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그린란드 - 아이슬란드 전문가가 만든 최신 가이드북, 2017~2018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정덕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1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슬란드 전문가의 노하우가 제대로 담긴 2017-2018년 최신판 여행가이드북 <아이슬란드&그린란드>. 최근 한국 관광객이 늘긴 했지만, 다른 나라 여행가이드북처럼 베스트 관광지만 알려주기엔 아직은 낯선 아이슬란드. 이 책은 아이슬란드를 실제 여행하면서 겪을 수 있는 소소한 노하우까지 다루고 있어, 아이슬란드 여행자에겐 필수 여행책이 될 겁니다.

 

 

 

유럽여행 중 들르는 2박 3일 단기 코스부터 아이슬란드 전체를 둘러보는 13박 14일까지 다양한 일정을 소개합니다. 중요한 점은 다른 곳처럼 도시 중심의 코스가 아니라 아이슬란드 지역상 이동거리를 계산해 일정을 짜야 한다는군요.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 편을 저도 무척 재미있게 봤었는데, 렌터카로 이동하는 것 외에도 버스투어를 추천해줍니다. 지역별 웬만한 투어도 숙소로 태우러 오기 때문에 예약만 잘해두면 끝.

 

 

 

해시태그 여행책 <아이슬란드&그린란드>는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를 중심으로 동, 서, 남, 북부 지역과 근처 그린란드까지 소개합니다. 우리에겐 아직 덜 알려진 핫스페이스도 추천하고 있으니 한적하게, 남들과는 다른 여행코스를 원한다면 꼭 읽어보세요.

 

아이슬란드의 3대 관광지는 싱벨리어 국립공원, 게이시르, 굴포스가 있고 그 외 세계인들의 버킷리스트 10에 들어갈 정도로 핫한 블루라군도 있습니다. 아이슬란드도 이제 중국인 관광객이 몰리나 봅니다. ;;; 블루라군은 중국인 관광객 필수 코스로 몰리는 곳이라 예약 필수라네요.

 

요즘 읽는 소설이 마침 아이슬란드 작가의 책인데, 책 속에 아이슬란드 골든서클 코스인 싱그베들리르(싱벨리어) 국립공원이 배경으로 나와 몰입 더 잘 되네요 ^^

 

 

 

신이 지구를 만들기 전에 시범 삼아 만들어놓은 곳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상상 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는 아이슬란드. 아이슬란드라는 나라가 있구나 인지하게 된 것은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서인데요. 프로메테우스, 왕좌의 게임,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인터스텔라,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배트맨 비긴즈 등 외계행성 같은 느낌이 들면서 분명 CG 일 거라 생각했던 곳들이 대부분 아이슬란드에서 찍은 장면이더라고요.

 

아이슬란드는 문학과 음악 등 예술도 무척 발달한 나라입니다. 북유럽 예술의 원천이라는 느낌이랄까. 온 국민이 독서광이라 하는군요. 아이슬란드 문학을 사가 SAGA라고 부르는데 북유럽 신화, 영웅담 이야기가 많은 중세 아이슬란드 문학의 한 장르입니다. 대표적으로 영국 작가 톨킨이 아이슬란드에 다녀간 뒤 쓴 <반지의 제왕>이 있습니다. 

 

 

 

아이슬란드에는 다양하고 신비한 폭포가 넘쳐나니 폭포를 비교하는 재미도 있고, 빙하 체험, 퍼핀 군락지, 오로라, 얼음 동굴 등 장엄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최고의 여행지입니다. 이 책에서 알게 된 사실 중 놀라웠던 건 여름과 겨울 두 계절인 이곳이 생각보다 춥지 않다는 겁니다. 레이캬비크는 겨울 평균 기온이 1도라는군요. 아이슬란드는 겨울이 길지만 극한의 추위가 없는 대신 바닷바람이 강해 20도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 합니다. 

 

 

 

그나저나 그린란드가 여기에 있을 줄이야. ^^;;;

그린란드는 남서부 해안을 중심으로 관광지가 형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어촌마을의 아기자기함이 보여서 놀라웠어요.

 

청정한 자연을 누릴 수 있는 아이슬란드&그린란드.

관광 인프라로 단숨에 엄청난 반전을 이룬 나라여서 최신 정보가 특히나 필요한 시점이었어요. 아이슬란드를 다시 찾는 여행자들이 꼭 간다는 보물 같은 서부 피요르 지역과 트래킹 코스, 캠퍼들을 위한 정보, 아이슬란드 내륙 완전 정복까지 빠짐없이 소개해 그야말로 아이슬란드의 모든 것이 담겼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하인드 도어
B. A. 패리스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읽는 내내 와... 우와... 으헉.
낮에 읽어도 오싹함 제대로인 심리 스릴러 소설 <비하인드 도어>. 폭력 없이 말로만으로 사람이 얼마나 정신적 공포에 시달리고 피폐해질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열쇠가 돌아가고 문이 열리며 나의 잘생긴 사이코패스 남편이 들어온다." - 책 속에서

 

소설 속 화자인 나, 그레이스가 잭을 만나 결혼에 이르게 된 과거 시점과 결혼생활 중인 현재 시점을 오가는 구성입니다.

이웃을 초대해 식사 준비하는 그레이스가 조금의 실수에도 남편 잭의 눈치를 보는 첫 장면에서부터 싸~한 기운이 감돕니다. 아름다운 집에서 매력적이고 재미있고 지적인 성공한 변호사 잭을 남편으로 둔 그레이스. 남들 눈에는 완벽한 부부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그레이스는 일분일초가 위태로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휴대폰도 없고 이메일도 남편과 공유하고, 혼자서는 사람을 만날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절대 내면의 동요가 드러나지 않도록 조심하는 그레이스를 보면 독자 입장에선 답답한 마음이 들기 마련입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문이 천천히 닫히는 동안 나는 고개를 돌려 잭이 사준 아름다운 집을 쳐다본다. 잠시나마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저 집의 외관을 보고 싶었다." - 책 속에서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동생 밀리와 함께 공원에 갔다가 인연이 닿은 잭. 결혼해서도 동생을 책임져야 하는 입장인 그레이스에게는 연애라는 건 감당하기 힘든 일이었죠. 그런데 꿈꾸던 여자를 드디어 만났다며, 동생까지 기꺼이 책임지겠다는 잭이라니. 그레이스는 잭과 함께할 행복한 결혼 생활을 기대합니다.

 

하지만 결혼식 날 밤 호텔에서 사라진 남편은 다음날 오전에야 나타나는데. 그레이스가 알던 잭과는 딴판인 모습을 보입니다.

 

 

 

"원할 때마다 얼마든지 공포를 주입할 수 있는 사람, 계속 숨겨둘 수 있는 사람,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을 사람. 그런 사람을 발견하기가 힘들다는 건 알고 있었어. 하지만 열심히만 찾으면 결국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믿었어.
…… 그러고 나서 뭘 했는지 알아? ……
너랑 결혼했어, 그레이스." - 책 속에서

 

그레이스가 아닌 실제로는 다운증후군 밀리를 노리고 접근했다는 사실과 다른 이의 공포를 즐기는 본모습을 드러낸 잭. 그가 하는 섬뜩한 말은 믿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가 폭행당한 아내들을 변호하는 것 역시 그녀들의 폭행 흔적을 보며 희열을 느껴왔던 거라고 생각하니 끔찍합니다.

 

특별한 존재로 느끼도록 만들어주고 세심한 배려를 통해 그레이스의 삶을 차지한 잭은 밀리까지도 손쉽게 차지하게 된 셈입니다. 동생 밀리는 기숙사 학교에 머물고 있지만, 몇 개월 후 그들과 함께 살 예정입니다. 그전까지는 잭이 그레이스를 길들이는 시간인 겁니다.

 

 

 

동생 밀리가 약점인 그레이스에게는 물리적 폭력 없이도 감금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1년간은 숱한 탈출 시도를 했지만 번번이 실패합니다. 남편 잭은 언제나 그레이스보다 한발 앞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행동이 동생 밀리에게 영향을 주기에 이제는 겁에 질리고 자포자기한 여자인 척 순응하는 모습을 연기하는 그레이스. 남편을 죽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아도 밀리를 두고 감옥으로 갈 순 없습니다. 때때로 무기력한 자괴감에 빠질 때도 있지만, 오히려 동생 밀리 덕분에 버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능성 있는 해결책 없이 시간은 계속 흐르고, 곧 동생마저 이런 생활을 하게 될 거란 생각에 그레이스는 조급해지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남편 잭이 밀리를 위해 마련한 방은 그레이스가 생각하던 방과는 다릅니다. 지하실에 마련된 그곳은 지옥 그 자체입니다. 

 

 

 

뜻밖의 도움은 동생 밀리에게서 받게 됩니다. 다운증후군이지만 말이 어눌할 뿐 영리한 밀리 덕분입니다. 하지만 감옥에 가지 않고 이 모든 것을 끝낼 방법을 찾기란 너무나도 힘듭니다.

 

그레이스의 것을 하나씩 빼앗아가며 그녀의 삶을 통째로 손에 쥐어버리는 과정은 소오름~! 자기 사전엔 실패란 없고 꿈꾸던 목적을 눈앞에 둔 잭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방법이란 게 과연 있을까 싶더라고요. 서로의 생각을 파악해 그걸 또 역으로 이용하는 심리묘사가 대단합니다.

 

어떻게 해도 사이코패스 남편에게서 벗어날 수 없는 그레이스. 다른 부부 소설 같았으면 억눌린 아내의 모습에 무척 답답해하고 버럭버럭 댔을 텐데, 그레이스만큼은 상황이 상황이라 공감이 더 잘 되더라고요. 패배자처럼 주저 않지 않은 그레이스이기에 어떻게 해결해나갈지 기대하며 읽었습니다.

 

<비하인드 도어>를 읽는 내내 잭의 정신적 폭력에 소름 돋으며 읽었다면, 마지막 문장을 읽고 책을 덮을 땐 치솟는 희열감에 소름 돋을 겁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연사의 쌍둥이 탐정일지
오카자키 다쿠마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폭풍 감동으로 힐링 받을 수 있는 미스터리 추리소설을 만났습니다. 애니메이션 포스터를 보는 듯한 표지가 눈길 끄는, <커피점 탈레랑의 사건 수첩> 오카자키 다쿠마 작가의 신작소설 <도연사(道然寺)의 쌍둥이 탐정일지>. 

 

불교 미스터리 장르물인데 종교적인 불교와 관련한 미스터리라기 보다는, 절에 사는 부지주와 쌍둥이 아이들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상 미스터리물에 가까워요. 물론 그 속에서 불교와 관련한 다양한 지식 정보를 얻을 수 있었던 건 덤~!

 

 

 

도연사 주지 스님인 아버지를 뒤따라 가업을 이을, 서른 살 젊은 스님 잇카이. 이 소설의 화자입니다.

그리고 태어나자마자 도연사 경내에 버려져 이곳에 지내게 된 쌍둥이 란과 렌, 한창 사춘기 시기인 중2 아이들.

 

제목만으로는 명탐정 코난 류를 먼저 떠올렸는데 생각했던 것과는 달랐어요. <도연사의 쌍둥이 탐정일지>는 란과 렌의 가설을 통해 젊은 스님 잇카이가 사건을 이끌어가는 방식입니다. 이 과정이 코미디와 드라마를 오가면서 무척 감동이었어요. 책장을 덮고 나서도 한참 감동의 여운을 만끽하게 되는 소설이랍니다. 

 

 

 

<도연사의 쌍둥이 탐정일지>는 네 가지 사건이 등장하는데요. 쌍둥이 란과 렌, 둘 중 누구의 말을 먼저 듣느냐에 따라 미끼를 덥석 잘도 물어버리는 잇카이. 한마디로 귀 엄청 얇은 잇카이는 이불킥 하고 싶어질 정도로 부끄러운 상황을 스스로 만드는 성격이라 읽는 내내 재미있는 캐릭터다 싶더라고요.

 

"절 옆에는 귀신이 산다."가 신조인 렌. 세상에는 선인과 악인이 뒤섞여 있다는 의미입니다. 의심을 품는 게 당연하다는 식이죠. 반면 부천인신천인(仏千人神千人), 세상에는 착한 사람이 아주 많다며 성선설을 신봉하는 란. 인간의 선의를 믿고 다감솔직한 성격의 란과 인간의 언동을 악의로 해석하는 시니컬한 렌은 피가 섞인 쌍둥이면서 대조적인 아이들입니다.

 

 

 

선악의 문제가 아니야. 살면서 하는 흔한 실패지. - 책속에서.

 

 

 

공양주의 장례식에서 사라진 조의금 사건, 일찍 아버지를 여읜 사춘기 소녀의 이상한 행동, 유산 후 임신이 되지 않아 공양을 하러 온 여인의 수상한 거짓말.

 

이처럼 도연사 쌍둥이들과 승려 잇카이가 함께 해결하는 문제는 소소한 일상 미스터리 수준입니다. 사건 자체가 꼬이거나 기괴한 미스터리는 아니어서 싱거울 수 있지만, 캐릭터들의 성격이 더해져 무척 인상적으로 풀어나가고 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세 사람이 똑같은 꿈을 꾸며 소설의 마지막 미스터리가 시작됩니다. 쌍둥이를 낳은 어머니로 짐작되는 여성이 꿈에 나타나자 다들 심란합니다. 게다가 교통사고로 급사한 여성이 꿈 속의 여자라는 걸 알게 된 잇카이.

 

한 인간이 분명히 살다 갔는데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되면 그 아이가 너무 불쌍하잖아. - 책 속에서

 

지금 유지된 생활이 흔들릴까 두려운 마음에 쌍둥이에게 알려줘야 할지 말지 갈등하다가 결국 장례식이 끝난 후 이야기합니다. 눈물 핑 돌면서 찡한 분위기로 가다가...

반전 한 번 안겨줍니다. 아마 다들 함께 이불킥하게 될 거라는.

 

 

 

란과 렌, 잇카이의 관계는 매력만점! 병적으로 고급 과자를 좋아하며 식탐이 슬쩍 드러나기도 하는 란의 모습, 말은 시니컬하게 하지만 깨갱 꼬리 감추는 모습이 눈에 선할 정도인 렌, 독경 할 때는 좀 있어 보이지만 놀리면 놀리는 보람있는 반응을 매번 보이는 허당 잇카이. 간간히 치고들어오는 유머코드가 있어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다가오네요.

 

예리한 분석으로 사건의 본질을 바라보는 란과 렌 그리고 잇카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그들이 느끼는 감정은 평소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일깨워줍니다. 소중함을 잊고 있었던 것들을 깨닫게 합니다.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왜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되었는지 이 모든 바탕에는 가족애가 깔려 있어 책장을 덮을 무렵엔 마음이 더 따뜻해져 있을 겁니다. 

 

 요즘은 으스스한 미스터리 소설 위주로 읽는 중이라 <도연사의 쌍둥이 탐정일지>는 자칫 싱겁고 밋밋하게 읽힐 수도 있겠다 싶었건만,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마음 온도 1도 올리는, 웃음과 감동 제대로 안겨주는 힐링도서로 추천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몬스트러몰로지스트 3 - 피의 섬
릭 얀시 지음, 박슬라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우리는 모두 사냥꾼이다. 우리는, 우리 모두는 괴물학자다.

 

마지막 권이 남아있지만 3권 정말 최고였어요! 제대로 웃기다가도 제대로 잔혹포텐 터뜨리는 릭 얀시 작가. 2권은 괴물학자 워스롭 박사의 과거에 치중했다면, 3권 <피의 섬>은 박사의 제자이자 조수인 윌 헨리의 성장기와도 같습니다.

 

 

 

이번엔 괴물도 그냥 괴물이 아닙니다. 괴물학의 성배, 괴물의 아버지, 심연의 군주라 불리면서도 그 누구도 괴물의 본 모습은 발견하지 못한 괴물 중의 괴물 티포에우스 마그니피쿰. 그 괴물이 식사할 때면 잘게 다져진 부스러기들이 하늘에서 쏟아진다는군요. 이번에 등장한 괴물도 식인이니 상상은 자유.

 

 

 

1권에서 등장한 괴물사냥꾼 존 컨스 박사가 (무려 잭 더 리퍼!) 워스롭 박사에게 작은 상자를 보냈습니다. 그 상자를 빠르고 안전하게 배달하기 이용된 배달원의 사연도 초반엔 어찌나 웃기던지. 생각보다 유쾌하게 시작합니다.

 

그나저나 상자 속 물건의 정체는 괴물학의 성배라 불리는 마그니피쿰의 흔적이었어요. 절대 직접 손을 대면 안되는 물건이지만, 그런 걸 알 리 없는 배달원은 이미 손을 댔던 겁니다.  워스롭 박사의 집에서 한순간에 증세가 악화되면서 기이한 모습으로 변하게 되고, 윌 헨리마저 손가락 하나를 잃게 되는 긴박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이 과정에서 윌 헨리를 잃을까 두려워하는 워스롭 박사. 평소 윌 헨리를 거의 노예 수준으로 대했지만, 앓아누운 윌 헨리 곁에 머물러 보살핍니다.  "너는 나를 인간으로 지탱해 주는 유일한 존재"라며 "날 두고 떠나는 건 허락할 수 없다"라고 읊조리는 박사의 모습은 측은하더라고요.

 

이런 박사의 마음은 윌 헨리에게 오히려 심각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사건으로 이어집니다. 마그니피쿰의 실체를 찾아 떠나면서 윌 헨리를 남겨두고 다른 사람을 조수로 데려간 겁니다. 박사의 배려가 윌 헨리에게는 수치심, 혼란, 분노를 안겨줍니다. 윌 헨리는 실존의 의미가 흔들릴 정도로 충격을 받습니다.

 

 

 

하지만 십 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고 했나요. 윌 헨리를 두고 떠난 박사는 어이없게 영국의 한 정신병원에 감금되어버리고, 마그니피쿰을 쫓는 영국과 러시아의 알력 사이에서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윌 헨리가 합류하게 되고, 아프리카로 간 그들은 본격적으로 괴물 사냥에 돌입하는데.

 

<피의 섬> 편에서는 워스롭 박사와 윌 헨리의 관계를 철학적 수준으로 깊게 파고 들어가네요. 서로가 서로에게 느끼는 감정을 독자에게 보여주는데 집중합니다. 어떤 장면에선 눈물도 찔끔할 정도였어요. 릭 얀시 작가의 문체도 이번엔 좀 더 시적인 분위기를 풍겨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윌 헨리는 폭풍 내면 성장을 보여줘 이젠 아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들의 생명을 위협하며 쫓는 이들을 해치우는 윌 헨리의 모습은 괴물사냥꾼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내 안에서는 나 아닌 내가 빠르게 풀려나고 있었다"라고 깨달은 윌 헨리. 이 사건을 통해 우리 각자의 내면에 숨어 있는 괴물, 얼굴 없는 존재의 얼굴을 마주합니다. 심연과 우리를 가르는 경계가 얼마나 약하고 가는지 알게 됩니다.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싸움 속에서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 프리드리히 니체 <선악의 저편> 중

 

 

 

무서우면서도 욕망했다. 욕망과 두려움은 내가 괴물학자에게서 가장 크게 물려받은 것이다.

 

붉은 비, 핏빛 강을 이루는 피의 섬에서 욕망이 절망을 만나는 순간, 괴물과 인간의 구분이 사라져 버립니다. 3권 <피의 섬>에서는 예상치 못했던 결과를 낳으며 숙연해지는 기분까지 맛보았네요.

 

그나저나 매권 카메오 인물을 내세워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릭 얀시. 이번에 등장한 카메오는 순간 제가 꺄악~! 소리쳤을 만큼 깜짝 인물이었어요. 셜록 홈즈의 창조주 코난 도일 박사입니다. 후반에는 아프리카에서 삶을 마감한 프랑스 시인 랭보까지 등장합니다. 그들의 깨알 대사와 행동, 무척 재미있답니다. 1권에 등장했던 잭 더 리퍼로 알려진 존 컨스 박사가 왜 갑자기 연쇄살인을 멈추고 사라졌는지를 짐작게 하는 충격적인 장면도 등장하니 기대하시라!

 

윌 헨리의 일기장을 옮긴 <몬스트러몰로지스트>. 일기장은 이제 세 권만 남았고, <몬스트러몰로지스트 4 최후의 내리막길> 편은 제목부터 마음이 아릿아릿해질 정도여서 벌써 슬퍼집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페인 셀프 트래블 - 2017~2018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김은하 지음 / 상상출판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진짜 여행은 길을 잃은 후 시작된다. 보물찾기는 그때부터다.
구시가지 골목골목을 지도 없이 돌아다니다 보면
사람 사는 풍경은 가까워지고, 당신만의 새 지도 한 장이 만들어진다.

 

 

 

드넓은 영토 덕분에 남쪽의 온화한 지중해와 북쪽의 거친 자연 절경 등 다채로운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유대, 이슬람, 가톨릭 문화가 공존하고 20세기 예술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매력적인 여행지 스페인. 스페인의 현재와 과거 모두 볼 수 있는 중남부 코스, 가우디와 소도시 여행하기 좋은 동부 코스 등 스페인의 역동성과 여유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자유여행 코스를 소개하고 있어요. 산티아고 순롓길도 있죠.

 

 

 

<셀프트래블 스페인>에서는 수도 마드리드보다는 스페인 제2의 도시 바르셀로나에 집중했습니다. 김은하 여행작가는 스페인 로컬 문화에 푹 빠져보는 것을 강조합니다. 언제나 축제인 스페인에서 여행자처럼 굴기보다는 현지 행사와 음식에 과감히 도전하라고 말이죠. 바르셀로나는 일주일 정도의 일정 혹은 한두 달 살아 보기에도 무척 좋은 도시라고 해요.

 

 

 

스페인에 관심 가지게 된 계기가 가우디의 멋들어진 건축물 때문인데요. 이 책에서도 그 부분이 가장 먼저 눈에 띄네요. 가우디의 후원자 구엘 저택, 동화 속 집처럼 아름다운 카사 바트요, 나선형의 몸체에 투구를 쓴듯한 카사 밀라, 봄의 생동감이 느껴지는 타일이 돋보이는 카사 비센스, 전원도시를 조성하려다 중단되어 현재 공원으로 된 구엘 공원, 가우디가 말년에 매달린 성 가족 성당(사그라다 파밀리아)을 하나하나 소개합니다.

 

가우디 건축 여행 외에도 보케리아 시장, 구시가지 산책, 지중해 해변에서의 여유 등 들를만한 곳이 꽤 많았어요. 특히 바르셀로나에 가서 유명 재즈 공연을 관람하는 즐거움을 놓치기엔 아깝겠더라고요. 다양한 라이브 공연으로 예술과 문화가 꽃 피는 밤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스페인 사람들이 지닌 여유로움과 무한 체력은 정말 최강이라고 하는군요. 의자 없는 바에서 몇 시간고 서서 수다를 떨기도 하고, 춤과 음악을 함께하며 밤새 놀기도 하고. 노천 클럽 등 다양한 대표 클럽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바르셀로나에 집중했기에 나머지 3분의 1 분량은 스페인의 또 다른 매력을 듬뿍 느낄 수 있는 곳을 콕콕 짚어주고 있어요. 절벽 위에 펼쳐진 하얀 도시 론다, 예술 과학의 도시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된 건축물이 있는 스페인 제3의 도시 발렌시아, 거칠고 푸른 바다와 장엄한 풍경을 연출하는 유럽의 봉우리들을 만날 수 있는 북부가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스페인 하면 가우디 건축 여행이나 여러 문화가 혼재한 톨레도 여행 정도로만 생각했다면 <셀프트래블 스페인>을 읽고 나니 코스가 훨씬 더 늘어나버렸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