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태그 오스트리아 & 부다페스트 - 2023~2024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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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도시 빈, 잘츠부르크는 익숙하게 알지만 그 외에는 전혀 몰랐던 오스트리아. 방송프로그램에서 오스트리아 쇤부른 궁전을 보고 한눈에 반해버렸어요. 게다가 다른 책을 읽다가 합스부르크 왕가의 역사를 알고 나니 오스트리아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습니다.


오스트리아-헝가리 군주국을 형성한 역사가 있는 만큼 오스트리아뿐만 아니라 헝가리 부다페스트까지 연계한 가이드북입니다. 동유럽의 파리라 부르는 헝가리 부다페스트는 온천이 발달해 겨울 여행으로 좋은 도시라고 하네요.


과거의 영광을 간직한 나라인 만큼 합스부르크 왕가의 빛나는 유산이 가득한 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가 낳은 수많은 위인들의 흔적을 만나는 즐거움도 큽니다. 수도 빈의 트램 풍경도 예뻐서 한 달 살기하고 싶어집니다.


빈에는 꼭 들러야 할 박물관도 많습니다. 합스부르크 제국의 위엄에 걸맞은 예술 작품들이 비엔나로 들어왔었던 만큼 유럽에서 손꼽히는 규모의 미술사 박물관, 자연사 박물관 등이 있습니다. 구스타프 클림트의 대표 작품도 빈 시내에 자리한 벨베데레 궁전에서 만날 수 있어요.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여름 별궁이었던 쇤부른 궁전은 베르사유와 더불어 유럽에서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궁전입니다. 광대한 정원에 압도 당하는 느낌이 들 만큼 멋진 이 궁전에는 곳곳에 볼거리가 가득합니다.


오스트리아에도 알프스 산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습니다. 알프스의 작고 아름다운 도시 인스부르크는 스위스의 알프스와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요들송의 본고장이라는 티롤 마을도 이곳에 있더라고요. 중세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오스트리아 북부 소도시의 매력까지 담은 가이드북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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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하다는 착각 - 왜 여성의 말에는 권위가 실리지 않는가?
메리 앤 시그하트 지음, 김진주 옮김 / 앵글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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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제8대 대통령 메리 매컬리스는 교황청에 방문했을 때 교황 요한 바오르 2세는 대통령을 그대로 지나치고 대통령의 남편에게 "대통령의 남편이 되느니 차라리 대통령이 되는 게 더 낫지 않나요?"라는 말을 건넵니다. 교황은 농담이라고 얼버무렸지만 남성 대통령이라면 듣지 않았을 농담입니다.


저자 메리 앤 시그하트가 기자 생활을 할 때의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기자라고 하니 상대방은 프리랜서 기자냐고 묻습니다. <더 타임스> 정치부 기자였던 저자는 자신이 남성이었다면 프리랜서라고 물었을지 반문하자 상대방은 겸연쩍어합니다.


<더 타임스> 편집자 및 칼럼리스트로 20년간 근무했고, 싱크탱크 의장을 비롯해 수많은 곳에서 연구원 및 교수, 이사로 활동하며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메리 앤 시그하트의 21세기 여성 차별 보고서 <평등하다는 착각>. 남녀 간의 권위 격차에 대해 다루는 책입니다.​​


여성이 남성보다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고, 여성의 견해에 영향받기를 꺼려 하고, 여성이 권위를 행사하는 상황에 거부감을 갖는 현실입니다. 저자는 미투 운동 이후 일어나는 건 립 서비스 페미니즘이며, 무의식적 편향은 여전히 같다고 말합니다. 무의식적 편향은 성차별에 반대하는 사람조차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합니다. 자신이 그렇게 행동하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평등하다는 착각>은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성공한, 권위 있는 여성 50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겪은 권위 격차 사례를 보여줍니다. 고위직 여성조차 그런 경험을 하는데, 나머지 여성들의 상황은 어떻겠나요. 저자는 연령, 인종, 계층을 불문하고 다양한 평범한 여성들과도 이야기를 나누고 1,000편이 넘는 연구 논문을 바탕으로 권위 격차를 만드는 수많은 요인들을 살펴봅니다. 책 후반부에서는 성별에 따른 권위 격차 문제의 해법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권위는 지식과 전문성의 결과로 얻는 영향력, 권력과 지도력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합니다. 해당 분야의 귄위자이며 책임을 맡은 결과로 얻는 권한입니다. 대다수 남성은 자신이 누리는 특권을 제대로 의식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의식할 필요가 없는 환경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미 최고위직에 임명되는 여성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제 이런 주장은 시대에 뒤떨어진다고도 합니다. 여성이 특혜를 받아서 오히려 남성이 손해를 받았다고도 합니다.


과거로부터 지속되어온 편향이 여성의 눈에는 보이지만 남성에게는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여성은 자신의 권위와 전문성이 과소평가되거나 의심받는 경험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자기 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더 많은 증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출판사에 원고를 보낼 때도, 연구실 관리직 지원서를 보낼 때도 권위 격차는 생깁니다. 유리천장을 깬 고위직 여성은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성차별을 당합니다. 과학, 기술, 공학 분야에 용기를 내어 도전한 여성들은 여성을 밀어내는 사회적 힘에 밀려나기 일쑤입니다.





성별 임금격차로 인해 남편이 받는 보수가 더 크기 때문에 임신하면 여성이 경력을 포기합니다. 직장을 떠난다는 이유로 고용 회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벌어집니다. 실제 직장을 떠나는 비율을 보면 남녀 간 차이는 없는데도 말입니다. 오히려 관리직은 남성이 이직하느라 떠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합니다.​​


"그들은 자신이 편향되게 행동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당하는 여성들은 확실히 알아차릴 수 있다." - 책 속에서


권위 격차를 드러내는 모든 행위의 바탕에는 여성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자리한다고 합니다. 여성이 말할 때면 주의를 덜 기울이고 말허리를 자릅니다. 더불어 여성이 다른 여성에게 편향을 보이는 행위 '내면화된 여성 혐오'에 대해서도 짚어줍니다. 여성도 남성만큼이나 고정관념에 빠지기 쉽다는 걸 일깨웁니다.​​


은밀한 편향 사례를 조목조목 짚어주는 <평등하다는 착각>. 지금의 세계는 권위 격차의 누적 효과로 만들어졌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여성에서 남성으로 (그 반대도) 성전환 수술을 받은 사례도 등장하는데요. '빌어먹을 똑같은 연구'가 남성 연구자의 성과물이 되자 높이 평가받기도 했다고 고백합니다.


"남성은 자신의 무능함을 증명하기 전까지 유능하다고 평가받지만 여성은 자기 능력을 증명하기 전까지 무능한 사람 취급을 받아요." - 책 속에서


자신이 갖고 있는 편향을 알아차리고 능동적으로 개선하려고 할 때만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말합니다. 여성에 대한 이야기인데다가 여성작가의 책인데도 이 책을 선택한 남성들을 위한 파트도 있습니다.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성평등이 왜 남성에게도 유익한지 알려줍니다.


<평등하다는 착각>은 개인, 배우자, 부모, 직장 동료, 고용주, 교사, 언론, 정부, 사회가 권위 격차를 줄이거나 없애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몇 가지를 선택해 실천해 보고, 가끔 한 번씩 다시 들춰 보면서 스스로를 점검하고, 실천 항목을 점차 늘려보자고 응원합니다.​​


기성세대는 성장기에 습득했던 편향과 싸워야 하는 까닭에 권위 격차를 해소하기가 쉽진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 세대는 편견에 시달리지 않도록 노력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바깥세상의 고정관념에 이의를 제기하는 능력을 갖추도록 도와줄 수 있는 부모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 깊습니다.


남성과 여성은 배타적이지 않고 힘을 합칠 때 좋은 성과를 내고 서로를 보완하게 됩니다. 서로 다른 관점이 합쳐지면 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방법이 나온다고 합니다. 더불어 산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봅니다.


권위 격차가 정말 존재하는지 의심되거나 존재하지만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평등하다는 착각>을 꼭 읽어보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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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짐바르도 자서전 -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으로 20세기를 뒤흔든 사회심리학의 대가
필립 짐바르도 지음, 정지현 옮김 / 앤페이지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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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유리창 이론, 루시퍼 이펙트, 타임 패러독스... 심리학 책에서 한 번쯤 접할 수 있는 바로 이 이론들의 창시자, 심리학계의 살아있는 전설 필립 짐바르도 자서전을 만나봅니다.​​ 질문과 답변 형식의 인터뷰 기록으로 구성된 자서전이어서 생생하게 직접 목소리를 듣는 듯한 기분을 안겨줍니다. 기대 이상으로 재밌는 입담을 가진 분이시더라고요.​​


뉴욕 빈민가에서 태어나 가난한 어린 시절을 겪은 필립 짐바르도.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면 공부밖에 없다는 생각에 학교생활을 성실하게 해나갔다고 합니다. 이탈리아계 미국인 2세로 파란 눈에 큰 코, 큰 키와 마른 체형... 이런 신체 특성은 또래 아이들에게 유대인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켰고 지독한 차별을 받게 됩니다. 그는 힘센 리더의 행동과 특징을 관찰하며 흉내 내기 시작했고 성장하면서 자신감 넘치는 학생으로 변하게 됩니다. 직관적인 어린 심리학자의 면모를 일찌감치 보인 겁니다.​​


그의 생김새로 인한 오해는 이후에도 이어집니다. 고등학교 시절엔 시칠리아 출신 마피아라 여기질 않나, 누군가는 그를 푸에르토리코인이라 여깁니다. 싸구려 사진관에서 찍은 어두운 사진과 재즈를 좋아한다는 취미를 쓴 지원서는 그를 흑인일 거라 생각하게 만들었고 당시 흑인 대학원생을 뽑지 않았던 예일대 심리학과 대학원에 입학하지 못할 뻔했습니다.


사회심리학자로서의 이력에 본격적으로 날개를 달게 된 건 심리학계의 거장들이 모인 스탠퍼드대학교에 정교수직을 제안받으며 시작됩니다. 이곳에서 그 유명한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이 이뤄집니다. 처음엔 기숙사 학생들과 3일간 경찰과 도둑 놀이라는 모의실험으로 시작했는데 흥미로운 결과를 낳는 걸 보고 본격적으로 실험에 돌입합니다. 심신이 건강한 청년들을 모집해 교도관과 죄수의 역할을 임의 배정하고, 실제 경찰의 도움으로 입건 절차를 따르며 교도소(조던홀 건물 지하)로 이송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죄수복으로 갈아입고 번호를 부여받는 순간부터 제도적 비개인화가 시작되었습니다. 권력이 지배하는 교도소 실험의 탄생 비화를 짐바르도의 목소리로 들으니 더 흥미진진하더라고요. 신체적 처벌은 금지하지만 심리적 형벌은 막지 않았던 그 실험은 뜻밖의 상황으로 전개됩니다. 교도관의 '힘'을 가진 자들은 억압적인 행동을 스스럼없이 하게 됩니다. 너그러운 교도관이라 할지라도 지배적인 교도관의 결정에 따라갑니다. 죄수 역할을 하는 아이들은 각자도생의 태도를 보입니다. 점차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벌어집니다.


모두가 스트레스가 극에 달합니다. 실험 36시간 만에 신경쇠약 증상을 보이는 학생이 나타납니다. 짐바르도조차 연구자가 아닌 교도소 감독관의 역할에 매몰되어버린 바람에 더 일찍 개입하지 못한 것을 자책했을 정도입니다. 결국 원래 2주 예정이었던 실험은 일찍 종료하게 됩니다.​​


1971년에 진행된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은 유일하게 하루 24시간 내내 진행된 사회과학 연구이자 사회심리학에서 행해진 가장 극적인 실험입니다. 선량한 사람이 얼마나 악하게 변할 수 있는지 보여줬습니다. 모든 면에서 '상황의 힘'이 극적으로 드러난 실험이었습니다. 상황의 힘이 어떻게 개인의 성격과 사회적 행동을 변화시키는지를 보여줬습니다. 이 실험은 맡은 역할이 그 사람의 행동을 결정한다는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역할놀이에서조차 우리는 그 경계를 넘을 수 있었던 겁니다. 우리는 상황의 힘에 취약하다는 걸 의식해야 한다는 걸 깨닫게 합니다.


자서전에서는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에 쏟아진 비판과 오해에 대해 답하는 파트도 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강력한 상황의 힘에 어떻게 저항할 수 있을까요. 누구나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저항 지침을 마련하기도 합니다. 이 내용은 그의 저서 <루시퍼 이펙트>에서 더 자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탠퍼드 교소도 실험 덕분에 탄생한 후속 연구가 많습니다. 수줍음 프로젝트, 시간관, 마인드컨트롤, 광기 등이 있습니다. 과거, 현재, 미래 중 어느 시간대에 집중하는지에 따라 삶의 태도가 결정되는 '짐바르도 시간관' 연구가 특히 인상 깊습니다. 이 이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자기애성 인격장애와 현재 지향적 쾌락주의자 면모를 설명할 때에도 등장합니다.


하지만 실험에 참여한 학생들의 심리적 반응이 극에 달했기에 그의 실험 이후 스탠퍼드는 물론 모든 기관이 실험에 대해 보수적으로 돌아섰을 정도로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이 낳은 결과는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이후 연구 실험부터는 가상의 시나리오를 제시하는 식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일부 사회심리학자들이 fMRI 기계를 이용해 뇌 연구로 전환하게 되는 뜻밖의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TED 강연 당시 시간이 촉박했을 때 머릿속에서 벌어진 상황을 이야기하는 장면에선 배꼽 잡고 웃을 정도로 솔직한 그의 모습이 정겹게 다가옵니다. 학창 시절부터 시작한 반전운동은 물론이고 소수집단과 여성 교수 임용에 앞장선 짐바르도의 인생을 엿볼 수 있습니다.​​


26부작 TV 시리즈 <심리학의 발견> 프로젝트에 참여해 심리학의 모든 것을 다루며 대중에게도 익숙한 스타 교수 필립 짐바르도가 들려주는 심리학자로서의 성장기 <필립 짐바르도 자서전>. 수많은 어젠다를 제기하며 20세기를 뒤흔든 사회심리학의 대가 필립 짐바르도의 이야기는 심리학을 좋아하는 일반인과 심리학을 전공하는 이들에게 유의미한 시간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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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어원의 일본어 단어
한창화 지음 / 좋은땅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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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에 일본어 어원의 단어가 많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그 반대의 경우가 부지기수였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사투리로 알고 있었지만 일본어이고, 그 일본어가 사실은 우리말 어원인 게 수두룩한 겁니다. <우리말 어원의 일본어 단어>에서는 일본어 상용한자(2,136자) 훈독 단어 하나하나를 분석해 우리말과의 연관성을 따져봅니다. 우리말과 일본어는 우랄알타이어족으로 같은 어족에 속합니다. 우리말과 일본어는 어순이 같고 한자를 사용하며, 역사적으로도 일찍이 한반도에서 건너가 일본에 거주한 도래인(渡來人)이 많았습니다. 


사실 외국어 공부할 때 발음 문제로 골머리 썩기 일쑤인데 우리말의 실제 발음 수를 알게 되니 불평불만이 쏙 들어갑니다. 우리말의 발음 수는 무려 1,096개라는 사실! 모음, 반모음, 자음 31개만으로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말은 한 음절 말로도 충분히 사물을 지칭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발음 수가 적은 언어 쪽에서 발음 수가 많은 언어를 도입해 표기할 때에는 본래 발음을 충분히 표기하지 못하니 약간의 변형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한자 발음 수는 460개, 일본어 발음 수는 300개에 불과하니 우리는 언어 구조적인 면에서 고퀄리티 언어 능력 보유자가 아니겠어요?


<우리말 어원의 일본어 단어>는 우리말이 일본어에 영향 끼친 것들의 이야기입니다. 한창화 저자는 우리말에 어원을 두고 조금씩 변화하여 지금의 발음이 된 일본어 단어를 500개 넘게 소개합니다. 단어장처럼 배치되어 있으니 궁금한 단어를 먼저 찾아 읽어도 좋습니다.



처음엔 단어장 같은 구성에 살짝 긴장했지만, 우리말이 어떻게 일본어로 변형되는지 그 과정을 하나씩 알게 되니 이거 참... 재미가 꽤나 좋습니다. 일본어사전앱을 열어 발음을 들어가며 읽으니 더 신납니다.


'にこにこ 니코니코'를 무작정 외우는 대신, '내키다'라는 우리말 어원을 통해 내키 > 니키 > 니코로 변형되는 과정을 알게 되고,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 싱글벙글 웃으며 일한다'는 풀이를 거치면, 니코니코의 뜻은 싱글벙글이란 게 이해됩니다. 니키에서 니코로 바뀌는 것처럼 일본어의 모음교체 현상에 대해서도 부가적으로 설명해 주니 단어 하나를 알아갈 때마다 늘어나는 지식은 여러 개입니다.


우리말 중에서도 잘 모르고 있었던 단어를 알게 되기도 합니다. 정신이 자꾸 나갔다가 들었다가 하는 모양을 뜻하는 '해딱해딱'이란 단어도 익혀봅니다. 일본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갑자기 귀에 쏙 들어오는 발음이 있을 때가 있죠. 우리말 발음과 닮아서 참 신기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 책에서 수많은 예시를 만날 수 있습니다. '쑥쑥'이 어떻게 '수구수구'로 발음되는지, 크다의 방언 '크지라'가 어떻게 고래를 뜻하는 '쿠지라'가 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어족이 같으면 외국어를 공부할 때도 단어의 관련성을 탐구하며 학습할 수 있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우리말 어원을 통해 일본어 단어를 하나씩 알게 되는 새로움을 선사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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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전기차 전쟁의 설계자
팀 히긴스 지음, 정윤미 옮김 / 라이온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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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 년 동안 자동차 업계를 주름잡던 쟁쟁한 제조업체들 사이에서 전기 자동차가 안착하기까지 그 주역으로 일론 머스크와 테슬라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호언장담하며 큰소리치는 일론 머스크의 과시성 멘트를 두고 한때는 이상주의자로만 치부했는데, 스페이스X로 우주 시대를 열어나가는 그의 배짱 두둑한 행보를 보면 그라면 왠지 해낼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요.


"그의 신념은 가치를 낳았고, 가치에 비추어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 - 책 속에서


워낙 이슈를 몰고 다니며 제정신이 아닌 발언을 일삼는 일론 머스크이기에 사람 그 자체에게는 끌리지 않지만, 전기차가 대세라는 사실은 거스를 수 없습니다. 동네 전기차 충전소에는 언제나 테슬라가 대기해있고, 하이브리드 전기차는 이제 평범하게 느껴지고, 전기차 택시도 쉽게 볼 정도입니다. 이렇게 되기까지 일론 머스크와 테슬라의 고군분투의 역사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테슬라 전기차 전쟁의 설계자>는 월스트리트 저널 자동차와 테크 분야 전문 기자 팀 히긴스의 기록으로 만나는 테슬라의 역사입니다. 수차례 위기가 닥쳐도 일론 머스크의 전기자동차를 향한 열정이 어떻게 현실화되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2016년 대중을 위한 전기차라는 콘셉트로 설계된 모델3는 테슬라 운명의 변곡점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2018년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 개발에 다급히 뛰어들게 만들었습니다. 테슬라모터스를 시작한 사람은 일론 머스크가 아니라 엔지니어 마틴 에버하드라는 인물입니다. 기존의 순수 전기차가 가진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싶어 자동차 회사를 설립하지만 자금 문제로 머스크의 투자를 받게 되면서 머스크가 테슬라에 등장합니다.


테슬라를 이끈 주역으로 스트라우벨이라는 인물도 있습니다. 우리 세계는 배터리의 소형화와 대용량 기술이 발전할 때마다 혁신이 일어났는데요, 전기 자동차야말로 배터리 전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일찍이 휘발유 차량의 대안을 마련하는 데 관심이 많았던 스트라우벨은 리튬이온을 사용하는 새로운 형태의 배터리를 연구해왔고, 장거리 운행이 가능한 전기자동차를 위한 배터리를 연구합니다. 그러다 에버하드와 머스크와의 인연을 바탕으로 테슬라에 합류합니다.


초창기 테슬라는 부자들의 장난감 같은 고급차 이미지였지만 기존 자동차 업계의 행보를 따라가진 않았습니다. 전통 자동차 제조, 판매와는 다른 루트를 걷는 테슬라의 여정이 시작합니다.


전기차 하면 가장 먼저 드는 걱정이 배터리 화재인데요. 테슬라에게 배터리를 공급한LG화학도 배터리 사고에 휘말릴까봐 배터리 반납을 요구했을 정도였습니다. 에버하드와 스트라우벨은 테슬라의 종말을 불러올 수도 있는 배터리 사고에 대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씁니다. 자동차를 시한폭탄으로 전락시키지 않으면서 배터리를 활용할 방법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지금의 테슬라가 있기까지 기술 스타트업에서 자동차 회사로 거듭나려는 과정에서 벌어진 수많은 에피소드가 이 책에 담겨 있습니다. 실행 가능성이 낮아도 확고한 사명을 가지고 나아가려는 사람과 지레짐작하며 포기하는 사람의 차이를 확연하게 엿볼 수 있기도 합니다.


일론 머스크의 신념과 열정, 확고한 태도로 수많은 난관을 헤치며 성장한 테슬라. 미래의 주류 자동차가 될 수밖에 없는 전기자동차 시대를 성큼 앞당긴 업적만큼은 박수받아 마땅합니다. 틈새시장을 벗어나 자동차 업계의 판도를 뒤집어엎겠다는 야심을 가지고 꿈을 좇는 인생을 산 테슬라 사람들 <테슬라 전기차 전쟁의 설계자>. 취미 삼아 시작한 스타트업 테슬라가 명실공히 자동차 제조사로 우뚝 서기까지의 파란만장한 역사가 여기에 담겼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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