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능미술사 - 누드로 엿보는 명화의 비밀
이케가미 히데히로 지음, 송태욱 옮김, 전한호 감수 / 현암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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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었던 잔혹미술사는 잔혹한 장면 때문에 명화를 대충 봤었다고 했는데, 그와 반대로 눈 빠질세라 구석구석 살펴보게 되는 명화도 있습니다. 사랑을 다룬 예술작품을 살펴보는 <관능미술사>에 나오는 누드 작품이 그렇네요. 

 

누드로 엿보는 명화의 비밀을 이야기하는 <관능미술사>는 서양미술 속 사랑의 역사를 다룬다 해도 과언이 아니네요. 관능의 지배자이자 미와 사랑의 여신 비너스만 해도 어마어마한 양의 작품이 있어 비너스의 역사는 곧 사랑에 대한 문화사라고 말할 정도라는군요.

 

이 책에서는 외도, 불륜, 납치, 강간이 허다했던 신화 속 사랑 이야기, 화가들의 사랑, 비사와 함께 다양한 사랑의 형태를 다룹니다. 게다가 사랑하면 빠질 수 없는 밀당 스토리를 표현한 작품도 많네요.

 


 

그리스 로마 신화를 문화 바탕으로 삼는 서양 세계.

신화는 예술가들에게 누드를 표현하고, 사랑을 표현하기 아주 좋은 소재였습니다.

특히 고전부흥이라 불리는 르네상스 시기부터 본격적인 누드화가 나타났는데요. 그리스도교적 일신교 세계에 옛 다신교 문화를 부활한 르네상스 특징상 정신적인 사랑과 물질적인 사랑 모두 표현되던 시기였답니다. 비너스의 경우 육체적 사랑을 의미하던 비너스가 그리스도교의 절대적 사랑의 속성을 부여받기도 하고요.

 

 

 

 

신화는 예술가들의 상상력을 제대로 증폭시키는 소재잖아요. 같은 이야기도 화가마다 다른 구조와 초점을 가져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네요. 잘 알려진 작품도 진짜 의미를 알지는 못했는데, 흥미진진하게 이끌어가는 스토리텔링에 읽는 재미도 좋은 책입니다.


특히 제우스는 <잔혹미술사>에도 언급되었는데 성도덕이 아주 개차반이었죠. 본처, 정부는 기본이요 인간 여성에게도 마수를 뻗친 제우스. 위엄이라곤 온데간데없이 동물로 변신하기도 하고, 남편으로 변신하기도 하면서요. 우리가 아는 헤라클레스, 페르세우스 모두 제우스와 인간 사이에 태어난 제우스 아들입니다.

 

 

 

프시케와 아모르 신화를 그린 작품은 정말 곱네요. 안구정화되는 느낌입니다.


 

 

 

연애, 결혼 파트에서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 작품처럼 아름다운 작품들도 있고요.

결혼에 이르기까지 설렘 가득한 장면만 있으면 좋겠지만... 어울리지 않는 결혼을 하는 노인과 젊은 여성의 표정 대비라든지, 정부와 노닥노닥 거리는 모습 등은 눈살 찌푸리게 하기도 하죠.


 

 

 

아름다운 여성상으로서 누드화나 성행위 묘사 등 너무 음란해 폐쇄적인 컬렉션 안에 전시되어 한정된 전시만 했던 작품도 많더라고요. 레오나르도 다빈치, 렘브란트, 밀레, 루벤스... 거장이라 불리는 화가들도 부끄부끄한 작품이 많네요. 특히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성교 해부도는 정말 다빈치답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어요 헐~


고상함과 천박함의 기준은 한 끗 차이도 안 난다는 것.

그리고 <잔혹미술사>와 <관능미술사>를 보면서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는데요. 유난히 성애와 관련한 작품은 개인소장이 많았다는 것이었어요 ^^


 

 

예술가들의 뮤즈 이야기도 흥미로웠고. 실제 모델을 세우고 그린 것인지, 이상적인 인체를 그린 것인지 구분하는 눈도 높일 수 있었고요. 여성의 사회적 지위 변화 등 작품 이면에 감춰진 가십, 시대 배경을 폭넓게 알게 되었네요. 온갖 사랑이란 사랑은 다 언급된 것 같아요. 신앙의 사랑이건, 육체의 사랑이건.

 

서양미술 속 사랑의 역사를 만날 수 있는 <관능미술사>와 인간의 잔혹함을 드러낸 <잔혹미술사>를 보며 서양사도 함께 배우게 되네요. 작품을 통해 만난 서양사는 더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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