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미친 것 같아도 어때?
제니 로슨 지음, 이주혜 옮김 / 김영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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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트위터에 유행시킨 #격하게행복하라 의 장본인 제니 로슨. 극단적 불안 장애, 우울증, 류머티즘 관절염, 강박신경증 등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안고 사는 저자는 정상인이라면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감정들을 겪으며 사는 사람의 일상을 털어놓습니다.

 

원제 Furiously Happy (격하게 행복하라)의 전형적인 자기계발서 느낌의 제목보다 한국어판 <살짝 미친 것 같아도 어때?>가 더 정겹게 다가오는 건 사실이네요. 원서 표지에는 두 팔을 활짝 펼친 박제 너구리 사진이 실렸는데 본문에도 나오는 너구리와 저자의 스토리를 알고 보면 표지만으로도 빵 터질만한데, 한국어판은 그 사진이 표지로 쓰이진 않아서 아쉽긴 합니다.

 

 

 

 

극심한 우울증을 앓던 제니 로슨은 블로그에 커밍아웃합니다. 정신질환으로 고통받는 사실을 털어놓은 후 후회는 없다고 해요. 개인적인 어려움이 명백해 눈에 띌 수밖에 없으면 오히려 감추는 게 거짓 역사를 만드는 거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고통이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 주는 상황에 대한 죄책감으로 뇌가 자신을 죽이려고 들 때마다 커밍아웃한 부분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었습니다.

 

20년 가까이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제니 로슨. 곁에는 이해해주는 남편과 딸이 있습니다. 야옹쟁이 페리스와 수고양이 헌터도 있고요. 정상인이라면 생각하기 힘든 상식 밖의 말과 행동은 기본이고, 대화는 아무말 대잔치로 향하기 십상이지만 제니 로슨이 조금 별난 사람이라는 걸 이해하며 사는 남편과 딸의 다정하면서도 위트 있는 모습이 사랑스러웠어요.

 

"세상 사람 모두가 정신 질환의 스펙트럼 안에 있다고 배웠다. 눈금이 거의 표시되지 않는 영역에 있는 사람도 많고, 대처법을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사람도 있다." - 책 속에서

 

'누구나 옷장 속에 잘린 사람 머리 하나는 넣어두고 산다'라는 표현처럼 말하지 못한 고백, 비밀, 조용한 공포 같은 누구나 가진 것들이지만 공유하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제니 로슨은 '살아남기' 대신 '살아가기', '정신 차리기' 대신 '격하게 행복하기'를 선택했습니다.

 

 

 

블랙코미디를 보는 듯한 유쾌함과 어이없음을 조합한 <살짝 미친 것 같아도 어때?>. 읽다가 무심코 웃고 있는 걸 알아차리면서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는 일이 다반사였어요. 어둠 속에 스스로 숨어버리고 부끄러워하고 자책하며 고통에 빠지며 허우적대는 시간들을 거치면서 결국 그들도 생존자라는 걸 보여줍니다. 정신질환에 맞서려고 고민하고 노력한 제니 로슨의 절실함이 전해집니다.

 

코알라 옷을 입고 코알라 안아보기, 세계에서 가장 큰 것들 보기 등 버킷 리스트를 실천하러 떠난 호주 여행은 집을 떠나는 일 자체가 고통이었던 제니 로슨에게 큰 변화를 안겨 줍니다.

 

웃으면 안 될 것 같은 주제를 웃음을 참을 수 없게 만들어버린 제니 로슨의 솔직한 이야기들은 독자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합니다. '미친 상태'도 삶의 일부임을 받아들인 반면 어둠에 잠식되지 않게 무기를 챙긴 제니 로슨의 이야기. 만나보세요.

 

"우리를 움직이는 동력은 흔히 우리를 행복하게 해준다고 말하는 것과 아주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중략) 나를 가장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생각보다 훨씬 포착하기 쉽다는 것을 아는 것은 대단한 재능이다." -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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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사소한 일에 화를 냈습니다 - 자존감이 높아지고, 인간관계가 술술 풀리는 감정 정리법
와다 히데키 지음, 정지영 옮김 / 상상출판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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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불확실한 시대에는 안정감을 느끼지 못해 사소한 일에 불안해하고 화내고 뒤늦게 후회하는 일이 잦습니다. 습관처럼 반복되면 우울한 마음에 빠져 본인이 지치는 것은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끼칩니다.

 

정신과 의사 와다 히데키 저자는 쉽게 화내거나 우울해하는 습관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 <오늘도 사소한 일에 화를 냈습니다>에서 풀어나갑니다. 작은 일에도 불쾌해지는 마음에 대처하는 법 배워볼까요.

 

 

 

기분이 쉽게 나빠지는 사람은 불평불만이 많아지고, 사소한 일에 금세 감정이 상합니다. 하지만 같은 상황에서도 감정의 동요가 크지 않은 사람도 분명 있습니다. 그 차이는 바로 화가 지속되는 시간이라고 해요. 화가 났다가도 곧 풀린다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지만, 욱하는 기분을 한없이 끌고 간다면 인간관계에 문제가 생기기 쉽습니다.

 

기분이 쉽게 나빠지는 이유는 무엇인지, 우울한 기분에서 쉽게 헤어 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내 감정의 무엇이 충족되지 않아서 이러는지 이해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오늘도 사소한 일에 화를 냈습니다>는 마음에 쌓이는 부담을 줄이는 방법, 중요한 일에 집중하는 방법, 무의미한 경쟁에서 벗어나는 방법 등 생활과 일, 인간관계에 필요한 노하우를 들려줍니다.

 

 

 

자신에게 엄격해 자책하는 성향이라면 정신적 부담이 얼마나 클까요. 자신에게 엄격한 사람은 타인에게도 요구하는 수준이 높다고 합니다. 그 수준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못마땅하게 보게 되죠. 중요한 것은 실수를 아예 없애는 것이 아니라 실수를 다시 반복하지 않는 일이라는 것을 짚어줍니다. 자신이나 타인에게 관용을 베푸는 법을 배워보기도 합니다.

 

화낼 정도의 가치가 있는 게 아닌데도 분노를 터뜨리고 기분이 상한다면 신체적으로도 문제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저자는 자신을 지키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건지 일깨우기도 합니다.

 

<오늘도 사소한 일에 화를 냈습니다>는 자기 내면의 욕구불만을 눈치채도록 도와줍니다. 근본 원인을 해결해야 마음속에 쌓인 화를 풀어줄 수 있습니다. 스스로가 쉽게 상처받는다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다면 다양한 문제들에 극복할 방법을 미리 생각하면 좋다고 합니다. 이런 건 학교에서는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이 책에서 알려주는 사소하지만 강력한 기분 전환법으로 즐거운 마음으로 좀 더 행복을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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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 평전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32
도가와 신스케 지음, 김수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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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민 작가 나쓰메 소세키의 일생과 문학 작품을 들여다보는 <나쓰메 소세키 평전>. 이와나미 시리즈에 포함된 <강상중과 함께 읽는 나쓰메 소세키> 책은 작가의 대표 작품 해설에 비중을 뒀었고, 도가와 신스케의 <나쓰메 소세키 평전>은 어린 시절부터의 여정을 들여다보며 작품과 일생을 함께 살펴보는 책입니다.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에는 작가의 개인사가 묘사된 부분이 많아 일대기를 알고 읽으면 더욱 깊은 작품 읽기가 될 겁니다.

 

어린 시절 양부모와의 생활은 <유리문 앞에서>, <한눈팔기> 등에 묘사되었고, 영어 교사 시절의 경험담이 배인 <도련님>, 온천 여행을 다녀온 경험은 <풀베개>, 손금을 본 경험은 <춘분 지나고까지>, 참선을 한 경험은 <문>에, 치질 수술을 한 경험은 <명암>에 등장하며 나쓰메 소세키의 경험이 어떻게 소설 속 인물들에게 주입되었는지 짚어줍니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서 언급되었고 각종 단편들에서도 묘사가 자주 이뤄졌을 정도로 그가 좋아한 작가 칼라일. 평전에는 국비로 간 영국 유학 시절 나쓰세 소세키가 칼라일의 옛집을 방문했던 일화가 소개되어 있어, 그에게 칼라일이 어떤 존재인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작가의 일생을 알고 다시 소설을 읽으니 울림과 소소한 재미를 얹어주는 평전의 가치를 다시금 깨닫습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이건 작가 이야기인데? 할 정도로 자주 눈치챌 수 있는 부분은 건강 문제였는데요. 위장병, 신경쇠약, 폐결핵 등 그가 앓던 질환을 소설 속 인물들에게도 잊지 않고 안겨주더라고요.

 

<나쓰메 소세키 평전>에서는 건강, 부부, 친구 관계는 물론이고 경제적 문제까지 상세히 다룹니다. 나쓰메 소세키 사진을 처음 봤을 땐 꼬장꼬장한 기성세대의 전형적인 모습이라 선입견이 있는 채 소설을 접하기도 했습니다. 스스로 말한 그의 성격 또한 완고하고 욱하는 성격이 있다고 했듯, 낯가림도 있고 몰두하다가도 미련 없이 내던지는 성향이 있는 나쓰메 소세키.

 

 

 

여자와 아내에 대한 그의 사고방식은 소설을 읽던 당시 제가 느낀 감정으로는 아내는 무시하면서도 신여성은 사람답게 바라보는 그런 관점을 느꼈던지라 좀 아니다 싶은 때도 있었어요. 평전에서는 일기장에 아내 흉을 잔뜩 썼던 나쓰메 소세키의 상황을 들려주는데, 그의 성격과 상황을 조합하면 이해되는 면이 있긴 했습니다. 당시 신문물을 익히고 서양 사고방식을 접했던 지식인이었지만 그래도 옛 시대 사람임을 이해하고 읽을 수밖에요.

 

당시 일본의 개화 상황에서 지식인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하며 개인적으로는 현실에서의 고난을 빗대기도, 희망을 담기도 합니다. 더 깊은 이해와 애정을 안겨 준 <나쓰메 소세키 평전>. 인간의 마음과 행동을 이해하려고 애쓴 흔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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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마음 - 나를 키우며 일하는 법
제현주 지음 / 어크로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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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하세요?라는 질문에 짧게 답하기 어려운 각양각색의 일들을 하는 이라면 더 공감할 책 한 권 소개합니다.

 

11년간 남들이 좋다고 하는 일을 선택해 살다가 6년간 직장 밖의 세상을 겪었고 다시 직장인이 된, 노마드 대표주자 제현주 저자는 동기부여가 필요하고 지지와 위로가 필요한 이들에게 <일하는 마음>을 바칩니다.

 

일에 대한 고민을 언제 하는지 되돌아봤더니 경제적인 문제와 정신적인 성취감 중에서 한 쪽이 아쉬울 때, 정말 이대로 괜찮은지 온갖 갈등과 혼란에 빠지게 되더라고요. 돈도 안되면서 시간은 잡아먹지만 이유 없이 좋고 잘하고 싶은 일이 하나쯤 있을 겁니다. 취미 생활이든 업의 일부이든 상관없이 본인에게만큼은 중요한 가치로 자리 잡은 그것.

 

그것을 할 때 비로소 온전하고 뚜렷한 성취감을 느끼니 고민의 주범이면서도 놓치기 싫습니다. 제현주 저자는 '나만 알고 있어도 충분한, 자기완결적 우주' 속에서 '깊은 안정감'을 느끼는 그 일을 지속하고 있었습니다. 마음속 갈등을 해결해버린 과정이 저는 공감되었어요.

 

"어차피 what if를 확인할 방법은 없고, 단 하나의 경로만을 경험할 수 있다면 행복과 불행, 성공과 실패는, 내가 의식적으로 내리는 선택보다는 내가 어쩌지 못하는 행운과 불운, 그 행운과 불운을 대하는 나의 태도로 결정될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기로 했고, 그 덕에 선택은 가볍게 하고 오늘은 단단하게 살려고 한다. 역시 내가 어찌할 수 있는 것은 오늘의 일상뿐이다." - 책 속에서

 

 

 

직장 밖의 세상을 겪으며 규정되지 않은 제각각의 방식으로 일하는 이들이 많다는 걸 몸소 경험하며, 어떻게 일해야 나를 키우고 성장할 수 있냐는 고민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볼 수 있는 책입니다.

 

열심히 하거나, 잘하거나, 꾸역꾸역 계속하거나. 어디에 초점 맞춰 살아갈지는 저마다 다릅니다. 스키 덕후인 저자는 일이고 운동이고 다를 게 없다는 비유를 들며 꾸역꾸역 쪽에 손을 듭니다. 새로운 무엇이 갑자기 되는 게 아니라 여태껏 몸에 밴 것들이 자동화되어 드러나는 순간에야 깨닫는 일이니까요.

 

둘 이상의 소속을 추구하고 다양한 방식과 역할을 가지고 일하는 이들을 지칭하는 N잡러, 협업과 겸업의 공동체 관계망에 관한 이야기도 같은 고민을 안고 사는 이로서 공감되는 것들이었어요. 개인들이 하고 싶은 일들 사이에서 교집합이 있어야 가능한 공동체 유지를 롤링다이스 사례로 들려줍니다. 사람은 어차피 자신이 필요한 것을 향해 움직인다며 무엇을 줄 수 있는 사람인지, 무엇이 필요한 사람인지 둘 다 살펴보는 고민이 필요했습니다.

 

전통적인 환경에서 벗어난 오늘날을 살아내며 기성 시스템 밖으로 밀려났든 스스로 나왔든, 밥벌이의 영역과 가치를 정의 내리는 건 복잡한 문제이긴 합니다. 어떤 날에는 이런 고민들을 하는 이유가 남의 시선은 물론이고 타당성을 스스로에게 억지로 안겨주려고 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자괴감에 빠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나를 키우며 일하는 법에 대한 고민은 계속해야 한다는 걸 이미 앞서 걸어본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깨닫습니다. 내 에너지를 쓰는 데 아깝지 않은 일이란 무엇일까, 어떻게 일하며 성장할 것인가. 결국 넘어서야 할 어려움의 크기보다 하고 싶은 마음의 크기가 결정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건 당연한 이야기인 것 같아요.

 

무슨 일을 하느냐는 질문보다 요즘 무슨 일에 가장 많이 시간을 쓰냐는 질문이 어울리는 이들이라면 읽어봐야 할 책 <일하는 마음>. 정답은 없지만 같은 고민을 했고 먼저 걸어본 이의 경험 속에서 건져올릴 만한 것들이 많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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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떡하죠, 마흔입니다 - 흔들리지 않는 삶을 위한 마음철학 수업
키어런 세티야 지음, 김광수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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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마흔부터라지만 기회의 상실, 욕망의 좌절, 숨 막히는 사회적 압박이라는 단어가 지배하는 시기에 맞닥뜨리는 중년의 위기. 공허함과 허무감이 밀려드는 중년의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까요.

 

철학자 키어런 세티야 저자는 중년의 다양한 위기들을 조명해 철학적 관점을 바탕으로 중년의 삶에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전략들을 제시합니다. <어떡하죠, 마흔입니다>는 도덕철학서이자 자기계발서입니다.

 

중년의 위기라는 명칭은 1965년 등장했지만 그 이전부터 문학 작품 속에서는 이미 중년의 위기를 묘사했습니다. 위대한 예술인들 역시 중년이라 불릴만한 나이대에 작품활동이 거의 없었던 사례도 부지기수였습니다. 오래전부터 중년의 위기는 있었던 겁니다. 겪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닌 언제냐의 문제일 뿐인 겁니다. 그렇기에 준비를 잘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일부 철학자들은 중년의 위기를 실존적 가치 행위를 통해 대처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사색하라, 취미를 가져라는 식으로 말이죠. 하지만 저자는 삶의 욕망이 강렬함에도, 무시하기에는 너무 절박함에도, 온종일 사색하거나 골프를 치는 것은 실수라고 지적합니다. 치명적인 상황에서는 치명적인 것을 생각해야 한다는 거죠.

 

그렇다고 철학이 전혀 도움되지 않는다는 말은 아닙니다. 상실감을 불러일으키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할 필요가 있을 때 도덕철학은 필요합니다. 중년의 위기를 상실만으로 보지 않고, 상실이 인생에서 피할 수 없는 부작용이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상실은 인정해야 할 대상이 되는 겁니다.

 

유독 상실한 기회에 대한 향수가 강한 경우, 현재의 삶을 바꿔야할 다양한 이유가 있더라도 변화 자체의 매력이 환상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걸 짚어줍니다. 향수는 관점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 부분도 도덕철학을 바탕으로 위로를 받을 수 있다는 걸 저자는 알려줍니다.

 

욕망을 충족했음에도 공허하고 반복되고 하찮은 것 같은 느낌, 충족된 욕망의 공허함을 느끼는 중년. 욕망이 충족되면 기뻐해야 하지만, 방향을 잃고 우울해지는 중년의 위기가 공감됩니다.

 

 

 

삶에 방향이 필요하다는 해법은 결국 끝없는 도돌이표에 묶이는 딜레마에 빠지기도 합니다. 가치를 추구한 행동이 자기 파괴로 이어집니다. 저자는 일 위주의 완료형 활동에 집중하면 이런 반작용을 일으킨다고 합니다.

 

충족은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떡하죠, 마흔입니다>는 내 삶에서 의미의 근원이 대부분 최종 상태에 초점 맞춰져 있다는 완료형 사고방식을 인지하게끔 합니다. 그리고 과정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미완료형 활동을 고민해보라고 합니다. 그것이야말로 삶을 고갈시키지 않는 해법이라고 말이죠.

 

상실의 시절인 중년의 숙제는 바로 현재의 공허함에 대처하는 일입니다. 만족감은 뒤로 유보되고 열심히 노력한 결과마저 자기 파괴적이라는 데서 오는 느낌에 대처하는 겁니다. 현재에 몰두하고 미완료형 지향의 가치를 깨닫는 것, 그것이 중년의 숙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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