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적인 은하수 - 우리은하의 비공식 자서전
모이야 맥티어 지음, 김소정 옮김 / 까치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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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부터 우주에 대한 호기심이 남달랐던 모이야 맥티어. 천체물리학과 신화학을 섭렵하며 천상의 아름다움에 흠뻑 젖어듭니다. 그러더니 이제는 은하수 대필가가 되었습니다.


MZ 세대 천체물리학자의 신선한 구성 방식이 흥미진진합니다. "나는 은하수다."라며 우리은하가 직접 우주를 이야기해 준다니!


은하수 시점으로 풀어낸 우리은하 이야기 <아주 사적인 은하수>. 딱딱한 과학도서 분야이지만 1인칭 시점의 은하수 목소리가 생생하는 들리며 에세이처럼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나는 1,000억 개가 훨씬 넘는 항성의 고향이자, 항성들 사이에 50간 톤이나 되는 가스를 품은 우리은하다. 나는 공간이다.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공간으로 둘러싸여 있다." - p16





그런데 이 은하수... 꽤 까칠합니다. 자기는 애초에 사람 존재를 원한 적도 없고, 좋건 싫건 서로의 삶이 얽혀 있기에 말을 걸 뿐이라고 합니다.


인간은 지구 행성에 살고 있지만, 우리은하라는 거대한 집단에 속한 하나의 구성원일 뿐입니다. 칼 세이건의 말처럼 인간은 별의 잔재로 만들어진 존재이니까요. "사실 내 나이는 당신들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 당신들은 내 안에서 살아가기 때문이다."(p57)라며 만약 어린 은하수였다면 가스 구름 속에 사람들을 만들 재료인 탄소와 칼슘이 충분하지 않았을 거라고 합니다.


우리는 하늘을 바라보며 살았습니다. 푸른 하늘 은하수 ♪ 하얀 쪽배엔~ ♬ 하면서 노래도 불렀습니다. 별자리는 특히 신화의 흔적을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신화가 과학에 스며들고, 과학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빛공해로 자신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인간 세상의 현재 모습에 투덜대기도 합니다. 결국 자신이 나서게 되었다고 말이죠.


"우주를 바라본다는 건 거꾸로 돌아가는 시간을 보고 있는 것과 같다." - p42


은하수가 어떻게 태어났고 어디에서 자랐는지 그리고 최후의 시나리오까지 알려주는 우리은하의 비공식 자서전 <아주 사적인 은하수>. 지구의 먼지보다도 오래전에 탄생해 아름다운 혼돈을 빚어낸 은하수의 관점이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우리은하가 우주 동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이 재미있습니다. 우리은하의 구조와 역사, 현상을 천체물리학 지식은 물론이고 신화, 철학, 종교 등 인간이 우주를 대하는 방식까지 끌어와 인문학적으로도 접근합니다.


무엇보다도 친근한 애칭으로 친구를 소개하는 모습은 유쾌합니다. 이웃 은하인 안드로메다 은하, 대마젤란 은하, 소마젤란 은하, 삼각형자리 은하가 더욱 정겹게 다가옵니다. 어려운 용어 없이 친구들의 특징을 쏙쏙 이해할 수 있습니다.


초신성, 블랙홀, 암흑물질 등 은하 내부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우리은하 곳곳에 수천만 개나 흩어져 있다는 블랙홀에 대한 오해도 풀어줍니다. 그중 우리은하 중심부에 위치한 궁수자리 A* 블랙홀과 관련한 이야기, 다른 은하인 M87에 속한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 사진과 관련한 에피소드도 재미있습니다.


작은 은하를 찢어 모아 가스를 모으고 새로운 항성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는 은하. 은하 간 병합에 대해서도 때로는 동네 건달에게 시비 거는 은하 간 싸움으로, 때로는 춤을 추는 파트너로 비유하는 모습이 흥미진진합니다.


밤하늘을 뒤덮을 항성을 만드느라 힘들게 일하는 우리은하. 가스가 다 떨어지면 그때부터는 죽음을 향해 갑니다. 물론 은하의 죽음은 완전히 사라지는 소멸과는 다릅니다. 우주가 종말 하지 않는 한 말이죠. 이 즈음에서 과학자들이 이야기하는 우주 최후의 시나리오 몇 가지를 들려주기도 합니다.





현대에도 이어지는 우주 신화. SF 소설과 영화에서 우주와 외계인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 우리은하는 어떻게 생각할까요? 얼마나 터무니없는 설정이 가득한지 불만을 토로합니다. 그럼에도 현대 신화가 당장은 이룰 수 없는 위업을 성취할 동기를 부여하는 역할을 무시하지는 않습니다.


은하수 1인칭 시점의 우주 이야기는 역시나 기대 이상이었고, 우리은하를 여행하는 동안 즐거웠습니다. 딱딱한 과학이 은하수의 스토리텔링으로 새롭게 다가옵니다. 우주에 관심 있는 청소년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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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언어들 (개정증보판 포레스트 에디션) - 나를 숨 쉬게 하는
김이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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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사가 김이나의 <보통의 언어들>이 20만 부 기념 개정증보판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청량하면서도 달콤한 일러스트 표지로 장식된 포레스트 에디션으로 읽어봅니다.


마음 깊숙한 곳을 탁 건드리는 가사를 가만히 살펴보면 어려운 단어 없이 흔한 일상의 언어만으로도 감정을 건드리는 마법 같은 일을 해내지요. 그 어려운 작업을 해내는 김이나 작사가의 언어를 다루는 태도를 슬쩍 엿볼 수 있었던 시간입니다.


우리는 자신의 감정에 가장 가까운 단어를 사용합니다. 그런데 관성적으로 사용하다 보니 내가 쓰는 언어가 내 삶의 질과 삶을 대하는 태도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걸 등한시하고 있었습니다.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언어에 갇히게 됩니다.




일상 속 보통의 언어들을 나는 어떤 식으로 사용해왔는지 되돌아보는 시간입니다. <보통의 언어들>은 흔한 단어를 흔하지 않게, 단순한 이야기를 단순하지 않게 만드는 작사가 김이나의 매력이 듬뿍 담겼습니다.


관계, 감정, 자존감과 관련한 언어들을 만나봅니다. 우리가 평소 흔하게 사용하는 말들을 새롭게 정의 내립니다. 사전적 의미가 아닌 김이나 작가의 시선으로 해석한 언어들이라 흥미롭습니다. 다양한 감정을 품고 있는 언어의 재발견을 하는 시간입니다.


"공감은 기억이 아닌 감정에서 나온다." - p48, 보통의 언어들


같은 말을 하더라도 다른 감정이 전달되기도 하고 곡해하기도 합니다. 사람들마다 저마다의 감정서랍이 있으니 공감하기 힘들 때도 물론 있고, 영혼 없는 리액션을 할 때도 많습니다. 내가 사용하는 언어는 얼마나 공감을 받는지 생각해 봅니다.


공감에 대한 김이나 작가의 관점은 새롭습니다. 작사가로서 자신의 내밀한 기억을 가사로 써 내려갈 때 '쓰는 자의 입장'에서 최대한 덜 구체적이고 넓은 테두리에서 보편적으로 써야 더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공감은 오히려 디테일에서 나오더라는 걸 깨닫습니다. 더불어 내가 겪은 일이어야 다른 사람의 감정을 위로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도 경험합니다. 디테일한 설명이 사람들의 내밀한 기억을 자극해 같은 종류의 감정을 이끌어내면 그게 바로 공감이 되는 거라고 합니다.


<보통의 언어들>은 간직하고픈 문장이 참 많습니다. 책 속 문장을 다양한 편집 기법으로 다시 한번 강조하는 페이지도 매력 있습니다.


'실망하다'라는 단어에 대한 작가의 해석이 인상 깊습니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걸 알지만 실망감이 들 때 배신감도 따라옵니다. 여기서 김이나 작가는 '실망하다'라는 말에 숨은 감정을 포착합니다.


실망은 상대로 인해 생겨나진 않는다는 걸 일깨웁니다. "무언가를 바란, 기대를 한, 또는 속단하고 추측한 나에게서 비롯되는 것(p21)"이란 걸 짚어줍니다.





소중한 관계일수록 갈등이 생길 확률이 높아집니다. 오래오래 지내고 싶은 사람에게 김이나 작가는 "실망시키는 데 두려움이 없기를 바란다(p21)"는 조언을 합니다. 솔직히 실망 안 하는 게 더 어렵기에 평균점을 찾아가 보자고 합니다. 마음껏 실망하면서 그렇게 진실로 가까워지기를 응원합니다.


유독 힘이 센 말 중에 하나가 '지치다'입니다. 뱉는 순간, 힘이 풀리는 효과를 주는 말입니다. 그래서 입 밖에 내기 두려운 말입니다. 하지만 지쳐 주저앉아 쉬어도 우린 이제 또 쫓기듯 일어나 뛸 게 뻔하니, 두려워 말자는 상냥한 조언을 들려줍니다.


라디오 〈김이나의 밤편지〉의 인상 깊은 오프닝 멘트와 김이나 작사가의 미발표 노랫말도 가득 수록되어 있습니다.


김이나 작가 특유의 단정한 언어로 복잡한 감정과 심리를 세심하게 그려낸 스테디셀러 에세이 <보통의 언어들>. 유해한 말에서 멀어지고 나를 숨 쉬게 하는 언어로 지친 마음을 위로해 주기도 하고 흔들리는 마음을 잡아주기도 합니다.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이유입니다.


음악뿐만 아니라 인생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내가 사용하는 말, 언어 습관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정비하고 스스로에게 행복을 주는 것으로 일상의 소중함을 실천할 수 있음을 배웁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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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의 세계 - 가끔은 발칙한,
이금주 지음 / 프리즘(스노우폭스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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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중학생을 가르치는 20년 차 중학교 교사이자 중학생 아들의 학부모. 일터에서도 집에서도 매일 중학생을 만나는 이금주 저자의 책 <중학생의 세계>.


엄마 앞에서는 뭘 물어봐도 모른다는 말과 내가 알아서 한다는 말의 무한반복으로 무장한 중학생. 엄마에게는 보이지 않는 찐 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교사 입장에서 바라본 중학생의 세계가 궁금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반항적이고 자기도 모르게 미운 행동을 하는 사춘기. 내 아이인데도 알 듯 말 듯한 수수께끼 같은 존재가 되어버립니다. 부모는 늘 물음표 상태입니다. 무엇을 원하는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특히 부모가 기억하는 자신의 사춘기 시절과는 상반된 행동으로 보내는 자녀를 보면 답답하기만 할 겁니다.


중2병이라고 부르며 비하하기도 하지만 청소년기에 접어드는 시기는 제2의 탄생과도 같습니다. 그토록 중요하기에 아이들의 심리를 이해하려고 해도 여전히 사춘기 중학생의 세계는 어렵습니다.


<중학생의 세계>에서 중학생들의 민낯과 그들의 세계를 이해하고 보듬어주는 교사를 만나보세요. 선생님이기에 알 수 있고, 이해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펼쳐지고 있으니 엄마로서 궁금했던 부분을 조금은 해소할 수 있습니다.


중학생의 일상과 고민을 통해 아이들의 생각을 엿봅니다. 중학생이 되면 아이들이 자기가 다 큰 줄 압니다. 아직 보살핌이 필요한 아이가 아닌 것처럼 행동하려 합니다. 나중에 크면 알게 될 거라는 말은 이 시기에 먹히지도 않더라고요. 관심을 끌고 싶어 과한 행동도 서슴없이 저지릅니다. 친구의 영향이 훌쩍 커지는 시기입니다.


부모는 아이의 교우관계와 관련해 온갖 걱정이 들 테지만, 잔소리 대신 부모가 할 수 있는 건 좋은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조언하는 저자의 말이 와닿습니다. 더불어 (엄마에게는 절대 말하지 않아서 모르는) 친구와의 갈등을 피하지 않고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마음 넉넉한 아이가 될 수 있도록 격려해 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되면서 부모 뜻대로 자라주지 않는 현실을 실감 나게 깨달았다고 합니다. 사실 그전에는 교사들은 대부분 모범생으로 학창 시절을 보냈기에 중학생이 저지르는 독특하고 난감한 일들을 이해하는 데 한계도 분명 있었다고 고백합니다.





최근 교사들의 안타까운 선택과 함께 교권 관련 이슈가 있었듯, <중학생의 세계>에 소개된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보면 교사의 애환을 엿볼 수 있습니다.


꼬리빗을 좋아하는 여중생들은 머리를 빗으면서 필기하고, 수업 듣는 멀티플레이어입니다. '이 정도쯤은 봐줄게'라는 넉넉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문제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는 아이들입니다. 꼬리빗으로 쌍꺼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학생들이 하나둘 늘어나며 여러 명이 눈을 부라리면 공포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를 정도라고 합니다.


중학교 2학년이 운동화 끈을 묶지 못해 선생님을 찾기도 하고, 분노조절장애를 방패처럼 남발하고, 추억을 핑계로 황당한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그때마다 노련한 교사의 밀당 노하우가 빛을 발휘합니다.


학교에서는 별의별 기상천외한 일들이 벌어지고 매일매일이 버라이어티합니다. 요즘 중학생은 주먹다짐 대신 유리창을 깬다고 합니다. 고무장갑을 끼고 남아 있는 유리를 면도 칼날 45도로 세워 빼내는 일이 익숙해진 선생님입니다.


문제는 이만하면 애교로 봐줄 만한 행동을 넘어설 때입니다. 교사에게 물건을 던지고 욕을 날리면 수치심이 몰려와도 아동학대 가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멘탈을 잡아야 합니다.


​<중학생의 세계>에서는 2025년 전면 시행될 고교학점제에 대한 내용도 짚어주며 이를 위해 필요한 중학생 진로활동에 대한 조언도 이어집니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우리 아이의 지난 중학생 시절을 떠올리며 당시 아이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중학생이 가장 듣고 싶은 말과 듣기 싫은 말이 무엇인지, 가족이 함께 읽으면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이해하고 공감하는 시간을 가져 보면 어떨까요?


중학교 입학을 앞두거나 현재 중학생 자녀가 있는 부모에게 유용한 책입니다. 사춘기 시기의 희로애락을 이해하는 시간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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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그늘 웅진 모두의 그림책 54
조오 지음 / 웅진주니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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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오 작가의 멋진 그림책 <나의 그늘>. 이미지에 힘을 쏟은 표지가 마음에 들어 읽었는데 기대 이상의 만족감과 행복을 받았습니다. 빛의 농도를 표현한 일러스트가 일품이더라고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도 읽기 좋은 그림책입니다.


전작 <나의 구석>에 이어 <나의 그늘>까지, '구석'과 '그늘'이라는 공간적 의미와 심리가 엮여 펼쳐내는 성장 드라마를 만나는 시간입니다.


널따란 공간 속 작은 창문 너머 어렴풋이 보이는 나무와 까마귀. 키우던 식물이 자라 창문 밖으로 가지를 뻗자 결국 나무를 바깥에 옮겨 심습니다. 주변은 휑하지만 그늘에 드러누운 까마귀의 모습이 여유로워 보입니다.


집 안 구석에서는 까마귀만의 나무였지만 집 밖에서는 이웃들이 찾아옵니다. 흰 새와 고양이가 종종 찾아와 그늘을 함께 누립니다. 이웃 고양이의 장난에 잎사귀가 상하기도 하지만 모두가 나무를 소중히 하며 그늘을 즐깁니다.


그러다 폭우로 나무가 상하게 됩니다. 어떻게든 살리려고 노력했지만 혼자 힘으로는 살릴 수 없었던 까마귀의 축 처진 뒷모습이 어찌나 쓸쓸하게 보이는지요.




폭우로 상해버린 나무는 다행히 되살아났습니다. 큰 고비를 넘기고 모두가 다시 그늘을 즐깁니다. 그런데 배경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나무는 어느새 쑥쑥 한참 자랐고, 잎도 풍성해졌습니다. 주변은 회색 빈 공간이 아니라 이제 푸릇푸릇 해졌습니다. 이 과정까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깨알 재미는 그림책으로 직접 확인해 보세요.


그런데 고난이 또다시 찾아옵니다. 아뿔싸. 튼실하게 자란 나무뿌리 때문에 까마귀 집 벽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겁니다. 소중한 집과 나무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걸까요? 이제 까마귀만의 나무가 아니라 모두의 나무가 되었건만 이를 어쩌나요. 고난과 시련이 찾아오고 헤쳐나가기를 거듭하는 과정이 드라마틱 합니다.


나의 그늘이 모두의 그늘이 되는 여정 속에서 고독, 좌절감이 기쁨과 행복의 순간으로 변할 때 카타르시스를 주는 성장 드라마 <나의 그늘>. 혼자였을 때도 그늘을 사랑했던 까마귀이지만 그때의 그늘은 외로움이라는 그늘에 닮아있었습니다. 이제는 함께일 때 얻을 수 있는 더 넓고 깊은 행복감을 맛보게 되었습니다. 알에서 깨어나는 새처럼 자신만의 세계를 부수고 나온 까마귀입니다.




조오 작가는 시간 흐름에 따른 빛의 명암을 너무나도 예쁘게 표현합니다. 해가 지고 뜰 때의 변화를 색감만으로 멋들어지게 보여줍니다. 빛줄기가 내리쬐는 장면은 예술입니다.


그림책 판형이 일반 그림책에 비해 크지 않은데도, 쑥쑥 커가는 나무의 모습을 표현하기 좋은 세로로 긴 판형이라 답답함 없이 시원시원한 느낌입니다. 그림책을 펼쳤을 때 주인공 까마귀는 워낙 작은 편이지만, 신기하게도 까마귀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기분입니다. 아주 작은 변화들이지만 독자가 눈치챌 수 있도록 섬세하게 표현한 조오 작가의 일러스트 덕분입니다.


혼자일 때 실패했던 일도 함께일 때는 용기를 낼 수 있고 서로를 위로할 수도 있습니다. 디테일한 그림의 힘으로 시련과 성장을 표현한 <나의 그늘>. 자신만의 그늘은 사라졌지만 행복을 찾은 까마귀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전작 <나의 구석>도 함께 보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더욱더 풍성한 감동을 받을 겁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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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태도 - 평범한 사람 30명이 경제적 자유를 얻어낸 비밀 8가지 부자의 나침반 3
조너선 클레멘츠 지음, 박덕근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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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자유를 얻은 30명의 실제 경험을 담은 책 <돈의 태도>. 딱딱한 금융 용어 대신 일상에서 경험하는 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수많은 사람의 경제적 판단을 돕는 최고의 금융 전문가이자 <월스트리트저널> 금융 전문 칼럼니스트 조너선 클레먼츠 저자가 30년 통찰로 얻은 건전한 금융 생활 노하우를 정리했습니다.


금융 정보 웹사이트 '험블달러'를 통해 경제적 자유를 얻어낸 평범한 30명의 이야기를 선정해 들려줍니다. 꾸준히 저축한 소박한 투자자, 불운에도 꺾이지 않고 노력한 사람, 돈에 관해 배우기를 멈추지 않는 사람, 뒤늦게 돈 공부를 시작한 사람 등 저마다의 자리에서 일하다가 이미 은퇴 생활을 즐기는 사람도 있고 반 은퇴를 한 사람도 있습니다.


그들은 어떻게 돈을 다루었길래 부자가 되었을까요? 평범했던 사람들이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 있었던 비밀 8가지를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1. 돈의 태도는 부모의 영향을 받는다

2. 좋은 저축 습관은 부를 이루는 첫 번째 열쇠다

3. 단순하게 투자하는 방법은 언제나 통한다

4. 개별 주식 투자보다 인덱스 투자를 선호한다

5. 준비되었다면 천천히, 꾸준히 나아간다

6. 행운을 과소평가하지 않는다

7. 돈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8. 어느 순간 "이만하면 충분해"라고 말해야 한다





특히나 어린 시절부터 돈에 대한 태도가 형성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평생에 걸쳐 해결해야 하는 과제입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행동을 보고 배우기 때문에 부모의 돈에 대한 태도가 중요합니다. 부모에게 배운 돈의 태도 중 무엇을 마음에 새기고, 무엇을 버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보게 됩니다.


좋은 저축 습관은 아무리 말해도 지나치치 않습니다. 절약과 저축의 선순환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실감해야 합니다.


투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초보 투자자에게 돈을 불리는 방법은 가장 단순한 전략이 항상 통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투자 전문가들이 한결같이 강조하는 것이 있죠. 바로 투자 전에 자신의 투자 철학을 명확히 하고, 그 원칙을 지키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투자 철학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세우기가 어렵습니다. 세상은 계속 변하는데 언제까지고 똑같은 원칙을 고수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남들이 좋다는 투자법을 우르르 따라 해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좀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볼까요? 우리는 왜 돈을 벌고 싶어 할까요? 돈이 많으면 행복할까요?


경제적 자유는 작지만 현명한 결정들이 쌓일 때 다가옵니다. 살다 보면 외부의 힘으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할 때도 많습니다. 경제적 타격을 입었을 때 이겨낼 수 있는 힘도 평소 돈에 대한 태도를 확립하며 키울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돈의 태도>는 단순히 돈을 버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닙니다. 건전한 경제관념을 일깨웁니다. 저자가 말한 경제적 자유의 비밀 8가지를 바탕으로 30명의 사례를 돈의 태도와 연결해 들려줍니다. 절약, 깨달음, 꾸준함과 천천히의 힘, 회복탄력성, 위험 관리를 통해 돈의 태도를 배울 수 있습니다.


저자의 사례도 한 꼭지 소개되어 있습니다. 부를 축적한 최고의 전략은 다름 아닌 소득이 늘어도 생활비를 낮게 유지했다는 겁니다. 주택담보대출 등 빚을 먼저 갚으며 아담한 집과 중고 자동차를 유지한 채 투자할 돈을 늘렸고, 인덱스 펀드 수익과 확실한 저축 습관이 균형을 이뤄 안락한 은퇴를 위한 금액을 쌓아나갔다고 합니다.


​빚 갚기의 고통을 추억으로 바꾼 미키 마우스 프로젝트를 한 부부의 사례도 인상 깊었습니다. 1,000조각 미키 마우스 퍼즐을 가져와 대출금을 갚을 때마다 퍼즐 조각을 맞추는 겁니다. 1,000달러씩 갚으면 125회. 원금을 갚을 때마다 8개의 조각을 풀로 붙여 맞춥니다.​


그렇게 빚을 없애는 여정에서 노력했던 일들과 마지막 잔금을 갚으며 축하의 의미로 디즈니 월드 여행을 떠납니다. 갚아야 할 대출금이 없어져도 즉각 달라진 건 없었지만, 그동안 노력했던 것들이 습관이 되어 경제적 자유를 위한 저축과 소비 습관은 이후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부자가 되기 위한 특별한 팁보다는 돈에 대한 태도를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책입니다. 시시콜콜한 이야기보다는 지독한 실수를 발견하고 어떻게 헤쳐나갔는지, 어떻게 인생의 전환점으로 만들었는지 보여줍니다. 아이에게도 좋은 인사이트를 전하고 싶고 저도 막연한 불안감을 떨치는데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읽은 책입니다.


돈을 대하는 태도나 소비 습관은 나의 사고방식이나 성격, 사회적 배경 등 여러 가지 요인에 영향을 받습니다. 누구나 쉽게 부자가 될 수는 없지만, 돈의 태도를 바꿈으로써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동안 돈에 대해 어떤 태도를 지니고 있었는지 스스로 되돌아보고, 앞으로 어떤 태도를 지닐지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경제적 자유를 얻고 싶다면, 먼저 돈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점검해 보는 것이 어떨까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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