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을 걷는 아이 - 모네의 <수련>부터 뭉크의 <절규>까지, 아이의 삶을 찬란히 빛내 줄 명화 이야기
박은선 지음 / 서사원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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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미술 교사이자 두 아이의 엄마 박은선 자자의 신간 <미술관을 걷는 아이>. 전작 <책 읽기보다 더 중요한 공부는 없습니다>를 통해 책육아에 대해 알려줬다면, 이번에는 명화와 육아에 초점 맞춥니다. 


명화로 우리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삶을 스케치하는 법을 알려주는 <미술관을 걷는 아이>. 아이가 품었으면 하는 이해, 창의성, 관찰, 공감, 진실함, 감수성, 지혜, 희망이라는 여덟 가지 미덕을 담은 그림을 만나보세요. 명화 해석에 집중한 흔한 미술 교육책이 아니라 그저 마음 가는 대로 보는 재미를 찾아가는 명화 감상법과 그 속에서 우리 아이에게 심어줄 가치를 발견해가는 여정을 배울 수 있습니다.


무엇이든 나로부터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자존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좋은 그림은 바로 자화상이죠. 정면을 응시하는 결연한 눈매가 강렬한 뒤러의 <모피코트를 입은 자화상>은 서양 미술 역사상 최초의 정면 자화상이라고 합니다. 높은 자긍심을 엿볼 수 있는 명화를 보며 우리 아이도 자신의 품격을 스스로 높일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부모의 바람을 덧입혀봅니다. 


강인한 아이의 내면을 자라게 하는 명화들을 어떻게 감상하면 좋을까요. 박은선 저자는 화가에 대한 어떤 정보도 없이 그림 감상부터 해보라고 합니다. 정답 없는 이야기가 펼쳐질 겁니다. 책 속의 질문 예시를 참고해도 좋습니다. 그리고 화가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자고 합니다. 화가가 왜 그렇게 표현했는지 어렴풋이 느끼기만 해도 좋다고 합니다. 반드시 긍정해야 하는 이해를 강요하지 않게 조언하고 있어 부담 없어 좋더라고요. 이제는 아이가 그림을 직접 그릴 차례입니다. 아이의 미래 자화상을 그려보기도 하면서, 아이만의 소신 있는 표현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미술 교육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작품을 쓱 훑어보는 것을 넘어 화가의 인생과 작품의 연관성을 통해 그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가치를 자연스럽게 깨달아가는 여정을 만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우리 아이는 명화를 사색할 줄 아는 아이로 자랄 거라고 합니다. <미술관을 걷는 아이>는 화가들의 그림에 대한 철학을 통해 주체적인 생각을 키울 수 있게 도와줍니다. 남을 의식하기 시작하면 소신 있게 표현할 수 없게 됩니다. 동시에 무한 칭찬할 줄 아는 부모의 태도도 배울 수 있는 시간입니다.





뭉크의 <절규> 그림은 부정적인 감정에도 공감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그저 덮어두기를 강요하는 대신 표현해 보자고 합니다. 슬픔과 분노는 버려야 할 감정이 아니라 어떻게 잘 흘려보내는지가 중요하다는 걸 작품으로 알려줍니다. 아이의 감정 조절 능력을 키우기 위한 이런 그림 감상법은 미술치료와도 연계됩니다.


1인 세대가 늘어나는 요즘, 가족의 가치관이 점점 약해지고 있습니다. 조부모님의 지혜와 경륜을 존중할 줄 알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공감의 시선을 가져야 합니다. 벨라스케스의 작품에는 약하고 소외된 계층이 함께 등장합니다. 인형 같은 공주가 중앙에 위치해있지만, 정작 이 작품의 제목은 <시녀들>입니다. 가족 및 인권 감수성을 키우는 데 도움 되는 작품들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온화한 영혼을 가질 수 있게 해주세요.


그 외에도 책 읽는 일상을 선물해 줄 명화, 축복받으며 태어난 아이가 충분히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아이의 찬란한 꿈을 격려하는 데 도움 되는 명화 등이 이어집니다. 틀에 맞추어 암기하듯 만드는 작품이 아니라 창의성 높이는 미술 활동이란 정답 없는, 구조화되지 않은 활동임을 짚어줍니다. 아이들의 호기심과 감각을 믿고 지켜주자고 조언합니다.


아이에게 명화를 보여주거나 미술 전시회를 가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부모가 기대하는 건, 우리 아이가 예술과 문화를 만나 창조적인 아이로 자라길 바라기 때문일 겁니다. 이 책은 그런 부모의 바람을 잘 충족시켜 주는 책입니다. 자녀 미술 교육서로 읽기 시작했다가 부모의 마음공부가 된 책이기도 합니다. 이래라저래라 하며 감상평을 요구하지 않고 편견 없이 바라보고 소통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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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독
이기원 지음 / 페퍼민트오리지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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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시스템이 사라지고 막강한 대기업이 회사를 경영하듯 도시를 관리하게 된 22세기 서울의 기묘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디스토피아 소설 <쥐독>. 영화 <악마를 보았다>, <신세계>, <낙원의 밤>, <마녀> 등을 제작한 페퍼민트앤컴퍼니의 글로벌 슈퍼 IP로 기획된 페퍼민트오리지널의 SF판타지 소설입니다.


소설의 등장인물과 딱 어울릴 만한 배우를 매치해 보는 즐거운 상상 속에서 다채로운 인물들의 서사가 술술 읽히는 그야말로 페이지터너 소설입니다. 영상으로 만들어지면 (개인적으로는 OTT에서 시리즈로 길게 뽑아내주면) 딱 내 취향이라고 외칠만한 <쥐독>입니다.​​


이기원 작가의 흡인력 있는 맛깔스러운 문체에 반했습니다. <쥐독>은 그의 첫 소설이지만 현직 시나리오 작가의 면모가 고스란히 담겨 재미와 의미 모두를 잘 잡아내고 있습니다. 소설가이자 영화감독 윤재호 작가의 표지 일러스트도 긴장감을 더합니다. 쥐독에 빠진 서울의 모습이 인상 깊습니다.​​


소설의 배경을 소개하는 서울 연대기와 프롤로그에서부터 멋짐 폭발합니다. 22세기 미래에 이르기까지 어떤 변화를 거치는지 한 번쯤 상상해 봄직한 이야기들이 압축되어 있어 기대감을 자아냅니다. 세계 인구의 75퍼센트가 사망한 신종 바이러스 출현, 제3차 세계대전 발발. 오랜 전쟁과 감염병으로 국가 시스템이 붕괴하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도시는 대한민국 서울입니다.


강력한 자본과 첨단 기술력을 갖춘 한국의 대기업은 국가 시스템이 무너져도 버텨냈고, 10대 기업 회장단 모임 전국기업인연합(전기련)이 결국 도시 경영권을 인수합니다. 그렇게 뉴소울 시티(New Soul City)가 출범합니다.​​ 처음에는 태평성대의 시절이지만 바야흐로 전기련의 철권통치시대가 펼쳐집니다. 상류층과 일반 시민 그리고 낙오자들의 경계는 점점 심해지고, 결국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이 사는 3구역은 쥐독이라 불립니다.


퍼주기만 하면 살아남지 못하는 기업의 생존법칙이 고스란히 도시 경영에 반영되었기 때문입니다.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들의 방식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철저하게 기업을 위한 노동력을 제공한 시민들만 기업의 고객으로서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게 합니다. 전기련에 불만 있는 시민은 일명 블랙컨슈머가 됩니다.


뉴소울 시티의 화폐부터 철저한 생존법칙이 적용됩니다. 노동력을 제공한 시간에 따라 주어지는 화폐를 일컫는 분각을 벌기 위해 근로자들은 초과근무가 필수이고 그러다 보니 싸구려 각성제를 복용하는 일은 기본입니다.​​ 2구역에 살던 민준은 각성제를 때려부으며 일하지만 간신히 제일 싼 밀키트만 구할 형편입니다. 의욕 없고 우유부단한 하루하루입니다. 그러다 공장에서 1구역 최상위 시민들을 위한 최상품 각성제 루왁으로 인해 사건은 시작합니다. 한 알 만으로도 일 년 치 맨션 관리비에 해당하는 루왁을 무려 1,500여 개를 들고 튄 겁니다.





이내 클래식 음악을 튼 고객서비스팀이 출동해 애프터서비스를 합니다. 그들은 총을 들었습니다. 살벌한 애프터서비스입니다. 기업의 용어로 대체된 사회를 풍자하는 용어가 섬뜩하게 다가옵니다. 민준이 도망친 곳은 3구역 쥐독입니다. 쥐독에서도 목숨을 담보로 한 선택의 연속입니다. 뒤늦게 후회해 봤자 소용없습니다. 이제는 생존을 위한 본능만으로 움직입니다.​​


상류층과 낙오자들이 극명하게 대비되어 자리 잡은 뉴소울 시티. 도시의 신이라 불리는 수장 류신은 100년 넘게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시시때때로 육체를 바꿀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이후 청년의 몸을 가지고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상위 2퍼센트 상류층을 제외하고 나머지 시민들은 그저 언제든 교체 가능한 부품일 뿐입니다. 시민들의 자유 의식이 깨어나지 않게 하기 위한 전기련의 계획은 치밀합니다. 디지털 분서갱유를 실시해 지식에 관련된 모든 매개체를 없앴고, 시민들은 점점 파블로프의 개가 되어갑니다.


그리고 그동안 내버려 뒀던 쥐독에도 압박을 가합니다. 류신의 입장에서 쥐독은 허기와 탐욕에 미쳐버린 짐승들이 모인 곳입니다. 그리고 상대를 잡아먹으려는 쥐로 가득 찬 쥐독입니다. 이제는 뉴소울 시티의 고객들을 위협하는 더러운 쥐새끼들을 단호히 응징할 차례입니다. 섬뜩할 만큼 놀라운 계획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바로 쥐독이라는 제목이 의미하는 바와 같습니다. 독에 갇힌 채 굶주려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기 시작하는 쥐가 한 마리만 남았을 때 풀어주면 이미 쥐맛에 길들여진 그 쥐는 계속 동족 살해를 하게 되는 쥐독 이야기. 류신은 이 이야기를 어떤 방식으로 현실에서 펼쳐나갈까요.


"최고의 각성제는 탐욕이 내뿜는 아드레날린이다." - 책 속에서


민준의 이야기에서 시작하지만 악인이든 영웅이든 저마다의 매력을 가진 등장인물들의 이야기 하나하나가 강렬합니다. 누구 하나 버릴 캐릭터가 없습니다. 신체를 자유로이 갈아탈 수 있는 대기업 자제들이 죽음을 한낱 놀이로 즐기며 다이빙 파티를 하는 장면은 영상으로 재현될 때 특히나 파격적인 장면이 될 것 같습니다.


멈추지 않는 인간의 욕망을 담은 22세기 바벨탑 뉴소울 시티. 도시의 신이 된 류신에 대응하는 이들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진실을 보지 못하게 시민들의 눈에 씌워져 있던 가리개를 치울 수 있을까요. 쥐독에서 벗어나 연대의 힘을 일으킬 수 있을까요. 큰 그림이 조금씩 선명해질 즈음까지 결말을 향해 갈수록 긴장감을 팽팽하게 유지하는 멋진 소설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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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똥냄새가 나는데!
벤 호크스 지음, 김지연 옮김 / 너와숲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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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하지 않는 웃음을 안겨주는 똥 그림책 <어디서 똥 냄새가 나는데!>. 영국 동화 작가 벤 호크스의 독특한 그림이 매력적입니다. 감각적인 일러스트가 큼지막하게 배치되어 눈을 사로잡습니다.


킁킁! 어디서 똥 냄새가 나는데! 여기서도 나고, 저기서도 나는 똥 냄새. 스멀스멀 어디선가 풍기는 똥 냄새의 범인을 색출하기 위해 스컹크가 나섭니다. 돼지코처럼 보여서 돼지일 거라 생각한 것조차 깨뜨려버리네요. 주변 동물들을 면밀히 살피는 스컹크. 탐정 같은 모습이 꽤 진중해 보입니다. 똥 쌌냐고 대놓고 묻지만 꼬박꼬박 인사는 잘 합니다.


다들 아니라고 말하니 범인의 행방이 오리무중입니다. 여기서 멈출 스컹크가 아닙니다. 냄새 추적 장치를 가동합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요. 냄새 추적 장치가 제대로 작동이 안 됩니다. 결국 빠지직! 펑! 쾅! 부서져버리네요. 우리 아이들 책 읽어줄 때 의성어와 의태어에 꺄르르 넘어가잖아요. 이 장면에서 실감 나게 효과를 살려주세요.





끝까지 추적하는 스컹크의 의지가 돋보입니다. 똥을 싼 범인을 찾기 위한 함정도 만듭니다. 그리고 동굴 속에 앉아 범인을 기다리는데... 점점 냄새는 심해집니다. 곧 범인이 올 것만 같군요. 스컹크는 과연 똥 냄새 범인을 찾아낼 수 있을까요.


이쯤이면 반전의 내용을 추측한 이들도 있을 텐데요. <어디서 똥 냄새가 나는데!>의 재미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당신이 생각한 그 반전이 맞을까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강렬한 한 방이 남아있습니다. 저도 스컹크의 대사에 빵 터져버렸거든요. 우리 아이 유아였을 때 이 책을 만났더라면 최애 똥 그림책이 되었겠다 싶을 정도입니다.


이 그림책을 이해하려면 스컹크가 어떤 동물인지 배경지식을 함께 쌓아주는 게 꼭 필요합니다. 그래야 대반전의 웃음 포인트를 더 살릴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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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다낭 한 달 살기 & 골프 - 2022~2023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김경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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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낭, 호이안, 후에 지역에서 여유 있게 머무르는 한 달 살기 여행자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주는 가이드북입니다. 특히 골프에 대한 내용이 있어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MZ 세대의 유입으로 급증한 골프 인구만큼이나 동남아시아에서 즐기는 골프 여행의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동남아 골프 강국은 태국이지만 베트남으로 눈길을 돌려보는 건 어떨까요. ​


베트남 중부에서 가장 큰 도시 다낭. 코로나 이전부터 대세 관광지로 소문난 이후 하늘길이 열리자마자 여전히 최고의 가족여행지로 손꼽히는 곳입니다. 조용한 하노이와 활기찬 호치민의 중간 분위기를 가진 다낭은 아름다운 해변 천국이라 불리며 근교 후에와 호이안까지 즐길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습니다. ​


조대현 여행작가는 베트남 곳곳에서 장기간 머물며 한 달 살기를 실천해왔는데 그중 호이안을 특히 손꼽습니다. 옛 분위기가 가장 살아있는 도시로 슬로우 라이프를 실천하기 좋은 도시라고 합니다. 다낭과는 30~40분 거리로 가깝다는 점도 장점으로 손꼽히지요.​


다낭의 절반 정도는 골프 여행객이라고 할 정도로 다낭 골프 여행의 인기는 어느새 높아진 상태입니다. 다낭 시내에서 가까운 BRG 다낭 골프 클럽과 몽고메리 링크스 골프 클럽, 우리나라 골퍼들의 평점이 좋은 바나힐 컨트리 클럽, 호이안과 더 가까워 빈펄 리조트에 머물며 관광과 연계하기 좋은 호이아나 컨트리 클럽과 빈펄 컨트리 클럽까지 5개의 골프장을 소개합니다. ​





골프장마다 특징과 아쉬운 점도 짚어주며 야간 라운딩이 가능한지, 가족단위 고객이 접근하기 좋은 곳은 어딘지, 경치가 훌륭한 곳은 어딘지 등 기본적인 정보를 충분히 얻을 수 있을 겁니다. 


한 강과 미케 비치가 동서를 나누고 있는 다낭. 시내와 해변에서 하루씩 보내면서 맛집 및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 정보를 담았습니다. 해산물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많아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서 휴양할 수 있는 다낭입니다. ​


단기간의 다낭 가족여행에서 가장 선호하는 바나힐과 빈펄 랜드만으로 2박 3일은 충분히 나올 만큼 다양한 놀 거리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짙은 안개 없이 선명한 바나힐을 즐기고 싶다면 건기에 가는 걸 추천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호이안의 올드 타운, 베트남 마지막 왕조의 수도로 황궁과 황릉 등 다양한 유적이 있는 역사 도시 후에도 빠질 수 없습니다. 


호이안의 개성 가득한 노란색 골목 분위기가 맘에 쏙 듭니다. 정적인 분위기를 특히 좋아한다면 호이안 한 달 살기가 제격일 겁니다. 베트남 사람들이 웨딩 사진을 찍는 도시로 유명한 만큼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호이안 종합 티켓으로 5곳을 방문할 수 있는 건물들의 정보도 실려 있습니다. ​


베트남 최고의 휴양도시 다낭을 중심으로 호이안과 후에, 그리고 다낭 골프 여행에 대한 알찬 정보까지 다룬 해시태그 다낭 한 달 살기 & 골프 가이드북. 장기 여행자라면 어느 곳 하나 빠질 것 없이 유용한 정보가 될 겁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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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이후의 어른 -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우리들의 대화
모야 사너 지음, 서제인 옮김 / 엘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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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어른이지만 때때로 어른이라고 느끼지 못한 채 불안해하고 방황하는 어른이들을 위한 책 <어른 이후의 어른>. '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어른이라고 느끼지 못할까?'라는 의문에서 시작한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이 책에서 보여줍니다. 


결혼을 해야 어른이 되는 거라고 하질 않나, 아이를 키워봐야 진짜 어른이 된다고도 하질 않나... 그런데 이 시대에는 집도 결혼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기존의 어른다움의 이미지에 갇혀 있기에 더 불안해합니다. 저자는 20대 초반부터 잡지사와 신문사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며 열심히 일하고, 일을 제대로 해낸 젊은 여성이었지만 어른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고 고백합니다. 그전에 직장생활 중에는 해야 할 일을 말해주는 어른들이 있었을 뿐입니다.


프리랜서가 된 이후 정체성의 감각이 불안해지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심리치료사 공부와 동시에 내담자가 되어 정신분석을 받기도 합니다. 정신분석은 고통을 완화하는 게 아니라 고통을 언어로 표현하고, 그것이 어디서 왔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그 과정이 <어른 이후의 어른> 시작점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나 자신의 것이라고 느껴지는 목소리"를 찾아가는 여정과도 같습니다.


그 결과 정체성이 텅 비어 있음을 깨닫습니다. 열심히, 시키는 대로, 착한 사람이라는 정체성은 온전히 자신의 것이 아니었음을요. 어른이 된다는 것의 의미를 탐구하는 <어른 이후의 어른>. 자신이 스스로 되기를 기대했던 어른과는 거리가 멀다고 느낀다면 모야 사너의 발걸음에 동참해 보세요. 이 책에는 다양한 나이대와 어른다움의 단계에 있는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발전하고 성장한다는 것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자기 삶을 헌신한 적이 있는 사람들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어른이 되는 길을 엿볼 수 있습니다.


"나는 내가 어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에 이 책을 써야만 했다."고 한 모야 사너처럼, 스스로 어른이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자기다움이 깃든 어른다움의 정의를 내려 진정한 어른으로 나아가고 싶은 이들을 위한 책입니다.


우리는 언제 어른이 되는 걸까요? 법적 성인이 되었을 때가 어른일까요? 스무 살 보루의 이야기는 꽤 인상 깊었습니다. 그는 "어른은 자기 똥오줌은 가릴 줄 아는 사람"이라고 정의합니다. 스스로는 어른인 것 같았다가도 아닌 것 같은 이리저리 오가는 듯한 감각에 빠져있음을 고백합니다. 나이상 어른 취급을 받았던 보루는 그 경험이 부정적으로 남아있었습니다. 중독을 치료하는 청소년 정신병동에서 성인 정신병동으로 이동하며 오히려 정신적 외상을 깊게 입은 겁니다. 그는 스스로가 후기 청소년기 같다고 합니다.


2000년생 빅토리아는 대학교 입학과 동시에 독립을 하며 처음으로 공과금부터 시간 계획까지 현실적인 성장 경험을 하게 됩니다. 혼자라는 상실감은 어른의 모습도 발견할 기회와 함께 찾아옵니다. 방학 때 집으로 돌아가니 어린애 취급받는 기분이 듭니다.


모야 사너 저자는 정신분석학에 바탕해 이들의 성장 경험과 관련한 이야기를 덧붙입니다. 아기가 태어나 탯줄을 자르며 찾아오는 분리된 존재. 청소년기에서도 분리된 사람을 살아가기 시작하며 어른이 되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충만하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유아기 때처럼 놀이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우리는 탈출구로 선택하는 것들 중 하나가 소셜미디어입니다. 불안을 애써 차단하며, 보여주기식 어른다움의 덫에 걸리는 겁니다.


그 시기에 이미 어른이 되어있어야 마땅하다는 듯 행동하진 않았는지요. 초보 어른이 되는 것과 관련된 시기는 어른인 동시에 어른이 아니라는 모순을 받아들일 능력을 갖추고, 사이에 낀 존재라는 사실을 견뎌낼 수 있게 되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 시기는 무엇을 제대로 해내는 게 아니라 경험을 쌓고 거기서부터 성장하는 일이 필요한 시기라고 합니다.





영국에는 콘텐츠 보험이라는 게 있다고 합니다. 개인의 소지품이 파손, 분실, 도난 등의 손해를 입었을 때 보장해 주는 보험입니다. 저자가 카페에서 가방을 잃어버렸을 때 주변 사람들은 당연한 듯 콘텐츠 보험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정작 저자는 콘텐츠 보험에 가입하기 위한 서류 작성이 귀찮아 그 보험이 없는 상황입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비유가 등장합니다. 콘텐츠 보험을 든다는 것은 철드는 일에 능숙해지라는 요구를 받는 것과도 같다고 말이죠. 한마디로 콘텐츠 보험은 어른다움의 상징과도 같은 겁니다.


서른네 살 애덤은 자신을 어른의 몸속에 들어가서 사칭하고 있는 사람이 된 기분이라고 표현합니다. 20대 초반 낙오자가 된 경험 후 직장에서도 번아웃에 빠지며 가혹하고 폭군 같은 초자아가 내면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열심히 하려고 한 행동들이 사실상 도망치며 보낸 시간들이었음을 깨달은 후부터는 자신을 돌볼 줄 아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회는 아기 엄마들이 어른이 된 여성일 거라고 기대합니다. 부모 되기는 곧 어른다움이라는 등식이 만연한 사회입니다. 마흔일곱 살 블랙스톤 교수는 스스로가 어른이라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그건 마흔 살이 넘어서고서야 일어난 일 같다고 고백합니다. 그는 자신에 대한 인식이 충실하다는 느낌이었을 때 개인적 삶과 직업적 삶에서 엄마가 되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런 선택을 해도 괜찮다는 사실을 받아들인 겁니다. 부모가 되지 않더라도 책임감, 돌봄 경험을 얻지 못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닫습니다. 저자도 아이가 없는데 비출산을 택하기 위해서 얼마나 스스로에게 많은 압박을 가했는지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것은 삶에서 당신이 욕망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고, 다른 모든 사람들이 당신에게 욕망하게 만들고 싶어 하는 것으로부터, 가족과 문화와 사회가 당신에게 욕망하라고 가르치는 것으로부터 그것을 해방시키는 일이다." - 책 속에서


40대에서 60대까지 중년기에 직면하는 다양한 문제에서도 우리는 어른다움을 고민하게 됩니다. 마흔여섯 살 인지신경과학자 사이먼스는 어른이 되어갈수록 더 어른스러워지기를 요구받는 느낌이라고 고백합니다. <어른 이후의 어른>을 읽는다는 것은 그동안 나 자신에게 허용해 본 적 없는 경험이 될 겁니다. 다양한 연령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삶에서, 어른다움의 의미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길을 잃는 것의 가치를 깨닫게 됩니다. 이 여정이 바로 어른이 되는 과정의 중요한 일부라는 것을요. 


당신이 지금 혼란스럽다면 그 일을 성장 경험으로 바꿀 수 있도록 도와주는 <어른 이후의 어른>. 어른다움에 대한 당혹감은 성인 진입기 때뿐만 아니라 중년기에도 90세 노년기에도 겪을 수 있습니다. 이때 소모전에 가까운 저항 사고방식이 되려 부작용을 낳으며 나이만 먹을 뿐 정신적으로는 전혀 성장하지 않는 사람이 될 수도 있음을 경계합니다. 우리가 패러다임에 갇히질 않기를 응원하고 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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