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권 독서법 - 인생은 책을 얼마나 읽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인나미 아쓰시, 장은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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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전문 칼럼니스트 인나미 아쓰시의 읽기 기술 <1만권 독서법>.
저자는 책을 월 60권 이상 읽는 분입니다. 서평용 책 한 권당 평균 20~30분을 읽고 60분에 걸쳐 서평 기사 정리한다는군요. 원래는 한 페이지 읽는데 5분 걸릴 정도로 느리게 읽었지만 각종 매체에 서평을 올리면서 다독가가 되었습니다.

 

빠르고 깊게 많은 책을 읽고 싶다면 <1만권 독서법> 추천합니다.
스토리 콘텐츠인 문학만 읽는다면 이 기술은 맞지 않습니다. 다양한 분야를 읽고 싶지만 현재 독서량이나 독서 속도에 불만 있다면 저자의 노하우가 많은 도움 될 거예요.

 

 

 

독서에 관한 강박관념이 몇 가지 있죠. 꼼꼼하게 읽어야 하고, 내용을 다 기억해야 한다는 것.
이제 바꿔보세요. 인나미 아쓰시 저자는 '책을 읽는 행위'에 대한 발상 전환을 강조합니다. 정독의 저주에서 벗어나라

고 합니다. 무언가 인상적인 게 하나라도 남았다면 그 독서는 성공한 셈이고, 한 번의 독서로 모든 것을 얻을 수는 없으니 저장 강박을 버리라는 겁니다. 이것이 플로우 리딩입니다. 정보과다 시대에 최적화된 '담아두지 않는 독서법'. 그저 책 내용이 자신의 내부로 흘러드는 것에 가치를 두는 겁니다.

 

이 기술을 습관화할 때 골라야 할 책은 읽고 싶은 책 중에서 빨리 읽을 수 있는 책이어야 합니다. 사실과 주장이 담긴 책으로 문학을 제외한 대부분의 책이 해당합니다. 줄거리가 있는 책은 빨리 읽을 필요 없는 책이죠. 그래서 느리게 읽는 사람이 이 기술을 습관화할 때 피하거나 비중을 줄여야 합니다. 9대 1 정도의 비율로요. 문학을 읽더라도 책 한 권에 10일 이상 끌면 너무 늘어져버리니 안 됩니다.

 

 

 

 

담아두기 위해 읽는 게 아니라 글을 쓰기 위해 읽는다면 마음가짐이 또 달라집니다.
서평의 역할이 등장하죠. 서평 전문가인 저자는 두 종류의 서평을 소개하는데요, 서평가의 주관과 주장이 많이 배어 있는 서평과 '인용'을 중심으로 한 미디어 서평에 적합한 방식을 조합하더라고요.

 

핵심을 잊어버리지 않는 효율적인 독서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책을 읽으면서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는 문장을 하나 고르는 한 줄 에센스, 책 한 권을 압축하는 30~40자 정도의 한 줄 리뷰가 도움 됩니다. 이것들이 축적되면 자신의 독서 성향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어떤 책이 내 마음을 움직이는지 알면 독서습관을 지속하는 힘이 됩니다.

 

넘겨 읽기의 기술도 있습니다.

저자 개인적인 이야기, 개별 사례나 체험담 등은 스륵 흘려 넘길 수 있어요. 이론 -> 사례 -> 정리 구조인 경제경영서나 자기계발서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대신 반드시 정독해야 하는 부분은 머리말과 차례입니다. 책의 목적과 요약, 전체 흐름을 파악할 수 있거든요. 한마디로 책 한 권 읽을 때 독서 리듬은 일정 속도가 나올 수는 없어요. 꼼꼼모드와 고속모드를 적절히 사용해야 합니다.

 

 

 

저자는 독서계획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요.
저도 스마트폰 화면에 띄운 달력에 읽을 책 제목을 열흘치 정도는 미리 적어둡니다. 중간중간에 관심 끈 신간이 훅훅 치고 들어올 때도 있지만, 대략적인 계획을 세워두면 편리하더라고요. 이제는 달력에 빈칸이 보이면 오히려 마음이 불안해질 지경입니다.

 

어떻게 많은 책을 읽을 수 있는지, 술술 읽으면서도 핵심을 잊어버리지 않는 효율적인 독서는 어떻게 하는지, 다독이 습관화되면 읽을 책을 어떻게 고를지, 다 읽은 책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독서 습관 형성부터 유지까지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저자와 제 독서 스타일이 달랐던 부분은 두어 군데 있긴 하지만 대체로 닮아 지금까지 읽은 독서법 책 중에서 손꼽을 만큼 흥미롭게 읽은 책입니다.

 

평소 음악 들을 때 한 음도 놓치지 않으려고 기를 쓰지는 않잖아요. 독서도 음악 듣듯 하랍니다. 고된 수행하듯할 필요 없습니다. 음악을 듣듯 글을 흘려 읽으면서도 핵심을 체화시키는 독서법을 알려준 <1만권 독서법>. 다독가의 길 한번 걸어보시렵니까.

 

오늘 읽을 책, 내일 읽을 책을 미리 정해두면 어떻게든 책 읽을 짬을 만들어보려는 의식이 작용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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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미녀와 마법의 물렛가락
닐 게이먼 지음, 크리스 리들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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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닐 게이먼은 <그레이브야드 북>으로 카네기 상과 뉴베리 상 동시 수상한 최초의 작가인데 이 책에서도 스토리가 아주 기가 막힙니다. 일러스트레이터 크리스 리들은 시사만화가로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을 이 책 포함해 세 번이나 받은 작가이고요.

 

<잠자는 미녀와 마법의 물렛가락>은 전래동화 <백설공주>와 <잠자는 숲 속의 미녀>를 교묘하게 조합해 새롭게 창조한 스토리입니다.  명작 전래동화의 흔한 결말,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그 이후는 과연 어떨까?

 

 

 

이 책에서는 백설공주가 여왕이 되어 등장합니다. 어느 날, 곧 결혼을 하겠다고 선언하는 여왕. 삶은 수많은 선택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결혼을 삶의 끝으로 생각합니다. 결혼을 하게 되면 백성들을 통치하며 아이들을 낳고...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는 삶이라는 거죠. 자유의지가 사라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왕이라는 운명에 따라 결혼을 선택합니다.

 

한편 여왕의 나라와 이웃한 나라에서는 '잠'이라는 전염병이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습니다.

<잠자는 숲 속의 미녀>처럼 생일잔치에 초대받지 못한 마녀가 공주에게 저주를 건 사건까지는 동일합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모든 이들이 함께 잠에 빠집니다. 근 70년 전의 사건이지만 잠 전염병이 점점 빠른 속도로 퍼져 곧 여왕의 나라에까지 닥칠 지경입니다. 난쟁이들이 이 소식을 여왕에게 전하면서 여왕은 결혼식을 미루고 직접 해결하러 그곳으로 떠나는데. 

 

 

 

검정 펜과 금색 두 가지만 사용한 그림이 인상적입니다. 금색이 사용된 부분은 극히 일부인데, 그 의미가 궁금하긴 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영어 글자가 그대로 이미지화해서 한국어판이지만 굳이 한글로 바꾸지 않고 영어 폰트를 고스란히 살린 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성으로 가는 길에 본 잠에 빠진 사람들의 모습은 끔찍합니다. 거미줄이 쳐진 채 좀비처럼 괴기스러운 모습이었어요. 그나저나 여왕의 뒷모습이 헝거게임의 캣니스와 닮지 않았나요? 사실 여왕의 모습이 너무나도 멋지게 그려져 표준 체형에 의문을 가질 법 하지만, 백설공주 본판이 아름답다고 하니 이해해주자고요.

 

 

 

성에 도착한 여왕은 높은 탑에 잠들어 있는 금발 소녀를 구합니다. 어떻게? 익히 우리가 아는 그 방법대로.
여자 대 여자의 입맞춤은 왜 꼭 잘생긴 왕자만이 공주를 구하러 오는가에 대한 한방이기도 하네요.

 

이게 끝이 아닙니다. 모든 이들이 잠들었을 때 유일하게 깨어 있었던 노파와 금발 소녀의 관계는 오싹한 서스펜스 소설을 읽는 기분이 들 정도였어요. 겨우 100여 페이지인 짧은 동화에 엄청난 배경과 사건을 녹인 스토리. 닐 게이먼 작가의 필력에 감탄하게 됩니다. 

백설공주의 계모를 통해 우리는 이미 아름다움과 힘을 끝없이 원하는 어둠의 존재를 알고 있죠. 빼앗긴 자들은 어떻게 자신을 지킬 수 있을까요. <잠자는 미녀와 마법의 물렛가락>에서는 여왕의 말과 행동이 곧 자존감을 지키는 힘으로 작용합니다. 그 울림은 우리 딸들, 이 책을 읽는 여성 모두에게 파고듭니다.

 

로버트 문치 작가의 <종이 봉지 공주>의 주니어 버전쯤 되는 책입니다. 초등 저학년 때 <종이 봉지  공주>로 왕자의 허세를 물리치고, 고학년 이후에는 <잠자는 미녀와 마법의 물렛가락>으로 더 깊은 맛을 느껴보세요. 괴기스러운 그림도 있고, 잔인한 묘사가 들어가는 문장도 하나 있고, 12금 문장도 하나 있습니다만 ^^ 정말 잘 읽었기에 마구 추천하고픈 동화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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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소원 100일의 기적 - 잠들기 전, 쓰기만 하면 이루어진다!
이시다 히사쓰구 지음, 이수경 옮김 / 김영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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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완전 빵 터졌어요. 인생을 바꾸는 우주의 법칙이라는 말이 나와서. 누구 때문에 우주의 기운이 오버랩되는지라 ;;; 저자 블로그 이름도 '우주와 사이좋게 지내기'라니 헉... 삐리리한 느낌이 마구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쨌든 본의 아니게 불신의 마음을 한가득 안고 읽기 시작했는데 다 읽고 덮을 무렵엔 호감도 상승!

 

저자는 돈 없음, 연줄 없음, 실력 없음. 3무 상태에서 꿈꾸던 인생을 실현했습니다.

아무것도 없었지만 그저 마음을 달리 먹은 것뿐이었는데 말이죠. '인생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라는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더라는 걸 몸소 보여줍니다. 그런데 이게 쉬우면 너도나도 다 성공했지 말입니다. 그래도 일단 비꼬기 전에 한 번 꾸준히 실천해보고 토 달아보자는 마음이 들었어요. 저자 역시 저 같은 마음이었나 봐요.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말을 연봉 10억 원 번다는 사업가에게 듣고 자기도 증명해보자는 마음에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9년 후 이 책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이런 이야기를 접하면 '의문'이 생기는 게 정상일 겁니다. 그 의문을 넘어서는 과정, 그리고 소원이 이루어지게 하는 실천법을 <3개의 소원 100일의 기적>에서 알려줍니다.

 

극한까지 내몰려서 한계에 다다랐을 때 나타나는 게 잠재의식이라고 해요.
평소에는 잠재의식이 안전, 안심 상태를 유지하고 변화를 꺼려한다고 합니다. 소원의 실현을 방해하는 존재인 거죠. 하지만 극도의 스트레스 상태에 놓이면 잠재의식은 오히려 소원을 이루어지게 하는 존재로 변한다고 합니다. 이 메커니즘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는데 고개가 끄덕이게 되더라고요.

 

이때 중요한 것은 욕망에 집착하는 겁니다. 내려놓음과 반대죠. 뭔가 걱정은 많은데 어떻게 하고 싶은지 명확하게 표현하지 못할 때, 그리고 눈에 보이는 것만 본다고 소원이라는 인식이 없으면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다고 합니다. 우선 소원을 글로 써서 인식하는 일이 먼저입니다.

 

 

 

소원을 쓰는 방법도 노하우가 있더라고요.
부정어는 쓰면 안 된다고 하는데 그러고 보면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이론과 같군요.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 자꾸 생각나듯 말이죠. 행복한, 즐거운 같은 형용사도 사용하지 말라고 합니다.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수치를 명확히 표현하라는군요.
호흡도 아주 중요합니다. 극도의 스트레스 상태에 놓이면 잠재의식이 변화한다고 했는데 그걸 평소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방법으로 호흡 요법을 쓰더라고요. 마지막 줄에 반드시 '고맙습니다'하고 잠재의식에게 감사하면 변화를 저지하려는 잠재의식의 사명이 완료된다고 합니다.

 

세 가지 소원 ×세 번 + 고맙습니다.

이걸 100일 동안 하는 겁니다. 날마다 쓴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는... 다들 아시죠? ㅠ.ㅠ
무려 100일이라니... 절대 쉬운 일은 아닙니다. 예전 같으면 겨우 100일. 그까짓 거 했을 텐데 몇 번 실패를 했더니 이젠 넘사벽 같습니다. 저자도 말하네요. 100명 중 3명꼴 성공한다고.

 

 

 

왜 100일을 못 채울까요.
소원을 이룰 이유가 없어서. 변화가 두려워 잠재의식이 강하게 저항해서.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믿음 때문에. 이 세 가지 원인을 듭니다. 이유와 동기가 명확해야 하는데 온갖 변명을 하게 되죠. 실패하게 되면 그래, 그거 어차피 안 될 게 뻔했어...라고 생각하기 마련이죠.

 

이쯤 되면 정말 절실해야만 이루어진다는 게 저자 말대로 우주의 법칙. 맞는 것 같습니다.
저자의 마지막 조언이 와 닿네요. 자신의 가치, 분노가 실천하는 힘을 지킬 수 있다고 해요. 안심과 안전을 지키느라 분노를 봉인하고 자신의 가치를 내주고 살지 말고, 진짜 감정에 충실하라고 말입니다.

 

그나저나 진짜 되는지 안되는지는 100일 동안 할 엄두가 안 나는데...라고 생각했다가 머리가 번쩍~!

명확한 소원도 없이 지금처럼 변화 없이 살고 싶은가 보다... 지금 삶이 아주 행복에 겨운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현실에 그냥 붙잡힌 채 그럭저럭 살려고 하는구나 싶더라고요. 무작정 고민만 하고 불만만 쌓은 채. 일단은 이걸 깨달은 것만 해도 이 책 읽은 보람 있었다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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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책 - 하버드 학생들도 몰랐던 천재 교수의 단순한 공부 원리
조지 스웨인 지음, 윤태준 옮김 / 유유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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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원리를 알려주는 개론서 <공부책>.
MIT, 하버드 학생들을 가르친 조지 스웨인 교수가 제대로 공부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학생이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공부하는 법'이라고요.

 

그런데 말이죠. 어찌 보면 뻔~한 원리이지만 실천하지 않는 바로 그것입니다. 뭔가 획기적인 공부법이 있나 궁금해서 읽는 분이라면 급실망할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이런 불친절한 책을 봤나. 참 간단간단하게 설명하고 있어요. 실질적인 노하우를 알려주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만만하게 쓱 읽어내고 끝낼 책이 아니더군요. 간단명료해서 오히려 깊이 생각하면서 읽어야 합니다. 그래야 깨달음이 따앗~!

 

<공부책>이 알려주는 공부법은 이해와 생각 중심의 공부를 하라는 단순한 공부 원리입니다. 암기하라는 공부법도 결국 들여다보면 이해가 앞서야 가능하죠.

이 책은 시험공부를 위한 학습뿐만 아니라 문제 해결 방법 그 자체를 배우는 공부책입니다. 오히려 성인들이 읽으면 새로운 분야를 공부할 때 기본 마인드로 삼기 좋습니다. 책을 이용한 공부법이기에 독서가들도 읽어보면 도움 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공부의 목적은 '지혜'를 얻는 것이지 '지식'을 얻는 것이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올바른 공부를 하려면 먼저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참과 거짓을 구별할 줄 아는 판단력을 기르고 지혜를 얻는 것이 공부의 목적이라는 것을 강조합니다. 이 부분은 비판적 책읽기로 나아갈 수 있겠는데요, 저자는 사실과 견해 그리고 논리적 결론을 분명히 구별하라고 합니다. 

 

핵심 개념을 스스로 정의하는 습관 들이는 것도 아주 중요합니다. 이해는 하겠는데 설명 못 하겠다는 건 자기 기만이라고 합니다. 그건 이해조차 안 된 거라고 분명히 말하네요. 사전을 활용하라는데요, 매일 일상 단어를 정확히 정의하고 사전과 비교하는 연습을 하면 좋다고 해요. 논리적 사고로 올바른 추론을 연습하는 논리학 공부도 필요하다고 합니다.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는 법.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것을 철저하게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초지식을 아는 것은 겉핥기식 지식과는 다르다는 말이 인상 깊네요. 무엇을 기억할지 결정하려면 생각을 충분히 해야 합니다. 문제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고 해결하려 들면 안 된다고 해요. 탐구란 질문 던지고 대답하는 과정이기에 책을 읽을 땐 결론도 먼저 스스로 내 봐야 한다고 합니다.

 

올바른 공부 습관과 방법을 알려주는 <공부책>은 기본 원리도 제대로 이해하기 전에 세부 기술을 자세하게 다루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그런 기술적인 노하우는 개개인 성향에 따라 맞지 않을 때가 많죠. 기초 지식 완전 소화가 첫 번째 임무! 저자가 말하는 공부법은 스스로 사고하는 존재로서 사는 삶을 지향하며 공부원리를 다룬 책입니다. 이것은 어떤 교육 시스템에도 흔들리지 않을 공부 원리인 셈이겠죠. 우리 아이가 중학생이 되면 한 번 읽히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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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 나는 존재하는 고양이 - 지혜로운 집사가 되기 위한 지침서
진중권 지음 / 천년의상상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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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가 집사가 되면 이런 주제의 책이 탄생하는구나~!

 

진중권 저자의 반려묘, 루비의 목소리로 이 책의 처음과 끝을 장식합니다. 파블로프의 개처럼 집사가 간식 먹자 말하고 짝짝 박수 치면 다리 부비부비~ 그다음부턴 다리만 비벼줘도 '조건반사된 집사'가 간식 갖다 준다는 말에서 빵 터졌어요. 아... 이런 파블로프의 인간이 ㅋㅋ 대한민국 집사계에 팽배한 낡은 '인간중심주의'를 극복하고 집사 문화에 새로이 '고양이중심주의'를 확립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라는군요.

 

<고로 나는 존재하는 고양이>는 단순히 고양이와의 에피소드를 담은 에세이가 아닙니다.

고양이의 역사, 문학, 철학을 총망라한 교양서입니다. 조금 딱딱하거나 난해한 내용도 있긴 하지만, 지혜로운 집사가 되기 위한 지침서라는 부제처럼 고양이와 인류의 관계에 대해 더 깊이 알 수 있습니다.

 

양이 역사 편에서는 고양이가 어떻게 인간 사회에 들어오게 되었는지부터 고대 신성의 상징, 중세 사탄의 동맹 등 극과 극의 양상을 보인 고양이 이미지를 다룹니다. 고양이를 좋아한 무슬림과 기독교의 종교 전쟁이 바탕이 되어 부정적 이미지가 강해지다가 마녀사냥의 희생양이 된 고양이.
이후 문학, 예술에서 고양이가 소울 메이트로 자리 잡습니다. 부정적 이미지를 부여했던 고양이만의 속성이 이제는 영감을 불어넣어 주는 뮤즈로서의 고양이가 되면서 가치 전도된 셈이죠.

 

 

 

한국의 고양이 역사는 5~6세기경 가야토기에 쥐잡이 고양이 모습이 있다는데 정말 앙증맞은 토기더라고요. 조선왕조실톡 웹툰에서도 언급해서 이미 알고 있는 부분인데 효종 둘째 딸 숙명공주와 숙종이 애묘가였죠. 의외로 옛 문헌 속 고양이 이미지는 대체로 긍정적입니다. 반면 길고양이 천국 일본은 옛날에 묘괴 고양이 이미지가 강했다가 메이지 유신 이후 비교적 최근에 긍정적 이미지로 변한 거라네요.

 

 

 

 

고양이 문학 편에서는 모든 장르 통틀어 문자로 기록된 최초의 고양이 문학은 8세기 말~9세기 초 아일랜드어로 쓰인 <라이헤나우 독본>이라고 합니다. 수도승이 지은 시에 고양이가 등장하는데, 중세에도 교회 문헌에는 오히려 고양이를 우호적으로 묘사하고 있다고 해요. 수도승의 친구격이었죠.

작품 하나하나 제법 깊이 들어가며 살펴보는데 장화 신은 고양이의 경우 왜 장화를 신겼는지 이탈리아 원작, 샤를 페로의 프랑스 버전, 그림 형제 독일 버전을 모두 비교해 분석합니다.  

 

 

 

고양이의 철학 편에서는 동물에 관한 관점 변화를 짚어줍니다.
동물은 사유 없는 기계에 불과하다는 데카르트, 언어 없이 그저 자극-반응 반사 활동하는 존재라는 라캉, 죽음을 의식 못하기에 진정으로 죽을 수 없다 믿은 하이데거까지는 인간중심주의와 이성중심주의를 바탕으로 한 철학이었다면, 얼굴이 없기에 윤리적 주체가 될 수 없다는 레비나스는 이성중심주의를 무너뜨렸습니다. 이후 데리다는 인간중심주의마저 무너뜨렸는데요, 동물을 인간화하지 않고 대등한 주체로 봤습니다.

 

고양이 특유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생각해본다면, 인간중심주의에서 고양이중심주의로 전환하는 것이 고양이와 더불어 산다는 것의 의미가 아닐까라는 것이 저자의 결론입니다.
팔불출 집사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에피소드도 있고, 읽다 보면 인간은 집사일 뿐이라는 운명이라는 게 절절하게 느껴지는군요.

 

책 가격이 만만찮은데 고양이 역사, 문학, 철학 전반적으로 두루 다룬 책이어서 가격 아깝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반려묘 루비의 일상 에피소드라든지 빵빵 터지는 웃음 코드를 원했던 분이라면 생각했던 주제는 아니라는 걸 미리 염두에 두셔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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