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숲의 비밀 미래 환경 동화
정윤선 지음, 김민지 그림 / 썬더키즈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원자력 발전소 사고에 대해 어린이들의 눈높이에서 읽을 수 있는 책 <붉은 숲의 비밀>. 사고로 생명체가 사라진 도시에서 벌어지는 고양이들의 모험담을 통해 원자력 발전소의 두 얼굴을 만날 수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때 남겨진 동물들의 안타까운 사연은 한 번쯤 접해봤을 겁니다. <붉은 숲의 비밀>의 주인공 '탄'이도 사고 당시 부모를 잃고 할아버지와 함께 간신히 구조된 케이스예요. 하지만 도시를 벗어났다고해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방사능에 노출된 동물들은 재오염 위험성을 이유로 살처분될 예정이었습니다. 다행히 무사히 탈출해 이웃 도시에서 다른 길고양이들과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사고 후 3년이 흐르고, 요즘 들어 이 도시에도 아픈 사람들이 점점 늘어만 갑니다. 길고양이 밥을 챙겨 주던 이들도 하나 둘 갑자기 안보이기 시작합니다. 붉은 숲에서 흘러나오는 강물 때문입니다.


원자력 발전소 사고 당시 푸르른 소나무가 붉게 변하며 죽게 되자 붉은 숲으로 불리게 되는데, 그곳에서 흘러나오는 오염된 물이 주변 도시들까지 영향을 주는 겁니다.


오염되었는지 실험을 하기 위해 길고양이들을 잡아가려는 사람들과 그들을 피해 도망다니는 고양이들. 이제 이 마을도 더이상 안전하지 않습니다. 고양이들은 방사능 피해가 없는 곳으로 떠나려는 계획을 세웁니다. 그런데 그곳은 붉은 숲을 가로질러야만 갈 수 있는 곳이라는 게 문제네요.


언제 사람들에게 붙잡힐지 모르는 상황이니만큼 결국 붉은 숲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맞닥뜨리는 놀라운 광경들. 소나무는 붉게 변해 있고, 거대 버섯이 곳곳에 있고, 휘어진 생선 뼈, 고양이보다 몇 배나 더 큰 개미 등 보통의 숲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을 마주합니다.


오염된 땅에서 무시무시한 괴생명체의 위협을 받으며 무사히 붉은 숲을 빠져나갈 수 있을지. 읽는 내내 두근두근 긴장감 제대로네요. 끔찍한 생물들의 리얼한 묘사는 그만큼 원자력 발전소 사고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셈입니다.


적은 양으로 엄청나게 큰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원자력. 장점이 있지만 그 위험성은 너무나도 큽니다. <붉은 숲의 비밀>에서는 원자력 발전소와 방사능에 관한 지식 정보도 소개합니다. 스리마일, 체르노빌, 후쿠시마에서 일어난 세계 3대 원전사고를 통해 그 피해가 얼마나 큰지를 깨닫게 됩니다. 원자력 발전소 사고는 후폭풍이 너무나도 거세고 오랜 기간에 걸쳐 계속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고양이의 눈으로 원자력 발전소 사고를 들여다본 <붉은 숲의 비밀>. 초등 고학년 과학 환경 독후감 책으로도 안성맞춤입니다. 어른이 읽어도 훅 빠져들며 읽을 정도로 흡인력 있는 스토리텔링이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랜선 인문학 여행 - 우리가 사랑하는 예술가들의 소울 플레이스를 동행하는 즐거움
박소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네이버 오디오클립 여행 부문 1위 리얼 인문학 여행 박소영 저자의 책 <랜선 인문학 여행>. 여행과 독서 궁합은 언제나 옳죠! 코로나 블루로 갑갑한 요즘, 랜선 인문학 여행으로 힐링하세요.


예술 작품과 고전 작품을 설렘과 호기심 가득한 여행을 통해 살펴봅니다. 고흐, 헤밍웨이, 괴테, 디킨스 네 명의 거장들의 여정을 따라가며 그들이 머물렀던 장소 24곳을 찾아갑니다.


슬프고도 아름다웠던 고흐의 삶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풍부한 스토리가 압권이죠. <랜선 인문학 여행>에서는 고흐의 삶을 따라 그가 머물렀던 런던, 파리, 아를, 오베르 등에서의 생활을 통해 고흐의 인생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괴팍한 성격에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했던 고흐는 동생 테오와의 편지에 자신의 마음을 상세하게 적어두었습니다. 살아있는 동안엔 단 한 점의 작품만 팔린 고흐. 그의 삶은 짠내 물씬 나지만,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작품 활동을 게을리하지 않을 정도로 열정을 발산한 저력의 배경을 <랜선 인문학 여행>에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됩니다.


문체 혁신의 아이콘 어니스트 헤밍웨이. 그의 하드보일드 문체는 어디서 영향을 받았는지 흥미진진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헤밍웨이가 즐겨 찾았던 파리의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서점도 등장하는데요. 이 서점의 비하인드스토리도 무척 재미있답니다. 당시 파리 문화계의 핫한 이슈들을 통해 작품 세계관을 짐작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변호사 출신 엄친아 괴테의 이야기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했는데요. 백과사전식 교양을 지향한 가족 분위기에서 자라 융합형 인간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 괴테도 75세 때 고백한 말은 충격적이네요. 인생에서 정말로 즐거웠던 날은 1개월도 안 된다고 말할 정도로 고뇌의 삶을 살았던 겁니다. 자살할 용기가 없어 창작 활동을 통해 충동을 이겨낸 괴테의 스토리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괴테가 가장 행복했던 시절로 짐작되는 이탈리아 여행 루트를 따라가며 그의 소울 플레이스를 함께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독보적인 존재라는 뜻의 '이니미터블'로 불린 빅토리아 시대의 셀럽이자 스타 작가 찰스 디킨스의 삶도 다사다난합니다. 4차 산업혁명의 어두운 면을 리얼하게 묘사한 디킨스의 소설은 어린 시절 경험한 구두 공장에서의 노동, 경제적 결핍, 시대 상황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인문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나를 발견하고 나에 대해서 알게 된 만큼 다른 이를 포용하기 위해서예요. '틀리다'가 아닌 '다르다'는 것, 이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인문학을 공부하는 의미가 없죠. 


"이 세상에서 나를 아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여행입니다. 다름에 대해서 깊이 체득하는 방법에 여행만큼 지름길이 있을까요?" - 랜선 인문학 여행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는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고전'이라 불리는 작품이 탄생한 배경에는 내면의 폭풍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위대한 예술가들도 오늘날 우리들이 겪는 고통을 경험했습니다. 정신적, 경제적 고통을 자양분 삼아 결국 거장의 반열에 오른 겁니다.


<랜선 인문학 여행>은 사는 게 고단할수록 인문학이 필요한 이유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문학의 본질은 '인간'에 대한 이야기이니까요. 인류의 보편적 진리를 찾고자 하는 인문학은 멀리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예술가들의 삶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지금의 힘든 삶을 위로해보기도 하고, 더 나아가 긍정적인 에너지로 나아갈 힘을 얻게 되기도 합니다.


진입 장벽 높은 인문학을 박소영 저자의 입말체로 풀어내 귀에 쏙쏙 들어오는 매력 포인트가 있어요. 새로운 이야기꾼의 탄생! 저자의 이야기가 더 듣고 싶어지는 게 당연합니다. 스토리텔링의 매력을 제대로 뿜뿜하는 설렘 가득한 인문 에세이입니다.


"결국 인생이란 어떤 상처를 받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상처를 어떻게 극복했느냐가 중요합니다." - 랜선 인문학 여행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짧고 굵게 일합니다 - 불필요한 것은 걷어내고 본질에 집중하는 7가지 정리 습관
곤도 마리에.스콧 소넨샤인 지음, 이미정 옮김 / 리더스북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최고의 정리 컨설턴트 곤도 마리에와 유수 기업들의 전략 컨설턴트 스콧 소넨샤인이 함께 집필한 <짧고 굵게 일합니다>. 일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는 방법으로서 '업무 공간 정리법'을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설레지 않으면 버린다는 정리법을 완성한 곤도 마리에는 <타임>지 선정 '영향력 있는 100인'에 오를 정도로 세계적으로 핫한 인물입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된 '곤도 마리에 스페셜'도 있는 데다가 그의 이름을 딴 '곤마리하다(to konmari)'는 정리를 지칭하는 동사로 사전에 등재될 정도입니다. <짧고 굵게 일합니다>에서는 일하는 공간을 청소하는 것을 업무 공간을 정리하는 법을 알려줍니다.


숨은 능력을 쭉쭉 늘리는 개인과 조직의 생산성에 대한 책 <스트레치>를 쓴 스콧 소넨샤인 역시 디지털 데이터를 포함한 비물리적인 업무 공간의 정리에 대해 들려줍니다.


정리가 필요한 이유는 스스로도 잘 알고는 있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그런데 어렴풋이 아는 대신 선순환 작동 방식을 제대로 이해하면 자발적인 정리에 나설 수 있고, 이는 정리 리바운드에 빠지지 않는 중요한 포인트가 됩니다.


일을 하면서 설렌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죠? 그런데 곤도 마리에는 일터에서도 가슴 뛰는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도와줍니다.


내일도 이 자리로 돌아오고 싶은지, 이 공간에서 진정 창의력을 100% 발휘하고 있다고 확신하는지 묻습니다. 일단 정리를 시작하면 눈앞에 있는 것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불필요한 것을 걷어내니 결국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바꿔야 할 것도 보이게 된다고 합니다. 정리를 한다는 건, 타성에서 벗어나 하루하루의 마음가짐을 다져보는 시간인 겁니다.




책상, 서랍 같은 물리적인 업무 공간 정리법은 곤도 마리에의 정리법과 일맥상통합니다. 항상 강조하지만 시간 날 때마다 정리한다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는 걸 유념해야 합니다. 곤마리 정리법은 빠르고 완벽하게 한 번에 정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직장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비물리적인 업무가 사실 대부분이기도 합니다. <짧고 굵게 일합니다>는 직장 생활을 의미 있게 영위하는 법을 알려줍니다. 쌓여가는 디지털 데이터, 이메일, 결정, 회의, 팀 등 주요 업무들 속에서 잡동사니 활동을 정리하도록 도와줍니다.


정돈된 자리에서는 일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긍정적 에너지가 생깁니다. 불필요한 것은 걷어내 본질에 집중하는 7가지 정리 습관은 편안하고 활기 넘치는 파워스폿으로 만드는 업무 공간 정리법입니다.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일터. 대부분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시스템이라 생각하고 지레 놓아버리기 일쑤이지만 정리 정돈을 제대로 하면 직장에서도 얼마든지 만족할 수 있다고 합니다.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곤마리 정리법과 효과적이고 생산적인 업무 처리법을 알려주는 <짧고 굵게 일합니다>. 내 일을 방해하는 모든 불필요한 것들을 정리해보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더 체인 아르테 오리지널 12
에이드리언 매킨티 지음, 황금진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킹스맨>, <엑스맨> 제인 골드먼 각본으로 영화화 확정되었다는 원작 소설 <더 체인>은 최고의 선택이었어요. 스티븐 킹의 "추진력 있고 독창적이다"라는 추천사도 홍보 멘트를 넘어 정말 공감했거든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어디까지 악몽 같은 일을 할 수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소설 <더 체인>. 미국 최고의 추리소설상 에드거상 수상 작가 에이드리언 매킨티의 야심작입니다.


"소녀는 버스 정류장에 앉아 '좋아요'를 받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확인하느라, 총을 든 남자가 바로 옆에 다가올 때까지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 더 체인 


암을 이겨내고 회복 중인 싱글맘 레이철에게 걸려온 의문의 전화 한 통은 순식간에 일상을 무너뜨립니다. 열세 살 딸 카일리가 납치된 겁니다. 첫 번째 전화는 음성 변조한 목소리로 잠시 뒤 올 전화를 받으라는 의미심장한 멘트를 날린 전화였는데, 두 번째 전화는 정말 기이합니다. 자신의 아들을 구하기 위해 카일리를 납치했다는 겁니다. 레이철이 일을 그르치면 레이철의 딸은 물론이고 자신의 아들도 죽을 거라고 합니다.


자신의 아들도 누군지 모르는 사람에게 납치당한 상태라며, 중요한 건 레이철도 표적을 골라서 그 사람이 사랑하는 한 사람을 납치해야 한다고 합니다.


피해자가 몸값을 낸 다음, 규칙을 깨지 않을 사람을 골라서 또 납치를 해야 하니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가해자가 되는 겁니다. 이것이 체인입니다. 이 체인은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레이철이 처음도 아니고 마지막도 아닙니다. 규칙만 지켜진다면 명령대로 행했을 때 자신의 아이는 무사히 돌아옵니다. 납치된 아이를 구하기 위해 필요한 건 다할 수 있는 부모의 마음을 건드리면서 체인은 쭉 이어져 왔습니다.


레이철은 결국 표적을 물색하기 시작합니다. 일거수일투족을 업데이트하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살펴보면서 말이죠. 스스로도 어떻게 이런 생각을 척척해낼 수 있는 건지 의아할 정도로 레이철은 아드레날린이 솟구칩니다. 카일리와 평소 사이가 좋았던 전 남편의 형에게 도움을 받아 가면서 납치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레이철. 하루가 채 지나가기 전에 정말 많은 일들이 생깁니다.


한편 납치된 카일리는 카일리대로 탈출 시도를 하려고 애씁니다. 말썽 안 부리고, 착하고, 겁에 질린 아이인 척하는 걸 보니 똑 부러지는 성격이더라고요. 대신 독자 입장에서는 조마조마해 죽겠습니다.


"저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운이 좋은지 전혀 모르고 있다. 거울의 반대편이 얼마나 끔찍할 수 있는지 저들은 하나도 모른다." - 더 체인 


한번 체인에 소속되면 영원히 이어진다는 것, 체인 조직 시스템은 남은 평생 동안 벗어날 수 없는 압박감을 안겨줍니다. 어디서건 감시를 당하고 아이가 돌아온 이후에도 맘 놓을 수 없는 시스템입니다.


체인 조직 시스템을 만든 범인은 누구인지, 왜 이런 짓을 하는지, 레이철은 체인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심장 쫄깃쫄깃하게 하는 구성입니다. <더 체인>의 1부는 딸이 납치되면서 새로운 아이를 납치해야 하는 레이철에 집중한다면, 2부에서는 체인 시스템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범인의 심리를 묘사하는데 집중합니다.


체인에서 완벽하게 벗어나기 위해 체인을 파헤치려는 레이철은 그리스 로마 신화의 미궁을 탈출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 아리아드네와도 같습니다. 가느다란 실타래를 목숨줄 삼아 미궁을 벗어났듯 체인 시스템을 탈출하려는 여정이 긴박하게 이어집니다.


<더 체인>은 2012년 멕시코시티 피해자 교환 납치라는 실제 사건을 모티브 삼았습니다.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어떤 일이든 충분히 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나에게 그런 일이 닥친다면 과연 거부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로 공감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수많은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체인의 연결고리를 과연 끊을 수 있을지 흥미진진하게 마지막 장까지 읽게 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트] 내일은 초인간 세트 - 전2권 내일은 초인간
김중혁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밀리의 서재를 통해 먼저 선보였던 내일은 초인간 시리즈 1권 <유니크크한 초능력자들>에 이어 2권 <극장 밖의 히치 코크> 편이 나오면서 자이언트북스에서 두 권 모두 시리즈로 예쁜 옷 입고 출간되었습니다. 유니크크한 디자인에 눈길이 가네요.


1권에 해당하는 <유니크크한 초능력자들>은 제목 그대로 초능력자들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초능력이 어벤저스급이 아니라 정말 독특하면서도 소소한 능력이에요. 도대체 저 능력은 어디다 써먹을 수 있을까 싶은 능력도 있습니다.


팔이 길어지는 사람, 미약한 숨소리를 들을 정도로 소리에 민감한 사람, 숫자를 잘 외우는 사람 등 저마다 특기가 있지만 일상생활에선 그닥 필요없는 능력들입니다.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것을 숨기고 싶어하고 자신의 능력에 회의적이기만 합니다.


하지만 고유한 특질을 기쁘게 받아들이자는 마음을 가진 능력자도 있습니다. 이들이 하나둘 모여 만든 모임이 초능력자 클랜입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초클에 있다보니 점차 소극적인 태도도 변화합니다. 마침 그들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회적 이슈가 생기면서 초클 멤버들이 힘을 합쳐 행동하게 되는데.


<유니크크한 초능력자들>의 초능력자들은 아르바이트 생활을 하며 근근이 일상을 꾸려가는 20대 청년들입니다. 가장 빛날 시기에 사회적으로 소외된 현실을 살아가는 이들입니다. 스스로를 특별하게 여기지 않는 이들이 성장하는 이야기인 만큼 거창하진 않지만, 그래서 더 우리 이야기처럼 다가오는 것 같아요.


"세상에는 자신들이 정말 중요한 사람인 줄 아는 무존재들이 많지만, 우린 그렇지 않아서, 우린 우리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잘 알아. 그래서 특별해졌어." - 내일은 초인간 : 유니크크한 초능력자들 





시원시원한 전개와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내일은 초인간> 시리즈. <유니크크한 초능력자들>은 인물들에 집중했다면, <극장 밖의 히치 코크>는 사건에 집중합니다. 스릴러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의 얼굴이 표지에 딱 있는데 초클과 어떤 연관이 있을지 기대됩니다.


알프레드 히치콕 특별 상영회 중인 동네 극장. 관객도 많지 않고 대표 혼자서 모든 일을 손수 처리할 만큼 오래되고 낡은 극장입니다. 히치콕의 '사보타주'를 상영하던 날이었습니다. 영화 속 폭탄 장면의 스릴감은 현실의 폭발 사고로 이어집니다. 하필 그날 초클 멤버 재이도 관람하던 중이었는데 사고와 함께 사라지자 용의자로 지목받게 되면서 사건은 복잡해집니다.


<유니크크한 초능력자들>에서 서로를 진심으로 의지하기 시작한 초클 멤버들. 실종된 재이를 찾아 나서보지만, 애초에 이들은 영화 속 히어로가 아닙니다. 모처럼 자기 구역을 떠나 서울행을 하면서 소풍 가는 아이들 같은 어설픈 행색이 오히려 현실감 있게 다가옵니다. 그러면서도 사건 자체는 가볍지 않습니다. 대테러본부의 수사관과 형사, 보험사고 전문가까지 새로운 인물들을 등장시키면서 본격 추리 느낌을 살립니다.


<극장 밖의 히치 코크>에서 왜 히치콕이라 하지 않고 히치 코크라고 했을까요. 소설 속에서 "히치 코크 감독님 영화는 전부 다 히치하고 코크하니까요."라는 발언이 나오는데, 매듭을 뜻하는 히치와 발사하기 직전 상태를 뜻하는 코크를 드립 삼았습니다. 이 말이 사건과는 또 어떤 식으로 연결되는지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내일은 초인간> 시리즈에는 미래의 희망을 담은 자율주행차가 등장하는데, 기술 진보의 이면을 대변하며 사건의 주요 소재로 다뤄집니다. "미래는 '밀애'와 발음이 같다. 미래는 그들만 몰래 사랑할 수 있는 것인 모양이다."라는 말처럼 인간들의 욕망이 자동차에 투사되어 사회적 소외층과 대비시킨 부분도 흥미진진했어요.


소설을 마무리하는 작가의 말 파트는 김중혁 작가의 유쾌한 발상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마지막까지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술술 읽히는 소설 <내일은 초인간> 시리즈. 특별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정의감이나 도덕심이 유별나지도 않는데도, 특별해질 수 있는 그들의 이야기. 인간다운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기에 공감하게 되는 초인간들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