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연하기 싫어서 초연하게 - 반투명한 인간의 힘 빼기 에세이,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김영 지음 / 카멜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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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에세이 <제가 좀 찌질하고 우울해도요>로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우수 만화 도서'에 선정된 바 있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김영 (방울) 작가의 에세이 <연연하기 싫어서 초연하게>. 저도 연연하기 싫다(귀찮다)는 말을 언젠가부터 쓰기 시작했는데, 아등바등하며 스트레스 받아봤자 내 손해일뿐이다는 걸 느낌 이후부터였을 겁니다. 세월 풍파 겪어가며 나이 지긋할 즈음에나 내뱉을 말 같지만, 요즘 청년 세대는 일찌감치 '초연함'을 장착해야만 살아낼 수 있는 시대가 아닌가 싶어 애잔해지기도 합니다.


<연연하기 싫어서 초연하게>는 삶이 힘들고 벅차게 느껴지는 사람, 자신이 너무 싫은 사람, 세상이 원망스러운 사람, 방황하는 사람, 인생의 무게에 짓눌린 사람에게 추천합니다. 김영 작가가 그런 사람이었다고 고백합니다. 


현실에선 결코 나오지 못했을 말이 "내 삶을 사랑하는 것"이라는 말이었다고 합니다. 현실에선 자기애가 바닥을 기었기 때문입니다. 건강한 자아의 중요성을 알고 있어도 삶을 사랑할 증거를 찾지 못한 채 방황했던 세월. 그러다 꿈속에서 소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덜컥 저 말을 내뱉은 겁니다. 무의식은 자신을 사랑하고 삶을 사랑하고 싶었던 겁니다.


탄생에 대한 선택권이 없다는 게 아쉬울 정도로 태어나고 말고의 자유는 없는데 삶의 책임을 다해야 하는 것이 조금 억울했다는 작가는 무기력하게 보내다가 저 꿈을 통해 자신의 무기력의 정체를 깨닫게 됩니다. 의욕 없음이 아니라 의욕 숨김 상태였다는 걸요. 이제는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나와 내 세계를 온전히 지키는 초연함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나는 많은 걸 가지지 못했다. 부도, 권력도, 지위도, 그리고 그것을 얻을 존재감도. 하지만 한 가지 가진 것은, 내 마음에 솔직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삶의 자세다. 적어도 내 마음을 거스르는 것은 하지 않으려 한다.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끊임없이 묻고 외면하지 않는다. 이런 삶의 방식을 후회할 수도 있다. (중략)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자기만의 답을 내어놓는 것 자체가 의미 있지 않을까 싶다."  - 책 속에서


무수히 흔들렸던 나날들을 이야기하는 김영 작가의 고백은 지극히 평범한 우리 주변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남들은 당연한 듯 해내는 것만 같고, 나만 약점이 가득한 것 같습니다. 인간관계 역시 건강하지 못해 존재감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단점이라 생각했던 것들이 나쁜 것만은 아님을 이제는 압니다. 고립감을 크게 느끼지 않는 상태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누렸기에 오히려 자유를 얻었고, 넘치는 관심과 기대를 감내할 만큼 단단한 사람은 아니었음을 인정합니다. <연연하기 싫어서 초연하게>에서는 무조건적인 자기 비하, 감정적 좌절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대신 성공의 경험이 부재할수록 비관주의에 빠지기 쉽다는 것도 깨닫습니다. 회피만 하는 인생에서 변화하는 여정이 그려집니다. 지금의 힘듦을 해결하지 못한 채 관두면 비슷한 상황에 다시 맞닥뜨렸을 때 똑같이 좌절할 테니까요. 어느 정도만이라도 극복해 나가자고 결심합니다. 막연한 두려움이 스멀스멀 올라올 때면 열심히 어둠을 내쫓았던 과거의 수많은 자신을 헤아려 보면서 잠재울 수 있는 힘을 얻게 됩니다.


남들이 다 하는 버킷리스트도 작성해 봅니다. 타인의 삶만 기웃거리던 것에서 내가 좋아하는 걸 알아가는 데 버킷리스트가 도움 되었습니다. 좋아하는 것뿐만 아니라 생각, 신념, 가치도 알고 싶어집니다. 한 번도 깊게 생각하지 않았던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답을 찾아 나섭니다. 혼자 묻고 답하는 놀이를 시작한 겁니다. 그러자 뜻밖의 결과를 알아차리게 됩니다. 내가 알고 있는 세계는 너무 빈약했고 그 안에서 취향을 추출하기란 힘든 일이라는 것을요. 더 많은 경험이 필요하고, 더 넓은 세계를 탐색해야 나를 알아갈 수 있음을 알게 됩니다. 어떤 방식으로 하루를 보낼 때 가장 행복한지 실험도 해봅니다. 가장 만족도가 높은 활동 조합을 찾아내는 겁니다.


다시 "소원이 무엇이냐"는 처음 이야기로 돌아가 볼까요. 작가는 결국 아무 소원도 바라지 않게 되는 것이 가장 좋은 소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생각해 보면 지금까지 참 많은 소원을 이루었다는 것도 깨닫습니다. 소소하지만 매일 소원을 이루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무조건적인 행복 추구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는 걸 보여줍니다. 한때는 돈 관리에 혈안이 되었던 시절도 있었지만 모이는 기쁨만큼이나 스트레스도 막강했다고 합니다. 결국 돈에 연연하지 않으려고 되려 노력하게 됩니다. 계산하지 않고 베푸는 법을 연습한 겁니다. 근데 이것도 부작용이 생깁니다. 돈에는 민감하지 않게 되었지만, 정신적 손실에 예민해진 겁니다. 돈을 더 쓰며 만나는데 상대가 나의 기분을 불쾌하게 만들면 화가 나더라는 겁니다. 철저하게 실리를 따져 가며 사람을 가리게 되면서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이 되려 생긴 겁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행복에 도움이 되는 일은 딱히 무언가를 남기지 않는 것들, 하등 생존에 도움 안 되면서 삶에 활기를 부여했던 자기충족적 활동이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무엇에도 연연하지 않는 삶은 아무런 재미도 없을 거라고 지레짐작 했다지만, 다소간 내려놓고 보니 예전과는 다른 기쁨이 느껴지더라고 합니다. 초연함을 통해 얻는 색다른 기쁨을 나누는 <연연하기 싫어서 초연하게>. 스스로 반투명한 인간이라 말하는 김영 작가. 힘 쫙 빼는 여정을 통해 자신의 삶을 사랑해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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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면 이루어진다 - 나폴레온 힐의 성공을 위한 잠재의식 활용법
나폴레온 힐 지음, 이한이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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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학의 거장 나폴레온 힐이 들려주는 기록의 비밀 <기록하면 이루어진다>. 당대 최고의 자본가 카네기를 만나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맞이한 나폴레온 힐이 20년에 걸쳐 자수성가 부자를 인터뷰해 성공의 원리와 법칙을 분석하고 정리한 책은 오늘날에도 개인의 성취와 동기부여 분야에서 고전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이 책은 나폴레온 힐의 13가지 성공 원리 중 잠재의식을 활용해 목표에 이룰 수 있도록 직접 일지를 기록하는 형식으로 구성된 라이팅북입니다. 나만의 책으로 무사히 완성한다면 25가지 목표를 이룬 상태를 맞이할 겁니다.


"우리는 생각의, 선택의 산물이다." - 책 속에서


모든 일은 생각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우리는 스스로 무슨 생각을 할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바라는 모든 일은 생각에서 시작되고, 우리의 행동이 결국 운명을 결정합니다. 그저 바라고 믿는 것으로 이뤄지는 게 아닙니다. 나폴레온 힐의 대표작으로 자기계발서 고전이 된 책 <생각하라 그리고 부자가 되어라>에서는 13가지 성공 법칙을 알려주고 있는데, <기록하면 이루어지라>에서도 핵심을 정리해 줍니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비결 13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생각과 행동을 움직이는 추동력인 열망, 확신을 갉아먹는 의심 대신 필요한 믿음, 부정적인 혼잣말을 멈추고 긍정적 확신의 말을 반복하는 자기 암시, 열망을 실현하는 데 기여하지만 스스로 보유할 필요 없이 협력을 통해서도 구할 수 있는 전문 지식, 바라는 것을 마음속에서 형상화하여 창조 과정에 이르는 상상력, 열망을 행동으로 이끄는 체계적인 계획, 선택지들을 고려한 뒤 선택하는 결단, 역경과 실패를 배움의 기회로 받아들이는 끈기, 무한 지성을 더하는 조력집단의 힘, 긍정적인 감정이 지닌 에너지의 방향을 조정하는 전환, 정신활동에서 힘의 중추인 잠재의식, 무엇을 열망하든 감정이 해당 주파수에 맞추어져 있어야 하는 뇌, 무한 지성의 안내를 받을 때 계발되는 육감입니다.


실천적 단계에 해당하는 6단계로 이어집니다. 부자를 목표로 한다고 했을 때,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이 열망하는 정확한 금액을 정해야 하고, 열망하는 돈을 위해 무엇을 희생할지 정해야 하며, 원하는 금액을 소유하게 될 날짜를 정하는 등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알려줍니다. 이상적인 환경이 갖춰질 때까지 기다리고 미루기만 했다면 6단계가 유용하게 다가올 겁니다. 열망하지만 아직 목표에 다다르지 않은 머릿속 생각일 뿐인 상태에서 목표를 마음속에서 이미지화하고 확신을 주기 위해 필요한 게 바로 잠재의식라고 합니다. 이 책은 잠재의식을 활용해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도와줍니다.


돈뿐만 아니라 건강, 인간관계, 경력, 사업, 여가, 자기 충족감 등 모든 역량 강화에 활용할 수 있는 <기록하면 이루어진다>. 쓰기 시작하면 내 인생을 스스로 관리하고 있다는 뿌듯함도 생깁니다. 얼마나 진척되었는지 기록을 통해 확인되기에 제자리에 머무르고 있지는 않은지 조바심 내는 것도 덜해집니다.


생각하고 실천하는 삶은 그럴 '의도'가 있어야만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삶의 목적을 찾고, 자신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고 기록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질문을 던지고 있으니 솔직한 이야기를 펼쳐보세요. 지금까지는 '원해야 한다고 믿게 된' 열망을 바탕으로 계획을 세우진 않았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그리고 1년, 3년, 5년 목표로 직업, 재정 상태, 건강, 인간관계, 거주 형태, 여가 생활, 자기계발 7가지 영역에 대해 장기적으로 설정해 봅니다. 본격적으로 일지를 기록하기에 앞서 내가 바라는 것이 분명치 않을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단계입니다.


25개의 목표 확인 일지를 쓰며 내가 바라는 것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기록하면 이루어진다>의 대부분이 일지 분량입니다. 목표 달성을 위한 단계별 과정마다 질문이 등장합니다. 내가 인생에서 가장 원하는 25가지와 그것들을 얻어내는 여정이 기록됩니다. 처음엔 빈칸을 채우는 것조차 막막할 수 있겠지만, 시도해 보는 겁니다. 모든 칸을 한 번에 채우는 방식은 아닙니다. 진행하면서 기록을 덧붙여야 하는 질문도 있습니다.


평소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깨우쳐주는 질문들이 가득해서 질문을 맞닥뜨렸을 때 처음으로 그와 관련한 생각을 해보게 되기도 합니다. 저는 목표 달성을 위해 기꺼이 할 수 있는 일이나 희생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 보는 부분이 도움 되었어요. 지금의 것을 희생하지 않은 채 욕심만 부렸다는 걸 깨닫게 되었거든요. 한 가지 목표 일지 마지막에는 성공을 위한 마인드셋 페이지가 있는데, 잘 하고 있는 건지 의문이 들거나 장애물을 만나 좌절하고 있을 때 용기를 주는 이야기들입니다.


그저 소망만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내가 바라는 것을 얻기 위해 필요한 실천에 유용한 잠재의식을 탄탄히 하는 여정을 경험할 수 있는 <기록하면 이루어진다>. 물론 일지를 쓰며 노력을 더하면서도 장애물을 뛰어넘지 못한 채 나아가지 못하거나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나폴레온 힐은 실패와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체크리스트까지 알려줍니다. 결단을 내리지 못하게 방해하는 두려움의 실체를 짚어주기도 하고, 자기 분석을 위한 28가지 질문을 던지기도 합니다. 이 정도에 이르면 사실 실패했다고 한들 나는 이미 성장해 있을 겁니다. 배운 게 전혀 없을 수는 없겠지요. 약점과 실패를 딛고 다시 한번 도전할 수 있는 힘을 갖추게 될 겁니다. 수동적인 삶 대신 삶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 내기 위한 여정을 걸으려는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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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딸 영문법 1 - 기초를 위한 필수 개념 이해 고딸 영문법
임한결 지음 / 그라퍼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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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집 딸내미 고딸의 영어 콘텐츠 기억하시는 분들 많으실 거예요. 국제결혼 후 아버지가 외국인 사위와 대화하기 위해 영어공부를 시작했지만, 영어 왕초보가 볼 만한 영문법 교재가 마땅찮아 결국 딸이 직접 영어 콘텐츠를 블로그에 올리게 되면서 왕초보 영어 독학 공부용으로 핫한 반응을 끌었던 고딸영어.


고딸영문법 시리즈로 출간되어 많은 호응을 얻었던 그 책이 개정판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캐릭터도 대폭 변경되었어요. 가족 구성원인 남편과 딸 캐릭터와 함께 톤다운된 색감으로 편집되어 마음에 더 쏙 드는 교재로 탄생되었네요. 유튜브에서도 핵심 콘텐츠를 영상으로 접할 수 있어요.


책 커버가 학습진도표가 되는 구성도 신선합니다. 총 28Unit으로 구성된 <고딸영문법 1>은 명사, 대명사, be동사, 일반동사, 형용사, 부사에 대해 배울 수 있습니다. 1Unit 분량이 부담스럽지 않은 분량입니다. 1Unit을 공부해 보니 5분 정도면 끝낼 수 있고, 꼼꼼히 읽어도 15분 정도면 클리어할 수 있는 분량이었어요. 하루에 2Unit씩 매일 공부하면 2주 만에 한 권을 뗄 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많이 사용해 시각적으로 만만하게 접근할 수 있어 쉬워 보이는 효과를 준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연습문제도 설명을 정리하는 개념 정리를 통해 다시 한번 복습하는 효과도 되고요. 문법 Talk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모바일 메시지 형태의 편집도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고딸 영문법 1>은 영어 배울 때 알아야 할 첫 번째 문법인 주어와 동사부터 시작합니다. 영어는 주어 다음에 바로 동사를 쓰기에 반드시 기억해야 하니까요. 1Unit을 마칠 때마다 매일 10문장을 통해 핵심을 다시 복습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문장으로 자연스럽게 반복 학습하게 되는 효과가 있어요.


예시 문장이 길지 않고 간단한 문장인데, 왕초보에겐 단어 뜻을 몰라 시간을 너무 허비하지 않게 간단히 단어 뜻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한 파트를 공부할 때 쩔쩔매느라 결국 에너지 소진하며 더 이상 진도 나가는 걸 멈추기 일쑤였다면, 이번엔 가뿐하게 1Unit을 클리어하는 뿌듯함을 맛볼 수 있을 겁니다.


영어가 가물가물한데 빠르게 영문법 핵심을 훑어보고 싶은 분, 회화에 집중하고 싶은데 영문법 기초가 너무 없는 분, 기초라고 내세운 영문법 인강이나 시중 교재가 그래도 어렵게 느껴지는 분이라면 진짜 기초부터 잡아주는 고딸 영문법을 추천합니다.


예를 들어 복수형에 대한 파트를 공부할 때 예외의 예외, 또 예외가 줄줄이 나와서 외울 게 너무 많다며 절망했던 분들이라면 어떤 흐름으로 공부하면 효율적인지 고딸 영문법을 통해 익힐 수 있습니다. 가장 기본인 s와 es를 붙이는 것만 하나의 unit에 집중합니다. 단어가 변형되면서 복수가 되는 단어들은 굳이 외우려 들지 않는 대신 단어를 자주 익힐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그냥 이런 게 있구나 하는 마음으로 편안히 자주 보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짚어줍니다.


셀 수 있는 명사와 셀 수 없는 명사를 공부할 때도 규칙, 예외, 예외의 예외 등을 마구잡이로 외우지 말고 이해하면서 익힐 수 있게 도와줍니다. 이때 고딸영문법이 알려주는 사전 활용 Tip은 놀라워요. 그동안 사전을 뜻만 찾는 걸로 끝냈던 이들에겐 이런 게 있었나 싶을 정도일 겁니다. 사전에는 뜻만 있는 게 아니라 쓰임까지 정리되어 있다는 걸 이제서야 알게 되는 분들이 많으실 거예요. 큰 주제가 마무리되면 종합 TEST 페이지가 등장합니다. 시험 치고는 간단하지만 어디가 부족한지 복습할 수 있는 기준이 될 겁니다.


왕초보여도 무사히 한 권을 끝낼 수 있는 고딸영문법. 드디어 영포자 신세를 탈출하고 싶은 이들, 아이와 함께 공부하고 싶은 부모에게도 안성맞춤인 영문법 기초 교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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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죽은 자의 이름을 묻는다 - 세계적인 법의인류학자가 들려주는 뼈에 새겨진 이야기
수 블랙 지음, 조진경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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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코소보 전쟁 당시 영국 법의학팀을 이끌며 전쟁 범죄 수사에 참여, 2004년 인도양 쓰나미 발생 때 사망자 신원 확인에 도움을 주기 위해 파견된 최초의 법의학자였던 수 블랙은 현재 옥스퍼드 세인트존스칼리지 총장으로 재직 중인 세계적인 법의인류학자이자 해부학자입니다. 특히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다루기 어렵다고 소문난 어린이 뼈대 교과서를 집필하며 어린이 뼈 식별에 대한 전문가이기도 합니다.


<나는 매일 죽은 자의 이름을 묻는다>는 비극적인 사건을 겪은 시신의 이름을 부여하고, 생전의 이야기를 건져올리는 법의인류학자가 일하는 방식의 흐름으로 서술된 책입니다. 인체의 부위에 중점을 두고 머리, 몸통, 사지로 구분해 이야기합니다. 워낙 충격적인 범죄 사건이 많이 나와서 읽는 내내 당혹스러울 정도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으로 남는 감정은 내 몸에 대한 경이로움과 소중함이었습니다.


인간의 골격은 200개가 넘는 뼈로 구성되었습니다. 알코올 중독은 간에 흉터로 기록되고, 코카인 중독은 치아에 흔적을 남깁니다. 고도비만의 식단은 심장, 피부, 연골뿐만 아니라 뼈에도 자국을 남긴다고 합니다. 법의인류학자는 뼈에 기록된 그 사람의 경험을 찾습니다. 뼈로 그 사람의 사연을 알아내고 죽은 자에게 이름을 되찾아줍니다.


뼈가 발견되면 던져야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유골이 인간의 것인가, 법의학적 관련성이 있는가, 이 사람은 누구인가, 사망의 방식과 원인을 뒷받침할 수 있는가 등입니다. 법의인류학자는 온갖 종류의 동물 뼈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특히 돼지의 갈비뼈는 인간의 갈비뼈와 흡사하고, 말의 꼬리뼈는 사람의 손가락뼈와 비슷하다고 합니다. 영장류의 뼈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가까운 과거의 뼈가 아니라면 고고학적인 유골로 간주되어 그의 손에서 떠나고, 사망 방식과 원인을 판단하는 것은 법의병리학자의 전문성에 속하는 영역이기에 병리학과 인류학의 파트너십이 작용해야 합니다.


법의인류학자의 순수한 역할은 뼈에 담겨 있는 정보를 추출해 내는 것입니다. 탄탄하게 교차 조사하고 과학적 해석이 철저해야 하는 과학 영역입니다. 영국에서는 공인 전문가여도 공인 자격용 시험을 5년마다 다시 치러야 한다고 합니다. 해부학적 훈련을 받은 법의인류학자가 사망자의 신원 확인에 어떤 방법으로 도움 줄 수 있는지 인체 부위별로 설명합니다. 뼈에 이야기가 기록되는 방식, 그 이야기를 과학적으로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보여줍니다. 퍼즐처럼 맞춰 나가는 스토리텔링이 압도적입니다.


2007년 백금을 주조해 만든 두개골에 8,600개가 넘는 다이아몬드와 진짜 치아를 박아 만든 작품이 공개되었던 일이 있습니다. 그 작가는 두개골 원형을 박제 상점에서 구입했고, 치아만 따로 뽑아 작품에 박아 넣었습니다. 한때는 살아있었던 사람이었던 유골을 사고팔 수 있다는 점에 저자는 윤리적 문제를 제기합니다.


살아있는 상태와 죽은 사람의 얼굴이 차이 난다는 거 아시나요. 생기와 표정이 사라졌을 때의 모습은 우리가 기억하는 모습과 많이 다르다고 합니다. 여행가방에서 발견된 한국인 진효정 사건도 저자가 개입한 사건 중 하나였습니다. 법의인류학자가 얼굴 이미지를 검토하게 되는 단계는 최초의 검시가 완료된 후, 경찰수사에서 새로운 단서를 찾지 못하고 진행이 머뭇거리기 시작할 때라고 합니다. 당시 법의학 아티스트가 사망 여성의 얼굴을 보고 그림을 그렸지만, 되려 신원 확인을 방해할 만한 그림이어서 공개하지 않은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다행히 얼굴과 두개골을 살펴 인종을 판단하고, 인터폴 실종자 데이터에서 신원이 확인되었습니다. 이후 살아있을 때의 사진과 사후 얼굴 이미지를 함께 보여줬을 때 90퍼센트 이상이 동일인일 가능성을 거부했을 정도로 시신의 경우 얼굴 인식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로 저자의 기억에 강렬하게 남았습니다.


"하나의 뼈에는 그 주인이 특정한 누군가인지 아닌지를 밝힐 수 있는 정보가 많이 담겨 있는 때가 있다." - 책속에서


사람은 두개골과 척추라는 중심축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서로 잘 맞는 다수의 다양한 분할 조각으로 구성된 겁니다. 척추뼈 33개와 연골, 디스크 등이 합해져 하나로 이어진 축을 척주라고 부르는데 개개의 척추뼈를 식별하는 것은 법의인류학자의 시험 문제에도 자주 출제될 만큼 중요한 주제라고 합니다. 뼈를 배치할 때 33개 중 정확히 무엇일 가능성이 높은지 판단해야 하는 겁니다.


이 책은 영국 범죄소설 작가 협회 논픽션 부문 수상작일 만큼 범죄소설 작가들이 특히 관심 쏟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작가들이 유독 좋아하는 뼈는 목뿔뼈라고 합니다. 목졸림 사망의 경우 등장하죠. <나는 매일 죽은 자의 이름을 묻는다>에서는 영화에서나 볼법한 무시무시한 살해 방법들이 숱하게 등장합니다.


아주 작은 뼛조각이 발견되었을 때면 직소 퍼즐 중 한 조각을 찾는 느낌이라고 합니다. 현실 세계에서는 실망스러울 정도로 미제 상태인 채 남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도 고백합니다. 누구인지, 무슨 일이 생겼던 건지, 그를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는지, 이런 일을 한 사람은 아직 살아 있을지... 노력했음에도 해결되지 못한 사건은 정의가 실현되지 못했다는 느낌으로 남게 됩니다.


성별과 사망 당시 나이를 확인하는 데 도움 주는 뼈는 많습니다. 그중 다리이음뼈 중 긴뼈는 정신적 충격의 증거를 확보하는 데 도움 되기도 한다는 이야기가 충격적이었어요. 해리스선 덕분입니다. 긴뼈의 성장에 일시적 영향을 주는 멈칫 현상으로 생긴 흔적인 해리스선은 학대로 인한 스트레스 같은 정신적 충격의 흔적입니다. 물론 영구적인 건 아니고 성장과 재생에 의해 나중엔 지워질 수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신적 해리스선은 평생 안고 갑니다.


인체의 뼈가 어떻게 형성되고 발달되는지 설명하며 그 뼈가 인간의 경험을 어떻게 기록하는지 들려주는 <나는 매일 죽은 자의 이름을 묻는다>. 내 몸 구석구석 소중하게 여기지 않을 수가 없을 정도로 200개가 넘는 뼈가 안성맞춤으로 자리 잡아 성장하는 과정이 놀랍습니다. 자동차 사고 시 무릎이 자동차 계기판에 세게 충돌하면 골반 골절이 일어날 수도 있다며, 좌석을 뒤로 밀고 계기판에 무릎이 닿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조언처럼 알아두면 쓸모 있는 상식도 배우게 됩니다.


​당신이 누구인지, 당신의 삶은 어땠는지. 단순히 삶의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뼈, 근육, 힘줄, 섬유조직에 이미 상세히 기록된 이야기를 찾아서 이해하는 법의인류학자 수 블랙이 들려주는 이야기 <나는 매일 죽은 자의 이름을 묻는다>.


나에게는 문신이 없고, (내가 알고 있는) 선천적 기형도 없고, (아직 올 수 있지만) 기형도 없으며, 변형이나 절단된 곳도, 큰 부상도 없습니다. 사고로 생긴 흉터는 몇 개 있는데, 대표적인 것은 어린 시절에 입은 왼쪽 손등 화상 흉터가 연하게 남아 있고, 오른쪽 마지막 손가락 안쪽에 꿰맨 흔적이 길게 남아있습니다. 역시 어린 시절 다쳤던 두개골에 금이 가서 치료된 흔적이 남아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내 몸에 이식된 수술 장치는 없습니다. 총에 맞거나 칼에 찔린 적도 없습니다. (적어도 내가 아는 한) 불법 약물을 어떤 형태든 복용한 적이 없으며, 규칙적으로 먹는 약도 없습니다.


위 마지막 문단은 저자의 몸을 설명한 문장을 저도 패러디 해본 겁니다. 흥미로운 것이 있을까 해서 무언가를 찾으려고 샅샅이 뒤져야 하는 사람에게 미리 사과한다는 저자처럼 저 역시 저만하면 지극히 평범한 몸이군요. 그들은 내 진짜 미소와 가짜 미소를 구분하지 못하고, 내 말버릇은 결코 알아낼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여성이고, 죽었을 때 나이와 키, 머리카락 색깔, 피부색, 주근깨가 있는지 없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기를 바라는 저자처럼 몸에서 알아낼 수 있는 정보가 시신을 식별하는 데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또는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 현실적일 필요가 있다는 점도 밝히고 있습니다.


뼈에 기록된 이야기를 읽어내는 수 블랙의 <나는 매일 죽은 자의 이름을 묻는다>. 뼈가 들려주는 이야기로 사건을 추적하는 여정이 그 어떤 범죄소설보다 더 생생하게 그려졌습니다. 미드 <본즈>의 열혈 애청자였던 제가 어찌 빠져들지 않을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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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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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산티아고 순례길을 버킷리스트에 담아둔 분들에게 유용한 해시태그 산티아고 순례길 가이드북. 400페이지 가량의 두툼한 가이드북과 그보다 슬림한 두께의 포켓&다이어리 버전으로 구분해 나와있습니다. 여행 준비를 할 때는 <산티아고 순례길 가이드북>을 꼼꼼히 살피고, 현지에서는 여행지에서 직접 들고 다니며 활용할 수 있는 콤팩트한 분량의 <곧바로 떠나는 산티아고 순례길 포켓&다이어리> 버전을 들고 가면 편리합니다. 여행자의 짐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작가이기에 그에 맞춰 세심한 배려가 안배된 책이 탄생되었네요.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인해 막혔다가 2년 만인 2021년에 드디어 개방된 산티아고 순례길. 조대현 여행작가의 일곱 번째 순례길 여정을 책으로 먼저 만나봅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가톨릭 순례길로 무려 800km에 달하는 기나긴 길이지만, 구간별로 주말마다 찾아 걷는 가족 단위의 걷기 여행자들도 많을 만큼 신자들뿐만 아니라 걷기를 행하는 여행자, 일반 관광객, 가족 여행자들이 함께하는 유명한 길입니다.


조대현 여행작가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총 33일 동안 걸었습니다. 가이드북이 알려주는 순례길 코스대로 따라가다 보면 문제 될 게 없습니다. 프랑스 남부 생 장 피드포트에서 시작해 피레네산맥을 넘어 스페인 북부 산티아고 데 콤프스텔라에 이르는 산티아고 순례길. 기나긴 걷기 여행을 앞두고 언제 떠나면 좋은지, 어디서 먹고 잘 수 있는지, 내 체력에 맞는 일정을 안배하는 법 등 처음 떠나는 산티아고 순례길 여정을 든든하게 준비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이들의 사진을 보니 대부분 짐이 가벼워 보였어요. 오랜 기간 걷기 때문에 배낭이 무거울수록 손해입니다. 무거운 짐을 들고 왔다면 다음 목적지로 배낭을 옮겨주는 서비스를 이용해도 되지만, 애초에 최소한의 짐만 준비하는 게 최선이라고 조언합니다. ​


여행자에서 순례자의 시간으로 들어서게 하는 산티아고 순례길. 경쟁을 하며 걷는 길이 아니라 같이 걷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깊은 사유를 하며 삶의 원동력을 찾아가는 길입니다. 체력이 저마다 다르고 날씨 상황도 다르기에 마음가짐이 그 어떤 여행보다도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1일차는 생 장 피드포트에서 출발해 26.3km를 걷는 여정입니다. 해발고도 그래프로 이동경로를 표시해뒀기 때문에 오르막인지 평지인지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첫날부터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도록, 완주를 해낼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할 부분들을 잘 짚어주고 있습니다. 순례길을 걸으며 만나는 도시에서 잠시 머물고 싶은 여행자를 위해 도시의 알찬 정보도 함께 있습니다.


순례자를 위한 숙소 알베르게에 대한 정보도 중요하지요. 공립과 사립으로 나누어져 있고 시설마다 다르니 가이드북의 정보가 더 유용하게 와닿습니다. 최소 110km를 걸은 순례자는 완주증을 받을 수 있는데 이때 증명할 수 있는 게 크레덴시알에 찍힌 도장이고, 이 도장은 알베르게에서 찍으면 됩니다.


​알베르게에서는 8시 전에 나와야 해서 순례자의 아침도 그에 맞춰 시작됩니다. 아침 식사를 하고 출발해서 간단하게 준비한 점심은 순례길 중간에 먹으며, 쉬었다 걸었다를 반복하며 하루에 20~30km의 일정을 소화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생장피드포트에서 시작하지 않고 3일 차에 해당하는 팜플로나에서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스페인 내에서만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자 하는 순례자들이라면 마드리드에서 팜플로나로 이동하면 됩니다. 팜플로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종이의 집> 시즌 3에서 이름 대신 도시명으로 불리는 등장인물들 중 아직 도시명이 없던 마티아스가 팜플로나로 정하면서 팜플로나의 가치를 열정적으로 이야기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세부 코스 설명은 두꺼운 분량의 <산티아고 순례길 가이드북>에 비하면 생략되었지만, 여정에 꼭 필요한 팁은 그대로 수록되어 있어 순례길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는 포켓 & 다이어리입니다. 실제 순례길을 걸으며 사용할 수 있는 책이어서 스케줄러와 매일의 기록을 남길 수 있는 페이지가 수록되었습니다. 준비 과정에서 세부 코스 중 특별히 기억해야 할 사항이 있으면 이곳에 기록해두고 이 책만 들고 떠나면 편리할 것 같습니다. 나만의 순례길이 이 책 한 권에 쏙 담길 것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두근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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