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포루스 과학사 - 동서양을 넘나드는 보스포루스 인문학 1
정인경 지음, 강응천 기획 / 다산에듀 / 2014년 12월
평점 :
품절


보스포루스 인문학 시리즈 첫 번째 <보스포루스 과학사>.

보스포루스는 아시아와 유럽 대륙 사이를 흐르는 터키의 해협이라고 합니다. 고대로부터 이 좁은 해협을 두고 동서양의 역사와 문화가 영향을 주고받은 만큼 인간과 문화의 새 지평을 여는 보스포루스 해협을 넘나드는 의미로 보스포루스 이름을 붙인 인문학 시리즈가 나왔습니다. 앞으로 미술사, 전쟁사, 영화사, 의학사, 여성사, 문학사, 철학사, 경제사 등이 출간 예정에다가 인문기획집단 문사철에서 기획한 시리즈여서 기대가 큽니다.

 

  

과학은 자연 세계의 사실을 말하고 인간은 그 사실을 바탕으로 추론하고 가치판단을 해 왔던 것(p11)으로 사실을 아는 앎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삶에 영향을 미친다 합니다. 과학의 역사는 근대사회로의 변혁은 물론 과학기술을 통해 세계를 변화시켰습니다. 하지만 과학의 객관성과 보편성을 통해 우리는 진정 삶을 연결해서 생각하는 있느냐고 <보스포루스 과학사>는 질문합니다. 우리는 과학사를 통해 인간 스스로 세계를 앎으로써 삶을 바꾸고 역사를 바꾸었다는 통찰을 얻어야 한다 해요.

 

 


 

 

과학사를 살펴보면 우리는 인간과 환경과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던 것에서 현재는 인간의 능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과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인류의 역사를 재구성해 넓은 숲을 바라보는 책입니다. 고백하자면 우리의 호모 사피엔스가 아닌 호모 하빌리스 시대가 바로 석기시대라는 연대 흐름도 이 나이 되어서야 이해할 정도로 학창시절 찔끔거리며 배웠던 역사를 이번에 정리한 기분이었어요.



 

▲ 사진 자료도 풍부하고 이 책과 함께 읽으면 좋은 도서들도 많이 소개하고 있어 좋더라고요.


 

 

 

서양과학사를 살펴보니 피타고라스, 탈레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 과학사, 수학사, 철학사 등 이곳저곳에 공통으로 등장하는 인물이 참 많더군요. 자연철학자들은 인간의 사유를 통해 진리를 얻는 방법을 탐구했기에 서양과학의 연구, 방법론이 철학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 과학사 타이틀을 단 책이지만 철학, 수학 등 다양한 주제 이야기가 많이 나오네요. 게다가 근대 유럽 과학 혁명만이 세계사 보편적 기준으로 군림하고 있는 유럽중심주의 시각인 서양과학사에서 소외된 이슬람 과학도 짚어줍니다. 과학을 공부하는 학자라면 꼭 배워야 할 국제어가 이제는 아랍어라고 하네요.

 

 

 

『 15세기 유럽의 화학 혁명, 다시 말해 유럽의 과학 기술적 혁신을 진보로 간주할 수 있을까? 유럽인들은 대포와 범선을 개발해 제국주의의 길로 접어든 것을 '발견의 시대' 또는 '탐구의 시대'라고 자평하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착취와 수탈의 시대', '인종학살의 시대'라고 불러야 옳다. 과학의 역사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과학기술의 방향성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과학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행복을 증대시켰는가? 』 - p172

 

 

 

 

그동안 동양과학사는 제대로 접하지 못했던 터라 특히 집중해서 읽었어요. 흔히 알고 있는 기, 음양오행이란 개념이 동양과학 전통에 고스란히 담겨 있더라고요. 서양과학과 비교하면 단순하고 뭔가 뒤처지는 느낌이 들었던 동양과학의 새로운 발견~ 특히 세계 4대 발명품인 종이, 나침반, 화약, 인쇄술 모두 고대 중국에서 발명해 이후 세계사 흐름이 크게 변하게 된 상관관계도 잘 다루고 있습니다. 조선 세종시대의 과학 기술 성과도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이슬람과 중국에 버금가는 수준의 세종시대 업적. 하지만 왕이 주도했던 궁정과학의 한계로 결국 세종 이후 우리나라 과학은 쇠퇴의 길을 걸었습니다.

 

기존에 알고 있던 단편적 사실을 파헤치는 것은 물론 각종 과학혁명이 어떻게 세상에 나왔는지를 보여주고, 유럽중심주의 시각으로만 접했던 과학사를 되짚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책 <보스포루스 과학사>.

 

인간의 역사는 물론 지구, 우주의 역사는 대부분 과학사에 해당합니다. 현대사회에서 더욱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과학은 이제 생명윤리문제와 철학적 성찰을 요구합니다. 과학기술로 인간을 죽이는 무기를 만드는 데 이용된 사례를 통해 과학기술의 발전만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의 문제를 놓치면 안 됩니다. 과학과 기술에 대한 역사의식과 문제의식, 그리고 인간이 우주와 자연을 해석하고 물리적 지배력까지 획득하게 된 과정을 다룬 <동서양을 넘나드는 보스포루스 과학사>를 읽어야 할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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