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태그 몰타 - 2021-2022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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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몰타가 이토록 매력적인 곳이었다니! 가이드북 덕분에 보물섬 발견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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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퍼스트 - 투자의 미래, 인공지능이 답이다
서재영 지음 / 더블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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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장률이 눈에 보이는 AI 기업들의 살아 있는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AI 퍼스트>. AI 담론서가 아닌 NH투자증권 마스터 PB 서재영 상무가 직접 발로 뛰면서 심층 취재해 AI 기술이 핵심 역량인 기업들을 소개하고, 실제 어떤 분야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바라볼 수 있는 시간입니다. 성장주 투자의 국내 최고 전문가인 저자의 픽이 궁금하다면 꼭 읽어야 할 책입니다.


"지금부터의 세계는 취업도 창업도 투자도 모두 AI 퍼스트다." - 책 속에서


미래 투자 분야에서 핵심 테마로 자리매김한 AI 기업. 미래 핵심 성장산업인 만큼 투자 포트폴리오에 필수로 담겨야 할 분야입니다. 2025년부터 초, 중, 고 새 교육과정에 AI 교육이 정식 도입되는 만큼 모두가 AI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 우리는 AI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저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제가 알던 AI는 극히 일부라는 걸 깨달았어요. 이 책을 읽고 나니 AI 기술이 적용 안 되는 분야가 없구나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AI 퍼스트>는 AI가 기업의 핵심 경쟁력인 글로벌 기업과 AI 엔진, 금융, 교육, 헬스케어, 영상, 자율주행, AI 반도체, 추천 알고리즘, 생활, 챗봇, 플랫폼 등 카테고리를 나눠 성장 가능성이 큰 150여 개의 AI 기업들을 소개합니다. 일부는 이미 상장한 기업도 있고,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곳도 있어 눈여겨봐야 합니다.


저자가 직접 선정하고 인터뷰한 21개 AI 기업들은 기업 스토리를 만날 수 있어 더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대표의 마인드를 볼 수 있는 창업자 이야기 및 현재 핵심 주력 분야 등 포트폴리오를 볼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성장의 열쇠인 데이터는 21세기의 원유라고 불릴 정도입니다. 한국 IBM 소프트웨어연구소 연구원 9명이 창업한 IT 전문 솔루션 기업 오브젠은 알만한 대기업들이 이들의 고객입니다. 자체 개발 AI 기술로 국내 유일 통합 디지털마케팅 솔루션을 갖춰 기업에게 제공합니다. 네이버가 오브젠의 2대 주주가 되었고, 내년 상장 계획 추진 중이라니 앞으로의 성장이 주목됩니다.


AI 기술은 금융, 부동산과 접목해 핀테크, 프롭테크 스타트업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자동 시세 산정 솔루션으로 알려진 빅밸류, 최적의 투자전략을 찾는 기술 AI를 선보인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 등 사람의 감이 아닌 AI 기술을 도입해 성장한 기업들이 소개됩니다.


코로나로 원격 수업이 본격화되면서 뜨거운 키워드가 된 에듀테크 시장의 성장도 주목해야 합니다. 선두에 있는 핵심 기업 호두랩스처럼 인간보다 더 똑똑한 교육 테크 기업들이 소개됩니다. 학생들의 반 정도는 이미 사용해본 경험이 있는 문제풀이 앱 콴다를 저도 정말 신기해했던 기억이 나네요.


유망한 디지털 헬스 기업, 자율주행 관련 기술 기업, AI 반도체 기업, AI 취향 분석 추천 서비스로 SNS 시대에 가장 많이 실감하는 추천 알고리즘 등 AI를 장착한 알짜배기 기업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AI 기술은 기술 그 자체가 일반인들에게 체감되진 않아서 막연하게 다가온 게 사실입니다. <AI 퍼스트>를 통해 투자에 도움 되는 국내 AI 기업들을 만나보니 어디에서 어떻게 서비스가 활용되고 있는지 만날 수 있었습니다.


배송 최적화 솔루션, 실시간 수요 예측을 통한 품절 및 폐기 예측 솔루션, 국무조정실 대테러센터 종합상황실, AI 뉴스, AI 스피커, AI 활용 1인 프랜차이즈, 무인카페 등 우리가 알게 모르게 접한 서비스들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그 기술을 만든 수많은 기업들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AI가 불러온 새로운 직업인 크라우드워커, AI 관련 창업 등 알면 알수록 AI가 인간을 대체한다기보다는 인간을 도와주는 기술이라는 것을 더 실감하게 된 기회이기도 합니다. 이미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 AI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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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의 마인드 : 결정적 순간에 차이를 만드는 힘 - 자신과의 싸움에서 무조건 이기는 멘탈 트레이닝
짐 아프레모 지음, 홍유숙 옮김 / 갤리온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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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심리학자이자 멘탈 코치 짐 아프레모는 강인한 정신력 하면 챔피언만큼 훌륭한 본보기는 없다고 단언합니다. 몸을 훈련하듯 정신력을 훈련한 챔피언은 일반 선수와 달리 결정적 순간에 차이를 만들어낸 사람입니다.


스포츠 기량을 최대로 낼 수 있게 도와주는 멘탈 코치의 조언이 가득 담긴 <챔피언의 마인드>는 동기부여를 필요로 하는 일반인에게도 큰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부러워하기만 했던 사람이 가진 것을 나에게서도 끌어내고 싶다면, 최고의 자신을 발견하는 훈련을 해보세요.


<챔피언의 마인드>는 몰입, 멘탈, 루틴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성공 법칙, 경기장 밖에서도 통하는 스포츠 멘탈, 압도적으로 승리하는 사람들의 습관을 알려줍니다. 짐 아프레모 저자는 일관되게 강조합니다. 정신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이죠. 아무리 타고난 재능을 갖고 있어도 정신력이 없다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합니다.


시간이 없다는 변명 대신 시간을 투자할 만한 가치 있는 존재로 생각하고, 기운 없다는 변명 대신 시작하면 기운이 생길 테니 일단 시작하라는 것, 스스로를 의심한다면 그 의심을 의심하라고 합니다.


운동선수의 기량 못지않게 중요한 인간관계의 기술, 중요한 날에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생각들, 머릿속 잡음을 차단하는 법, 튼튼한 기초를 쌓기 위해 필요한 멘탈 트레이닝 등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법을 들려줍니다. 가장 막강한 경쟁자는 결국 자기 자신입니다.


통제할 수 있는 변수에 신경 쓰는 법에 대한 조언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인생은 불분명하고 불확실하며 살다 보면 자주 균형이 무너진다는 사실을 먼저 인정하라고 합니다. 감정적 균형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살다 보면 온갖 변화가 닥칩니다. 다치는 것도 있을 테고, 팀에서 포지션을 놓치는 경우도 있고요. 어떤 변화든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도록 흐름을 조정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조언을 들려줍니다.


야구 시작 때 심판은 "플레이 볼!"이라고 외칩니다. 놀이를 하라는 거죠. 직관적이고 단순한 사실을 우리는 늘 잊고 삽니다. 나이키 코리아의 PLAY NEW 광고는 이 부분을 짚어줬습니다. 스포츠를 즐거운 움직임과 놀이로 즐기라는 기본을 이야기한 겁니다. 스포츠는 놀고, 즐기며,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의 의미를 깊게 생각해 보는 시간입니다.


몰입에 대한 이야기도 색다른 고민을 하게 했습니다. 무조건적인 몰입만 하면 되는 줄 알았더니 스포츠마다 다르고, 딱 적당한 수준으로 몰입해야 한다는 말에 놀랐어요. 최상위 선수를 만나 너무 몰입하면 지나치게 서두르게 된다고 합니다. 자신만의 적정 상태를 찾아 상황에 맞는 몰입 상태에 들어가는 것은 이미지 트레이닝 훈련과 연결됩니다.


챔피언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생각해 봅니다. 지지 않으려고 하는 시합은 절대 이길 수 없다고 합니다. 잃을 게 더 많다는 거죠. 지지 않기 위한 건 공포에 기반한 감정이기에 자신감을 기반으로 한 이기기 위한 경기를 하는 것과의 차이점을 짚어주는 부분도 인상 깊었습니다.


정신적, 기술적, 전술적 측면에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질 줄 알아야 한다고 합니다. 무엇을 잘했지? 무엇을 개선해야 할까? 최고가 되려면 무엇을 바꿔야 할까? 챔피언처럼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능력을 높이는 다양한 방법을 알려줍니다. 실제 챔피언의 일기와 사례를 보여주고 있어 생생하게 와닿습니다.


"게임을 바라보고 자신을 이해하는 방식에서 챔피언과 평범한 선수의 차이가 생긴다." - 책 속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하는 사람들은 어떤 습관을 가지고 있을까요. 쉽게 간과하는 것들을 짚어주며 왜 루틴을 지켜야 하는지 알려줍니다. 중요한 건 갑작스러운 상황이 생기면 언제든 수정할 수 있는 루틴이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루틴이 깨졌을 때 당황 따위 없는 유연한 대처법이야말로 챔피언의 마인드였습니다.


성공의 8할은 일단 출석하는 것이라고 말한 영화감독 우디 앨런의 말처럼 꾸준히 한다는 건 언제나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챔피언은 기본을 철저하게 지키는 이들이었습니다. 마인드와 동시에 영양, 훈련, 인간관계, 재활 훈련 등 관련된 모든 면을 끊임없이 고쳐 나가겠다는 단호한 결단력을 가진 이들입니다.


<챔피언의 마인드>에서 알려주는 정신력 훈련은 더 나은 자신이 되기를 욕망하는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욕망의 크기에 비해 노력의 크기가 어떤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어쩌면 자신의 한계를 알아내기 위한 과정이기도 합니다. 내 모든 힘을 다해 최선을 다하는 것, 누구나 인생에서 강한 멘탈이 필요한 순간을 만나게 되고 그때를 위해 삶의 기술로 받아들여야 할 것들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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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받을 권리 - 팬데믹 시대, 역사학자의 병상일기
티머시 스나이더 지음, 강우성 옮김 / 엘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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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이 민낯을 드러나게 만든 게 있습니다. 바로 미국 의료 시스템이었습니다. 2020년 너무 많은 사람들이 삶을 등졌습니다. 하필 저자가 입원한 시점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처음 보고되었던 시점이었고, 팬데믹에 대한 대처가 엉망인 현장을 목도합니다. 무엇보다 저자가 애초에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며 입원했던 이유도 상업적 의료 시스템으로 비롯된 것임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이기에, 저자는 병상일기를 세상에 내놓게 됩니다.


티머시 스나이더는 인종말살, 나치 홀로코스트, 소비에트 공포정치 등을 주제로 20년간 20세기 참상들에 관한 글을 써온 역사학자입니다. 하지만 자유국가라 불리는 미국의 의료 시스템을 경험하고 나서 의료보장의 권리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나 봅니다. 무엇이 그를 분노하게 했을까요.


2019년 12월 29일 한밤중에 응급실에 가야 했던 티머니 스나이더. 12월 초 독일 출장 중 복부 통증으로 병원을 방문했지만 퇴원 조치를 받았고, 미국으로 돌아와서 맹장염 수술을 하게 됩니다. 이때 이미 맹장이 터진 상태여서 간에도 염증이 퍼져있었지만, 수술 후 다음날 퇴원 조치를 받습니다. 그리고 휴가 중 몸 상태가 안 좋아져 병원에 갔지만 역시 다음 날 또 퇴원 조치를 받습니다. 그리고 결국 심각해진 상태로 응급실에 갔지만 역시 다음 날 아침까지 아무런 조치를 받지 못한 채 보냅니다.


2주 전 맹장수술 이력을 확인조차 하지 않는 초보적인 실수는 다음날에도 이어집니다. 쓸모없는 척수 검사를 받는 중에는 수련의의 휴대전화가 울려댄 탓에 정신산만한 의사의 모습을 봅니다. 결국 그동안 무시됐던 문제를 발견하며 간 수술을 받습니다. 이마저도 수술 후 처치에 문제가 생겨 또다시 간 수술을 받습니다. 여기서 그는 분노합니다. 의사나 간호사, 자신에게 분노한 게 아니라 의사들이 쫓겨 허둥대며 실수를 저지르게 되는 시스템의 본질에 분노합니다.


이런 일을 지인들이 알았을 때 재력과 연줄로 일찍 처치 받지 않은 것에 놀라워했을 정도라니 의료보장은 누구나에게 공평하게 작동하지 않는다는 걸 깨닫게 합니다. 누구나 최소한의 비용으로 적절한 의료보장을 누릴 수 있는 것, 이게 그토록 어려운 일이라는 걸 현실적으로 보여준 사례입니다.


미국에서 아프리카계 미국 여성이 낳은 영아의 사망률은 알바니아, 카자흐스탄, 중국 등 다른 70여 개국들보다 높다고 합니다. 팬데믹 초기에 대처 못한 미국은 15만 명 이상이 이유 없이 죽어갔습니다. 미국인은 비용을 댈 수 없어 치료를 회피합니다. 수천만 명이 의료보험이 없습니다. 팬데믹으로 일자리를 잃자 의료보험마저 잃게 됩니다. 직장을 잃지 않기 위해 일터로 나간 탓에 감염은 확산되었습니다.


건강은 생존에 있어 너무나 기본적인 요소입니다. 의료보장에 대한 신뢰는 자유를 이루는 중요한 일부임에도 의료보장이 특혜가 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보편적 권리여야 하는 의료보장에 대해 저자는 고민하게 됩니다. 우리 모두 다 더 나은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말이죠. 미국의 상업적 의료 시스템은 숫자 놀음뿐이라고 비판합니다.


유대인은 인종적 폐결핵이라 부른 히틀러와 다를 바 없다고 합니다. 모든 인간은 질병에 걸릴 수 있으며 평등하게 치료받을 권리가 있음을 그리고 생산성과 이익성에 대한 판단 없이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치료받을 권리가 있음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1948년 세계인권선언문 25장에서는 "모든 인간은 의식주와 의료보장, 필수적인 사회서비스 등을 포함해, 그 자신과 가족의 건강과 복지에 합당한 생활수준을 누릴 권리가 있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의료보장이 인권으로 여겨지지 않고 있는 현실입니다. 누릴 자격이 없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일이라며 의료보장을 반대하는 정치인들이 많습니다. 그들은 정부가 제공하는 건강보험을 받으면서 말이죠.


한국의 의료보험은 민영 의료보험인 미국에 비해 나은 편입니다. 의료보장이 적절히 이뤄질 때 의사들은 처방전을 써주는 일 말고도 뭔가를 해줄 수 있는 여유가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그걸 가능하게 하고 권장하는 시스템이라면 고통과 약 사이에 수많은 의료적 보살핌의 대안이 존재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덜 끔찍한 의료보장을 받는 것에 대한 상대적 만족감은 전체 시스템이 얼마나 엉망인지 들여다보지 못하게 된다고 경고합니다. 저자가 목소리를 높이게 된 이유입니다. 미국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후퇴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신호가 바로 공중보건의 위기라고 짚어줍니다. "우리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상업적 의료 시스템하에 놓여 있다."라며 책임을 전가하기만 하는 현 의료 시스템을 비판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요양원 사망자 누락 등 실리콘밸리의 빅데이터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미국인들은 지역공동체에 이미 창궐한 바이러스를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지역 언론의 쇠퇴로 정치가들과 기업들 간의 부적절한 관계를 감독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전국적 참사를 규명하지 못한 채 소셜미디어에서는 음모론만 퍼졌습니다. 그리고 상업적 민영의료의 권력 집중화는 의사들의 목소리를 약화시켰습니다. 개인 방호복을 일터에 가져왔다는 이유로 의사와 간호사가 해고되기도 했습니다. 병원 비축품 부족 사실이 드러났다는 이유로 말이죠.


"사실을 밝히는 사람들을 잃게 되면, 우리는 진실이라는 개념 자체를 잃어버릴 위험에 처한다." - 책 속에서


저자는 병원에서 분노와 함께 공감이라는 감정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병문안을 온 옛 친구들과 자원봉사자 등으로부터 받은 '다정한 공감'이 작동한 겁니다. 이 분노와 공감은 미국의 질병, 즉 육체적 병을 둘러싸고 있는 정치적 병폐라는 질병을 공론화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왜 병상이 부족한지, 왜 수술 후 다음 날 퇴원하게 되는지, 왜 의사들을 만나기 힘든지 상업적 민영의료 시스템에서 풀어내는 <치료받을 권리>. 미국의 병폐를 드러낸 이 책을 읽으며 의료보장의 권리에 대해 생각해 본 시간입니다. 모두를 위해 분노하기로 한 저자 덕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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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메론 프로젝트 - 팬데믹 시대를 건너는 29개의 이야기
빅터 라발 외 지음, 정해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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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거릿 애트우드, 리브카 갈첸, 빅터 라발 등 이 시대 주목받는 작가 29인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것만으로 눈길을 사로잡은 책 <데카메론 프로젝트>.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봉쇄 조치 등 팬데믹 시대를 보내고 있는 우리들의 낯선 경험이 낳은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데카메론 프로젝트>는 고전 문학 <데카메론>과 닮았습니다. 1353년 흑사병 시대에 탄생한 소설 <데카메론>은 14세기 페스트의 잔학무도함에 무력해진 유럽의 모습을 100편의 이야기로 보여줍니다. 그간 경험하지 못했던 경험을 한 시대가 낳은 이야기들을 통해 그 시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2020년 우리 시대의 데카메론이 기획됩니다. 뉴욕 타임스에 <데카메론>의 리뷰를 싣고자 했던 리브카 갈첸의 제안을 계기로 말이지요. 그렇게 작가들은 한 편 한 편 그들의 이야기를 내놓았습니다.


리브카 갈첸의 <생명을 구하는 이야기들>는 <데카메론 프로젝트>의 의도를 잘 보여줍니다. 코로나로 휴관 중인 수족관과 미술관에 펭귄이 관람하는 영상을 유튜브에서 봤었는데, 저자도 그 영상을 보며 뜻밖의 힐링을 받았다고 고백합니다. 저자의 말로는 그 감정이 바로 '감정적 보호막'이라고 합니다. 현실도피성 이야기에서 역설적으로 도망쳤던 곳으로 복귀시킨 <데카메론>처럼 "어려운 시기에 소설을 읽는 것은 그 시기를 이해하는 방식이자 그 시기를 끈기 있게 버텨내는 방식"이니까요. "너는 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라는 메멘토 모리 대신 "너는 살아야 할 운명임을 기억하라"라는 메멘토 베레레(Memento vivere) 메시지를 안겨주는 데카메론의 의미를 되살립니다.


소설 <블랙 톰의 발라드>로 인상 깊은 빅터 라발 작가의 글도 작가 특유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담겨있어 좋았어요. 봉쇄 조치로 인해 떠날 사람들은 떠나고 소수의 사람들만 남은 아파트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인데 초자연적 공포 분위기도 슬쩍 안겨줘 역시 빅터 라발 다운 이야기구나 싶어 마음에 들었습니다.


어떤 것도 공통된 취미를 공유하지 않지만 사귀고 있는 커플이 봉쇄 조치로 집에 머물며 함께 하는 시간이 더 늘어나자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 콜럼 토빈 작가의 <LA강 이야기>도 인상 깊었습니다. 행복한 커플에 대한 환상 대신 실제 있을법한 이야기여서 오히려 더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더라고요. 그나저나 LA강이 있다는 것도 이번에 알게 되었는데, 청계천 복원사업의 노하우가 전수된 곳이라고 합니다.


저는 이 작가가 있다는 것만으로 <데카메론 프로젝트>를 읽을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는데, 역시 마거릿 애트우드 작가의 이야기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팬데믹으로 격리 중인 지구인들을 위해 은하계간 위기 지원 프로그램이 발동해 문어처럼 생긴 외계인이 방문합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지구인을 위로하지요. 데카메론의 액자소설 형식 구조를 그대로 따 이야기 속에 또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에다가 결말이 주는 깊은 의미까지, 가장 데카메론적인 구성이라 친근감이 듭니다.


데카메론의 구성을 따온 소설은 레이철 쿠시너 작가의 <빨간 가방을 든 여인>도 있습니다. 일주일 간 성에서 머물며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씩 들려주기로 한 사람들. 질병, 슬픔, 죽음에 대한 것 외에 행복한 이야기만 하자고 합니다. 나도 모르게 홀리듯 빠져들게 하는 스토리입니다.


120일간의 격리 후의 이야기를 쓴 에트가르 케레트 작가의 <바깥>도 재밌어요. 이미 그 생활에 익숙해진 탓에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는 사람들에게 정부가 강제로 나오라고 명령을 내릴 정도입니다. 인간의 탁월한 적응력에 대한 반전 결말까지 인상 깊습니다. 캐런 러셀 작가의 <마지막 버스 클럽>은 위기의 순간에 시간이 멈춘 초자연적 현상을 일상이 멈춘 팬데믹 시대를 잘 표현해 멋졌어요. 미아 쿠토의 <친절한 강도>는 코미디 같은 상황을 진지하게 표현해서 처음엔 어리둥절하다가 이해하는 순간 제대로 빵 터질 정도로 정말 재밌었어요. 매튜 베이커의 <기원 이야기>도 유쾌한 반전이 즐겁습니다. 봉쇄 기간 중 한 집에 모인 가족은 아이스크림을 한 숟갈씩만 먹어야 하는 배급제 방식 때문에 박탈감과 좌절감을 가집니다. 이 위기를 어떻게 이겨낼지 궁금하게 만듭니다.


평소라면 출판해 주지 않았을 이야기들일지도 모릅니다. 실험적 소설도 많아서 읽는 맛이 낯선 경우도 많습니다. 뷔페에서도 손 한 번 가지 않는 음식이 있듯, <데카메론 프로젝트>에서도 마찬가지이긴 합니다. 하지만 다양한 아이디어 창고 속에서 창의적 영감이 샘솟는 기분이 드는 데다가 기대 없던 이야기에서 뜻밖의 감동을 받기도 하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당대 최고의 작가들이 쓴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 현실을 이해할 수 있는 <데카메론 프로젝트>. 미래에는 페스트 시대의 <데카메론>과 함께 코로나19 시대에 탄생한 <데카메론 프로젝트>가 함께 회자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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