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의 거짓말
게르트 보스바흐.옌스 위르겐 코르프 지음, 강희진 옮김 / 작은책방(해든아침) / 201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숫자는 정확할 거라는 믿음. 그 때문에 대중의 신뢰를 얻는 가장 좋은 수단으로 사용되는 숫자. 하지만 조작된 수치는 전문적 정보라는 허울을 쓰고 중요한 결정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기에 문제가 될 수 있는데요. <통계의 거짓말>은 수치나 통계를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끔 우리에게 경고하고 있습니다.

 

통계에 관한 책 중 고전에 해당하는 <새빨간 거짓말, 통계>를 읽고서도 정말 놀라웠었는데, 신기하게도 50년 전에 나온 그 책이나 이번 <통계의 거짓말> 책이나 사례를 보면 달라진 게 없다는 거예요. 그때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같은 방식으로 속이고 속는 세상이라니..... 이 방법이 먹히니 계속 쓰는 것 아니겠어요?

 

이 책은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어 아무래도 사례가 더 와 닿는 느낌입니다. 실업급여, 국민연금, 선거 등 민감한 문제들을 다루며 정치, 사회, 경제 분야를 불문하고 수치와 통계의 함정을 파헤치고 있습니다.

 

 

 

사회적 이슈의 통계는 누가, 왜, 어떻게 조작하는가.

긍정적 수치든 부정적 수치든 의문을 품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여론조사기관은 서비스를 판매하는 기업이라는 것을 잊지 말라고 합니다. 설문조사의 중심은 설문 대상자가 아니라 설문 의뢰자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이죠. 정치가들의 긍정적 수치는 특히 의심해봐야 하고요.

 

 

 

 

다양한 통계 오류와 수치의 허상을 소개하는데요.

그래프 조작, 인과관계 혼동, 백분율의 위력, 표본 추출 방식, 장기적 예측의 위험성 등 이 모든 것은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게 하겠다는 의도로 이루어지는 일들입니다. 물론 악의 없는 실수나 정말 몰라서 오류가 생긴 경우도 있었는데 이런 경우조차 통계를 그저 맹신하는 사람들에 의해 슬쩍 넘어가 버리는 경우가 태반이었다고 해요.

재미있는 사례 중 하나가 시금치는 철분 덩어리라는 연구 결과와 관련된 것인데, 중장년층 중에서 어렸을 때 시금치 억지로 많이 먹어본 분들 분명 있을듯해요 ^^ 시금치 100g에 철분 35mg 철분 함유라는 연구 결과는 사실 3.5mg으로 소수점 하나 깜빡한 결과라는군요. 문제는 이 연구결과에 그 누구도 의문을 품지 않고 믿었다는 거죠. 무려 40년이 지나서야 해결되었다네요.

 

 

 

특정 집단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통계를 함부로 활용하고 해석하는 통계의 오류와 수치의 허상을 스스로 밝혀낼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통계의 거짓말>은 어디까지 믿고 어느 부분을 의심해야 할지 감 잡을 수 있게 몇 가지 원칙을 알려줍니다. 그런데 이런 기본 원칙 외 또 하나 중요한 점은 바로 배경지식을 아는 것입니다. 이슈를 다룬 통계를 해석할 때 최근 상황에 대한 배경지식을 알면 통계의 함정을 피해갈 수 있는 바탕이 되거든요.

 

 

 

<통계의 거짓말>은 통계를 유익하게 활용하면 선택의 갈림길에서 큰 도움이 되지만, 맹신하면 얼마나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지는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통계 뒤에 숨은 의미를 해석해내는 눈을 길러야 하는 이유를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어떤 통계는 생명과 연관된 것일 수도 있기에 그저 가볍게 넘어갈 일은 아니더라고요.

 

금융, 보험 등 일상에서 흔히 겪는 사회, 경제에 관한 사례에 집중하고 있어 뻔한 수법에 너무 쉽게 속아 넘어가지 않도록 인생 교훈을 가르쳐준다고나 할까요. 연습문제까지 있어 재미있었어요. 숫자와 통계의 함정에 낚이기 싫다면 (혹은 반대로 영업으로 활용하기도 하겠지만), 그리고 독일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현재 이슈와 공통된 부분이 많아 어떤 점을 눈여겨봐야 할지도 배울 수 있어 읽어볼 만한 책입니다.

 

 

숫자로 남을 속이는 가해자 중에는 선한 의도를 품은 사람보다는 부와 명예, 권력, 개인적 영달이 목적인 이들이 더 많다. 피해자 중에도 요즘 세상에 보기 드물게 순수하고 착해서 당하는 사람보다는 게을러서 혹은 편한 것만 추구해서 혹은 눈곱만큼의 비판도 없이 권위를 맹신한 탓에 속는 이들이 더 많다. -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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