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는 클라스 : 인문학 편 - 고전·철학·예술 차이나는 클라스 7
JTBC <차이나는 클라스> 제작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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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을 위한 질문을 던지는 JTBC 대표 시사교양 프로그램 차이나는 클라스. 국제정치, 의학·과학, 마음의 과학에 이어 인문학 편이 출간되었습니다. 지속가능한 문명을 만든 지식과 삶의 지혜를 일깨우는 예술과 문학을 고전, 철학, 예술 분야 최고의 석학들과 함께 고민해 보는 시간 <차이나는 클라스 : 인문학 편>.


코로나 팬데믹으로 세상이 급변하는 혼돈의 시대에 어떻게 사는 게 잘사는 걸까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생존, 성장, 성찰을 위해 쌓아올린,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고전과 철학에서 해답을 찾아봅니다.


1부 지속 가능한 문명을 만든 지식에서는 조대현 교수가 들려주는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으로 살펴보는 인간다움의 고찰, 박승찬 교수가 들려주는 중세의 빛과 어둠, 임석재 교수가 들려주는 그리스 신전의 부활에 담긴 시대정신, 김이재 교수가 들려주는 지리 교육의 중요성 등을 통해 오늘날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관점을 짚어줍니다.


모든 주제가 흥미로웠는데 특히 아리스토텔레스의 위대함을 새삼 깨닫게 된 시간입니다. 이후 다른 분야 주제에서도 꼭 언급될 정도입니다. 철학자로서의 업적만 집중해왔는데, 자연과학이라 분류되는 모든 학문의 기초를 놓은 인물이라고 합니다. 범접할 수 없는 방대한 스케일을 뽐낸 아리스토텔레스의 세계관을 알면 알수록 매료됩니다. 인간이 지성을 갖고 있기에 미래를 계획하거나 과거를 상기하는 건 인간뿐임을 짚어줍니다. 이런 인간적 사고는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환경을 창출하는 혁명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것으로 연결하는 저자의 통찰이 인상 깊었습니다.


십자군 전쟁으로 암흑시대라는 이미지가 굳어진 중세의 이면을 살펴보기도 합니다. 유럽 중심주의 역사관에서 벗어나 아리스토텔레스 등 그리스 문화도 받아들일 만큼 낯선 문화도 수용한 이슬람 문화의 재발견이 놀라웠습니다. 열린 마음, 비판적 질문의 힘에 대한 인사이트를 구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그리스 신전과 이상적 도시의 광장을 연결시켜 현재 한국 사회에 부족한 정신적 공간으로서의 광장의 의미를 짚어보면서 유럽 도시 건축 문화에서 배울 점을 찾아보기도 합니다.


급변하는 세계에 대한 재교육 부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지리 교육의 문제도 다룹니다. 옛날엔 지구본 갖춘 집이 흔했고, 종이 지도를 펼치는 일도 많아 세계에 대한 관심이 오히려 더 높았던 것 같은데,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서 세계지리에 약한 모습을 보입니다. 그런데 지리 교육이 한 국가의 운명을 결정하는 문제이기도 하다니 놀랍습니다. 지리적 상상력이 풍부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역사를 통해 살펴보는 장면에서는 오래전에 읽은 <이어령의 지의 최전선>에서 말한 지정학의 중요성을 설토한 부분이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2부 삶의 지혜를 일깨우는 예술과 문학에서는 양정무 교수가 들려주는 생존 수단으로서의 미술, 김헌 교수가 들려주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쓰임새, 박상진 교수가 들려주는 단테의 공동체 정신, 오순희 교수가 들려주는 괴테와 오늘날 청년 세대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인류 초기 미술은 생존 수단 그 자체였다는 이야기를 통해 미술의 매력을 새롭게 느낄 수 있습니다. 빗살무늬 토기를 그저 선사시대 그릇으로만 바라봤는데, 다양한 무늬에 담긴 의미를 알게 되니 표현으로서의 미술 작품으로 다가설 수 있었습니다. 하나의 그릇이 아니라 인류의 삶과 세계관, 생각과 지혜가 담겨 있는 일종의 타임캡슐이라는 말이 인상 깊습니다.


당시 신화가 지배하는 세계관에 따라 살았던 고대 세계. 신화가 허구적인 이야기를 넘어 삶에 미친 영향력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특히 권력의 정점에 있던 지도자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신화가 작동하는 방식을 관찰해 신화를 적절하게 이용했다는 걸 짚어줍니다. 권력 유지의 수단이자 권력 쟁취의 도구로서의 신화를 마주해봅니다. 신화는 오늘날에도 우리에게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정치적 시나리오를 믿고 따르게 하면서 일종의 신화로 작동되는 오늘날의 세계는 옛날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이탈리아 문학 중 수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준 단테의 <신곡>과 독일 국민 작가 괴테의 <파우스트>를 통해 인간답게 사는 삶의 자세를 엿볼 수 있는 교훈을 주는 지점을 조목조목 짚어줍니다. 어렵게 느껴졌던 문학작품의 진입 장벽을 낮추게 하는 가이드북을 받은 기분입니다.


이 시대에 잘사는 법을 오랜 세월 축적된 지혜와 경험으로 탐색해 보는 시간 <차이나는 클라스 인문학 편>. 이 모든 것은 좋은 문명을 만들어가기 위한 발자국입니다. 환경은 달라졌지만 언제 어디서나 적용 가능한 보편적 가치를 건져올릴 수 있는 안목을 기를 수 있도록 지식과 지혜를 차곡차곡 쌓아올리게 도와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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