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도 셀프트래블 - 2017~2018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권예나 지음 / 상상출판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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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 셀프트래블을 보고서야 그렇지! 대마도도 있었지~ 생각했을 만큼 일본 여행에서 대마도는 사실 생각 못 했던 여행지이기도 합니다. 우리한테는 대마도라는 이름이 익숙하지만, 본문에선 쓰시마 (Tsushima)로 통일해 표기하고 있어요.

 

저자가 <어쩐지 두근거려요>책을 낸, 네이버 포스트 여행 스타에디터인 쏠트 작가더라고요. 여기선 권예나 실명을 써서 미처 몰라봤다는.

 

 

 

부산에서 대마도까지 겨우 49.5km. 시차도 없고요. 대마도와 가장 가까운 일본 후쿠오카보다 부산이 훨씬 가까울 정도죠. 배편으로 각각 1시간 10분, 2시간 30분 정도 거리에 히타카츠 국제터미널과 이즈하라 국제터미널이 있습니다. 항공편은 없냐고요? 원래 있었다는데 잠정 중단 상태라는군요. 일본 본토에서는 쓰시마 노선이 있긴 합니다.

 

숙소는 넉넉한 편이 아니어서 배편보다 숙소를 먼저 찾아두라고 합니다. 그나마 이즈하라에 200인 이상 수용할 수 있는 도요코인 호텔이 2017년 3월에 오픈해 숙소난은 예전보다 덜하지 않을까 하네요.

 

 

 

대마도는 원시림이 남아있고, 희귀 야생동물을 볼 수 있는 섬인 만큼 청명한 느낌의 자연환경이 매력인 섬입니다. 저자는 대즈니랜드라고 부를 정도로 대마도에 푹 빠졌는데요, 화려하진 않지만 소박하고 훈훈한 대마도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해줍니다.

 

섬이니 싱싱한 해산물 요리는 기본. 대마도만의 향토요리는 재료 준비 때문에 하루 전에 예약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놓치기 아까울 것 같아요. 한국 양념갈비가 원조인 쓰시마식 양념돼지갈비는 일본 서민 음식 대회 B-1 그랑프리에서 수상하며 유명해졌다고 합니다. 청정 자연에서 나온 다양한 특산물, 일본 여행의 필수 코스인 마트와 편의점 여행에서 구매해야 할 필수 아이템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고양이 마약간식이라는 챠오츄르 때문에 당일치기로 오는 여행자도 많다고 하네요. 

 

 

 

주말여행은 물론 빠듯하긴 하지만 당일치기도 가능한 대마도. 렌터카로 달려도 좋고, 버스여행 또는 도보여행하기에도 딱인 대마도의 매력,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대마도 셀프트래블>에서는 당일치기, 1박 2일, 2박 3일 코스를 소개합니다. 당일치기로는 쇼핑을 목적으로, 1박 이상은 버스나 렌터카를 이용해 역사 여행, 휴양 여행 등 목적에 맞게 대마도 여행 일정을 추천하고 있어요.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곳이 많아 아이와 함께 여행하기에도 딱 좋아 보입니다.

 

 

 

느긋하게 산책하기 좋은 이즈하라는 역사적 명소와 소박하고 수수한 작은 골목길이 매력인 곳입니다. 조선통신사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대요. 한국인 여행자에게 본격 재발견되고 있다는 가미쓰시마는 한국인들은 상대마 라고 부르는 곳인데요. 히타카츠 국제터미널까지 겨우 1시간 10분이면 되니 이쪽으로 많이 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가미쓰시마는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많다고 해요. 특별한 볼거리나 대단한 맛집이 있는 곳은 아니지만, 느긋한 여행하기에는 제격인 곳입니다. 드라이브 여행, 도보 여행, 자전거 여행 모두 괜찮은 곳!

 

 

 

일본 본토보다 한국과 가까운 대마도. 역사적으로 연관 많은 곳이라 우리나라와 관련된 명소를 찾아보는 테마 여행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덕혜옹주 결혼 봉축 기념비가 이즈하라에 있는데 사실 기념비 하나만 덜렁 서 있어 감흥은 덜하다고 해요. 하지만 덕혜옹주의 기구한 삶을 생각한다면 기념비를 찾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쓰시마를 대표하는 시설이 몰려 있는 미쓰시마에 가면 빵순이 눈 돌아가듯 합니다. 대마도 명물 가스마키는 물론이고, 냄새만으로도 힐링되는 베이커리가 은근 많네요. 

 

 

 

대마도에서만 사는 야생 고양이, 야마네코를 공개적으로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곳은 쓰미사 야생생물 보호센터입니다. 대마도의 상징인 야마네코는 현재 약 100마리 이내인 멸종 위기 동물로 국가 천연기념물이라는군요. 꼭 삵처럼 생겨갖고선 너구리처럼 오동통한 꼬리를 가진 야마네코의 기념품도 사고 싶네요. ^ㅅ^

 

그 외 일본 건국 신화를 간직한 도요타마, 여유롭고 한적한 매력의 미네, 청정 자연을 그대로 만끽할 수 있는 가미아가타까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끌리는 대마도입니다. 캠핑 즐기기 좋은 곳이 많아 캠퍼들에게 관심받을만한 여행지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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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손을 빌려 드립니다 웅진 모두의 그림책 2
김채완 지음, 조원희 그림 / 웅진주니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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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세부터 100세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그림책 웅진 모두의 그림책 시리즈.

가슴 따뜻하고 귀여운 고양이 그림책 <고양이 손을 빌려 드립니다>로 따스하고 다정한 위로받아보세요.

 

 

 

제목만으로도 촉이 옵니다. 엄마는 지금 무척 힘들어요.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을 지경입니다.

고양이 손은 어떻게 생겼나요? 툭툭 치거나 잡아챌 줄은 알지만, 뭔가를 집거나 일을 할 수 있는 손 모양새는 아니죠. 그런 고양이나마 도와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무척 바쁜 상황, 힘 빠진 심정일 때 하등 도움이 안 될 게 뻔하지만 그래도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다.'라고 합니다.

 

 

 

그런데 <고양이 손을 빌려 드립니다>의 고양이는 재주꾼이네요.

온갖 집안일을 척척해냅니다. 물론, 털을 묻힌 주먹밥이란 건... 안 비밀. ㅋㅋㅋ

 

 

 

고양이 손을 빌린 덕분에 엄마는 모처럼 여유로운 나날을 보낼 수 있습니다.

얼마 만의 산책인가!!! 이런 고양이라면 나한테도 빌려 줘~~~~

 

 

 

고양이는 이제 주먹밥에 털을 안 묻히고 만들 정도가 됐습니다.

그렇게 고양이는 열심히 집안일을 하면서 그 대가로 싱싱한 고등어를 받고, 엄마는 집안일 스트레스가 확 줄었어요. 그런데 이상한 일이 생깁니다. 고양이와 역할을 바꾼 이후, 엄마 몸에서 털이 나기 시작하더니 심지어 꼬리까지 생긴 거예요.

 

 

 

하지만 아빠는 전혀 이 사실을 눈치채지 못합니다.

어찌나 바쁜지. 이른 출근과 늦은 퇴근에 대화할 시간이 부족한 가족. 현대 가족의 흔한 모습입니다. 뒤늦게야 알아차린 아빠의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한 달이 지나고, 또 지나고... 아빠의 노력 덕분에 엄마는 다시 제모습을 찾습니다.

이쯤 되니 아빠가 어떤 요술을 부렸는지 궁금하죠? 무한감동 팍팍 받으시라는 의미에서, 스포 멘트는 하지 않겠습니다. ^^ 아빠와 엄마가 서로를 꼬옥 안은 그림 한 컷만으로 눈물 날 뻔했어요. 따스하고 다정한 위로가 느껴지는 그림입니다.

 

 

 

엄마 혼자 산책하던 본문 내용 기억하시죠.

그런데 그림책 뒤표지 그림에선 아빠와 엄마가 손잡고 산책하고 있어요. 미소 짓게 하는 그림입니다.

 

이 엄마 닮아 고양이 좋아하는 우리 아이도 고양이 책이라면 무조건 좋아하는데, 이 그림책은 특히나 마음에 들어 하는 눈치였어요. 고양이 손을 빌린다는 의미를 이 책으로 제대로 알게 되었고, 초등 6학년이 읽으면서 재밌어서 깔깔거리다가도 감동먹은 표정지으며 책 덮었으니 일단 재밌다는 건 보증!

 

<고양이 손을 빌려 드립니다>는 가족 모두가 함께 봐야 할 그림책입니다. 제목과 표지 그림이 재밌어서, 솔직히 코믹 그림책일 거라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상상 그 이상의 스토리로 흘러가는 걸 보고 내심 감탄했어요.

 

가정을 위한다는 저마다의 명목으로 우리는 오히려 서로를 외롭게 하지는 않는지. <고양이 손을 빌려 드립니다>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존재감과 소중함을 일깨웁니다. 꼭 보세요. 가족 다 함께 보세요!

표지 그림으로 만든 클리어 파일도 소장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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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도시 Z
데이비드 그랜 지음, 박지영 옮김 / 홍익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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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최대 탐험 미스터리 잃어버린 도시 Z. 유럽인들이 남미 대륙에 첫 발 내디딘 이후 아마존 어딘가에 황금이 가득한 전설의 왕국이 있을 거라 믿으며 '엘도라도'라 부르기도 한 바로 그곳.

 

20세기 가장 유명한 탐험가 퍼시 포셋이 1925년 아마존에서 실종되기 전 '잃어버린 도시'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이후 고대 문명의 미스터리는 여전히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무려 4,000명에 달하는 탐험가가 그곳으로 떠났다가 실종될 정도로 아마존 탐험의 악명은 무시무시함에도 말입니다.

 

 

 

큰 키에 근육질로 다져진 날렵한 몸매, 날카로운 눈빛을 가진 퍼시 해리슨 포셋 대령. 수차례 아마존 밀림을 탐험하며 영국 식민지 전략의 첨병으로 본의 아니게 대활약을 한 사람입니다. 유독 그의 명성이 뛰어난 것은 흔한 풍토병 하나 걸리지 않는 면역력으로 수차례 아마존 탐험을 하며 현재의 남미 대륙 지도 완성에 큰 기여를 했고, 무엇보다 아마존 원주민의 편견을 많이 깨뜨린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외부 세계에 실체를 드러낸 적 없는 순수 아마존 토착민 부족이 셀 수 없이 많은데 대부분의 탐험가들은 탐욕스럽고 난폭한 정복자의 전형을 보였다면, 퍼시 포셋은 이질적인 문명에 경외심을 가지고 밀림으로 들어갔습니다. 원주민들과의 교류에 애쓰며 진정한 탐험 정신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1925년 잃어버린 도시 Z를 찾는다는 명목으로 첫째 아들과 아들의 친구를 포함해 단 세 명이라는 소규모로 밀림으로 들어간 이후 실종되었습니다. 현대사에서 가장 유명한 실종사건 중의 하나입니다.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소문만 무성했고, 퍼시 포셋을 찾으러 갔다가 실종된 이들도 족히 100명이 될 정도였다 합니다. 가장 유명한 추적대는 1996년 포셋의 둘째 아들이 합류한 탐험대였는데 여전히 퍼시 포셋은 미스터리의 주인공으로 남았습니다.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에콰도르를 거치며 남미 대륙을 가로지르는 아마존. 아마존 밀림은 지구 상에 남은 마지막 미지의 영역입니다. 그런데 평생 모험과 미스터리의 매력에 빠져 산 탐사 추적 전문 기자 데이비드 그랜이 퍼시 포셋의 미스터리에 관심을 가진 겁니다.

 

 

 

<잃어버린 도시 Z>는 포셋의 실종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을 담은 논픽션 다큐멘터리입니다. 모험담은 좋아하지만 현실에선 캠핑도 안 해본 저자가 포셋의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저자도 고생을 많이 했지만, 결국 아마존 탐험 역사를 재조명하는 책을 내놓게 되었습니다.

 

영국 지리학회 후원으로 밀림으로 들어가 아마존 접경지대 측량 임무를 완수하면서 단번에 아마존에 매료된 퍼시 포셋. 미지의 영역이라는 호기심에 발을 들인 아마존은 상상 그 이상이었습니다. 열대우림이 풍요로운 정원 분위기는 그저 환상일 뿐. 그곳에서 살아남으려는 동식물 모두가 피나는 전쟁을 치르는 살벌한 자연이었습니다. 현지에서 식량 구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으로 섣불리 도전하는 탐험가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아마존에서는 그 말이 성립되지 않을 정도로 무시무시했습니다.

 

아마존 탐험가 퍼시 포셋의 미스터리한 실종을 추적한 저자에게서 뭔가 뜻밖의 이야기나 극적인 결말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사로잡혀 더 흥미진진하게 읽게 되더군요. 고대 도시에 집착한 퍼시 포셋은 탐험가로서는 훌륭했지만, 평생 힘들게 산 가족의 고통을 생각하면 안타깝습니다.

 

 

 

아마존 원주민의 구술 역사에서조차 배제된 고대도시. 잃어버린 도시 Z는 그저 상상의 산물인 것일까, 아니면 진짜 존재하는 것일까. 놀라운 이야기가 결국 결말에 나옵니다.

 

실종된 퍼시 포셋의 일대기를 담은 <잃어버린 도시 Z>는 논픽션인 만큼 유럽의 탐험사를 관통합니다. 오만과 편견에 사로잡힌 유럽식 사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인종적 우월주의가 어떻게 탐험과 정복의 빌미로 작용하는지 낱낱이 볼 수 있습니다.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실화, 퍼시 포셋 일대기. 포셋의 발자취를 찾아가는 저자의 시점과 포셋이 활동하던 그 시대를 오가며 진행하는 스토리는 박진감 넘치고 흥미로워 순식간에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원작으로 동명 영화 <잃어버린 도시 Z>가 올해 개봉 예정이라는데, 책으로 먼저 아마존을 상상해보는 맛이 훨씬 매력적일 것 같습니다.

 


 

아마존에는 모험가들의 심장을 두드리는 무엇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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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진 장루이와 68일 황선미 선생님이 들려주는 관계 이야기
황선미 지음, 신지수 그림, 이보연 상담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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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어린이 표>, <마당을 나온 암탉>의 황선미 작가의 신작 동화 <건방진 장루이와 68일>.
초등 5학년 아이들이 주인공이니 그 나이대 아이라면 무척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동화책입니다.

 

 

 

첫 만남부터 삐거덕한 장루이와 오윤기.

괜히 밉상인 사람 있죠. 오윤기에게는 프랑스에서 살다 전학 온 장루이가 딱 그렇습니다. 살갑지 않은 성격에 시큰둥한 반응 일색인 장루이가 오윤기 눈에는 시건방져 보이기만 합니다.

 

어딜 가나 중간만 하면서 조용히 지내자 태도로 사는 오윤기는 장루이의 뜬금없는 추천으로 반장 후보가 되는데, 그조차 장루이가 자신을 골탕 먹이려고 하는 짓이라 믿습니다. 갑작스럽게 반장 후보가 되니 다른 아이들이 경계하고 '오우우' 야유하며 어이없어하는 표정을 짓질 않나. 그나마 있던 친구도 다 없어질 판입니다. 뭐든 중간쯤 하면서 적당히 지내는 오윤기에게 이 일은 고통으로 다가옵니다.

 

장루이가 또 나를 돌아보았다. 픽 웃으면서. 그뿐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입 모양으로 뭐라고 했다. 확실치는 않은데 어쩐지 내 눈에는 그 말이 보이는 것 같았다.

'너나 해라.'

 

 

 

어쨌든 장루이는 여전히 투명인간처럼 행동하고, 처음엔 친해지려 다가왔던 아이들도 점점 장루이에 대한 관심을 끊게 되면서 장루이는 철저하게 혼자로 남습니다. 그런데 오윤기는 그런 장루이의 모습이 자꾸 신경 쓰입니다. 장루이가 자기 별에서 혼자 살고 친구라고는 장미밖에 없던 어린 왕자처럼 느껴지는 겁니다. 아니, 장루이한테는 장미 친구조차도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요리 수업 시간에 장루이가 가져온 과자의 재료가 밀웜이라는 걸 알게 된 친구들이 기겁하게 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그 일로 오윤기는 장루이와 몸싸움을 하게 되는데.

 

 

 

절대 사과 먼저 하지 않으며 서로 자존심을 세우는 아이들.
이 아이들의 관계를 어찌하면 좋을까요.

 

장루이는 속내를 꺼내지 않고 무관심으로 무장한 채 스스로 혼자가 되려는 아이입니다. 오윤기도 처음엔 그런 장루이를 오해했지만, 갈등을 해결할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았어요.

 

<건방진 장루이와 68일>에 등장한 아이들의 캐릭터는 제각각이지만, 우리 아이와 친구들의 모습을 그 속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잔소리꾼 엄마와의 관계라든지 자존감 낮은 행동을 하는 오윤기 역시 나름의 처방전을 장루이에게서 얻는답니다.

 

 

 

책에는 이보연 아동심리전문가의 '관계 수업'코너가 실려 있습니다. 친구에 대한 의미와 좋은 친구 관계를 맺는 법, 갈등 해결법 등을 통해 나를 성장시키는 관계를 배울 수 있습니다. 마음이 맞고 함께 노는 '친구' 관계. 하지만 관계 속에는 갈등도 함께 존재합니다. 아이들 세계라고 해서 어른들의 세계와 다를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갈등의 원인으로 '경험의 차이'를 드는 부분이 인상 깊었는데요. 지레짐작하는 오해 때문에 갈등을 많이 겪죠. 그렇기에 의사소통 문제는 무척 중요합니다. 올바른 언어와 행동 표현을 하지 않는다면 계속 오해만 쌓일 뿐이라는 걸 알려주고 있어요.

남 탓하지 않기, 상대의 말 경청하기,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는 갈등 해결의 포인트입니다. 갈등을 통해 양보와 타협, 배려, 사과, 용기 그리고 우정의 소중함을 깨달으며 이 모든 것은 공감하고 감정을 조절할 줄 아는 사회생활의 첫걸음이라는 걸 장루이와 오윤기의 스토리로 보여줍니다.

 

한중 공동 개발한 책이어서 중국판도 동시 출간된 책이라고 합니다. 황선미 선생님이 들려주는 관계 이야기 1편이라고 되어 있어 앞으로 계속 시리즈로 나올 예정인가 봅니다. 초등 고학년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관계를 다룬 다양한 스토리가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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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남자
박성신 지음 / 황금가지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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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정유정 작가의 추천평에 끌려 관심 가진 책인데 미스터리 소설 읽으며 눈물 콧물 바람이 될 줄이야.

 

탁월한 '밀당' 능력이란 말은 다 읽고 나면 이해됩니다. 주인공이 루저 같은 모양새에 괴짜 기질을 보이지만 묘하게 마음을 사로잡는 캐릭터입니다. 정유정 작가는 <제3의 남자>가 록발라드 같은 소설이라고도 하는데 그만큼 가파르게 치솟는 빠른 전개와 애잔함이 뒤섞인 매력적인 소설입니다. 정유정 작가 책을 읽었을 때처럼 박성신 작가의 <제3의 남자>도 무척 만족스럽게 읽었어요. 내공이 장난 아닌 작가인 듯.

 

 

 

의문의 여인이 처형 방식으로 살해당하는 첫 장면.

저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왜 이리 마음에 드는지. "자존심은."이라는 짧은 한 마디가 너무 생생하게 와 닿는 거예요. 인트로 장면부터 사로잡습니다.

 

 

 

이혼 후 변변한 직장 없이 루저로 사는 '나' 최대국. 어느 날 낯선 남자가 찾아와 인연 끊은지 오래된 아버지 최희도의 총상 소식을 들려주는데, 그 순간 30년 전 아버지가 했던 말이 불현듯 떠오릅니다.

 

"모르는 사람이 너를 찾아와 내 이름을 대면 그대로 도망가라."

 

하지만 평생 고서점을 한 절름발이 노인인 아버지가 위중하다는 소식에 '나'는 없던 효심이 솟아나는 일 따위 없는, 책방을 팔면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 같은 지극히 현실적인 모습만 보여줍니다. 정말 깨는 캐릭터지만 무작정 미워하진 못하겠어요. 세 번의 자살 시도 전력이 있고, 서른아홉 살에 무릎 튀어나온 추리닝을 입고 지갑엔 단돈 만 원도 채 남지 않은 '나'. 이 시대상이 처절하게 반영된 아들의 모습이 아닐까 해서 씁쓸합니다.

 

그런데 낯선 이는 아버지에게 맡긴 수첩을 찾아달라며 그 대가로 무려 3억을 제안하는 겁니다. '나'는 당연히 덥석 물어버립니다. 이것저것 의문을 따질 겨를 없는 형편이니까요.

 

 

 

<제3의 남자>는 아들 최대국의 현재 시점과 아버지 최희도의 한창 시절인 1970년대 이후 시점을 번갈아 진행합니다. 월출이라는 이름을 가진 아버지의 비밀은 독자에게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있어요. 바로 남파 간첩이었던 겁니다. 고정간첩으로 남한 땅에서 살며 북에서 내려온 이들을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월출의 인생은 형사에게 쫓기다 그에게 발견된 여대생 해경을 만나면서부터 틀어집니다. 간첩과 여대생 조합은 뻔한 레퍼토리이지만, 이 소설에서는 상상 그 이상을 보게 되니 벌써부터 식상해 하지 마시라~

 

 

 

청년 최희도, 월출의 삶은 파란만장합니다. 그런 아버지를 주시하던 형사와의 악연은 끈질기게 이어지고요. 월출을 갑작스레 떠난 해경이 이름을 바꾼 채 최고의 인기 가수가 되어 몇 년 만에 나타나면서 해경과 월출의 인연은 이어질 듯 말 듯 줄타기를 하게 됩니다.

 

아들인 '나'는 아버지의 수첩을 찾다 책방 지하에 있는 비밀 장소를 발견하게 되고, 곧 해경의 존재와 아버지의 비밀을 알게 됩니다. 그러는 동안 그를 뒤쫓는 의문의 사람들에게 죽을 위기까지 처하니 수첩이고 뭐고 다 그만두고 싶어지기도 하지만, 퍼즐을 맞추면서 드러난 진실은 외면하기엔 너무 큽니다.

 

 

 

 

최고의 가수였던 해경과 아버지의 관계, 주변 인물들의 죽음과 아버지의 총상, 거액을 제안하며 수첩의 행방을 찾는 의문의 남자, 그리고 인연을 끊을 만큼 악연이 된 나와 아버지의 관계를 비롯한 그들 각각의 스토리는 1970년대 남한과 북한이 서로 공작원을 보내며 치열한 물밑 경쟁을 했던 시대와 얽혀 있습니다.

 

루저 인생을 살아온 '나'의 입장에서는 드디어 밝혀지는 진실들이 하나같이 통렬한 아픔으로 찾아옵니다. 아니 그보다는 아버지 월출의 시점에서 이야기하는 장면이야말로 안타까웠어요. "남한에선 돈이 있어야 아비가 될 수 있더이다."라고 내뱉은 월출의 유언과도 같은 말을 듣는 순간 제대로 울컥하더라고요.

 

아버지는 "나의 인질이었다."라는 아들의 말도 인상 깊었습니다. 아버지란 존재의 의미를 뒤늦게 찾은 '나'와 이념과 사랑, 자식에 희생한 아버지 월출의 인생. 둘 다 가슴 저릿하게 다가옵니다.

 

눈시울 붉히게 하는 장면이 곳곳에 있지만 한편으론 똘끼가 보이는 인물들의 행동을 보며 피식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그나저나 간첩은 왜 추리닝 조합을 선호할까요?  무~척 좋아하는 영화인 <은밀하게 위대하게> 김수현 스타일이 자꾸 떠올라 크큭대며 읽기도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은위를 재미있게 봤다면 소설 <제3의 남자>도 취향 맞을 거예요.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문체가 술술 잘 읽히게 하고, 진지함과 똘끼의 균형도 완벽하질 않나.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만족스럽게 읽어 낸 소설입니다.

 

"홀로 살아갈 수 없는 것, 지켜야 할 누군가 때문에 열심히 살아가는 것, 인간은 단순한 이유로 복잡하게 살아간다." -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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