지는 폴란드의 매력을 만난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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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폴란드 - 2021-2022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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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몰랐던 폴란드의 숨은 매력을 콕콕 짚어주는 가이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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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줄 인생 브랜딩 -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당신에게 전하는
장진우 지음 / 마인더브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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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에서 마법 같은 변화를 꿈꾸는,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당신에게 전하는 <하루 한 줄 인생 브랜딩>. 무엇을 위해 사는가를 고민하며 꿈을 개척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책입니다.


지식창업자로 성공하는 법을 이야기한 <지식을 돈으로 바꾸는 기술>로 많은 사랑을 받은 장진우 저자는 <하루 한 줄 인생 브랜딩>에서 마케팅과 브랜딩의 원리를 인생에 적용해 나만의 가치를 만들고, 이를 세상에 전달하는 실천적 방법을 제시합니다.


1. 나에겐 특별한 가능성과 잠재력이 있으며, 그것을 성공적으로 발전시킬 것이다.

2. 새로운 일에 열정적으로 도전하고, 배우는 것을 즐길 것이다.

3. 한 주에 최소한 한 권의 책을 읽고 사색하여 반드시 내 것으로 만들 것이다.

4. 내 삶의 인생 작품을 반드시 책으로 남길 것이다.

5.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강연을 할 것이다.

6. 누구나 뒤돌아볼 만큼 멋지고 빛나는 사람이 될 것이다.

7. 마음껏 꿈을 펼치는 당당한 사람들과 함께 세상을 살아갈 것이다. 


가치를 세상에 전하는 일곱 가지 성공 비밀. 여러분은 어느 문장에 가슴이 설레는지요. 장진우 저자는 이 모든 것을 하고 있고, 여전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나만의 차별화된 가치는 어떻게 찾고, 어떻게 전달하는지 <하루 한 줄 인생 브랜딩>에서 배워보세요.


세상에 자신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전하는 것. 먼저 내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해 볼까요. 자신만의 강점을 알기 위한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나의 꿈을 이루고 동기부여할 수 있는 3가지 비밀은 ____이다."처럼 자기 분야에 대해 생각해보고, 자신있게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입니다.


그 가치는 전문성이 있는 건가요?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문제에 효율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문 분야에 대한 배움이 깊이가 있어야 하고, 끊임없이 업데이트되어야 하겠지요. 그리고 수많은 경쟁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나여야 하는지 차별화를 해야 합니다.





마케팅 책으로 숱하게 등장하는 차별화 전략. 어떻게 내 인생 브랜딩에 적용할 수 있을까요. 장진우 저자는 독서와 사색을 손꼽습니다. 차별화의 기초를 탄탄히 하기 위해 필요한 세 가지가 있습니다. 나만의 스토리, 나만의 자기소개, 나만의 이미지입니다. 획일화된 스펙과 능력에서 벗어난 매력을 장착하기 위해 필요한 작업입니다. <하루 한 줄 인생 브랜딩>에서 차별화 기초 작업을 튼튼히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나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잘 만들었다면, 그 가치가 세상에서 빛을 발휘하기 위해 어떻게 내보내야 하는지 중요한 과정이 남았습니다. '전달'하는 여러 방법 중 저자는 자신이 성장하고 성숙해질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인 책쓰기를 손꼽습니다.


성공해서 책을 쓰는 게 아니라 책을 쓰고 시너지를 내는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 짚어줍니다. 저자는 어떻게 책쓰기에 도전했고,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그 과정을 가감없이 들려줍니다. 내 가치를 찾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독서와 사색이 자리 잡혀 있다면 이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가치를 언어로 옮긴다는 것. 책쓰기 책을 한 권 따로 내도 좋을 만큼 솔직한 Tip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저자의 진솔한 경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하는 방법 중 강연도 있습니다. 저자도 처음엔 어떻게 강연을 해야 하는지 막막했다고 고백합니다. 하지만 처음에 차별화된 가치를 찾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시간을 가졌었죠. 그 여정을 풀어내는 게 바로 강연으로 이어집니다. 역시 기초가 튼튼하면 다음 과정들이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것 같아요.


실제적인 노하우와 결과를 얻고 싶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는 결국 서로의 성장을 돕는 공동체 관계로 확장됩니다. 가치를 관계로 만드는 여정까지 함께 해보세요. 더불어 가치를 팬덤으로 만드는 과정도 꼭 필요합니다. SNS 시대인 만큼 성공적으로 소셜 미디어를 운영하는 법도 단순히 스킬보다 자신만의 철학과 비전을 가지고 운영하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내 인생을 브랜딩 할 때 필요한 것들을 이야기한 <하루 한 줄 인생 브랜딩>. 가치를 만들고, 전문성을 쌓고, 차별화시켜 가치를 전달하고, 관계를 쌓는 공동체로서 성장하는 여정입니다. 장진우 저자의 진솔한 목소리는 꿈을 개척하려는 이들에게 힘이 됩니다. 일곱 가지 성공 비밀의 각각이 저자의 차별화된 콘셉트로 한 권의 책으로 만들 수 있을 만큼 이 한 권 속에 집약되어 있어 읽는 내내 든든한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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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은 일은 죽어도 하지 마라 -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 걱정 없이 사는 법 50
가나가와 아키노리 지음, 정문주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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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 걱정 없이 살고 싶다는 생각은 망상일까요? 망상을 현실로 바꾸는 가장 빠르고 간단한 방법을 <싫은 일은 죽어도 하지 마라>에서 알려줍니다. 전작 <마케터의 문장>으로 국내에 잘 알려진 가나가와 아키노리는 외국계 회계법인 근무 경력을 가진 일벌레 공인회계사 출신입니다. 회의감 느끼던 평범한 직장인에서 이제는 젊은 나이에 성공한 경영 컨설턴트이자 사업가가 되기까지 무슨 일이 생겼던 걸까요.


우연히 참석한 세미나에서 '싫은 일 리스트'를 적은 게 인생 대전환의 출발점이었다고 고백합니다. '오늘이라는 날을 언제나 최고의 하루로 만들겠다'라는 마음으로 하기 싫은 일을 버리니 하고 싶은 일이 비로소 보이기 시작했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었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인생에서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이루려면 '싫은 일은 죽어도 하지 않겠다'라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습니다. 우리는 하고 싶지 않아도 해야 한다는 강박증에 사로잡혀 살고 있습니다. 안 되면 자기혐오에 빠지기도 하면서 말이죠.





싫은 일을 그만두고 하고 싶은 일을 찾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싫은 일 리스트를 작성하세요. 하기 싫다고 떠오르는 모든 것을 조목조목 나열합니다. 빨래 개기 싫다, 책상 정리하기 싫다 같은 소소한 일상부터 회사 가기 싫다는 심각한 일까지 모두 적어보는 겁니다.


이때 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기준으로 삼으면 안 됩니다. 일단 적어보면 무슨 말인지 몸소 경험할 수 있습니다. 저도 해보니 이런 건 적어봐야 결국 리스트에 평생 그대로 남아 있을 거야 하는 부정적인 생각이 자꾸 들어 결국 빼버리는 경우가 숱하게 나오더라고요. 할 수 있는지 없는지가 아니라 무엇이 하고 싶고 하기 싫은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합니다.


그리고 당장 그만두는 것과 조만간 그만두는 것으로 구분해 눈에 잘 띄는 곳에 붙여서 그만둔 것부터 지워나가면 됩니다. 이게 끝입니다. 정말?


가나가와 아키노리는 행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싫은 일 리스트를 적어보는 과정에서 우리가 인식하는 것들에 초점을 맞춥니다. 내 일상의 구석구석에 자리한 사소한 껄끄러움을 찾아내는 거죠. 이렇다 할 이유도 없이 썩 내키지 않은 것들일 겁니다. 싫은 일 리스트를 적다 보면 표면적인 이유 외 속내가 드러나기도 합니다.


1년은 최고의 하루 X 365일입니다. 싫은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하루, 하고 싶은 일만 하는 하루가 모여야 하는 겁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고 루틴화해 습관으로 만들어야 가능합니다.


<싫은 일은 죽어도 하지 마라>에서는 매일 30분씩 좋아하는 일, 궁금한 일을 해보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합니다. 루틴 만들기의 핵심은 30분이라고 합니다. 길면 집중력이 떨어지니 습관화되기까지는 시간도 중요합니다.


싫은 일은 죽어도 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을 행동화하기까지 필요한 것들을 알려주는 <싫은 일은 죽어도 하지 마라>. 행동의 양과 속도가 정말 중요하니 행동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쏟아붓기를 응원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일상은 지금 어떤가요. 자신만을 위한 일정은 어디에 있나요? 싫은 일, 하지 않아도 될 일, 쓸데없는 일로 채워져 있지는 않은지요. 꿈을 현실화하는 가장 빠르고 간단한 방법을 알려주는 <싫은 일은 죽어도 하지 마라>.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무엇인지, 전력으로 달리고 있는지, 하기 싫은 일이 분명한지,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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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미터O
이준영 지음 / 황금가지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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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마지막 세대가 30여 명 남아있습니다. 방사능 오염된 지구에서 더 이상 아이를 낳지 못하는 몸이 되어버린 인간. 마지막 한 명까지 죽게 된다면 지구에 더 이상 사피엔스는 남아있지 않게 됩니다. 생존한 인간들이 모여있는 시설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SF 소설 <파라미터O>. 이 사람들이 모두 죽고 나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소녀는 창조주에게 묻고 싶었다. 자신이 태어난 이유가 대체 무엇이냐고." - 파라미터O 첫 문장 


남은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오로지 강력한 쾌감을 선사하는 쾌감기와 수면실에 박혀 지내고, 활력이라곤 오히려 인간의 시중을 드는 작은 로봇들에게서만 느껴집니다.


시설에는 방사능으로 장애인으로 태어난 아이들이 격리되어 있습니다.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격리된 채 살다 허무하게 죽은 낸시를 보며, 시설의 유일한 엔지니어 조슈는 삶의 목적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합니다. 전파수신기의 어떤 신호를 따라 시설 밖으로 탈주했던 낸시가 가려고 했던 곳은, 시설 밖 어딘가에서 살아가고 있는 조슈의 엄마가 언젠가 말한 황혼 들판이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폭력을 쓰면 감옥에 갇히듯 남은 사람들은 자체적으로 법을 적용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생존을 두고서는 흔들리기 쉬운 협력입니다. 태풍으로 시설의 전력 생산에 차질이 생기는 재해가 발생했습니다. 산소를 담당하는 인공 광합성 장치인 나무가 중단될 위기에 처하자 이기적인 마음이 여기저기 솟구칩니다.


이 시설이 만들어진 원래 목적인 인간의 건강한 유전자를 보관한 씨앗 탱크 가동을 멈추자고도 하고, 감옥에 있는 사람들과 격리된 장애인들을 두고 우선순위를 논하기도 합니다. 내일 죽더라도 오늘은 쾌감기를 사용해야 하고, 그저 자신이 좀 더 오래 살고 싶은 마음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다행히 이번엔 조슈가 수리를 해서 무사히 해결했지만, 앞으로 이런 일이 또다시 벌어지지 말란 법은 없습니다.


"인간성이란 것도 미래가 있을 때나 찾는 거지. 이 판국에 인간성은 무슨." - 파라미터O


죽은 낸시가 갖고 있던 수신기의 신호를 따라 길을 떠난 조슈. 그곳에서 조슈를 기다리고 있는 건 이미 작동을 멈춘 구형 기계종 하나와 하얀색 탄소 재질의 기계입니다. 시설에 있는 기계종과는 전혀 다른 모습에다가 말하는 것도 특이합니다. 작동을 멈춘 '친구'를 '추모'하는 로봇입니다. 자신을 이브라고 소개합니다.


이브의 존재는 미스터리입니다. 데이터를 살펴봐도 파라미터O 단어뿐입니다. 대체 누가 이런 걸 만들었는지 정체와 목적을 알 수 없습니다. 이브는 구형 기계종들과는 달리 일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하지도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파라미터O는 이브에게 궁극적인 목적을 주입하는 변수입니다. 조슈는 이브에게 인간을 위해 일을 하도록 명령어를 넣습니다. 그렇게 이브는 잡다한 일을 하며 시설에서 머뭅니다. 그런데 이브는 확실히 다르긴 다릅니다. 자아가 있는 것처럼 느껴질 만큼 생각하고 행동합니다. 최종 목적은 구형 기계종처럼 일에 맞춰져있지만, 그 과정이 꽤 유동적입니다. 꼭 인간 아이를 키우는 기분입니다. 게다가 외로움을 느끼는 듯 보이더니 스스로를 복제해 이브2, 이브3 … 자손을 생산하는 겁니다. 자손들마다 제각각 파라미터O를 달리 입력해서 발전대, 생산대, 정찰대 등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하며 시설은 한결 여유롭게 굴러갑니다.


이브는 인간을 '창조주'라고 인식합니다. 게다가 이브 외에도 이브의 형제 종족들이 더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도대체 이 신형 기계종을 만든 사람의 목적은 무엇인지 기계종의 비밀이 하나씩 풀리는 과정이 사피엔스 인류의 역사를 되짚어가는 것과 닮았습니다. 인간의 마지막 세대가 죽고 나면 사피엔스를 대체할 신인류가 될 것인지 흥미진진합니다. 소설 <파라미터O>는 로봇의 빅히스토리가 되는 셈이죠.


몇 안 남은 사람들 간에도 인간의 행동은 변하는 게 없어서 클라이맥스에 다다를수록 열불나는 상황의 연속입니다. 자멸을 앞당기는 이기적이고 불안정한 인간의 모습은 읽는 내내 씁쓸함을 안깁니다. 자의식을 가진 로봇이지만, 인간을 위해 일하는 존재로서의 목적을 가진 이브족은 이런 인간을 어떻게 바라볼까요.


어떤 삶을 살아야 허비하지 않는 삶일까요. 허비한다는 말은 본래 목적에 맞지 않게 헛되이 쓴다는 뜻인데, 그렇다면 애초에 삶의 본래 목적이 무엇일까요. 우리 삶에 본래 목적이라는 게 정해져 있기는 한 걸까요. 대부분 밥벌이하느라 정신이 없는 삶을 살면서도 그 안에서 자기가 믿는 대로 살아가는 것이 정답일까요. 조슈의 고민은 자의식을 가진 기계종 이브와의 만남 이후 더욱 혼란스럽습니다. 지난날은 사람다움에 대해 고민했다면, 이제는 로봇의 삶의 목적을 고민하기에 이릅니다.


"누군가의 희생이 있어야만 유지되는 사회라면 차라리 붕괴되어 마땅해." - 파라미터O 


<파라미터O>는 제약회사 연구원으로 일하며 틈틈이 글쓰기를 하고 있는 이준영 작가의 첫 번째 장편소설입니다. 해외 고전 SF 소설 못지않은 스토리여서 한국 로봇 소설의 수준을 한층 올려놓은 작품으로 꼽을만한 소설로 앞으로도 입에 오르내릴 것 같습니다.


2020년은 '로봇'이라는 단어가 세상에 나온 지 100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여전히 소설과 영화 속에서만 자유로운 로봇이고, 사피엔스가 지구를 지배하는 이상 이브와 같은 기계종은 나오기 힘들 테지만 그래도 지금으로부터 100년 뒤에는 로봇이라는 단어가 어떤 이미지일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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