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든 아이와 가볼 만한 곳 1193 - 유아, 초등 교과 추천 여행지를 담은 국내여행 가이드북, 2023-2024 에이든 가이드북 & 여행지도
타블라라사 편집부 외 지음 / 타블라라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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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여행이라도 할라치면 정보 찾는데 진이 다 빠지지 않는지요? 알맹이 없는 풍경만 예쁜 반짝 유행 장소만 검색에 나오고. 혼자만의 여행이라면 예쁨 추구하겠지만, 아이와의 여행은 아이가 긍정적인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데 도움 되는 여행이었으면 좋겠거든요. 검색에 지쳐 결국 매번 가던 곳만 가게 되더라고요.


<에이든 아이와 가볼만한 곳 1193>으로 이제 가족 모두가 즐겁고 신나는, 전국 여행지 1193곳을 만나봅니다. 사는 곳 주변의 근교만 먼저 살펴봐도 체험거리 풍부한 스팟을 건져올릴 거예요. 만족스러웠던 건 아이들이 꼭 알아야 하는 지식과 관련한 여행지 추천 코너였습니다. 타블라라사 대표 이정기 저자는 한 아이의 부모로서 스스로에게 꼭 필요한 책을 만들고 싶었다고 합니다. 여행 콘텐츠를 십수 년 연구해 온 대표마저도 아이와 갈만한 곳을 찾는 일을 힘들어했으니. 이 책은 그 경험에서 탄생한 소중한 책입니다.


이 가이드북은 영유아 누리과정과 초등학교 교과 과정의 커리큘럼을 반영한 여행지를 바탕으로 구성했습니다. 지식별 여행지를 보자마자 아이가 지금 관심 가진 분야의 여행지부터 딱 바로 찾아 페이지를 넘기게 되더라고요.


비행기, 우주, 산, 신체기관, 지구, 갯벌, 교통, 곤충, 전쟁 등 해당 주제와 관련한 대표 장소를 소개하고 각 지역마다 있는 여행지를 연계해 정리되어 있어서 도움 됩니다. 공공기관, 방송국, 대학교, 산업시설, 대형 키즈카페 등 테마별로 묶어 소개하는 부분도 흥미로웠습니다. 더불어 해당 주제와 장소마다 연계 교과과정을 정리해 가장 알차게 누릴만한 적합한 연령대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지도 전문업체 에이든이잖아요. 아이와 가볼만한 여행지가 전국 MAP에 일목요연하게 표시되어 있습니다. 유아와 초등 교육과정에 맞는 여행지와 함께 맛집과 숙소까지 표시되어 있어 정말 편리해요. 게다가 지도로 보면 근처 여행지까지 한 번에 눈에 들어와 효율적으로 여행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 됩니다.





무엇보다 이 가이드북의 장점은 그 장소에 갔을 때 아이에게 들려줄만한 간략한 스토리를 알려준다는 점입니다. 이 포인트야말로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의 핵심이 아닐까요. 예를 들어 불국사에서는 "10원짜리 동전에 나오는 탑이, 바로 이 불국사에 있는 다보탑이라고 알려주세요."라는 말과 함께 신라의 탑과 백제의 탑 차이가 무엇인지 알아보는 것도 좋다는 연계 포인트까지 짚어줍니다.


워터파크 같은 곳에서는 어떤 멘트가 나올지도 궁금했는데요. "물에 들어가기 전 준비운동을 하면 체온을 높여 부상을 막고 즐겁게 운동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세요." 하면서 준비운동법을 함께 알려줍니다. 벚꽃 여행지를 갔을 땐 "매화는 가지와 꽃을 연결하는 꽃 대롱이 없고 벚꽃은 꽃 대롱이 있다고 알려주세요."처럼 저도 한 수 배울 수 있는 정보가 나옵니다.


이 스토리가 있는 텍스트 박스는 여행지마다 색깔이 달라서 궁금했는데요. 녹색은 사회, 파랑은 과학, 빨강은 국어 등 색깔만으로 교과과정을 바로 파악할 수 있게 해줍니다.


제주도로 가족여행을 갔을 때도 이왕이면 교과여행지를 챙기면 금상첨화겠죠. 제주 명소에서 단순히 시각적으로 보는 것을 넘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체험여행을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교과별로 여행지를 매칭해 표로 보기 쉽게 구분한데다가 이름순으로 나열한 인덱스까지 뭣하나 빠질 것 없이 알찬 구성입니다. <에이든 아이와 가볼만한 곳 1193>은 천 개가 넘는 장소를 핵심만 간추려 소개하고 있어 여행지를 고르는 데 에너지 소진이 없다는 게 장점입니다. 아이에게 해줘야 할 이야기를 핵심 문장으로 알려줘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의 목적도 채울 수 있고요.


가장 먼저 내 지역부터 확인해 보면 미처 몰랐던 교과여행지를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주말엔 가까운 곳으로, 방학 땐 계획을 세워 다른 지역으로 알찬 체험여행 누려보세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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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하노이 & 하롱베이, 사파 - 2023~2024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김경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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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 대표 도시이자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를 중심으로 하롱베이, 깟바섬, 사파, 닌빈, 하이퐁까지 북부 명소를 둘러보는 해시태그 가이드북. 하노이 외 소도시를 조합한 추천 루트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리틀 파리라고 부를 정도로 북부 베트남 특유의 건물과 프랑스풍 건물을 많이 볼 수 있는 하노이. 정치, 문화, 교육 중심지 하노이는 시내 관광하기 좋은 도시입니다. 베트남의 다른 도시와 다르게 유럽의 도시여행처럼 버스와 시티투어버스를 타고 이동하며 여행하기에도 편합니다. 


서호 호수, 사원, 박물관 및 수상극장 공연 관람 등과 함께 구시가지의 천 년 전 모습을 엿보며 하노이 문화를 즐겨보세요. 다양한 감성을 담아낸 장소, 관광객에게 맥주거리로 유명한 36거리를 포함한 맛집들, 오페라하우스와 수상인형 극장 같은 색다른 문화 여행을 만끽할 수도 있습니다. 아기자기한 카페와 갤러리 등 하노이를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장소들이 등장합니다.


각종 방송에 나온 맛집들이 소개되어 있는 것은 물론이고 현지인이 추천하는 맛집도 가득합니다. 비즈니스 고객이 이용하기 편리한 숙소, 가족 여행에 좋은 숙소 등 숙소마다 위치적 장점과 특징을 잘 다루고 있어 도움 됩니다. 





프랑스 식민지 역사를 가진 하노이는 프랑스식 건축물이 많고 베트남의 역사를 잘 나타내고 있는 도시인 만큼 베트남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곳입니다.  B52 승리 박물관에서는 베트남 전쟁을 바라보는 베트남인의 시각을 알 수 있게 됩니다. 


바다인데 호수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영롱한 자연 경관을 뽐내는 하롱베이는 뭉쳐야뜬다, 뭉쳐야뜬다 리턴즈에 두 번이나 등장할 만큼 눈길을 사로잡는 곳입니다. 유네스코 자연 문화유산에 등재된 곳입니다. 수천 개의 석회암 섬들이 바다에서 솟아오른 절경이 예술입니다. 정크라고 불리는 전통 목조 배를 타고 둘러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천국 동굴 탐험, 카약, 대나무 보트 등 액티비티를 즐겨보세요.


맹그로브 습지 등 다양한 자연생태계가 존재하는 깟바섬, 산악 트레킹 하기 좋은 이국적인 분위기의 고산 지대 휴양지 사파, 신선놀음하기 좋은 닌빈까지 다양한 자연 생태계가 존재하는 베트남의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사파의 경우 소수민족이 사는 마을들이어서 여행 에티켓만 잘 지키면 즐거운 시간이 될 거라고 합니다. 보통 하노이에서 투어 예약으로 방문하지만, 자유여행을 해도 어렵지 않다고 조언합니다.


베트남 북부 대표 항구도시 하이퐁은 사실 낯설었는데 베트남에서 3번째로 큰 도시라더라고요. 동남아 최대의 현수교가 이곳에 있다고 합니다.


베트남 다운 베트남을 만끽하고 싶은 여행자들에게 만족스러운 여행이 될 베트남 북부 여행. 고산 지대의 독특한 기후에 겨울도 있는 베트남 북부 여행을 잘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현대적인 도시와 유서 깊은 유적지, 아름다운 풍경을 함께 볼 수 있는 베트남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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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것은 모두 게임을 한다 - 게임이론이 알려주는 인간 행동 설명서
모시 호프먼.에레즈 요엘리 지음, 김태훈 옮김 / 김영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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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때때로 비합리적 행동을 합니다. 그런 행동을 하는 건 단순히 무지해서 그럴까요? 하버드대 경제학과에서 강의를 하는 모시 호프먼 박사와 에레즈 요엘리 박사는  인간의 비합리적 행동이 사실 '합리적으로' 설계되었고, 그냥 무지한 게 아니라 '전략적으로' 무지하다는 독특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왜 그런 방식으로 작동하는지를 게임이론으로 설명하는 책 <살아 있는 것은 모두 게임을 한다 (원제 Hidden Games)>. 게임이론은 자신의 행위뿐 아니라 상대의 행위도 중요한 환경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파악하기 위한 수학적 도구함이라고 합니다. 주체는 사람, 기업, 국가 등 모두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게임이론의 핵심 개념과 그것이 얼마나 강력할 수 있는지,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인간 행동과 그이면의 논리를 드러냅니다.​​


게임이론을 활용하기 전 토대가 되는 두 가지를 먼저 살펴봅니다. 학습과 진화입니다. 우리는 의식적 사고에 의존해 최적화할 때보다 학습(문화적 진화)과 진화(생리적 진화)가 최적화할 때 훨씬 나은 방향으로 간다고 짚어줍니다.


학습 과정이 우리를 최적화된 행동으로 이끄는 데 얼마나 큰 역할을 할까요. 보상 주고 반복하는 강화 학습, 다른 구성원을 보고 배우는 사회 학습처럼 평소엔 인식하지 못하면서도 학습은 우리의 행동, 신념, 취향 형성에 기여합니다.


진화는 우리 의지로 선택할 수 없는 것이지만 게임이론의 토대가 됩니다. 대표적으로 수컷과 암컷의 비율과 관련한 피셔의 성비 게임이 있습니다. 다윈에 의하면 모든 동물의 출생 성비는 1:1에 가깝다고 합니다.


근거로 설명하는 이론은 영화 <뷰티풀 마인드> 주인공의 실제 인물인 수학자 '존 내시'의 내시균형입니다. 성비 균형이 무너지는 상황이 생겨도 진화는 최적화에 기반해 성비 1:1이라는 내시균형 상태로 옮겨간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는 이 내시균형이라는 용어가 수시로 등장하니 꼭 이해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우리가 최적의 선택으로 행동한다는 건 결국 이 내시균형을 찾는다는 의미입니다. 자원을 둘러싼 대결을 나타내는 매-비둘기 게임은 인간 세상의 수많은 사건들을 설명하는 이론이었습니다.


공격 전략의 매, 양보 전략의 비둘기는 영역, 음식, 짝, 특허 등 인간 사회생활의 온갖 것에 적용됩니다. 싸움이냐 포기냐, 소송이냐 합의냐, 전쟁이냐 양도냐... 저자는 매-비둘기 게임이론을 지갑 습득에서부터 영유권 전쟁까지 당사자들이 권리를 위해 싸우는 다양한 사례에 대입해 하나씩 따져봅니다. 스톡홀름 증후군, 내면화한 인종차별과 성차별 같은 경우 매 전략 대신 생존을 위한 선택을 하는 이유도 설명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부를 드러내는 신호를 값비싼 신호 모형이라고 부르는데요. 진품을 중시하고, 미백하고 태닝하고... 한때 유행했던 새끼손톱 기르기는 거친 일을 하지 않는 직업임을 은근히 드러내는 용도였다고 합니다. 


한편 신호를 감추는 겸손 전략도 있습니다. 왜 하버드 학생들은 자신이 하버드에 다닌다는 사실을 말하는 대신 '보스턴에 있는 학교'에 다닌다고 말하는지, 왜 부유한 사업가가 소박하게 살고 수수하게 입으면 존중받는지.


겸손과 더불어 익명 기부, 쿨한 모습처럼 유용한 정보를 파악하기 어렵게 만드는 전략은 왜 하는 걸까요? 게임이론은 이를 어떻게 설명하는지 궁금해지더라고요. 감추는 건 값비싼 신호 모형과 반대로 보이지만 사실 겸손 역시 값비싼 신호라고 합니다. 자신이 보내는 신호를 일부 사람이 못 봐도 괜찮은 겁니다. 어떤 정보를 전달하는지, 거기서 누가 이득을 받는지 알려주는 감춰진 신호에 대한 설명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집니다.​​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신호도 있습니다. 증거를 왜곡하는 겁니다. 인스타의 제1규칙인 좋은 모습만 보여주는 편향적 공개 (당신에게 소개팅 주선하면서 상대의 좋은 면만 말하는 친구는 좋은 짝을 만들어주려는 게 아니라 그저 소개팅을 해주려 할 뿐이라는 걸 기억하세요.), 불리한 것은 외면하는 편향적 탐색, 기후변화 부정론자들처럼 아예 증거를 만드는 확증적 검증입니다.


이러한 증거 게임은 발신자의 동기가 정보 제공이 아니라 설득일 때 나타난다고 합니다. 그런데 설득하려는 신념만큼 왜곡된 신념을 발신자 스스로 갖는 경우도 많습니다. 믿고 싶은 것만 믿는 경우입니다. 트럼프가 스스로 왜곡한 사실을 믿는 극단적 경향을 보였다고 합니다.


인간 행동의 수수께끼에서 매번 등장하는 이타성도 등장합니다. 이는 두 명이 협력할지, 배반할지를 동시에 선택하는 죄수의 딜레마 게임으로 설명합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쌍방 배신이 유일한 균형 상태라는 겁니다.


이 게임의 유일한 내시균형은 사회적으로 최적의 해결책이 아니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자주 협력합니다. 늘 배신을 선택하는 것은 장기적인 관계를 망치기 때문입니다. 이는 최후통첩 게임과도 연결됩니다. 협상에서 욕심과 배려를 적절히 활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해하게 됩니다.​​


왜 과시하거나 겸손한 모습을 보이는지, 왜 사실이나 증거를 왜곡하는지, 왜 욕심을 부리거나 베푸는지, 왜 눈치를 보는지... 때로는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행동도 합리적 과정과 판단이 들어간 게임이론의 경우의 수로 따져보면 결국 사회적 존재로서 살아남기 위한 합리적 전략임을 깨닫게 됩니다.


게임이론을 활용해 인간 행동, 신념, 취향의 혼란스러운 측면을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는 <살아 있는 것은 모두 게임을 한다>. 솔직히 만만한 책은 아니었어요. 게임이론이란 것 자체가 수학적 사고와 연결되다 보니. 그렇지만 도전 가치는 있었습니다. 행동경제학 측면에서 인간 행동의 비밀을 파헤친 또 한 권의 멋진 책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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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도마뱀과 플라스틱 오징어 - 생존을 위해 진화를 택한 기후변화 시대의 지구 생물들과 인류의 미래
소어 핸슨 지음, 조은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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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활동과 기후변화가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는 생물학자 소어 핸슨의 책 <허리케인 도마뱀과 플라스틱 오징어>. 기후변화 생물학의 최전선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기후 문제는 어떻게 될지 뻔히 알면서도 그것을 막기 위한 행동에는 나서지 않는 모순을 가졌습니다. 인지와 무시가 동시에 일어나는 분야인 겁니다. 이걸 해결하려면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대중은 불특정 다수의 익명의 피해자보다 신원이 밝혀진 피해자에게 더 공감하고 반응한다는 '인식 가능한 피해자 효과'를 활용하는 겁니다. 소어 핸슨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동식물의 삶에서 실제로 벌어진 드라마 같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종은 각자 자기가 사는 곳의 특수한 생태적 상황에 적응에 변화해 왔습니다. 그런데 전례 없이 빠른 기후변화의 속도가 문제입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대멸종에 대한 경종도 숱하게 울렸기에 동식물의 미래는 결국 멸종으로 향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수많은 생물종이 실시간으로 대응하며 역경에 맞서고 있다고 사실을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연은 파괴되어도 회복할 거란 믿음으로 우리는 너무나도 오랫동안 기후 문제를 방치했습니다. 소로가 머문 숲의 월든 호수 근처는 지난 160년 동안 주변 평균 기온이 2.4도 상승했다고 합니다. 월든 호수 얼음 두께가 60센티미터 이상에서 지금은 고작 5센티미터라고 합니다.


꽃의 개화기와 벌의 활동기가 어긋나기도 합니다. 많은 동식물이 "너무 더워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열을 견디는 능력은 종마다 천차만별이지만 사막 동물들조차 폭염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늘에서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생식 활동이 사라져 결국 사라질 지경입니다.


연어를 사냥하던 회색곰이 평소보다 일찍 익어버린 열매를 먹기 위해 숲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계곡 주변 연어 사체가 줄어들면 다양한 청소동물이 덩달아 줄어들고 바다에서 육지로 이어지는 중요한 에너지 흐름이 끊깁니다.


산에 살던 새들은 평균기온 0.39도 상승만으로도 바로 서식지가 바뀌었습니다. 바다의 수온 상승과 질병의 시너지로 해양 생물은 감소했습니다. 생활필수품이 사라지는 서식지입니다. 껍데기를 만드는 해양 생물에겐 해양 산성화가 껍데기의 강도를 약하게 만듭니다.


이런 상황에서 동식물의 선택은 거처를 옮기거나, 적응하거나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죽음이 기다립니다. 대이동은 해당 서식지의 핵심종이 사라지기도 하는 반면 새로운 종이 추가되기도 합니다. 먹이 경쟁 구도가 변하면서 자연 군집이 총체적으로 재배치됩니다.


변화에 적응하며 진화한다는 것은 무척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는 거라고만 알고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의 예상보다 빨리 일어나는 경우를 이 책에서 목격할 수 있습니다. 아주 작은 변화에도 동요하는 종이 있는 반면 유연한 종도 있다는 겁니다. 빠른 시간에 갑자기 탈바꿈할 수 있다는 건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인간보다 낫네요. 생물종이 급격한 변화를 일궈내는 겁니다.





적응을 한다는 것은 변화하는 상황에서 유용한 능력입니다. 그런데 실제 진화가 일어나는 방식을 보여준 생물종이 있다는 점은 정말 놀랍습니다. 이 책의 제목이 된 허리케인 도마뱀이 주인공입니다. 두 번의 허리케인으로 초토화한 섬에서 살아남은 도마뱀은 허리케인에도 날아가지 않고 나무에 단단히 붙어 있던 도마뱀들이었습니다.


콜린 도니휴 박사가 낙엽 청소기를 들고 직접 그 섬으로 가서 실험한 영상은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허리케인에서 살아남은 도마뱀은 발가락의 둥근 패드가 더 크고 앞다리도 길었다고 합니다. 겨우 두 번의 허리케인으로 적자생존이 일어나버린 거죠.


이후 다시 그 섬을 찾았을 때 어린 도마뱀들은 부모에게서 큰 발가락 패드를 물려받았다는 걸 확인합니다. 기후변화가 종의 행동은 물론이고 종 자체를 변형시킨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힌 연구가 되었습니다.


보통 형태가 변하는 조정을 거친다 한들 제 군집 안에서 인지할 수 있는 선을 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가소성이 극한에 달하는 훔볼트오징어 사례는 진기명기 그 자체입니다. 10년 전 큰 수온 상승 탓에 멕시코 어장에서 사라진 훔볼트오징어. 하지만 알고 보니 여전히 그곳에서 살고 있었고 오히려 그 수가 늘어나 있었다고 합니다.


대신 예전의 절반밖에 안 되는 생장을 마쳐 번식했고, 다른 먹이를 먹었고, 절반의 수명만큼만 산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몸 크기 자체가 훨씬 줄어서 어부들도 다른 종인 줄 알고 버렸다는 겁니다. 과거에 훔볼트오징어를 낚기 위해 사용한 미끼를 물지 못할 정도로 작아져 버린 겁니다.


수백 킬로미터를 이동 중인 갈색펠리컨, 더 이상 춤추지 않는 큰가시고시, 비건으로 진화한 알래스카 회색곰, 점점 사나워지고 있는 늑대거미, 겨우 한두 세대 만에 몸을 변형시킨 아놀도마뱀과 훔볼트오징어 등 이 책에 등장하는 22종의 이야기는 기대 이상의 전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인간의 느긋함은 지긋지긋할 지경인데, 야생의 생물들은 저마다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식단의 급격한 변화를 이루어 번성하기도 하고, 이동하고 적응하고 대피하는 동식물의 대응은 놀라웠습니다.


기후변화로 동식물이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개체는 어떻게 반응하는지, 이를 바탕으로 인류의 미래에 관해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짚어주는 <허리케인 도마뱀과 플라스틱 오징어>. 수많은 생물종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능력을 발휘하는 사이 인간은 무엇을 하고 있죠? 저자가 생물의 대응 방식을 들려준 이유는, 여전히 화석연료가 세계 경제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제대로 선택하기만 한다면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행동을 바꿀 수 있다는 걸 짚어주기 위해서입니다.


진화라는 기회와 멸종이라는 위기 사이에서 줄타기 하고 있는 생물들의 사정을 들여다보며 그들이 이뤄낸 혁신을 사피엔스 사회에 적용해 보는 겁니다. 한두 세대 만에 변화를 이끈 생물처럼 우리도 단기간에 변화의 문화를 끌어내기 위한 행동을 촉진하자는 저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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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대한민국에게 희망을 쓰다 : 사회적 성찰 - 청년, 대한민국에서 무엇을 갈등하고 고민하며 사는가? 청년, 대한민국에게 희망을 쓰다
곽태웅 지음, 윤정 감수 / 북보자기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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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태웅 저자가 쓴 사회적 성찰 편에서는 역사, 철학, 국가, 법, 정치, 이데올로기, 자유와 평등, 언론과 편집, 종교와 과학, 평화와 전쟁에 관한 주제를 다룹니다. 사회적 문제이지만 개인의 삶에 역시 영향을 끼치는 것들입니다.


스스로 고민하며 살아가는 삶을 보여주는 책 <청년, 대한민국에게 희망을 쓰다>. 윤정 정신분석인성아카데미에서 2년간 강의를 들으며 고민한 흔적이 담겼습니다.


주제를 놓고 문답식 토론으로 진행된 수업은 어떻게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자신의 삶과 관련해 생각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합니다. 강의를 한 정신분석치료가 윤정 저자는 청년들에게 이 사회의 아픔을 안고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저자는 그저 텍스트에 불과한 개념을 고민해 봄으로써 오히려 해결할 의지를 갖게 되더라고 고백합니다. 사회적 문제를 어떻게 일상 속에서 해결할 수 있는지 만나는 시간입니다.​


특히 철학 파트가 인상 깊었는데요. 철학이 밥 먹여주나 싶겠지만 인간은 밥만 먹고사는 존재가 아니라, 생각하고 행동하면서 정신적인 만족을 먹고 사는 존재라고 명시한 부분이 기억에 남습니다.


나의 존재가치를 인격을 대신하는 언어의 문제로 바라보는 관점도 신선했습니다. 철학자들의 말속에서 지혜를 선택하며 살아가 보자는 희망의 메시지와 함께 쉽게 하는 말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입니다.​


정치를 이야기할 때는 다름의 차이를 아는 것에 방점을 찍습니다. 단순히 정치적 문제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사회적 약자, 혐오, 차별 등의 문제로 사고가 확장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유일하게 거울을 보는 인간은 그만큼 자신의 문제가 다른 사람에게도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하는 종이라고 합니다. <청년, 대한민국에게 희망을 쓰다>는 우리 모두가 가진 보편적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려는 과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힘겹기만 한 삶을 자포자기하는 대신 그래도 살아낼 만한 것으로 바꿀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갈등과 고민을 해결하는 나침반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책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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