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고 색다른 여행 - 재밌고 힐링이 가득한 여행지
이종원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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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길이 막혀 해외여행을 못해 갑갑한 요즘, 이국적인 국내 여행지로 대리만족해 보세요. 이종원 여행작가의 <안전하고 색다른 여행>은 우리나라에 이토록 유니크한 여행지가 가득하다는 걸 제대로 보여줍니다. 안전하게 여행하면서 세상에 이런 곳이! 할만한 곳들이 즐비합니다. 코로나블루로 피폐한 마음을 힐링할 수 있는 자연친화적인 여행지 위주로 소개하는 <안전하고 색다른 여행>. 초록 숲, 파란 하늘, 너른 바다가 펼쳐지는 대한민국 곳곳으로 떠나봅니다.


서울 도심 건축기행으로 손색없는 코스는 수도권에 살면서 서울을 제대로 만끽하지 못한 이들에게 색다른 서울의 모습을 선사합니다. 정동건축 예술기행, 서대문 안산자락길, 한양도성 순성길은 우리 역사를 알고 가면 그 의미가 더 깊어질 거예요. 이천 예스파크처럼 체험형 파크도 소개되어 있는데 역시 자연과 어우러지는 곳들이라 힐링하기 좋은 여행지입니다.


스토리텔링의 맛이 무척 좋아요. 이종원 여행작가가 이 책에서 소개하는 장소들은 그곳의 유래를 조곤조곤 들려주고 있어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사실 국내여행지를 어느 정도는 들어봤다 생각했는데 몰랐던 곳이 한가득 쏟아지더라고요.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고 있구나 싶을 정도로 우리나라의 멋진 모습조차 너무나도 모르고 있었다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


아시아 최초로 세계 아름다운 수목원에 선정된 곳이 사립수목원인 천리포수목원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읽는 내내 가는 길 검색하느라 책장 넘기는 속도가 느려졌습니다. 기차로 편하게 갈 수 있는 곳을 발견하게 되면 오랜만에 무궁화호, 새마을호를 한번 타볼까 하는 생각에 설렘까지.


BTS 팬클럽 아미의 성지 장소들은 외국인이 그토록 가고 싶어하는 곳인 만큼 이럴 때일수록 그 특권을 누려봐야 하지 않겠어요. 그동안 등한시한 국내 여행을 코로나 시대에 오히려 장점으로 살려보자고요.


동해고속도로 옥게휴게소의 흔들의자에 앉아 보는 해변은 호주 골드코스트의 감상을 대신할 수 있고, 장가계의 기암괴석은 두타산 베틀바위 전망대에서, 코타키나블루의 노을은 진도 세방낙조 노을로, 산티아고 순례길은 기점·소악도의 섬티아고로 대신할 수 있습니다. 몰디브의 민트색 물빛은 제주 우도 산호사 해변으로 가면 만날 수 있습니다. 해외여행지 만큼이나 멋진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 이토록 가까이 있습니다.


동해 베틀바위는 원래 산악인만 영접할 수 있었던 곳이지만, 2020년 8월에 길이 조성되어 초보자도 감상할 수 있는 최신 정보로 소개되어 있네요. 기암절벽과 노송의 절경이 어우러진 멋진 풍경을 직접 보고 싶어졌어요.


차박 잘하는 법, 무착륙관광비행에 관한 정보 등 코로나 시대 안전한 여행법을 소개하는 <안전하고 색다른 여행>. 자연을 통해 평온해지는 여행,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유니크한 여행지가 가득합니다.


코로나 시대 안전한 여행지 100선, 꼭 떠나야 할 여행지 41편, 색다른 여행지 50선, 인생샷 명소 100선, 해외 유명 관광지를 닮은 한국 여행지 22선 리스트가 정리되어 있어 다녀온 곳을 빼곡하게 체크해보는 뿌듯함까지 만끽해보세요.


요즘은 평소 다니던 반경에서 1~3km 더 확장해서 동네 산책하는데, 초록초록을 많이 접할 수 있다보니 우리 지역만 해도 제가 몰랐던 힐링 장소가 참 많더라고요. 비 오는 날, 비 그친 날, 햇빛 쨍쨍한 날처럼 날씨에 따라, 아침이나 저녁이냐에 따라 또 다른 감상을 자아내게 하는 흔한 주변 모습을 새롭게 만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이처럼 우리나라 곳곳에 숨겨진 여행지가 얼마나 많겠어요. <안전하고 색다른 여행>으로 흔히 알고 있는 관광지 대신 마음을 평안히 할 수 있는 힐링 여행지로 눈길을 돌려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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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문장도 어려워하던 아이가 글쓰기를 시작합니다 - 변화를 만드는 초등 글쓰기 비법
정재영 지음 / 김영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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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으며 글쓰기를 배우는 책 <한 문장도 어려워하던 아이가 글쓰기를 시작합니다>. 베스트셀러 <왜 아이에게 그런 말을 했을까>, <말투를 바꿨더니 아이가 공부를 시작합니다>의 정재영 저자의 이번 신작은 글쓰기의 이점 중에서도 아이들 성장의 튼튼한 기초가 되는 '자존감 고양'에 초점을 맞춥니다. 아이가 글로 자기표현을 하도록 함으로써 말이죠.


본책, 연습문제, 길잡이용 해설로 나뉜 구성이어서 부모와 아이가 함께 알차게 사용할 수 있는, 글쓰기 이론과 실전이 함께 담긴 책 <한 문장도 어려워하던 아이가 글쓰기를 시작합니다>.


생각만 하던 끝도 없던 고민을 글로 표현하면 자존감을 훼손하는 고민에서 한결 벗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 부족한 나여도 사랑스럽고 소중한 존재임을 글쓰기를 하는 과정에서 깨닫게 되는 여정, 아이들이 직접 쓰고 고쳐나간 글로 생생히 보여줍니다.


처음부터 자기표현을 잘하는 글을 쓰기는 쉽지 않습니다. 글쓰기가 편하고 재미있어지려면 어느 정도 글 쓰는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모범적인 글만 예시로 보여주기보다는 실수와 허점이 가득한 글을 함께 보여줍니다.


허점 많은 글을 예시로 보여주니 선명하게 이해됩니다. 어떻게 고쳐나가는지 그 과정이 명쾌하게 눈에 들어옵니다. 책만 읽는 것보다 책에서 얻은 지식을 응용해 글로 쓰기까지의 여정이 흥미진진합니다. 거칠고 부정적인 감정을 쓰면 버럭 혼내는 대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세심한 조언이 나와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감정을 조절하는 법도 자연스레 깨닫게 됩니다. 자존감 형성기에 있는 어린이에게 감정과 의견을 표현하는 것에 초점 맞춘 책입니다.


제목을 어떻게 정해야 할지, 문장을 어떻게 연결해야 할지. 꼭 알아야 할 글쓰기 기술은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도움 됩니다. 요즘은 유튜브를 많이 하다 보니 영상 제목 뽑을 때도 이런 글쓰기 기술이 실전에서 활용되니 좋은 길잡이가 됩니다. 예를 들어 '국립중앙박물관에 방문하다' 대신 '중앙박물관에서 만난 조상의 놀라운 지혜'라는 제목이 훨씬 구체적이고,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고, 재미있는 제목입니다. '나는 감기에 걸려서 기침을 심하게 했고 친구에게 옮겼다.'라는 문장처럼 어른들도 순간 뭐가 잘못된 건지 모를 때가 많습니다. 이처럼 호응 관계와 관련한 내용도 유익했어요.


그 외 글쓰기 숙제 쉽게 해내는 방법, 다양한 수사법을 활용해 마음을 움직이는 글쓰기 기법, 풍부한 어휘력의 힘을 보여주는 글쓰기 방법 등 목적에 맞는 글쓰기마다 어떻게 개념을 잡아줘야 하는지 다양한 사례로 보여줍니다.


아이 스스로 확인할 수 있는 연습문제는 허술한 문장을 직접 아이 손으로 고쳐보는 시간입니다. 재미있었다, 슬펐다... 단조로운 단어를 반복하기만 하는 글쓰기에서 풍부한 감정을 표현할 줄 아는 글쓰기에 이르기까지. 자기 마음에 주목하는 글쓰기 여정을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자기감정을 인지하도록 이끄는 연습 문제를 풀다 보면 어느새 아이의 상상력이 가득한 답을 마주하기도 할 겁니다. <한 문장도 어려워하던 아이가 글쓰기를 시작합니다>는 생각과 느낌이 담긴 생생한 글을 쓸 줄 아는 아이의 성장을 뒷받침하는데 필요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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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모네이드 할머니
현이랑 지음 / 황금가지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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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는 평화로운 도란마을에서 일어나는 온갖 비리와 악. 치매 할머니와 여섯 살 꼬마가 나섰다?! 한국판 코지 미스터리 소설의 새로운 판을 보여주는 현이랑 작가의 <레모네이드 할머니>. 긴장감과 유머의 조합이 멋지게 어우러지면서 감동 한 스푼까지 담긴 소설 만나 보세요.


치매 노인들의 마을이자 완벽한 고급 요양병원 도란마을. 월 1000만 원의 월세를 내는 부자들의 세상입니다. 자식들은 한 달에 한 번 옆 골프장에 놀러 왔다가 얼굴 잠깐 비추고 가면 되고, 도란마을에 근무하는 의사, 간호사, 요양사들도 다른 요양원에 비하면 두둑한 월급을 받는지라 나름 다닐만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서로가 윈윈하며 행복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사람 사는 세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온갖 일들이 이곳에 고스란히 압축되어 있습니다. 저마다 감춘 갈등 하나 없는 사람 없고, 저마다 비밀을 안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가장 정신이 말짱한 할머니가 있습니다. 치매 초기 증상이지만 자식도 없고, 가진 건 돈뿐인 부자 할머니입니다. 새콤달콤한 맛이 머리를 팽팽 돌게 하는 레모네이드를 좋아합니다. 아이들을 비롯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건 싫어합니다. 그렇게 셀프왕따를 자청하던 할머니에게 당돌한 꼬마 소년이 들러붙습니다.


이혼 부모를 둔 여섯 살 소년은 의사인 엄마와 함께 이 마을에서 살면서 또래 친구와는 가까이하지 않더니 할머니에게만 은근슬쩍 마음을 풉니다. 아이들을 골려먹으며 내치기 좋아하는 할머니에게서 무얼 발견했길래 무서워 보이는 할머니 곁에 머무는 걸까요.


사건은 평화롭기 그지없던 어느 날 일어납니다. 쓰레기장에서 발견한 영아 사체. 갓 태어났지만 이미 죽은 아기가 비닐에 쌓인 채 버려진 겁니다. 특유의 촉이 발동하는 레모네이드 할머니는 아기를 죽인 범인을 찾기 시작합니다. 은근 환상의 콤비를 자랑하는 꼬마와 함께 말이죠.


미스터리 탐정 소설 <레모네이드 할머니>는 각자의 시점에서 진행하며 저마다 가진 고민과 비밀을 독자에게 알려줍니다. 이곳을 거대한 연극 무대처럼 보는 레모네이드 할머니, 학대의 트라우마를 겪는 꼬마, 학대를 일삼는 남편 곁에서 버티려 애쓴 꼬마의 엄마, 고시원에서 지내며 비정규직 인턴 요양사로 일하는 20대 청년, 외부의 눈만 신경 쓰며 정작 가족끼린 무관심한 원장 가족 등 친절로 포장되어 있는 가짜 세상의 어두운 면을 여러 인물들을 통해 하나씩 보여줍니다.


"이 미친 세계에서 혼란은 정신이 온전한 자의 몫이다." - 책 속에서


그 와중에 치매 노인에 대한 이야기는 빠질 수 없습니다. 아무리 부자였어도 결국 치매로 다시 아기가 된 노인들. 우리 모두 언젠가 나이가 들어 늙은 몸을 가지게 될 거란 걸 알면서도 우리의 정신세계는 '젊음'에 초점 맞춰져 있는 그 이중적인 모습을 드러냅니다. 추함, 더러움, 멍청함 등의 온갖 역겨운 수식어들이 따라다니는 '늙음'에 대한 생각들. 아닌 척 감추는 대신 냉정하게 드러내며 저세상급 시니컬을 보여줍니다.


"아무리 좋은 환경에 있어도 치매는 치매다. 누구도 도망가지 못한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고칠 수 있는 병이 아니다. 뇌는 날로 쪼그라들고, 몸은 날이 갈수록 약해진다. 더 괴로운 건 내가 누군지도 모르게 되는 것이다. 그땐 흘릴 눈물조차 없어진다. 왜 슬퍼해야 하는지 모르니까." - 책 속에서


돈에 고개 숙이는 세상을 적나라하게 들추면서도 그 속에서도 온전히 마음을 주고받는 이들이 있음을 보여주는 소설 <레모네이드 할머니>. 고급 요양 병원의 비밀을 파헤치는 할머니와 꼬마의 콤비는 유쾌한 일면을 보여주고 있어 정겹습니다. 현란한 추리도 없고 치밀한 수사 전개는 없지만, 날카로운 눈과 호기심을 가진 레모네이드 할머니의 매력이 탁월한 소설입니다. 잔혹한 묘사 없이도 심각한 사건과 인간 말종 세태를 보여주며 사건의 비밀이 밝혀지는 절묘함이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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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들꽃 산책
이유미 지음, 송기엽 사진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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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에 따라 저마다의 모습으로 다채로운 생존 능력과 아름다움을 뽐내는 이 땅의 풀꽃과 나무. 그저 주변 배경으로만 봤지 세심하게 살피질 못했고, 아는 게 없어서 알아보지 못하니 이번 생에 들꽃과 나무와 친해지기는 글렀다 싶었어요. 다행히 요즘은 사진 찍으면 알아서 이름을 찾아주니 훨씬 수월하긴 하지만 아쉬울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다 만난 책 <내 마음의 들꽃 산책>. 현 국립세종수목원 초대 원장이자 식물에 진심인 식물학자 이유미 저자와 우리나라 대표 야생화 사진작가 고 송기엽 저자의 책에서 우리의 땅을 지키고 있는 아름다운 풀꽃과 나무를 만나봅니다.


여린 듯 강한 새싹을 보면 언제나 싱그러운 마음이 샘솟습니다. 콩나물처럼 새싹이 올라오는 귀여운 노루귀 사진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언 땅을 뚫고 올라오는 가녀린 새싹에서 씩씩한 용기의 기운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집 안 화분도 아니고 숲에서 새싹이라니, 생각해 보니 저는 한 번도 타이밍을 못 맞췄던 건지 본 기억이 없습니다.


<내 마음의 들꽃 산책>은 봄숲에서 우리 꽃을 만날 수 있는 세 가지 방법을 알려줍니다. 몸을 낮추고, 천천히 걸으며 시선을 길이 아닌 숲에 두고, 오감을 동원하라고 합니다. 자연을 재발견하는 즐거움도 선사합니다. 도감도 만들어 보고, 꽃잎을 눌러 카드도 만들고, 꽃 요리를 해 먹는 호사를 누릴 기회가 있다면 놓치지 마세요. 이름을 부르는 순간 나에게 참의미가 되어 자리 잡듯 풀과 나무들의 이름을 알면 숲은 친구가 됩니다. 이름과 실물을 매끈하게 매치시키는 능력을 발휘하려면 자주 자연을 만끽해야겠죠.


<내 마음의 들꽃 산책>에 등장하는 우리 땅의 식물들을 보니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평생 한 번도 못 봤던 예쁜 꽃이 어찌나 많던지요. 어떤 건 뾰족한 꽃잎을 가졌고 어떤 건 동글동글한 꽃잎을, 귀여움에서 우아함까지 분위기도 제각각입니다. 빛깔은 또 얼마나 놀라운지. 자연의 색은 정말 환상적인 조합을 이루고 있습니다. 꽃의 향기를 상상할 수 없어 아쉬워요.


한라에서 백두까지 산으로 섬으로 전 국토를 누비며 이 땅에 존재하는 식물들을 만날 수 있는 <내 마음의 들꽃 산책>. 봄꽃이 사라지고 진짜 여름이 되기 전 난초들의 세상을 탐험할 땐 자생지 난초들이 수난당하는 왜곡된 난초 사랑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하는 저자의 목소리가 울림을 줍니다. 가장 진화한 식물 집안이 난초라고 합니다. 고품격 취향에 걸맞게 난초를 제대로 사랑하는 법을 알려줍니다.


귀화식물과 외래식물에 대한 정보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우리 주변에 핀 민들레는 대부분 외래식물이라고 합니다. 외래식물이 무조건 나쁘다는 게 아니라 제대로 그 특징을 알고 관리,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정보를 알려줍니다. 본래의 고향이 우리 땅이 아니지만, 이 땅에 들어와 스스로 씨를 퍼트리며 살아 나가는 완전하게 정착한 귀화식물 이야기가 흥미진진합니다.


그 외 보통의 도감엔 없지만 우리가 많이 부르는 들국화와 관련해 국화과 식물에 대한 이야기, 원예종과 야생화의 차이도 알려줍니다. 그저 풀로만 생각했지 작디작은 꽃이 피는 잔디 이야기도 재미있고, 식물에게 힘든 계절인 겨울을 견뎌내는 모습에서는 모두 다른 환경에서 각각의 방식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게 됩니다. 


꽃눈의 뽀송함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설레게 하는 나무 이야기도 등장합니다. 수백 년 동안 가장 잘 보전된 숲이 바로 광릉숲이라고 하니 꼭 한 번 가보고 싶어졌어요. 주변에 너무 흔해서 제대로 알지 못한 나무도 있습니다. 은행나무 꽃 보신 적 있으세요? 수꽃과 암꽃의 모양이 다른데 정말 신기하더군요. 은행이라는 열매가 열리니 당연히 꽃이 필 텐데 지금까지는 꽃을 아예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솜사탕 향이 진동한다는 계수나무 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


오직 이 땅에서만 나는 특산 식물은 우리가 보존하지 않으면 지구에서 사라지는 식물입니다. 희귀한 특산 식물에 관한 이야기도 꼭 알아둬야 할 이야기입니다. 독일에서 크리스마스트리로 쓰이는 게 바로 한국전나무인 구상나무라고 합니다. 정작 우리 땅에서는 사라지고 있고 해외에서 널리 인기를 얻고 있다니 기묘한 느낌입니다.


사계를 함께 하며 만날 수 있는 이 땅의 풀꽃과 나무들. 알면 눈에 잘 띄듯 앞으로는 주변의 들꽃과 나무의 존재를 조금 더 잘 알아차릴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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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비 - 숲속의 삶 웅진 세계그림책 215
필리프 잘베르 지음, 이세진 옮김, 펠릭스 잘텐 원작 / 웅진주니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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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 익숙한 밤비. 귀여운 아기 사슴 밤비 캐릭터의 사랑스러움 만큼은 잊히질 않습니다. 일러스트레이터 필리프 잘베르의 <밤비, 숲속의 삶>은 고전 명작 <밤비>를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시켜 이 캐릭터가 이젠 밤비의 대표 이미지로 기억 남을 것 같아요. 그림이 환상적입니다.


그런데 밤비가 사슴이 아니라 노루라는 사실! 원작은 월트 디즈니가 아닌 1923년 오스트리아 소설가 펠릭스 잘텐이 내놓은 동물소설입니다. 미국에는 노루가 없었기에 사슴으로 바뀌었다고 해요.


갓 태어난 아기 노루를 사랑스럽게 지켜보는 엄마 노루. 눈을 뜬 아기 노루에게 "안녕, 밤비." 하고 다정하게 속삭입니다. 비틀비틀 일어서려고 노력하는 밤비에게 엄마는 "서두르지 않아도 돼, 밤비. 엄마는 너를 믿는단다."라며 응원합니다.


아기 노루 밤비가 엄마의 보살핌 속에서 세상을 배워나가는 성장기가 펼쳐집니다. 모든 것들이 새롭고 놀라움이 가득한 세상. 나비를 처음 봤을 때 날아다니는 꽃잎들로 생각한 밤비의 호기심이 정말 사랑스러워요.


숲의 아름다움에 감탄사만 터져 나오는 밤비. 하지만 보호해 주는 나무들이 없는 탁 트인 하늘이 보이는 곳은 위험합니다. 엄마는 밤비에게 안전하게 살아가기 위한 생존법을 하나씩 알려줍니다. 처음 만나는 세상은 새로운 감각을 안겨줍니다. 어느새 홀로 숲을 돌아다니며 친구를 사귀고, 숲의 봄과 여름을 보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 멀리서 무언가를 발견합니다. 위풍당당하게 두 발로만 우뚝 서 있고 기다란 나뭇가지 같은 것을 갖고 있는 무언가입니다. 정말 기이한 모습입니다. "탕!"


원작 소설과 애니메이션은 사냥을 하는 인간들의 잔혹한 모습과 엄마의 죽음이 직접적으로 표현되지만, 그림책 <밤비, 숲속의 삶>은 간접적인 표현을 쓰면서도 동물의 생명을 위협하는 인간의 모습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긴장감 있게 표현합니다. 밤비의 놀란 눈동자가 잊히질 않습니다.


필리프 잘베르 작가의 그림만으로도 숲속의 경이로운 풍경과 극적인 상황에서의 긴박한 분위기를 고스란히 만끽할 수 있습니다. 톤다운된 색감이 저는 너무 맘에 들더라고요. 일반 그림책보다 큰 판형에 글자는 작은 편이라 오롯이 그림에 푹 빠져보는 시간이 됩니다.


라이언 킹의 성장기처럼 밤비도 숲의 사계를 보내며 적응하고 자신감을 얻기까지 수차례 위기를 겪으며 시련을 이겨냅니다. 밤비의 홀로서기를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응원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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