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짓 읽어 주는 여자 - 백 마디 말보다 더 강력한 언어, 바디랭귀지
이상은 지음 / 천그루숲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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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는 무의식적 행동 때문에 인성뿐만 아니라 능력까지도 평가받는다고?!

 

 

 

몸짓, 손짓, 표정, 행동 같은 비언어적 수단 바디랭귀지. MBC TV <전지적 참견 시점> 전문패널로 활동 중인 이상은 행동전문가가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몸짓언어의 비밀을 파헤친 책 <몸짓 읽어 주는 여자>.

 

 

 

몸짓을 읽는 사람은 1년에 3,000만 원 더 벌고, 삶의 만족도가 42% 더 행복해지고, 공감능력이 10% 더 올라간다는 연구결과는 우리의 무의식을 대변하는 바디랭귀지를 활용할 때 상대와 나 사이의 양방향 소통과 내면을 위해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보여줍니다.

 

 

 

몸짓을 읽어야 하는 리더, 세일즈맨, 교수, 부모, 정치인, 구직자, 마케팅, 배우 등 가정과 사회 어디에서나 필요한 몸짓언어. 백 마디 말보다 더 강력한 언어, 바디랭귀지의 비밀. 궁금하지 않으세요?

 

 

 

첫 만남에서 우리는 대개 상대방의 눈을 가장 먼저 본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손을 가장 먼저 확인한다고 합니다. 안전에 대한 본능 때문이라고 해요. 그래서 신뢰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건 바로 손! 신뢰와 호감의 손짓은 어떤 모습인지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개인 공간의 보장 욕구 때문에 거리에 따라 편안함의 정도가 다르다는 것, 내 몸과 발의 방향이 상대방에 대한 관심의 정도를 드러낸다는 것 등 말보다 솔직한 신호인 몸짓 언어의 다양한 사례들은 흥미진진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자세를 열어야 마음이 열린다'라는 겁니다. 몸짓을 하면 그에 해당하는 감정이 만들어지기도 하기에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바디랭귀지를 의식하려는 노력을 할수록 나와 상대의 소통이 수월해지는 계기가 되겠더라고요.

 

 

 

시선의 높이에 관한 중요성은 부모에게 추천하고 싶은 내용입니다. 위로, 부탁, 응원할 때는 아래에서 위로 시선을 주라고 합니다. 장화 신은 고양이처럼 말이죠. 자녀와 대화할 때 꼭 사용해봐야겠어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무척 도움 되는 팁이 있기도 합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편안한 관계를 표현하는 몸짓을 이해하면 됩니다.

 

 

 

습관적으로 팔짱을 낀다면 부정적 이미지를 전달하는데다가 기억력을 38%나 떨어뜨린다고 하니 적극적으로 고치려고 노력해야겠어요. 팔짱의 변형인 부분적 팔짱을 자주 하는 저도 닫힌 자세를 자주 하고 있었다는 걸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드러내고 싶은 이미지와 원하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몸짓 언어. 전문성을 드러내고 카리스마, 리더십을 강화하는 몸짓은 리더와 정치인 등이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신뢰관계와 유대감을 형성해 사교성과 친화성을 높이는 몸짓, 전문성 강화 몸짓 등 남에게 보이는 나의 이미지와 관련한 바디랭귀지를 이해했다면 이제는 상대의 바디랭귀지를 이해할 차례입니다. 상대의 몸짓을 관찰하고 해석할 줄 아는 사람은 직관에 의존하는 사람보다 훨씬 더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상대방의 부정적 몸짓을 해제시키는 방법도 다양하게 소개되어 있어  상대의 비언어적 의미를 이해한 후 상대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결과까지 나타날 수 있더라고요. 하지만 몇 개의 몸짓으로 전체를 판단하는 오류도 경계해야하니 꽤 까다로운 기술이기도 합니다.

 

 

 

말보다 몸짓으로 더 많은 감정을 표현하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행동분석인 몸짓의 비밀. 호감과 설득의 6단계 바디랭귀지로 소개한 <몸짓 읽어 주는 여자>는 마음속 진짜 이야기를 볼 수 있게 합니다.

 

 

 

신뢰관계 만들기, 유대감 형성, 전문성 강화, 상대의 바디랭귀지 이해, 상대의 부정적 감정을 긍정으로 바꾸기, 자신감 갖기를 통한 6단계 바디랭귀지는 호감을 주고 설득력 있는 모습을 통해 최고의 나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우리의 뇌는 들은 것보다 본 것을 믿는다고 합니다. 반려동물의 언어를 지칭하는 '카밍 시그널'과 관련해서도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요. 후각이 뛰어난 개 역시 시각과 후각이 충돌할 때 어이없게도 시각으로 먼저 판단해버리더라고요.

 

 

 

대화할 때 언어 외 시각적 요소를 동원한다면 최상의 결과를 끌어내는데 도움 된다는 것을 알려준 <몸짓 읽어 주는 여자>.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이 내 이미지를 깎아먹는 몸짓이라는 것조차 모르고 살았네요. 그동안 바른자세라면서 오히려 얼어붙은 일자 자세로 발표했던 시대를 보낸 저로서는 자신감을 상승시키는 몸짓 언어를 의식적으로 사용하려고 노력했을 때의 효과도 누려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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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한 사람이면 어때서
유정아 지음 / 북폴리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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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사람들의 성공담 대신 어정쩡한 사람의 실패담에서 공감과 위로를 얻어 보세요. 찌질하고 구질구질한 순간들도 많았던 미완성인 삶이지만, '내 이야기'로 가득한 <시시한 사람이면 어때서>.

 

남을 위로할 자격조차 없었고 위로를 받는 것조차 불편해하던 시절을 담담히 끄집어냅니다. 그토록 꼬이고 좁아지고 화가 났던 게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고 말이죠. 막다른 골목에 몰리면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되니까요.

 

 

 

 

 

 

청춘이기를 포기하고 사는 세대를 위한 공감 에세이 <시시한 사람이면 어때서>. 청춘의 가치를 찬미하는 건 오히려 스스로를 기성세대라 칭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지나 보아야 알 수 있는 무엇이 있다며 말이죠. 그렇다면 굳이 그들이 요구하는 젊은이스럽기를 그만두고, 스스로가 버겁지 않을 만큼만 살아도 되지 않을까요.

 

젊음은 누군가에게 보답해야 하는 선물이 아니라 삶의 한 구간일 뿐이니까. 모든 나이가 그렇듯. - 책 속에서

 

그동안은 평범한 삶을 우습게 생각해왔습니다. 별 볼일 없는 인생을 사는 나에게 자괴감만 가득했죠. 저자는 시시할 정도로 흔한 사람이라는 걸 입으로 뱉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졌다고 인정합니다.

 

결과에 대한 공포가 컸던 시절. 스스로 최선의 길을 걸었다고 말할 판단조차 쉽지 않습니다. 목표를 위해 준비하고 걸어온 시간이 공백기가 아니었음에도 실패로 끝나면 그 시간들이 쓸모없는 시간이 되어버리는 것만 같았다고 합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열등감, 자격지심을 아주 없애 버리지 못했던 유정아 저자는 오히려 그런 불편한 마음이 일종의 알레르기라고 치부합니다. 그러고 나니 오히려 나 자신을 예전만큼은 미워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조금 시시해지면 뭐 어떻단 말인가. 할 수 없는 것을 하나씩 덜어 낼수록 나는 나를 더욱 선명하게 볼 수 있을 텐데. - 책 속에서

 

 

 

목표 없는 삶은 무의미한 것이라는 생각 대신 목표를 없애고 나서야 행복을 맛볼 수 있었다는 저자. 자포자기에 가까운 심정으로 놓아 버린 것이 예상외의 결과를 보여줬다고 합니다. 사소한 일상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겁니다.

 

강박을 내려놓으면 예전엔 하찮다고 여겼던 것들이 소중한 일상의 조각임을 알게 됩니다. 버리고 포기하는 시시한 삶이 생각보단 끔찍하지 않더라는 거죠. 삶에도 여백이 필요했습니다. 우리도 절전모드로 충전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소비에 실패할 수 없었던 옛날과 달리 이제는 소비에 실패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가성비만 따지기 보다 선택과 취향의 가치를 고려할 수 있는 정도의 여유. 이제는 만족스러운 삶을 사는, 내 인생의 가치를 생각해봅니다.

 

청춘 포기 세대에게 공감 주는 에세이 <시시한 사람이면 어때서>. 내가 진짜 어떤 사람인지 깨닫는데 쏟은 그 시간들은 남들이 말하는 낙오자의 삶과도 닮았지만, 정작 당사자는 그렇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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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 From Paris 피에스 프롬 파리
마르크 레비 지음, 이원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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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출간되는 족족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등극될 정도로 핫한 인기를 누리는 작가 마르크 레비 신작 소설 <피에스 프롬 파리 (P. S. From Paris)>.

 

39세 때 불면증인 아들에게 들려주려고 쓴 동화 덕분에 작가로서의 인생을 시작한 마르크 레비. 화제의 데뷔작이 된 첫 책 <천국 같은>은 리즈 위더스푼, 마크 러팔로 주연의 로맨스 영화 <저스트 라이크 헤븐>으로 탄생했습니다. 이후 순식간에 빠져들게 하는 로맨스 소설을 줄줄이 내놓으며 영혼을 울리는 로맨스의 연금술사라 불리게 됩니다.

 

 

 

유머가 깃든 로맨틱 코미디 소설 <피에스 프롬 파리 (P. S. From Paris)>. 이번 소설에는 첫 소설의 두 주인공 아서와 로렌이 친구 역할로 등장하면서 반가움이 더해집니다. 

 

"재미있는 일이 전혀 없어요, 전혀."

남편의 바람 때문에 파리의 친구 집에 은둔하고 있는 영화배우, 영국 여자 미아. 신분을 감춘 채 지내며 뭔가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길 내심 기대합니다.

 

"독신의 미국인 소설가, 파리로 떠나다!"

친구 아서와 로렌의 이야기를 소설로 썼다가 일약 유명 작가가 된 미국 남자 폴. 벅찬 일상을 벗어나 파리에 머물며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한국에 있는 번역자에게 마음을 두고 있지만, 고독한 생활에 찌들어 있습니다.

 

 

 

미아와 폴, 두 사람의 사랑 찾기 과정을 보여주는 로맨스 소설 <피에스 프롬 파리>. 접점 없어 보이는 그들이 만나게 되는 사건은 첫 소설의 주인공 아서와 로렌의 활약이 큽니다.

 

 

 

 

우정을 담보 잡아 폴의 외로운 인생에 활력을 불어넣기로 작당한 그들에 의해 만나게 된 미아와 폴은 첫 만남부터 삐걱거립니다. 처음엔 서로를 미친 사람 취급했지만 결국 친구처럼 만남을 이어가며 조금씩 마음의 변화가 나타납니다.

 

 

 

사랑에 실패한 경험 탓에 소극적으로 변해버린 미아, 연예인 듯 연애 같지 않은 장거리 연애에 마음의 갈피를 못 잡는 폴. 먼저 자신의 감정을 알아챈 사람은 미아입니다. 현재를 어떻게 살아갈지 몰랐던 미아는 이제 분명하게 표현하라는 내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마음이 단단해집니다. 미아에게 누구도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장소에서 파리를 감상할 수 있게 낭만을 선사한 폴은 여전히 친구의 감정이 크긴 하지만요.

 

문제는 미아가 신분을 숨긴 채 여전히 폴을 대하고 있다는 겁니다. 어차피 폴은 한국의 연인에게 갈 테니까요. 솔직하게 말할 수 없어서 계속 숨기다 보니 그들의 사이는 더 이상 좁혀지질 않습니다. 서로가 하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 없음을 전제로 머물고 있을 뿐입니다.

 

"이건 전혀 의미 없는 거예요. 오롯이 현재일 뿐." - 책 속에서

 

 

 

재미있는 건 소설 속 폴의 책이 유독 한국에서 핫한 인기를 얻는다는 점이었어요. 서울국제도서전에 초대를 받고, 각종 언론사와 인터뷰를 하는 등 한국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후반부는 특히 흥미롭습니다. 실제로 마르크 레비 저자는 2010년 서울국제도서전에 참가했었으니 한국에 대한 애정이 꽤 진한 것 같습니다.

 

소설 초반부에서는 가벼움이 하늘을 찌를 듯한 분위기여서 뻔하게 예상되는 로맨틱 코미디 전형을 생각했다면, 후반부에서의 과감한 반전은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사랑이라는 소재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법한 사건을 하나 더했을 뿐인데 무게감이 달라지는 방식이 무척 신선했습니다.

 

오해로 시작된 만남의 결말은 그의 다른 소설들처럼 해피엔딩입니다. 행복한 척하는 놀이는 끝냅니다. 의미 없음 대신 의미 있음으로 선택합니다.

 

에너지 쏟아붓지 않아도, 힘 빼고 읽어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소설을 쓰는 마르크 레비. 캐릭터들에게 하늘을 찌르는 에고를 집어넣은 유머 감각 덕분에 읽는 내내 유쾌했습니다. 웃음을 얹은 소설은 '문학적'이지 않다고 말하는 문화 패권주의를 비꼬듯 <피에스 프롬 파리>는 로맨틱 코미디 소설이 독자에게 안겨주는 매력을 듬뿍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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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물리학
림태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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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바치로 시인으로 사는 림태주 작가의 <이 미친 그리움>, <그토록 붉은 사랑>에 이어 세 번째 산문집, 인간관계의 본질을 다룬 관계학개론 <관계의 물리학>.

 

통찰력과 감성 그리고 유머가 균형을 이뤄 문장 하나하나가 적당한 감정 수위를 유지합니다. 관계가 힘들어 해답을 얻고자 이 책을 손에 든 독자라면 읽는 순간 이미 힐링되는 기분일 거예요.

 

모든 게 처음이고 서툴렀던 젊은 날, 관계를 힘겨워하고 두려워했었다는 림태주 시인.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이 <관계의 물리학>에 담겨있습니다.

 

 

 

관계란 건 특별한 무언가가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 평범하고 오래되고 한결같은 편안함과 같다며, 관계의 본질을 '반복'이라고 합니다. 생각해보니 돌발적인 상황이 많이 생길수록 그 관계는 어긋나버리게 되더라고요. 예측 가능한 관계일 때 변함없이 이어지고 유지되는 관계. 결국 "좋은 관계란 반복적인 일상의 의미를 놓치지 않는 사람들의 차지"라고.

 

림태주 시인은 세상에 생겨난 모든 사이를 관계의 우주라고 부릅니다. 제목에서처럼 관계를 천체물리학 개념에 빗대어 풀어낸 방식이 독특했는데 묘하게 맞아떨어져 신기할 정도입니다.

 

개개인을 고유하고 독립적인 하나의 행성으로 바라봅니다. 행성과 행성이 서로 밀고 끌어당기는 우주의 물리 법칙을 따르듯 사귀고 친하고 사랑하는 모든 관계 사이에도 동일하게 작용하고 있었습니다. 한없이 가깝다고 해서 마냥 좋은 게 아니고, 우주의 법칙처럼 팽창의 본성을 인정하고 자유로운 거리를 내줘야 하는 게 관계라는 것을 짚어줍니다.

 

삶은 관계의 총합이고, 관계는 입장들의 교집합이다. - 책 속에서

 

 

 

말의 색채는 사용하는 사람이 얼마든지 선택하고 바꿀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상처의 말은 내뱉은 사람이 아닌 듣는 자의 소유가 되니까요. 그렇기에 먼저 나 스스로가 언어를 바꾸고 말하는 태도를 바꿔야 하는 겁니다.

 

아주 재미있는 사례가 등장합니다. 산타 할아버지 역할을 위해 아이가 원하는 선물이 뭔지 알아내야 하는데 함구하는 아이. 꾀를 하나 내 결국 얻어냈는데 그 방법이 기발합니다. 바로 "말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모른다"라는 법칙이었어요. 내 생각을 상대가 당연히 알아차릴 거라 착각하는 것. 저도 자꾸 그러네요. 생각할수록 의미하는 바가 깊습니다.

 

 

 

관계를 단단히 하려면 행복에 대한 의미도 다시 짚어봐야 합니다. 사람마다 터득한 행복의 기술, 삶의 요령은 저마다 다른데도 우리는 서로의 방식을 욕망합니다. 림태주 시인은 내게 소중하고 행복한 일에 더 몰입해보라고 합니다. 자꾸 애쓰고 참아내고 신경 곤두세워야 한다면 그 관계는 상대방을 위한 관계라고 말이죠.

 

행복을 미래에 유예하는 우리들. 지금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한다면 관계 역시 내 마음과 지금 이 순간에 더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요. 소통하고 관계하는 것에서 잠시 내려서 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거리를 두고 바라보면 그제야 보이는 게 있습니다. 

 

 

 

그동안 관계의 결과에만 집중했었다면 <관계의 물리학>을 통해 관계가 성립되는 주체에 집중해봅니다. '서로'와 '사이', 그리고 '다른'의 의미를 새롭게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나와 똑같은 사람은 없는 법. 나와 같지 않은 다름을 가진 사람의 '다름'을 인정하고 각자가 고유한 독립자임을 받아들일 때 관계를 이어갈 준비가 마련되는 셈입니다.

 

조금 황당한 경험을 하기도 했는데요. <관계의 물리학>을 읽다가 예전에 읽은 SF 소설의 난해했던 부분을 이해하는 데 도움 얻기도 했습니다. 양자물리학에서 말하는 오직 하나의 에너지인 빛. 우리가 지각하는 형상들의 모든 것이 하나의 에너지로 그저 다르게 이루어진 형상일 뿐. 우리 모두 빛에서 왔고, 다시 빛으로 돌아간다는 작가의 말에서 번뜩거림이 스치더라고요.

 

물리학 개념으로 꼬리에 꼬리를 문 생각들이 관계의 본질을 이야기하는 데 쓰이다니. 신선하고 독특한 독서 경험이었습니다. 솔직히 관계의 완벽함이 있을 수 있겠냐마는, '다름'이 있기에 서로를 이해하려면 그만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관계를 대하는 안목을 높일 수 있는 책 <관계의 물리학>을 관계의 힘듦에 지친 이들에게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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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의 습관
최장순 지음 / 홍익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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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를 연구하고 분석하고 만드는 일을 하는 크리에이터 최장순 저자가 알려주는 기획자의 태도 <기획자의 습관>. 생활하고, 공부하고, 생각하는 작지만 반복적인 습관들의 기록을 담았습니다.

 

 

 

 

 

 

점심 메뉴를 고르고, 영화를 고르고, 누군가를 설득하면서 우리는 매일 기획을 합니다. 인생을 책임감 있게 살아간다는 말은 기획한 대로 살아간다는 것과 같습니다.

 

<기획자의 습관>에서는 구찌, 인천공항, CJ 등을 브랜딩한 기획자의 습관이 형성된 배경을 인문학적인 관점과 생생한 경험담을 통해 별것 아닌 습관들이 어떻게 기획력을 증대시키는지 들려줍니다. 기호학과 철학을 공부한 저자답게 언어의 암호, 표정, 제스처, 음악, 회화, 건축 등 '의미'를 실어 나르는 기호들을 이해하며 해체하고 재구축하는 기획을 이야기합니다. 

 

 

기획자의 습관을 크게 생활 습관, 공부 습관, 생각 습관으로 구분해 기획자에게 요구되는 자세를 짚어줍니다.

 

기획의 시작은 관찰. 세상을 언제나 낯선 존재로 인식해 나와 외부환경을 동시에 보고 살펴야 합니다. 사진 한 컷의 힘이 큰 시대. 대상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게 해주는 해시태그만 살펴봐도 맥락에 숨어 있는 철학을 끄집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인사이트 얻은 것은 잘 정리해야 정신의 산출물로 이어집니다. 정보를 배열하는 기술인 '정리'를 어떻게 잘 할 수 있는지 몇 가지 노하우를 소개하고 있어요. 팩트와 크리에이티브를 구분하는 기록, 메일과 파일 제목 작성법, 파일 저장 방식 등 자기 방식대로 체계화해야 합니다.

 

 

남들이 제공한 지식에만 머물지 않기 위해 대화, 독서, 글쓰기로 공부를 이뤄내야 합니다.

특히 이 세계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과 다양성, 기기묘묘함들을 경험하게 해준다는 독서에 관해서는 저자만의 독서법이 꽤 공감되었어요. 특정 분야의 바이블을 오래 정독하면서 분야마다 적절한 독서법을 활용하는 방식은 책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이면서 즐겁게 읽을 수 있게 합니다.

 

대화의 중요성과 기록물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 시작한 습관인 '표현'에 관한 이야기는 이 책을 읽으며 새롭게 깨달은 셈인데요. 대화 없이 생각하는 건 불가능하고 결국 대화 없이 기획력이 강화될 수는 없다는 점을 짚어줍니다. 대화는 상대를 읽는 공부라는 것. 어떻게 대화해야 하는지 대화시 주의점을 알려줍니다.

 

지식을 공유하는 행위인 표현에 관해서는 안다고 착각하는 것에 빠지지 않고 진짜 내 지식이 되려면 말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기획자의 습관>에는 남의 생각을 내 생각인 양 착각하는 것을 경계하는 내용들이 많습니다.

 

 

기획자의 세 번째 습관, 생각 습관. 자기다움과 참신함을 갖춰야 하는 기획을 위해 사유하는 방법을 이야기합니다. 생각을 정리하고 기획하는 저자의 방식에는 '왜 Why'가 들어갑니다. 

 

강박적으로 만들어대는 '왜' 대신에 대상의 의미를 짚어보는 철학적 문제로서의 '왜'입니다. 원인, 신념, 목적이 있는 '왜'는 이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제시합니다. 

 

 

 

일상을 재발견하고 디자인하는 기획은 고정된 계획과 다릅니다. 기획을 그저 결과를 잘 이끌어내기 위한 방법론으로만 보지 말라고 합니다.

 

일상을 재발견하는 법, 새로운 세계에 대한 정보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법, 아이디어 추출법 등 기획자의 생활과 공부 그리고 생각 습관으로 기획자의 일상적인 태도를 짚어준 <기획자의 습관>. 직업으로서의 기획자 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인생을 기획하는 데 도움 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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