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 메이커스 - 세상을 사로잡은 히트작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데릭 톰슨 지음, 이은주 옮김, 송원섭 감수 / 21세기북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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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흥행세를 이어가는 영화 『범죄도시』처럼 사람들이 좋아하는 '상품'을 만들어내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같은 아이디어인데도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소는 무엇일까요. 브람스 『자장가』, 영화 『스타워즈』, 소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등 전 세계가 열광한 메가 히트작들의 사례를 히트 상품의 심리학과 미디어 경제학 관점에서 논하는 책 <히트 메이커스>.

 

 

 

히트작들을 읊어보면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세상에 없던 것이 탄생한 게 아니라 이미 있었던 것들을(누군가는 뻔한 소재라고 말하는) 새로운 형식으로 만들어냈다는 것을요. 저널리스트 데릭 톰슨 저자는 히트작의 비밀을 처음부터 밝힙니다. 히트 메이커는 '친숙한 놀라움' 혹은 '익숙한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라고 말이죠. 그리고 영화, 음악, TV, 책, 게임, 앱 등에서 대박을 친 다양한 상품을 심리학과 경제학 이론으로 증명해나갑니다.

 

 

 

먼저 친숙성 요소가 얼마나 인기와 성공에 관여하는지 심리학 측면에서 살펴볼까요. 친숙함이 '좋다'라는 느낌으로 변화하는 기제를 칸트 철학, 심리학의 유창성 등의 이론을 끌어다 쓰고 있습니다. 우리는 새로움을 좋아하면서도 두려워하는 이중적인 속성을 가졌다고 합니다. 새로운 것에 대한 흥분과 익숙한 것에 대한 편안함의 조합으로 세상을 살아나가는 겁니다.

 

평균 범주를 넘어서는 개인 취향과 기호는 분명 존재하긴 하지만, 보편적 범주에서는 반복적 노출이라는 마법을 선보인 히트작 사례들을 소개하며 사람들이 친숙한 것에 끌린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실리콘밸리나 과학 등 연구 분야에서조차 너무 새로운 주제보다 약간 새로운 연구 주제를 선호하듯 우리는 수용 범위 안에서 가장 진보적인 것을 원한다는 겁니다. 20세기 최고의 히트 메이커였던 산업 디자이너 레이먼드 로위의 마야 법칙 (Most Advanced Yet Acceptable)입니다.

 

조지프 캠벨의 원형 신화 이론에 따라 흥행작을 만드는 성공적인 스토리텔링에는 일정한 법칙이 있음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20세기 최고의 흥행작인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는 수천 개의 클리셰를 모은 환상의 집합체입니다. 이쯤 되니 '창작'의 의미를 새롭게 받아들이게 되었어요. 창작이란 우리가 아는 이야기,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토대로 한다는 것을요.

 

 

 

하지만 친숙한 놀라움, 익숙한 새로움이 히트작 성공 비밀의 다가 아닙니다. 문화 시장 자체는 카오스입니다. 인기, 명성에 대한 취향은 극과 극의 반응을 보입니다. 소비자는 끊임없이 주변 영향을 받아 자신의 태도와 견해를 바꿉니다. 대중의 취향을 만드는 데는 선택 가능성, 경제 상황, 마케팅 전략이 버무려지지만 불확실성의 세계에 놓인 만큼 확률 게임이 되는 겁니다. 이제 미디어 경제학 측면에서 히트 상품의 비밀을 하나씩 파헤쳐봅니다.

 

성공은 전적으로 수학, 타이밍, 행운의 문제라는 던킨 와츠의 카오스 이론대로라면 힘이 빠지는 것도 사실이긴 한데요. 현실은 현실. 실제 이런 사례가 부지기수였어요. 1년 전 망했던 음악이 영화 삽입곡이 되어 엄청난 히트작이 되었고 로큰롤의 부활을 이룬 『록 어라운드 더 클락』처럼 소비자는 종잡을 수 없는 존재에다가 시장은 카오스 그 자체입니다. 오로지 카오스를 이겨내는 불굴의 투지와 끈기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겁니다.

 

 

 

<히트 메이커스>에서는 그동안 알고 있던 상식을 깨뜨리는 이야기도 많습니다. 랜덤하우스 역사상 최고의 판매 부수를 기록한 책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3부작은 『트와일라잇』의 팬픽으로 탄생했습니다. 이 책은 입소문을 타 성공한 작품이라고 다들 한목소리를 냈었죠. 하지만 저자는 바이럴 신화는 근거가 없다는데! 그동안 입소문의 힘을 과대평가하고 있거나 잘못 알고 있었다고 지적합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바이럴 마케팅 개념 오류를 짚어줍니다. 단순히 1대 1 바이러스처럼 퍼지는 형태가 아니라 1대 100만이 접하는 순간이 3~4번 정도 되었을 때 디지털 블록버스터가 된다고 합니다. 바이럴 마케팅은 바이러스성이 아니라 전파성인 겁니다. 평균 이상 공유를 넘어 대박을 치려면 거물의 대형 전파자가 있어야 했던 겁니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독자 서평 사이트 굿리즈의 평점, 저자가 이미 500만 이상의 독자를 보유하고 있었던 팬픽션닷컴 사이트, 전통 언론 매체의 기사와 같은 3단계에 걸쳐 대형 전파가 이뤄졌습니다. 

 

 

 

소비자의 변덕이 죽 끓듯 하는 예측 불가한 시장에서 대중의 취향이란 네가 좋아하는 것이 어떻게 내가 좋아하는 것이 되는가의 문제가 되는데요. 소셜 네트워크 상의 정보 공유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살펴봄으로써 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무언가를 공유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무엇이 사람들을 연결하는가를 고민해 보면 동질성이라는 답이 나오더라고 합니다.

 

여기에 사람들이 읽고 싶어 하는 것과 실제로 읽는 것과의 차이가 있다는 것에는 저도 공감하게 되더라고요. 거기에 내가 뭘 원하는지 인식하지 못하는 잠재적 선호도까지 추가하면, 애초에 히트작을 목표로 한다는 건 어불성설 같기도 합니다. 히트 메이커들은 소비자가 하고 싶은 것을 실제로 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만들기만 하면 히트 치는 나영석 PD의 비밀을 짐작해볼 수 있는 코너도 있습니다. 저자는 공중파 방송, 케이블 방송, 넷플릭스 같은 가입자 전용 채널의 히트작을 살펴봅니다. HBO는 『왕좌의 게임』 같은 대작을 감당할 수 있을지 고민 많았지만, 창작자에게 모험을 장려하는 사업 모형을 유지한 덕분에 결국 HBO 역사상 가장 시청률 높은 프로그램을 만들어냈습니다. 경제학의 승수효과처럼 작은 히트작이 모회사를 살린 성과를 낸 사례 등 히트작의 영향은 상당히 폭넓게 나타났고, 매체별 히트작의 개념이 조금 다르다는 것도 보여줍니다.

 

반복적이고 적당히 새로운 히트작. 하지만 이 비밀에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편견 일색과 공감팔이가 될 수도, 타인이 동의할 것 같지 않은 이야기나 논쟁을 피하게 되는 단점이 나타납니다. 어째 비밀을 알면 알수록 이 세계의 복잡성을 예측해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실감하게 되네요.

 

재미있으면서도 쇼킹한 이야기가 가득한 <히트 메이커스>. 저널리스트인 데릭 톰슨 역시 대단한 스토리텔러입니다. 심리학과 미디어 경제학이라는 딱딱한 주제를 건너뛰어 읽지 못할 정도로 흥미진진한 사례와 분석으로 채웠습니다. <히트 메이커스>가 마케터, 기획자의 필독서인 만큼 소비자 입장에서도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왜 그것을 좋아하는지 스스로 인식하지 못했던 것들을 선명하게 깨닫는 과정이었어요. 저자가 나를 분석하고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기분이 들 정도였습니다.

 

히트 상품은 한 네트워크에서 다른 네트워크로 전달된 의미의 조각이다.

일단의 창작자 무리가 만들어낸 다음 수많은 소규모 열광적 집단에 전달한 결과로 탄생하는 것이다.

-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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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일주 가이드북 - 대한민국 전국일주 여행 백과사전!, 2018 최신 개정판
유철상 외 지음 / 상상출판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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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최신 개정판 전국일주 가이드북.
여행전문가 4명이 선정한 지역별, 테마별, 주제별 코스로 손쉽게 우리나라 전국일주 도전!

 

 

 

사계절이 있는 우리나라는 계절별로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여행의 즐거움이 있습니다.

매번 가는 곳만 가는 식상한 국내여행에서 벗어나 주말여행으로 한 달에 한 번씩 가볍게 떠나보다 보면 결국 우리나라 곳곳을 누비게 되는 전국일주 어떤가요.

 

 

 

2018 개정판 전국일주 가이드북에는 2018 평창 동계 올림픽과 관련한 테마여행이 추가되었습니다. 알쓸신잡에서도 들렀던 강릉 여행 코스 외에도 스포츠의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코스까지 더한 평창 동계 올림픽 로드. 놓치기 아깝네요.

 

 

 

전국일주 가이드북은 기본적으로 자동차 여행입니다. 고속도로별로 코스를 구분해 최적의 동선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볼거리, 체험, 맛집, 숙소까지 간략하게 정리되어있어 짧게는 2박 3일부터 길게는 도로따라 이동하는 장기 여행까지 여행 계획에 꼭 필요한 실질적인 정보만 다룬 여행책입니다.

 

서울을 중심으로 2박 3일 이상의 자동차 여행에 적합한 코스만 다루고 있어 수도권은 일부만 소개되어 있고, 섬은 제외되었습니다. 작년에 2017년판으로 나왔던 이 책을 가지고 있었는데 1년 사이 새로운 고속도로가 많이 개통되었더라고요. 최신 정보가 잘 반영된 여행가이드북입니다.

 

 

 

우리 지역 수원은 수도권이지만 간략하게 등장하고 있어 반가웠습니다. 저도 아직 수원은 구석구석 누비질 못했지만 이 책을 보니 가장 대표적인 정보가 잘 나와있어 일단 정보면에서 신뢰감 업.

 

 

 

울산은 국내여행지로 가끔 가는 곳인데 저희도 매번 가는 곳만 갔는지라 다음엔 이 책에서 소개한 코스를 좀 더 반영해볼까 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갑자기 그 지역에 갔을 때 1박 정도의 주변 정보가 필요할 때가 있는데, <전국일주 가이드북>은 지역별 동선을 잘 보여주고 있어 편하게 참고할 수 있겠더라고요.

 

 

 

동해안 7번 국도를 시작으로 경부 고속도로, 영동 고속도로, 서울 양양 고속도로, 서해안 고속도로, 호남 고속도로, 순천완주선 고속도로, 중부 고속도로, 중부내륙 고속도로, 중앙 고속도로를 중심으로 이동하기 편하게 여행 코스가 소개되었습니다.

 

자동차 여행인만큼 빠질 수 없는 휴게소 맛집 정보, 계절별로 최상의 드라이브 코스, 제철 여행지, 지역별 특색 있는 축제 정보 등 국내여행에 필요한 정보가 알차게 수록되어 있습니다.

 

철저하게 이동 편한 코스를 다룬 전국일주 가이드북. 국내여행은 너무 흔한 느낌이라 오히려 못 가본 곳들이 수두룩하더라고요. 우리나라의 놓치기 쉬운 명소를 구석구석 누벼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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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료되었습니다 - 영화 [희생부활자] 원작 소설
박하익 지음 / 황금가지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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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2일 개봉작, <희생부활자> 영화관람 전에 원작소설 <종료되었습니다> 읽었습니다. 반전 있는 내용이라 책과 영화 둘 중 먼저 접하는 쪽이 충격파가 더 강렬할 것 같긴 합니다. 영화 <희생부활자>의 예고편은 소설 초반 딱 보여주던데 '예고편이 다였어'라는 말은 나오지 않을만한 작품이니 기대하셔도 좋을듯합니다.

 

소설 <종료되었습니다>는 선암여고 탐정단 시리즈로 유명세를 떨친 박하익 작가의 2012년도 작품입니다. 김래원, 김해숙 주연의 영화 <희생부활자>로 개봉하게 되면서 황금가지 출판사에서 재출간했네요. 분량이 부담스럽지 않아 넉넉잡아 두세 시간이면 완독할 수 있습니다. 신선한 소재, 생각지도 못한 반전, 그 속에 담긴 주제 삼박자가 딱딱 맞아떨어져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입니다.

 

 

 

살해당해 죽은 피해자가 살아 있을 때 모습 그대로 돌아와 가해자를 직접 처벌한 뒤 빛을 내며 소멸하는 현상 RVP (Resurrected Victims Phenomenon). 최근 몇 년 사이 환세자, 영화 제목으로는 희생부활자가 세계 곳곳에서 등장합니다.

 

잘 나가는 신생 기업의 공동대표로 있는 진홍. 배우 김래원이 연기한 진홍은 영화에선 검사로 등장하더군요. 소설과 영화의 차이를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겠습니다. 

 

 

 

7년 전 오토바이 퍽치기로 살해당한 어머니 명숙이 돌아왔다는 누나의 전화를 받고 급히 집으로 가는 진홍. 당시 어머니는 진홍의 사업 목돈이 들어있던 가방을 뺏기지 않으려다 살해되었습니다. 돈 때문에 어머니를 죽게 만들었다는 자책감을 지닌 채 살아온 진홍은 어머니의 죽음을 지척에서 목격했기에 희생부활자로 나타난 이 상황이 믿기 힘들 지경입니다. 한편으론 드디어 범인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도 품게 됩니다.

 

 

 

생전 모습 그대로인 어머니는 아들 진홍에게 평소처럼 대합니다. 하지만 '심판'이란 단어를 듣자마자 진홍에게 칼을 내리꽂으려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지는데.

 

희생부활자는 오직 가해자만을 노렸고, 신속 정확하게 자신의 원한을 갚은 후 사라지는 게 지금까지 알려진 방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아들을 죽이려고 한다? 지금까지 희생부활자가 무고한 사람을 심판하려든 경우는 없었기에 심판당할 뻔한 진홍을 범인으로 자연스럽게 의심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됩니다.

 

 

 

그러던 중 어머니를 살해했던 범인이 드디어 잡히게 됩니다. 단순 퍽치기가 아닌 살인청부였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지면서 오히려 그 배후로 의심을 더 받게 되는 진홍.

 

기관에서는 범인과 피해자가 대면하는 상황을 만들어 살인 실행했던 범인이 결국 어머니의 손에 심판 당하는 상황까지 가게 됩니다. 청부 살인의 배후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여전히 아들 진홍에게 공격성을 보이는 어머니. 불량 희생부활자인지 아니면 진홍이 완전체 사이코패스인지 의문은 깊어만 갑니다.

 

"목숨은 목숨으로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손은 손으로 발은 발로 갚아라." - 책 속에서

 

 

 

소설 <종료되었습니다>는 RVP 현상을 통해 유명무실한 사형 제도하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짚고 있습니다. 형식적인 사형을 선고받은 채 교도소를 노후 보장되는 안락한 공동체로 삼아버린 교화 가능성 없는 범죄자들. 완전한 교화와 잔혹한 징벌을 두 가지 동시에 만족시키는 시스템은 과연 없는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죽은 이를 보고 싶다는 열망과 범인을 처벌하고 싶다는 원한이 얽혀 탄생한 희생부활자. 눈에는 눈이라는 함무라비 법전에서처럼 피해자가 당한 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가해자를 처벌하는 개념입니다. 하지만 이 정도에서 끝이라면 식상합니다.

 

소설 <종료되었습니다>에서는 한 단계 더 나아갔습니다. 초월적 생명공학 기술과 전 지구적 사회 제어 시스템의 열망을 담아서 말이죠. 지금까지의 희생부활자들과 다른 패턴을 보인 어머니 사건에 감춰진 진실은 생각하지 못했던 충격을 안겨주더군요. 소설 마지막까지 흥미진진한 속도를 유지한다는 점이 만족스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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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테이블 - 지나가는 마음들
김종관 지음 / arte(아르테)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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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에 개봉한 영화 <더 테이블 The Table>의 오리지널 시나리오와 비하인드스토리를 담은 책 <더 테이블>. 영화가 먼저 나온 다음 영화의 속편까지 담은 책이 이후에 나온 거여서 색다른 느낌으로 읽었습니다.

 

원작 소설이 있는 영화는 책 쪽이 개인적으론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 지문과 대사가 가득한 글로 만나니 무척 좋았어요. 그런데 이 책은 첫 편 읽다가 이 대사를 어떻게 연기했을까... 너무 궁금해져서 책 읽는 걸 멈추고 영화를 봤을 정도로 분위기가 제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잔잔한 스타일의 일상 영화는 제 취향이 아닌데도 영화 <더 테이블>의 영상미는 정말 엄지 척! 사흘 만에 쓴 시나리오에, 단 7일의 촬영 기간으로 만들어진 영화라니.

 

 

 

시나리오 책은 처음 접한 건데 자연스럽게 영상이 재생되는듯한 기분이 들게 하더라고요. 책 <더 테이블>은 영화 촬영전 시나리오여서 영화 에피소드와 순서가 다르기도 하고, 영화의 삭제 분량도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하루 동안 하나의 카페 안, 하나의 테이블 위에서 벌어지는 네 가지 이야기 <더 테이블>. 두 명씩 짝을 이룬 네 쌍의 이야기는 제각각 매력이 있었습니다. 아련한 감정이 들게 하기도, 씁쓸한 아픔을 안겨주기도 합니다.

 

일상을 소재로 했음에도 독특함이 가득한 매력이 뿜어져 나옵니다. 영화를 보면서도, 책을 읽으면서도 느꼈는데 대사와 대사 사이에 멈춤의 여백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대사 없는 멈춤이 아니라 짧은 숨 사이에 숨어있는 여운이 꽤나 짙어요.

 

 

 

경진과 민호의 썸을 흔하디흔한 썸으로 만들지 않은 것에 흐뭇한 기분을, 유진과 창석의 엇갈림 속에서는 씁쓸한 분노를, 가짜 모녀 역할을 하는 은희와 숙자의 대화에서는 그 속마음을 읽어내는 순간 울컥, 남이 하면 불륜이고 내가 하면 로맨스가 되는 어긋난 관계를 끝내려는 혜경과 운철의 선택에 안도와 안타까움을 동시에 느낀 <더 테이블>.

 

 

 

네 쌍의 인연이 만들어내는 네 가지 이야기 모두 일상의 대화 형태로 끌어 나갈 뿐인데도 하나의 스토리가 끝날 때마다 여운은 무척 오래갑니다.

 

 

 

김종관 감독은 책 <더 테이블>에서 그들의 또 다른 이야기를 곁들였습니다. 경진, 유진, 은희, 혜경의 과거입니다. 단편 분량인 오리지널 시나리오의 아쉬움을 채워줍니다.

 

영화 밖 다른 사연들이 담긴 그들의 또 다른 이야기는 본편에서 짐작하고 상상했던 그녀들의 삶을 한 조각 더 보여주고 있는 셈입니다. 본편만 한 속편은 없다고 하지만 본편의 좋은 느낌을 해치지 않는 수준이었어요.

 

 

 

영화 <더 테이블>을 만든 과정을 담은 비하인드 더 테이블 코너는 김종관 감독의 인터뷰와 함께 영화 탄생의 순간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요란한 수식 없이 함축적으로 내용과 정서를 전달하고, 단 하나의 장면으로도 인간의 삶이 드러나는 단편 소설의 매력이 고스란히 반영된 영화 <더 테이블>. 테이블에 초점 맞춘 장면에선 빈 공간에도 이토록 진한 감정을 담을 수 있다는 걸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잔잔한 분위기의 소설과 영화는 선뜻 손 안 가는 취향인데도 <더 테이블> 읽는 내내 '너무 좋아~' 연발하게 되더라고요. 뭣보다 책 표지도 예뻐서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생기게 하는 비주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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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또 일을 미루고 말았다 - 일에 쫓겨 인생마저 꼬였을 때, 오늘부터 로켓 스타트 시간 관리법
나카지마 사토시 지음, 양수현 옮김 / 북클라우드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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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스 오른쪽 버튼, 더블클릭, 드래그 앤 드롭 기능을 탄생시켰고 윈도우95와 인터넷 익스플로러 등을 개발한 마이크로소프트 전설의 프로그래머 나카지마 사토시. 세상을 바꾼 발명의 비결에는 그만의 로켓 스타트 시간 관리법이 있었습니다.

 

 

 

삶이 달라지고, 꿈을 이루고, 일류처럼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 <오늘, 또 일을 미루고 말았다>. 시간에 쫓겨 마감일에 허덕이는 직장인에게 필요한 시간 관리법입니다.

 

 

 

영어도 서툴고 뛰어난 인재들이 가득한 곳에서 그의 무기는 로켓 스타트 시간 관리법이었습니다. 실력만 따지면 천재인 직원도 시간 배분을 제대로 못해 제시간에 일을 끝내지 못하면 결국 도태되던 그곳에서 살아남았고 퇴사할 때도 당시 CEO가 만류할 정도로 인정받았던 그의 무기, 로켓 스타트 시간 관리법은 보통의 시간 관리법과 무엇이 다를까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의 일화도 종종 등장하는데, 빌 게이츠 역시 시간 관리법이 탁월했다고 합니다. 나카지마 사토시 프로그래머가 참여한 윈도우95 개발 과정에서도 빌 게이츠의 빠르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결정적인 작용을 했더라고요.

 

 

 

직장에서 중요한 건 일의 질을 추구하다가 마감 기한을 넘기는 것보다 일을 기한 내 끝낼 수 있는지 없는지가 관건이라는 것을 강조합니다. 일을 맡기면 안심되고, 돌발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는 직원으로 신뢰받게 되는 방법은 바로 언제나 마감을 지킬 수 있는 방식으로 일하는 겁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도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하며 수정하듯, 처음부터 100% 완벽을 추구하기보다는 80~90점짜리를 기한 내에 완성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을 알려줍니다. 윈도우95도 3500개의 버그를 가진 채 출시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완벽을 추구하는 마음으로 일합니다. 그런데 이 마음 속에는 남에게 평가받는 것에 대한 심리적 불안이 자리 잡고 있는 건 아닌지 묻습니다. 모든 일은 반드시 수정하게 되어 있고, 수정은 일을 끝낸 후에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을 짚어줍니다.

 

 

 

모든 악의 근원은 마지막까지 열심히 힘을 쏟는 라스트 스퍼트 방식이라고 합니다. 로켓 스타트 시간 관리법은 시간 낭비를 하지 않기 위해 효율화에 온 힘을 집중한 기술입니다. 이 시간 관리법은 전체 기간 중 20%에 해당하는 초반에 총 업무량의 80%를 끝내는 방식입니다. 나머지 기간은 일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에 집중하는 기간입니다.

 

 

 

시간에 쫓겨 일을 끝내지 못한다는 것은 여유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로켓 스타트 시간 관리법은 여유를 만드는 방법인 거죠. 유념해야 할 사항도 있는데, 일찌감치 일을 끝냈다고 보고해버리면 곧바로 다른 일이 주어지게 되고 그때부터는 이번처럼 빠른 기간내 끝낼거라는 상사의 기대치도 올라가니 주의하라는군요. 약간 황당하고 재미있는 말이지만 격하게 공감되는 주의사항입니다.

 

업무의 성격에 따라 장기 프로젝트도 있고, 복수의 업무를 동시에 진행하기도 하고, 중요 업무와 덜 중요한 업무를 매일같이 처리해야 하기도 합니다. 이 모든 유형에 로켓 스타트 시간 관리법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업무와 하루를 작은 단위로 쪼개면서 말이죠. 중요한 점은 반드시 마감을 지킨다는 것과 로켓 스타트로 단숨에 업무량의 80%를 끝낸다는 데 있습니다.

 

그런데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역량이 부족하거나 다른 사람의 일정 지연으로 로켓 스타트 시간 관리법이 실패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대응법까지 알려주는 식으로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내용이 가득합니다.

 

 

 

로켓 스타트 시간 관리법은 시간의 진정한 가치를 알려줍니다. 집중력 높여 일을 빨리 끝내는 노하우를 알려주기보다는 집중력이 저절로 생기는 일처럼 진짜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하게끔 부추깁니다. 좋아하는 일을 찾고 그것에 몰입하는 것이 로켓 스타트 시간 관리법의 숨은 목적이었어요.

 

직장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로켓 스타트 시간 관리법은 무궁무진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일을 하면서 명확한 목적이 있는 공부를 하려고 할 때에도 유용합니다.

 

일과 생활에서 어떻게 하면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 고민이라면 <오늘, 또 일을 미루고 말았다>에서 들려주는 올바른 시간 관리법을 실천해보세요. 싫어하는 일을 하는 시간을 줄이고, 좋아하는 일을 마음껏 하기 위한 로켓 스타트 시간 관리법은 시간에 쫓기지 않는 삶을 꿈꾸는 우리에게 유용한 무기가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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