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선 인문학 여행 - 우리가 사랑하는 예술가들의 소울 플레이스를 동행하는 즐거움
박소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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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오디오클립 여행 부문 1위 리얼 인문학 여행 박소영 저자의 책 <랜선 인문학 여행>. 여행과 독서 궁합은 언제나 옳죠! 코로나 블루로 갑갑한 요즘, 랜선 인문학 여행으로 힐링하세요.


예술 작품과 고전 작품을 설렘과 호기심 가득한 여행을 통해 살펴봅니다. 고흐, 헤밍웨이, 괴테, 디킨스 네 명의 거장들의 여정을 따라가며 그들이 머물렀던 장소 24곳을 찾아갑니다.


슬프고도 아름다웠던 고흐의 삶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풍부한 스토리가 압권이죠. <랜선 인문학 여행>에서는 고흐의 삶을 따라 그가 머물렀던 런던, 파리, 아를, 오베르 등에서의 생활을 통해 고흐의 인생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괴팍한 성격에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했던 고흐는 동생 테오와의 편지에 자신의 마음을 상세하게 적어두었습니다. 살아있는 동안엔 단 한 점의 작품만 팔린 고흐. 그의 삶은 짠내 물씬 나지만,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작품 활동을 게을리하지 않을 정도로 열정을 발산한 저력의 배경을 <랜선 인문학 여행>에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됩니다.


문체 혁신의 아이콘 어니스트 헤밍웨이. 그의 하드보일드 문체는 어디서 영향을 받았는지 흥미진진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헤밍웨이가 즐겨 찾았던 파리의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서점도 등장하는데요. 이 서점의 비하인드스토리도 무척 재미있답니다. 당시 파리 문화계의 핫한 이슈들을 통해 작품 세계관을 짐작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변호사 출신 엄친아 괴테의 이야기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했는데요. 백과사전식 교양을 지향한 가족 분위기에서 자라 융합형 인간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 괴테도 75세 때 고백한 말은 충격적이네요. 인생에서 정말로 즐거웠던 날은 1개월도 안 된다고 말할 정도로 고뇌의 삶을 살았던 겁니다. 자살할 용기가 없어 창작 활동을 통해 충동을 이겨낸 괴테의 스토리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괴테가 가장 행복했던 시절로 짐작되는 이탈리아 여행 루트를 따라가며 그의 소울 플레이스를 함께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독보적인 존재라는 뜻의 '이니미터블'로 불린 빅토리아 시대의 셀럽이자 스타 작가 찰스 디킨스의 삶도 다사다난합니다. 4차 산업혁명의 어두운 면을 리얼하게 묘사한 디킨스의 소설은 어린 시절 경험한 구두 공장에서의 노동, 경제적 결핍, 시대 상황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인문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나를 발견하고 나에 대해서 알게 된 만큼 다른 이를 포용하기 위해서예요. '틀리다'가 아닌 '다르다'는 것, 이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인문학을 공부하는 의미가 없죠. 


"이 세상에서 나를 아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여행입니다. 다름에 대해서 깊이 체득하는 방법에 여행만큼 지름길이 있을까요?" - 랜선 인문학 여행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는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고전'이라 불리는 작품이 탄생한 배경에는 내면의 폭풍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위대한 예술가들도 오늘날 우리들이 겪는 고통을 경험했습니다. 정신적, 경제적 고통을 자양분 삼아 결국 거장의 반열에 오른 겁니다.


<랜선 인문학 여행>은 사는 게 고단할수록 인문학이 필요한 이유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문학의 본질은 '인간'에 대한 이야기이니까요. 인류의 보편적 진리를 찾고자 하는 인문학은 멀리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예술가들의 삶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지금의 힘든 삶을 위로해보기도 하고, 더 나아가 긍정적인 에너지로 나아갈 힘을 얻게 되기도 합니다.


진입 장벽 높은 인문학을 박소영 저자의 입말체로 풀어내 귀에 쏙쏙 들어오는 매력 포인트가 있어요. 새로운 이야기꾼의 탄생! 저자의 이야기가 더 듣고 싶어지는 게 당연합니다. 스토리텔링의 매력을 제대로 뿜뿜하는 설렘 가득한 인문 에세이입니다.


"결국 인생이란 어떤 상처를 받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상처를 어떻게 극복했느냐가 중요합니다." - 랜선 인문학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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