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의 본심 - 솔직히 까놓고 말하는
나흐 왁스만.맷 사르트웰 엮음, 전혜영.최제니 옮김 / 허밍버드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요리 황금시대, 셰프 이야기는 이제 질리는지요. <셰프의 본심>을 보면 또 새롭게 다가올 거예요.
겉으로 보이는 셰프의 세계가 아닌 셰프의 속마음을 엿볼 수 있는 책입니다. <셰프의 본심>에서 소개한 셰프는 사상 최고급 셰프들이라네요. 저한테는 낯설고 생소한 이름들뿐이지만. 한국계 셰프 데이비드 장 외 모두 외국인 셰프입니다.

 

 

세 보이는 성깔있는 셰프, 천상천하 유아독존 같은 자만심이 드러나는 셰프.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좀 있어 보이니 막연한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셰프. 셰프라는 직업에는 이런 다양한 편견이 유난히 강하게 박혀있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사람 사는 게 뭐 다를 거 있나요.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직업으로 할 때 생기는 이런저런 마음고생은 누구나 겪는 고민일 겁니다.

 

 

 

 

요리사는 전통을 살리면서도 기존의 것에서 벗어난 새로움을 선사해야 하는 창조성을 겸비해야 합니다. 게다가 요즘 셰프는 요리뿐만 아니라 CEO 못지않은 감각을 가져야 하죠. ​<셰프의 본심>에 등장한 셰프들은 미사여구를 늘어놓지 않고, 촌철살인 같은 짧은 말 한마디로 속내를 드러냅니다. 셰프의 표면적인 삶 뒤에 숨겨진 이야기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한 시간 안에 3단계 코스 요리가 나오길 기대하는 손님, 셰프가 무슨 마법사인 줄 아는 손님, 주방은 전쟁터인데 셰프가 밖에 나와 주길 바라는 손님, 무조건 새로운 것만을 원하는 손님 등 기대치가 너무나도 높은 손님들에 대한 투정을 부립니다. 소스 만들 때 힘들게 수동으로 하지 않고 믹서를 사용한다느니, 요리사라고 해서 모든 요리를 잘하는 건 아니라느니... 등 익살맞기도 한 투정도 많네요.

 

 

 

 

지금은 한물간 셰프로 남지 않으려는 압박감, 주방에서의 긴장감 등 셰프라는 타이틀의 무게를 절감하는 셰프들의 마음이 엿보이는 말이 많았어요. 트렌드만을 따르다간 자신의 길은 물론 열정마저도 잃을 수 있다 경고하는 한 셰프의 말은 요리사의 철학을 되새기게 하네요.

 

이렇게 업에 대한 고뇌도 이야기하며 진정성 있는 진짜 요리란 무엇인가 하는 고민을, 그리고 그 고민을 담은 요리를 향한 열정도 보입니다. 그렇다고 음식의 본질만을 운운하며 호들갑 떨지 말라는 명언도 있더라고요.

 

 

 

셰프들의 농담이기도 한 버터 이야기도 재밌어요. 버터만 있으면 어떤 요리도 실패하진 않을 거라고. 버터 좀 달라는 우스갯소리 뒤에는 그만의 요리를 멋지게 완성하고픈 셰프의 마음이 엿보입니다. ​빵 터지게 하는 유머러스한 말도 있었지만, 그 속내에는 요리의 기술 그 너머 갖춰야 할 셰프로서의 자세를 <셰프의 본심>에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사는 게 이런 거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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