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과학 4.0 - 인공지능(AI)에서 아르테미스 프로젝트까지
박재용 지음 / 북루덴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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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계가 변화하는 바탕에는 과학기술이 있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세계를 더 잘 이해하려면 꼭 알아야 할 과학기술.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과학 4.0>은 단편적인 뉴스 기사로 접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과학기술의 발달 양상과 현재 전 지구적으로 고민하는 지점을 종합적으로 짚어줍니다. 모빌리티, 우주와 로봇 그리고 소재, 정보통신, 생명공학, 기후위기와 재생에너지 영역에서 과학기술의 최신 경향을 살펴봅니다.


현대 자동차그룹은 더는 새로운 엔진을 개발하지 않겠다며 연구소 엔진 부서를 해체했습니다. 이제는 전기자동차가 대세입니다. 그런데 아직은 구입하는 데 간을 보고 있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자동차로 넘어가는 걸 고민하는 이유를 현재 모빌리티 기술의 한계를 통해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전기자동차의 핵심인 배터리 기술 발달에 따라 이 고민은 빨리 해결될 수도 있습니다. 저자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의 개발 진행 상황을 살펴봅니다. 동네에 전기자동차 충전소가 있긴 하지만 아직은 턱없이 부족하고 충전하는 데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그런데 만약 도로를 달리면서 자동으로 충전된다면 어떻겠나요. 무선충전도로가 생길 날을 상상하니 흥미롭습니다.


자율주행차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서도 짚어봅니다. 우리나라는 2027년 완전자율주행차 상용화에 대비한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라고 합니다. 미국이나 중국에서는 일부 구간 자율주행전용도로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만약 현재 버스전용차선을 자율주행 전용차선으로 바꾸면 우리도 자율주행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자율주행차들만 다니게 되면 사고에서 훨씬 자유로워집니다.


얼마 전 스페이스X의 대형 우주선이 폭발했다는 기사를 보면서 지금은 실패했지만 곧 성공하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습니다. 우주하면 NASA의 전유물로 여겨왔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스페이스X의 우주탐사 도전이 기대됩니다. 우주탐사나 로봇 산업 영역은 나와는 조금 먼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이 책을 읽으면 어떻게 우리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지 이해하는 시간이 될 겁니다.


대중의 삶에 가장 큰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는 정보통신 분야. 챗GPT의 성공적인 등장 이후 수개월 만에 후속 기술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 것처럼 기술 진보가 시시각각 이루어지고 있는 정보통신 영역도 살펴봅니다. 더불어 먹거리와 각종 의약산업 분야에도 영향을 끼치는 GMO처럼 생명공학 영역에서 눈여겨봐야 할 핵심 키워드들을 선정해 소개합니다.





오래전부터 제기된 고질적인 문제이고 빨리 행동해야하지만 개선 방향이 더딘 분야인 기후위기와 환경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아직은 갈 길이 먼 문제들을 우리가 왜 위기를 인식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해 봅니다. 기후위기와 관련한 과학기술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 그 한계는 무엇인지 명확히 알아야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더 깊이 고민할 수 있게 됩니다.


게임 체인저가 될 과학기술들을 만나는 시간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과학 4.0>. 이 책에 소개된 과학기술이 모두 상용화된다면 어린 시절 그렸던 과학 상상화의 모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기술은 2~3년 내 대세가 되면서 빠르게 체감할 수 있는 영역도 있고, 아직은 상용화까지 장애물이 많은 영역도 있지만 어쨌든 상상 속의 영역이 아니라 현실 가능성이 있는 기술이라는 데서 기대감이 앞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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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베이터 - 디베이팅 세계 챔피언 서보현의 하버드 토론 수업
서보현 지음, 정혜윤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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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 토론하면 정치인들의 토론 장면이 먼저 떠오르다 보니 유익한 토론에 대한 기대감이 전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점점 토론의 효용에 대해 잊고 지냈던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들 역시 건전한 토론 문화를 형성하는 데 필요한 교육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이런 시점에서 읽은 <디베이터>는 정말 놀라움의 연속이었고 큰 깨달음을 안겨줍니다. 토론이 왜 필요한지, 토론의 기술을 왜 배워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협상전문가가 아닌데도 일반인이 협상의 법칙을 일상생활에 적용하려고 관련 책을 읽는 것처럼 토론도 마찬가지입니다. 토론은 협상보다 더 폭넓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세계학생토론대회, 세계대학생토론대회 우승자이자 세계 최우수 토론팀 호주 국가대표 학생 토론팀과 하버드대학교 토론팀 코치로 활약한 디베이팅 세계 챔피언 서보현이 들려주는 <디베이터>.


대회용 토론 기술을 세계 챔피언이 되기까지의 여정 속에서 풀어내고 있습니다. 저자가 직접 다룬 논제를 사례로 설명하고 있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일상에서 올바른 방법으로 이기고, 자기 뜻을 관철시키고, 갈등 소지를 줄이고, 상대와의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는 데 토론의 기술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짚어줍니다.​​​


어린 시절 호주로 이민을 가면서 영어를 못하던 아이가 학교에 적응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또래 친구들과의 언어, 문화 장벽은 점점 침묵하게 만들었습니다. 갈등이 두려웠기에 갈등 회피를 생활의 지혜로 삼아버린 겁니다.


인생이 변한 계기는 초등학교 5학년 교내 토론팀에 우연히 들어가면서부터입니다. 일상생활에선 언쟁을 벌이면 그 자리에서 바로 대응해야 했지만 영어 실력이 짧았던 그로서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토론은 생각을 정리해 적절한 언어로 표현하는 시간이 주어졌고, 동일한 시간과 공정한 판단을 보장받는 무대에서 펼쳐지는 것이기에 그에게 토론이란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토론이 생존 도구가 되었습니다.


"소통을 이어가려면, 서로 간의 차이가 우리를 작아지게 하기보다 성장하게 한다는 믿음을 결코 잃지 말아야 한다." - 책 속에서 




토론대회는 두 팀이 심사위원단 앞에서 주어진 논제를 가지고 제 주장을 펼치며 경쟁합니다. 이 책에서는 토론의 다섯 가지 기술인 논제, 논증, 반론, 수사법, 침묵에 대해 하나씩 짚어줍니다. 논거에 대한 입증책임을 어떻게 하는지, 상대의 논증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 청중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는지 등 토론을 위해 꼭 알아야 할 기술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언제나 성공적인 토론으로 이어지진 않았습니다. 호되게 당하기도 합니다. 진실 자체의 지배력에 의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진실일지언정 타인에게 전달하는 기술, 기법에 신경 쓰지 않는다면 패배합니다. 설득력 있는 논거의 중요성을 알려줍니다.​​​


때로는 전혀 배경지식이 없는 논제가 등장해 좌충우돌할 때도 있고, 팀워크가 잘 발휘되지 않을 때도 있고, 품위 없는 경쟁자 때문에 토론을 망칠 뻔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부단한 노력으로 결국 해결해나가는 모습들이 정말 대단하더라고요.


토론 대회를 준비하면서 배운 것들은 일상에서도 큰 도움이 됩니다. 친구와 논쟁할 때 모든 주장을 반박하는 일은 바보 같은 짓입니다. 일상에서는 논쟁이 아닌 언쟁이 되기 일쑤거든요. 토론 공부 덕분에 언제 부딪치고 언제 그냥 덮어둘 것인지 하는 판단력을 기르는 데 도움 되었다고 합니다.​


무례한 사람을 상대하는 법, 품위 있게 이기고 지는 법, 가까운 사람들과 잘 싸우는 법처럼 인간관계에서 필요한 생존 지식이 토론의 기술로부터 확장된다는 걸 <디베이터>에서 잘 보여줍니다.


토론 인공지능 '프로젝트 디베이터'에 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방대한 데이터로 탄탄한 논거를 사용하는 AI와 인간 디베이터의 대결이 흥미진진합니다.​


토론은 단순히 찬성, 반대로 나눠 주장을 펼치는 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그저 번지르르한 말잔치에 불과한 토론만 봐왔다면 품격 있는 토론을 이번 기회에 접해보세요. 좋은 논쟁은 나와 타인의 이해 속에서 더 풍요로운 일상과 더 나은 세계를 만들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걸 보여준 <디베이터>입니다.


"우리는 세상과 갈등할 때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가 믿는 게 무엇인지의 경계를 발견하는 것이다." -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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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말랑 생각법 - 일도 삶도 바뀌잖아
한명수 지음 / 김영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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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웹디자이너 1세대이자 우아한형제들 CCO 한명수가 말하는 창의력 증진 비책 <말랑말랑한 생각법>. 어려운 것을 말랑말랑하게 만드는 창의 노동자라 스스로 일컫는 창의 고수의 노하우를 만날 수 있습니다.​


말랑말랑하다는 것은 견고한 껍데기를 벗기는 작업입니다. 호흡이 불어 넣어져 막 꿈틀대려는 상태입니다. 유연하게 살고 싶어, 부들부들 말랑말랑하게 살고 싶어. 새로운 게 필요해. 이런 말로 풀어서 표현하면 좀더 가까워집니다.

그런데 창의성을 부러워하면서도 정작 우리는 불확실한 상황에선 창의성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삽니다. 효율적이지도 않고, 빠르지도 않고, 안정적이지도 않으니까요. 이내 익숙하고 무난한 결과를 선택하고 맙니다.​


관습의 탈에 갇혀 있기 때문입니다. <말랑말랑 생각법>은 창의성을 실천하려는 창의력에 초점 맞춥니다. 생각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존재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창의력은 내 안에 있는 것을 꺼내어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실제로 존재하도록 만드는 능력입니다.


무색무취의 자기소개 시간에 누군가에겐 또라이처럼 보이는 톡톡 튀는 자기소개를 할 수 있나요. 한명수 저자는 했습니다. 스스로도 그 행동은 모험이었다고 고백합니다. 내성적인 기질로 살아온 그는 떨리고 얼굴 빨개진다는 약점을 숨기는 대신 오히려 드러내며 활용합니다.​


<무한도전> 면접의 신 편에 출연하기도 했던 그는 면접관 역할을 자주 맡다보니 수많은 이들의 떨림을 생생하게 마주하기도 했습니다. 면접날 긴장하는 모습은 당연하기에 면접관으로서 면접자의 말문을 열게 하는 톡톡 튀는 질문들이 인상 깊었습니다.


"앞으로 뭘 하고 싶으세요? 계획이 뭐예요?"라는 질문 대신 "5년 정도 후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뭐라고 부르면 되게 기분이 좋을 것 같으세요? 직장 동료나 가족이나 친구나 상관없어요."라든지 "당신의 약점은 무엇인가요?" 대신에 "힘든 일이 있을 때 도움받은 적이 있지요? 원하는 만큼 뭔가가 안 될 때 혼자 해결하는 게 편해요?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는 게 편해요?" 등 그의 질문은 어떤 점에서 남다른지 잘 보여주는 예시가 가득합니다.


"우리가 늘 사용하는 언어와 단어, 개념을 언어로 정리하는 과정을 거치면 인식이 깨어나는 즐거움이 생겨." - 책 속에서





이런 걸 궁금해하는구나, 이런 걸 바꾸고 싶어하는구나 하며 읽는 내내 감탄하게 됩니다. 엉뚱하기도 하고요. 저처럼 틀 안에서 주로 노는 사람이라면 본질을 파고드는 그의 생각법에 놀라게 될 겁니다. 한명수 저자는 그런 자신의 사고와 행동을 삽질이라고 합니다. 물론 그냥 삽질은 아니고 '귀한 삽질'입니다.


그런데 나만 창의적이면 뭐하나요. 조직 문화는 그렇지 않은데 말입니다. 창의니 열정이니 말은 번지르르하게 하면서도 정작 입을 다물게 만듭니다.


아홉 번의 이직을 한 저자는 저마다 다른 조직을 경험했습니다. 경직된 분위기 속에서 어떻게 튀는 또라이가 될 것인가, 어떻게 욕을 좀더 앙증맞게 먹으며 내 에너지를 발산할 것인가를 고민했습니다. 경직된 조직에서도 성장할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한 그의 노하우를 만나보세요.


'의자를 만들어라' 대신 '앉는 것을 만들어라'로 바꾸면 결과물이 상당히 달라진다고 합니다. 단어가 가진 선입견을 바꾸기만 해도 프레임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알고 있는 단어에 생각이 묶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걸 짚어줍니다. 한국의 요시타케 신스케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일 잘하는 척하는 법, 일 못하는 척하는 법(?!), 무언가를 남다르게 하거나 새롭게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이 궁금하다면 <말랑말랑 생각법>을 읽어보세요. 가슴 설레게 하는 멋진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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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우주 이야기 - 밤을 깨우는 신비로운 산책, 한국출판문화진흥재단 2023년 상반기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선정
에드비제 페출리 외 지음, 알리체 베니에로 그림, 신동경 옮김, 실비아 베키니, 윤성철 감 / 아울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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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블랙홀을 연구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여성 천문학자 에드비제 페출리, 마리아 오로피노, 라파엘라 슈나이더, 로사 발리안테, 시모나 갈레라니, 툴리아 스바라토가 함께 쓴 천문학 책 <끝없는 우주 이야기>. 우주 덕후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멋진 그림과 감성 충만한 시가 더해져 그동안 만난 딱딱한 과학책과는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청소년은 물론이고 우주를 사랑하는 우주 덕후까지 사로잡을만한 멋진 책이에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정다감한 스토리텔링을 바탕으로 그 안에 담긴 지식수준은 결코 낮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문과 감성과 이과 감성의 탁월한 융합이라고나 할까요.


어둠 속의 산책을 떠나는 언니와 나. 천체 물리학을 공부하는 언니가 가이드가 되어 우주를 관찰해 봅니다.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자 하나둘 별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별을 잘 관찰할 수 있는 밤은 달이 없는 그믐날이라고 해요. 밤하늘 별 사진을 멋지게 찍는 노하우도 나오니 한 줄도 놓칠 수 없습니다.


"하늘로 눈을 돌리면, 모든 게 신비로워! 내가 별을 볼 때, 내 생각은 온 우주만큼 넓어져." - 책 속에서


신비로운 밤하늘을 바라보며 우주는 어떻게 생겨났을지 먼 과거로 여행을 떠나봅니다. 우주의 탄생 빅뱅. 138억 년 전에 시작됐습니다. 그때 출발한 빛이 138억 년 동안 우주를 여행해왔습니다.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빛 중 가장 멀리서 온 게 138억 광년 거리라는 뜻입니다. 지구까지 날아온 그 빛을 포착한 건 정말 기적에 가까운 발견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그 빛을 우주 배경 복사라고 부릅니다. 우주는 팽창하고 있기에 최초의 빛이 출발한 지점도 원래보다 멀어졌다고 합니다. 138억 광년이던 거리가 무려 470억 광년까지 벌어졌다니 그 너머 우주 공간에 대해서는 상상조차 하기 힘듭니다.


"눈으로 우주를 관찰하는 건 시간을 뛰어넘는 일 같아. 순식간에 아주 먼 곳에 가거나 상상하기도 힘든 먼 과거로 떠날 수도 있으니까." - 책 속에서




지구에 도달하는 빛은 저마다의 역사와 이야기를 풀고 있습니다. 빛에 대한 이야기는 별 색깔의 차이, 우리가 감지할 수 있는 빛 이야기로 꼬리를 물어 나아갑니다. 태양에서 출발한 빛이 지구까지 도달하는 데는 8분 정도가 걸린다고 합니다. 우리는 8분 전의 태양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겁니다. 태양보다 더 멀리 떨어진 별도 현재가 아닌 과거 모습입니다. 흥미로운 건 반대로 생각해 보는 시도였는데요. 250만 광년 떨어진 안드로메다 은하에서 지구를 관찰하면 원시시대 시작 무렵의 지구를 관찰하게 된다고 하니, 와우~ 이런 상상도 재미있습니다.


별은 어떻게 탄생하는지 그리고 인간이 어떻게 별과 공통점이 아주 많은지 놀라운 이야기들이 이어집니다. 끊임없이 원자핵들이 융합해 엄청난 에너지를 내뿜으며 빛나고 빛나는 별. 탄소, 수소, 철 같은 원소들이 우주의 별에서 생겨났고, 우주 공간으로 물질들을 흩뿌렸기에 생명체가 발달하는 데 필요한 원소들이 풍부한 지구가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별의 아이들인 셈입니다.


지구가 있는 우리은하가 40억 년 후에는 안드로메다은하와 충돌해 합쳐진다는 기사가 기억나는데요. 이 책에서도 관련 내용이 등장합니다. 두 은하가 하나가 되는 건 수천만 년이 걸리고, 은하는 대부분 적어도 한 번은 다른 은하와 충돌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은하의 충돌이라는 충격적인 표현보다는 이 책에서 소개한 단어가 가슴에 와닿더라고요. 은하들의 포옹이라는 표현 어떤가요. 매혹적인 광경을 가장 잘 표현한 단어 아닌가요.


우주의 미스터리 중 블랙홀은 언제나 흥미진진합니다. 엄청난 중력을 지녀 시간과 공간이 변형되는 블랙홀. 블랙홀의 중력에선 빛도 빠져나오지 못합니다. 탈출 속도가 빛의 속도와 같아서 빛이 탈출할 수 없는 블랙홀 주변을 사건의 지평선이라고 부릅니다. 우리은하에도 블랙홀이 있고, 사건의 지평선을 찍은 사진이 공개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우주 탄생부터 외계 생명체까지 방대한 우주 이야기를 멋지게 압축한 <끝없는 우주 이야기>. 자매가 나누는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경이로운 우주를 만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놀이로 어려운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재현하는 장면들은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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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굉장한 세계 - 경이로운 동물의 감각, 우리 주위의 숨겨진 세계를 드러내다
에드 용 지음, 양병찬 옮김 / 어크로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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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카네기 메달 논픽션 수상작이자 퓰리처상 수상작가 에드 용의 교양과학도서 <이토록 굉장한 세계>. 전작 <내 속엔 미생물이 너무도 많아>에서는 작디작은 크기이지만 우주처럼 넓은 미생물 세계에 푹 빠져들게 하더니 이번 신작도 탁월한 스토리텔링을 뽐냅니다. 크고 작은 수많은 동물들의 감각 세계로 초대합니다.


같은 장소에 있어도 동물들은 서로 다른 환경세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에드 용이 책 전반에서 말하는 '환경세계' (동물학자 야콥 폰 윅스퀼이 정의)란 단순한 주변 환경을 말하는 게 아니라 동물이 감지하고 경험할 수 있는 지각적 세계를 뜻합니다.​


인간은 전기장과 자기장, 초저주파를 감지하지 못하지만 그것들을 감지할 수 있는 동물들이 있듯 동물은 다양한 지각적 세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화려한 꽃과 멋진 구름을 인간은 세계의 일부로 바라보지만 어떤 동물에게는 그것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합니다.


"감각은 세상의 혼돈을 우리가 반응하고 행동할 수 있는 지각과 경험으로 변환한다." - 책 속에서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으로 대표하는 감각. 분류하기 힘든 다른 감각도 많습니다. 감각이 탁월할수록 좋을까요. 모든 것을 감지할 수 있는 동물은 없습니다. 필요한 것만 가지고 있습니다. <이토록 굉장한 세계>는 동물들이 감각을 사용하는 메커니즘을 소개합니다. 과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밝혀진 비밀도 많지만 여전히 미스터리인 것도 수두룩합니다.


현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과학 저널리스트로 손꼽히는 에드 용 저자는 특유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이 책에서 마음껏 발휘합니다. 인간의 감각에 의해 편향되고 왜곡된 해석을 내리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면서 말이죠. 인간의 감각으로 동물의 감각을 재단하면 안 된다는 걸 끊임없이 보여줍니다.​


냄새를 잘 맡는 동물 하면 인간의 친구인 개가 떠오릅니다. 냄새 잘 맡는 사람을 개코라고 부를 만큼 개는 후각 능력이 탁월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단순히 개가 뛰어난 후각을 가지고 있음을 추상적으로 인식할 뿐입니다. <이토록 굉장한 세계>는 인간 중심 사고방식을 건드립니다. 후각이 개의 내면적 삶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들의 후각세계가 시각세계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 않으니까요.


인간은 서로의 냄새를 맡는 행위를 불쾌하게 여기기에 산책하면서 반려견이 온갖 곳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으면 목줄을 당기게 됩니다. 저자는 반려견에게 코를 킁킁거리는 즐거움을 허용하라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개를 개가 되게 하라고 말입니다.​


인간은 시각적인 종이어서 본능적으로 활동적인 눈을 활동적인 지성과 동일시한다고 합니다. 시각만 해도 무척 다양한 방식으로 작동하고, 예리하다고 우월한 건 아닌데 말입니다. 카메라 같은 눈, 겹눈, 암석으로 된 렌즈를 가진 눈... 동물들은 각양각색의 눈으로 선명하게 혹은 흐릿하게 세상을 인식합니다. 어떤 동물은 굳이 선명한 이미지를 볼 필요가 없습니다. 소유자의 필요에 맞게 진화했을 뿐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놀라웠던 정보는 시간의 흐름을 다르게 감지하는 눈이 있다는 거였어요. 무언가를 보면 즉각적으로 받아들인다고 생각했는데! 장수거북의 눈에 인간은 파리처럼 미친 듯 돌아다니는 것처럼 보일 수 있고, 파리의 눈에는 세상이 슬로모션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는 게 너무나도 신기했습니다. (파리를 잡고 싶다면 아주 천.천.히 다가가세요! 충분히 느리다면, 파리는 내 손을 배경의 일부로 간주할 거라는군요.)​





따끔거림, 찔림, 화상, 욱신거림, 경련... 인간이 고통스럽게 여기는 통증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 유해한 자극들을 탐지하는 센서 통각수용체. 동물에 따라 이 통각수용체가 기능을 하지 않기도 합니다.


게다가 피해야 할 것과 용인해야 하는 것이 종마다 다르기도 합니다. 위험에 닥쳤을 때 소라껍데기를 벗고 홀라당 도망치는 소라게가 주변에 포식자가 있다면 어떻게든 껍데기 속에서 버티려는 것처럼 여러 정보를 저울질한 후 결정을 내린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단순한 신경계를 가졌음에도 복잡한 반응을 보이는 겁니다.​


그 외 전동, 전류, 질감, 압력 등 물리적 자극을 다루는 기계적 감각 중 하나인 촉각과 듣는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청각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인간의 감각기관과는 다르게 작동하는 동물의 감각 세계를 알면 알수록 놀랍고 경이롭습니다.


인간은 느낄 수 없는 것들을 감지하는 동물들의 이야기는 인간이 인식하는 세상의 범위를 확장하게 합니다. 이 과정에는 상상력이 필수입니다. 물론 언제나 상상 그 이상일 테지만요.​ 풍부한 자극으로 가득한 세상. 하나의 감각에만 의존하는 동물은 없듯 지금까지는 인간 중심의 사고로 나와 세상을 이해해왔고, 그 세계는 지극히 한정적이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더불어 인간의 환경세계 안에 동물이 살도록 강요하고 있음을 생생하게 깨닫는 시간입니다. 소음 공해, 빛 공해 등 인위적인 자극으로 동물들의 감각을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민감한 종을 몰아내버리고 있습니다. 인간의 환경세계에서 벗어나 생물의 환경세계를 포용할 수 있는 마음을 일깨우는 <이토록 굉장한 세계>. 납작해진 감각 세계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기 위한 희망적인 메시지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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