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 지구를 살리는 최고의 선택
조슈아 S. 골드스타인.스타판 A. 크비스트 지음, 이기동 옮김 / 프리뷰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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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공포 vs 기후위기 공포. 우리는 원자력을 더 두려워합니다. 원전사고에 대한 불안감이 기후위기 재앙보다 더 크게 다가옵니다. 그런데 정말 원자력이 기후위기보다 더 끔찍한 결과를 낳을까요?


정치학자와 에너지공학자가 함께 과학과 기술적인 면에서 정확한 계산을 근거로 전 세계가 직면한 에너지 현실을 분석하고 그 대안을 제시하는 책 <기후는 기다려주지 않는다>에서 진짜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스티븐 핑거는 이 책을 ‘지구를 구할 책’이라고 평했을 만큼 뜨거워지는 지구를 구할 최상의, 합리적인 해결책이 담겨 있습니다.


파리협정에 의한 2050 탄소배출제로를 달성하려면 지금쯤 뭔가 눈에 보이는 변화가 슬슬 나타나야 하건만, 우리나라는 어떤가요? 체감상으로는 실효성 있는 정책이 아무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변화를 느끼지 못하겠거든요.


탄소배출제로에 이르려면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원을 찾아야 합니다. 원자력과 재생에너지입니다.


관건은 화석연료 감축인데 적극적으로 실천하지 않는 나라들이 대부분입니다. 대중의 인식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실은 여전히 값싸고 손쉽게 쓸 수 있는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는 기후재앙인데도 말입니다. 우리는 왜 이토록 무감각하게 굴까요? 저자들은 무분별한 원전 괴담과 가짜뉴스가 키운 불안감이 치명적이라고 합니다.


이 책을 바탕으로 다큐멘터리 『뉴클리어 나우』를 제작한 올리버 스톤 감독은 “이대로 가면 인류에게 희망은 없다”라며 “원전을 포함한 에너지 믹스로의 전환이 바로 기후변화 위기를 해결할 기장 빠르고 안전한 대안”이라고 강조합니다.


이산화탄소 배출 주요 원인은 석탄, 석유, 메탄 같은 화석연료입니다. 파리협정 준수 시 2100년에 3.3℃가 상승합니다. 방치 시에는 4.2℃가 상승합니다.


2040년 1.5℃를 넘기지 않기 위한 목표는 물 건너갔습니다. 이젠 2℃로 목표 설정되었습니다. 파리협정을 달성하려면 지금 우리가 하는 방식으로는 이마저도 성공할 수 없습니다.


탈탄소화가 2050년엔 마무리되어야 합니다. 다행히 모든 나라가 뒷전인 것은 아닙니다. 스웨덴, 프랑스, 캐나다 몬트리올주는 이미 탄소 배출 세계 평균 10분의 1 수준으로 낮췄습니다. 그러면서도 잘 살고 있습니다. 그곳은 어떻게 성공했을까요?




<기후는 기다려주지 않는다>에서는 기후변화 극복에 앞장선 나라들 사례를 소개합니다. 특히 급속한 탄소 배출 저감 정책이 돋보이는 나라는 스웨덴입니다. 1970년부터 1990년까지 총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개인당 배출량은 60% 이상 감소시켰습니다. 그러면서 스웨덴 경제는 50% 성장하고, 전력 생산을 두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스웨덴은 원자력 발전소를 지었습니다. 원전 한 곳을 1년간 작동시키기 위해 필요한 연료는 트럭 한 대 분. 비슷한 규모의 석탄발전소를 1년간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연료는 기차 화물칸 2만 5,000량을 채울 만한 분량이라고 합니다.


원전 이외의 전기는 바이오 연료와 풍력으로 충당합니다. 큰 사고 없이 가동되어 왔고, 다른 산업 현장에서 예상되는 사고 발생 건수보다 적었습니다. 얼마나 전기를 생산하는지, 이산화탄소 배출은 어떤지, 폐기물 처리비용은 어떤지. 저자들은 석탄, 석유와 비교해서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합니다.


반대의 길을 걷는 나라도 있습니다. 물론 독일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정책을 펼쳤습니다. 문제는 원자력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한 게 아니라 풍력과 태양광을 늘리면서 동시에 원자력을 줄였기 때문에 탄소배출에서 제자리걸음을 걷게 된 겁니다. 원자력발전소를 폐쇄해 나간 독일 사례는 우리나라 상황과 닮았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신속한 탄소 배출 저감 정책입니다. 다들 옳은 목소리를 내지만 방향은 옳다 한들 그 시기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 책에서 100% 재생가능에너지로는 늦었다는 걸 조목조목 짚어줍니다.


이미 스웨덴이 수십 년 전부터 해낸 성과가 버젓이 드러났는데도 왜 무시하는 걸까요? 원자력을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원전 사고는 워낙 대형 사건이라 패닉에 빠집니다. 하지만 화석연료는 안전하다는 기대를 이 책에서 깨부숩니다. 화석연료로 인한 끔찍한 사고들을 나열하다 보면 입이 쩍 벌어집니다.


게다가 우리가 원자력 발전과 핵무기를 혼동하고 있다는 걸 짚어줍니다. 위험과 두려움의 차이를 일깨웁니다. 방사능에 대한 공포는 영화와 같은 대중문화가 두려움을 강화시켰습니다.


저자들은 기후변화의 주범이며 연간 1백만 명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석탄과 비교해 봅니다. 어째서 원자력이 가장 안전한 에너지이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확실한 해결책인지 알게 될 겁니다. 탄소 배출 없는 원자력이 오히려 석탄보다 더 안전하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고 나면 알게 될 겁니다.


공포감과 현실이 가장 크게 엇갈리는 분야는 방사성폐기물 문제라고 합니다. 스웨덴은 어떻게 안전하게 처리하고 있는지, 다른 화석연료 폐기물은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도 짚어줍니다. 원전 가까운 곳에 사는 사람들은 원전에 대한 이해력이 아주 높고, 원전이 제공하는 일자리 혜택을 누립니다. 제대로 된 지식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이제는 단순히 신규 저탄소 발전소를 짓지 않는다고 해결될 상황이 아닙니다. 스웨덴이나 프랑스 수준으로 원자로를 집중적으로 건설해야 탄소 배출량이 줄어들고 화석연료를 사라지게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기후악당 소리를 듣는 한국입니다. 기후변화 대응 순위 67개국 중 산유국 세 나라를 제외하면 꼴찌나 다름없는 64위라고 합니다. 사실 화석연료를 원자력으로 대체하는 것은 정치적 문제와도 다름없습니다.


<기후는 기다려주지 않는다>에서는 우리가 하는 정책이 기후 노력을 후퇴시키는 조치인지, 올바른 방향인지 생각해 보게 합니다. 기후위기에 대한 올바른 인식은 물론이고, 원자력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편견을 바로잡는 시간이 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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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부적 : 길상편 - 소망을 이뤄주는
혜암 지음 / 큰길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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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 출신으로 사주명리학을 공부하며 부적에 대해 연구한 혜암 저자의 <소망을 이뤄주는 소망부적>.


어린 시절 부적을 본 이후 이후 퇴마 소설 속에서나 만났던 부적. 최근엔 팬시용으로 나온 아이디어 제품도 종종 보기도 했지만, 진짜 부적은 한동안 실물로는 접하지 못했기에 이렇게 부적에 대한 책이 있다는 게 흥미진진합니다.


당시엔 무슨 내용의 부적이었는지 정작 저는 알지도 못했지만, 외할머니께서 베개 안에 넣는 걸 보기도 했고 어떤 건 지갑에 잘 넣어 다니라고 했던 그 정도만 기억이 납니다. 과연 그때 그 부적은 어떤 의미였을지 궁금해지네요.


한국, 중국, 대만, 일본 부적 자료를 수집하며 부적에 관한 비밀을 찾아 나선 혜암 저자. 어떤 부적은 매우 독특했고, 어떤 부적은 친숙했다고 합니다. 동북아시아에서 공통으로 사용되는 부적도 많다는 걸 알게 됩니다.


<소망을 이뤄주는 소망부적>책은 단순히 부적의 명칭과 용도, 사용법만을 담은 게 아니라 부적에 담긴 의미가 무엇인지, 어떤 바람을 담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부적은 함부로 쓰면 큰일난다하지만 지극정성을 담으면 일반인도 쓸 수 있다고 합니다. <소망을 이뤄주는 소망부적>에서는 그대로 따라 그릴 수 있는 크기로 부적을 소개하고 있어 보기 편합니다. 물론 일반인이 쓸 때도 그 시간대가 있더라고요.


부적은 종이에 글씨, 그림, 기호 등을 그려 액막이나 악귀, 잡신을 쫓거나 복을 가져준다고 믿는 주술적 도구입니다. 선사시대 벽화도 모두 소망을 기원하는 부적의 시초인 셈입니다. 재앙을 쫓고 복을 구하는 양화구복 행위는 인류사 보편적인 문화입니다. 대문에 입춘대길을 붙이는 풍습처럼요.


우리나라에서 부적이라는 실물이 언제부터 사용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삼국유사에 문자로 된 부적을 대문에 붙여 귀신을 물리친 이야기가 있을 만큼 오래되었습니다. 팔만대장경에도 부적이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부적은 민족의 정서가 담긴 상징 이미지이기도 합니다.


<소망을 이뤄주는 소망부적>에 소개된 부적은 애정, 재물, 길상에 관한 소망을 담은 부적입니다. '이런 소망을 담은 부적도 있다니!' 생각들 만큼 디테일한 소망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간절한! 바람을 담은 부적들입니다. 세상 사람들 원하는 게 결국 다 비슷비슷하구나 싶더라고요.


짝사랑이 이뤄지는 부적, 사랑하는 사람과 연애를 이루는 부적처럼 좋은 인연을 맺길 바라는 애정 부적도 그 종류가 참 많습니다. 애초에 이성에게 인기를 얻어 인연을 만드는 솔로 탈출 부적부터 시작해서 애정을 유지하게 하는 부적, 부부 사이와 관련한 부적, 심지어 상대방과 헤어질 수 있게 해주는 부적까지 있어요.


재물 부적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싹 돕니다. 재물운이 강해지는 부적, 재물이 모이는 부적, 사업 잘되게 해주는 부적, 직장 생활 관련 부적, 그리고 복권에 당첨되기를 바라는 부적 등을 소개하고 그 의미와 사용방법을 짚어줍니다.





만사 순조롭기를 바라는 소망을 엿볼 수 있습니다. 원하는 일이 이루어지길 염원하는 우리의 마음이 부적을 통해 드러납니다.


부적은 목적과 용도에 따라 함께 사용해 효험을 높일 수도 있습니다. 책에서는 한중일 나라 구분, 성별 구별된 부적을 그림으로 쉽게 표시하고, 부적의 의미와 사용법을 소개합니다.


불안과 두려움을 해소하는 소망이 담긴 100 개의 부적을 소개한 <소망을 이뤄주는 부적>. 나의 바람을 간절히 담아내는 행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다 읽고 나면 나에게 필요한 부적이 무엇인지 윤곽이 잡힙니다. 


우리의 바람이 고스란히 반영된 현실 부적들을 만날 수 있는 시간. 새해 소원이 있다면 <소망을 이뤄주는 소망부적>을 통해 그 바람이 이뤄지길 기대해 봐도 좋겠습니다.


간절한 만큼 이뤄진다고 하던가요.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하지는 부적이 가득합니다. 각 부적마다 담겨 있는 의미를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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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항공전의 역사 - 1차 세계대전부터 걸프전까지 항공전으로 배우는 비행기의 역사 (이만배 베스트셀러, 신규 에피소드, 장별 상세 설명, 비행기 사전 추가) 만화로 배우는 잡학지식, 잡학툰
우동닉 지음 / 골든래빗(주)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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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 덕후 우동닉 작가의 <가벼운 항공전의 역사>가 단행본으로 나왔습니다. 볼수록 공부가 되는 웹툰 이만배는 믿고 보는 지식 웹툰으로 가득한 곳입니다. 만화로 배우는 잡학지식 잡학툰 시리즈로 만나니 더 반갑습니다.


태초의 비행기부터 1차, 2차 세계대전을 거쳐 걸프전까지 항공전으로 비행기의 역사를 알아가는 시간입니다. 책은 웹툰보다 더 알차게 채워졌습니다. 영국군 ‘댐 버스터’ 작전을 신규 에피소드로 만날 수 있어요.


각 화마다 역사적 사실과 전황도, 비행기, 미사일, 유보트에 대한 상세 설명도 추가되어 있습니다. 책에 등장한 비행기를 연대별로 소개하는 ‘가벼운 항공기 사전’도 있습니다.


만화 컷이라 그림 위주로 쓱 보기도 좋고, 텍스트 설명이 들어가 있어 꼼꼼히 지식도 챙길 수 있습니다. 항공기 잡학러가 되고 싶다면 이 한 권이면 충분합니다. 낯설고 어려운 용어도 웹툰과 함께 하니 술술 읽힙니다.





인류 최초의 항공기는 무엇일까요? 바로 '연'입니다. 아니 우리가 날리는 그 연 말하는 거 맞죠? 놀랍게도 연은 군사적으로 활용되었는데요. 초한지에 등장하는 한나라 장수 한신은 성벽 내부로 들어갈 땅굴을 파며 성벽까지의 거리를 측정하기 위해 연을 날려 거리를 계산했다고 합니다.


연은 그저 과거에만 사용했던 게 아닙니다. 1차 세계대전 무렵에는 연을 통한 유인 비행으로 정찰을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2차 세계대전에서는 적 항공기가 그려진 연을 대공포의 표적지로 사용하기도 했고, 연에 안테나를 붙여 전파 송수신 거리를 늘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열기구의 아이디어 탄생 비하인드 스토리도 재밌습니다. 라이트 형제 이전에 또 다른 형제들이 있었습니다. 제지업자 집안의 몽골피에 형제입니다. 종이가방을 불꽃에 말리던 중 가방이 떠오르는 걸 보고 열기구의 아이디어가 탄생합니다.


세계 최초 공군 부대는 바로 이 열기구를 이용한 기구 중대였습니다. 열기구 다음으로 자체동력 비행이 가능한 항공기인 비행선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이 비행선의 영감을 얻으며 라이트 형제가 등장했고, 숱한 실패를 겪으며 공기보다 무거운 비행에 결국 성공하게 됩니다.


하늘을 날고 싶어 한 인간의 도전과 모험심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항공 개척자들의 노력이 모여 항공기의 시대가 시작됩니다. 현대 전쟁의 역사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는 걸 의미합니다.


항공기의 역사는 곧 전쟁의 역사. 보병, 기병, 포병 중심 전쟁이 항공기의 등장으로 전쟁의 양상을 바꿉니다. 항공폭탄, 대전차 미사일, 대함 미사일 등 항공 기술이 발달하면서 제공권을 장악한 군대가 대부분의 전투에서 승리하게 됩니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항공기에 무기를 장착하기 위한 해결법이 흥미진진합니다. 기체 전면부에 무기를 장착하면 프로펠러를 부수게 되고, 뒤에 달자니 후방으로만 사격해야 하고, 날개에 달자니 당시 항공기 재질상 버티질 못하고, 그러면 그냥 프로펠러가 총알을 맞아도 괜찮게 만들자니 도탄된 탄환이 어디로 날아갈지 몰랐고...


이처럼 전투기의 개발에는 다양한 난제가 따랐지만 전쟁을 거치며 점차 효율성을 높여갑니다. 그럼에도 영국군 신병 파일럿의 기대 수명이 11일이었을 만큼 항공전은 치열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독일의 콘도르 군단, 그에 맞선 영국의 레이더 통신망과 지금도 아름다운 항공기를 꼽을 때 항상 등장한다는 슈퍼마린 스핏파이어 전투기 활약 등 영국 본토 항공전, 동부전선 항공전, 독일의 댐들을 파괴한 채스타이즈 작전 (일명 댐 버스터), 미해군 주력 전함이 큰 피해를 입은 진주만 공습 작전 등이 전술적으로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펼쳐집니다.


베트남전, 걸프전으로 이어집니다. 가장 인상 깊은 건 실전에서 방공망을 돌파하며 성공적으로 데뷔한 스텔스 폭격기입니다. 유명한 기체들의 탄생 비화와 활약상을 만날 수 있어 흥미롭습니다. 역사 속 다양한 항공전을 살펴보면서 하늘을 지배하기 위한 인간의 노력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기 개발과 전투 전략, 공중전의 변화 등을 살펴볼 수 있는 <가벼운 항공전의 역사>. 항공기의 발전은 전쟁과 함께했고, 무기의 발전사와도 맞물려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발전한 항공기술은 민간 항공 분야로 펼쳐졌고, 오늘날 자유롭게 세상을 오갈 수 있는 편리한 기술을 우리는 몸소 누리고 있습니다.


가볍게 시작했다가 묵직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책입니다. 전쟁사에 관심 있는 편이지만 항공전만 이렇게 살펴보니 몰랐던 것들이 무척 많더라고요. 잡학지식을 만화로 배울 수 있는 잡학툰 시리즈. 나머지도 차근차근 읽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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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교사 위광조
꿈몽글 지음 / 파람북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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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학교를 꿈꾸는 초등학교 교사 셋이 쓰고 그린 소설 <학폭교사 위광조>. 학교 밖 사람들은 모르는 학교폭력의 실상을 그림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려 보여줍니다. 미디어, 드라마에서 봐왔던 학폭과는 다른, 진짜 학교폭력의 리얼리티를 만나는 시간입니다.


저자는 이 이야기가 소설로만 머물러 있어야 한다고 바라지만, 우리 사회가 애써 외면하는 학교 안 현실이 이렇다는 걸 결국 드러낸 셈입니다.


교사 입장에서 학교폭력이라는 단어는 이렇게 다가온다고 합니다. 여름 방학에 다른 지역에서 또래 아이와 말싸움을 하더라도, 체육 수업 시간에 피구 시합을 하다가 공을 던져 누군가를 아웃시켜도, 간식을 나눠주다가 개수가 부족해서 한 명을 못 주게 되는 상황에서도, 그냥 길을 지나가다가 만난 한 아이가 기분이 나빠져도 학교폭력 신고가 이루어질 수 있는 거라고 말입니다.


법적으로 보장된 '신고'를 하고 그 신고가 접수되면, 신고 당한 아이는 최대 7일까지 교실에서 쫓겨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신고를 남발하는 가짜 학교폭력 때문에 진짜 학교폭력에 대한 처리마저 한계에 직면한다는 겁니다.


먼저 신고만 하면 되는 제도를 악용하니,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갈등을 지혜로운 대화와 소통으로 풀지 못한 채 아이들은 고통을 겪습니다. 이 문제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다면 우리 아이들은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고, 누구나 가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학교 내부에서 실제 일어나는 학교폭력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보는 것과는 다르다고 합니다. 학교폭력이라는 단어의 법적 정의는 타인을 괴롭히는 수단으로 전락해버렸습니다.


소설 <학폭교사 위광조>는 6학년 담임이자 생활부장으로 복직한 위광조 선생님이 맞닥뜨리는 학교생활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교사계의 3D 업무라 불리는 생활부장은 학교폭력 관련 업무가 빼곡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위광조 선생님의 학교폭력 첫 번째 사안은 이렇습니다. 복도를 달리며 달리기 시합을 하며 장난치던 아이 둘이 시합 과정에서 실랑이가 생깁니다. 한 아이가 '메롱'이라고 놀리고는 달려갑니다. 끝.


아이의 어머니는 상대 아이의 강제전학 요구를 원할 만큼 화가 난 채 학교폭력으로 신고를 합니다. 그런데 정작 메롱이라고 놀림받은 아이는 그 친구를 베스트 프렌드라고 말합니다. 기분은 나빴지만 늘 그러고 논다고 말이죠. 어머니가 학폭 신고한 사실도 모릅니다.


광조 선생님은 아이에게 학교폭력 신고 과정을 설명하며 마음속으로는 일이 쉽게 끝날 수 있겠다 하는 희망이 샘솟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재밌겠다며 신고하겠다고 합니다. 아이의 생각 방식을 도통 이해하기 힘듭니다.


사소한 괴롭힘, 학생들이 장난이라고 여기는 행위도 학교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는 가이드북. 학교폭력이 누가 봐도 아닌데도, 학교폭력이라고 우기는 것까지 다 받아줘야 하는 걸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바로 이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교사는 개입할 수 없습니다. 교육적인 해결 방법을 모색하다 오히려 학교폭력 은폐라는 오명을 받은 교사들이 한둘이 아니라고 합니다. 학교폭력은 누군가가 피해를 주장하면 접수가 되어야만 하고, 교사는 이 과정에서 판단할 권한이 없다고 합니다.





<학폭교사 위광조>에서는 다양한 사건들이 펼쳐집니다. 패거리를 만들어 자기보다 약하거나 조금 모자라다 싶은 아이들을 놀리며 영향력을 행사하는 전형적인 일진놀이를 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피해 학생은 그저 조용히 지나가길 바랐지만 하필 위광조 선생님이 알게 되었습니다.


피해 학생은 신고해 봤자 별 도움이 안 될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신고한다고 그 아이가 자신을 괴롭히는 걸 정말 멈출까? 이때 위광조 선생님은 적극적으로 피해 학생을 설득합니다. 왜냐하면 신고가 되어야만 교사가 관계회복 프로그램을 근거로 교육적으로 지도할 수 있는 수단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신고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적하면, 교사가 아이에게 정서적 학대를 가했다며 되려 신고 당하고 기소까지 이뤄지게 되는 현실입니다. 이처럼 정말 학교폭력으로 처리되어야 할 사안은 흐지부지되기 일쑤입니다.


학교폭력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다양한 문제입니다. 그런데도 학교폭력을 단순화해 일반화하고, 혐오와 차별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사용되는 건 아닌지 고민하게 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읽다 보면 울화가 솟구치는 장면이 비일비재합니다. 위광조 선생님의 답답함이 이해됩니다. 교사인지 경찰서에 소속된 직원인지 분간이 안 갈 만큼 사안마다 해결해야 할 일이 정말 다채롭게 펼쳐집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반 운영에 신경 쓰며 아이들 모두가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위광조 선생님. 그의 바람대로 잘 흘러갈 수 있을까요.


학교폭력 문제는 사회적 이슈로 매번 등장하고 정책도 참 많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진짜 학교 안의 이야기를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요?


그토록 명확해야 할 법이란 게 참 모호합니다. 글로만 마주하면 번듯한 모양새를 띠고 있지만, 정작 학생과 교사의 목소리가 빠진 채 학교를 이야기하는 정책의 모순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학폭교사 위광조>. 학교폭력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고, 학교폭력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는 소설입니다.


학교폭력 문제의 핵심을 관통하고 있는 소설이자 지금 우리 사회의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줍니다. 교사, 학부모, 교육 관계자 필독서로 추천합니다. 학교폭력 현실을 제대로 알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될 겁니다.


소설 속 광조 선생님의 앞날은 순탄하지 않지만 이런 선생님들의 목소리가 더 크게 울려 퍼졌으면 좋겠고, 이 소설을 읽는 독자들도 함께 목소리를 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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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로운 전자부품 매크로 포토그래피 - 회로 안에 숨은 아름다움을 들여다보다
윈델 H. 오스케이.에릭 슐래퍼 지음, 이하영 옮김 / 한빛미디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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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기기를 분해하거나 케이블을 잘라 내부를 들여다보고 싶다는 생각 한 번쯤 해보지 않았나요? 멀쩡한 전자제품을 건드려본 호기심 많은 분, 감히 도전하지 못해도 전자제품의 속은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했던 이들이 반가워할 책 <신비로운 전자부품 매크로 포토그래피>.


수동소자, 반도체, 전기기계 기술, 케이블과 커넥터, 레트로 기술, 복합 장치로 카테고리를 나눠 130여 개의 부품을 소개합니다. 이쪽 세계는 전혀 모르는지라 용어만으로는 생소합니다.


하지만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니 일상에서 흔히 보는 전자부품이더라고요.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전자부품들로 둘러싸여 있었던 겁니다.


손톱만 한 크기의 전자부품들을 크게 확대해 보여주는 독특한 사진집 <신비로운 전자부품 매크로 포토그래피>. 디지털 기술 시대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전자부품들을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보이게 합니다.


특히 컴퓨터 칩, 카메라 센서처럼 반도체 부품 내부는 전문 수리 기사가 아닌 이상 본체 자체부터 손대기 힘든 영역이라 더 궁금했는데 이번 기회에 호기심이 해소됩니다.


평소엔 그냥 지나쳤던 사물이지만, 매크로 렌즈를 통해 바라보는 전자부품들은 완전히 새로운 존재로 다가옵니다. 단순한 부품이 아니라 우아하고 아름다운 예술 작품처럼 보입니다.


마치 누군가가 오랫동안 정성 들여 만든 정교한 조각품 같습니다. 보석처럼 빛나기도 하고, 웅장하기도 하면서 다양한 감상을 선사합니다.


만들어진 부품들은 조립되어 우리 생활 곳곳에 스며듭니다. 스마트폰, 노트북, 프린터, TV, 디지털카메라, 장난감, 히터... 


스마트폰 진동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케이블 내부 다양한 색깔의 전선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쫀드기처럼 생긴 리본 케이블의 정체는 무엇인지 이제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점점 소형화 되어가는 전자제품은 그 내부를 구성하는 부품도 복잡한 기능이 압축되어 소형화되어야 합니다. 기술의 집약체를 한눈에 보여주는 <신비로운 전자부품 매크로 포토그래피>는 골동품 부품부터 최신 기술까지 자연스럽게 전자부품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케이블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아름다우며 놀라운 세계입니다. 저는 왜 지금까지 한 번도 잘라볼 생각을 안 했던 건지, 그냥 버려졌던 케이블을 생각하니 아쉽습니다. 최신 케이블로 올수록 단면이 그야말로 아트 그 자체입니다.


최저가 케이블과 고급 케이블은 왜 가격 차이가 나는지 그 비밀이 이 책에 소개됩니다. 세상에나, 최저가 케이블의 단면은 정말 보잘것없더라고요. 왜 어떤 케이블은 신호도 약하고 잡음이 섞이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됩니다.



마이크로 SD 카드, 신용카드 칩, 키 카드 등 얇디얇은 부품의 내부도 만날 수 있습니다. 전자부품의 미세한 세계는 경이롭습니다.


매크로 렌즈를 이용해 손톱보다도 작은 전자부품까지 확대 촬영한 <신비로운 전자부품 매크로 포토그래피>. 이 작업을 위해 자르고 다듬고 닦으며 (무려 고양이 수염 한 가닥을 붙여 만든 솔로 현미경 아래에서 먼지를 닦아낸) 그 열정이 대단하더라고요. 덕분에 부품의 모양과 특징을 관찰하며 숨겨진 매력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누렸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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