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가리로만 할까?
박정한.이상목.이수창 지음 / 들녘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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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 코스를 밟은 이들이 아닌 좀 더 평범한 이들의 이야기 <왜 아가리로만 할까?>. 어린 시절 친구 사이인 박정한, 이상목, 이수창 세 저자는 직장인, 연구원, 취준생으로 서로 다른 길에 놓였지만 각자가 안고 있는 고민들을 털어놓다보니 셋의 고민은 비슷비슷하다는 걸 깨닫습니다. 게다가 다들 아가리만 털고 있었다면서 자조합니다. '해야지, 할거야!'라고만 할 뿐, 실천하지는 않았다는 걸 깨닫습니다.


입으로만 한다고 말해놓고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아가리. 아가리라는 단어가 들어간 문장은 "아가리 닥X!"만 생각나는지라 제목이 참신해서 읽은 책입니다. <왜 아가리만 할까?>에서 2030의 다양한 모습을 조금씩 가진 아가리 3인방이 들려주는 현재 우리 청춘의 모습을 살펴보며, 위로 보다는 아가리에서 함께 벗어날 방법을 고민해봅니다.


단골 멘트인 공무원 시험 준비나 할까, 유튜브나 할까, 다 때려치우고 사업이나 할까. 이런 아가리만 털다 현실과 타협하는 방법만 숙달해가는 아가리들. 자기 합리화하는 정신승리만큼 해로운 적은 없고, 미루기에는 창조적 역량을 발휘합니다. '오늘도 우리는 성장도, 성공도 그렇게 미루고 있다.'는 팩트가 뼈를 때립니다.


지금 행복을 누리자는 욜로가 한창 유행했을 때 자기계발형 욜로족은 충동적인 즐거움을 위한 것이 아닌 진짜 나를 위해 욜로를 실천했습니다. '소비'가 아닌 '꿈'을 향해 나아가는 욜로였던 겁니다. 아가리로만 하는 이들은 도피성 욜로을 선택했고, 공허함만 남은 채 욜로의 허상을 씹어댑니다. 누군가는 공허한 행복을 즐겼고, 누군가는 어제보다 한 발 나아갔습니다. 결국 마냥 벗어나기만을 바라는 도피성 마음가짐으로는 어디에 가나 또 다시 도망갈 곳만 찾게 될 거라는 걸 짚어줍니다.


무엇이 우리를 아가리로 만들었는지 환경적 요인부터 살펴봅니다. 5060 세대가 만들어둔 온실 속에서 갇혀 자란 아이들이 이제 청년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뭘하고 싶은지, 좋아하는 게 뭔지 스스로 생각하고 탐험할 기회를 잃은 채 방향감을 상실했습니다. 실패에 너그러운 분위기가 아닌 사회에서는 도전하지 않으면 실패할 일도 없으니 실패와 도전을 두려워하는 사람으로 남게 됩니다. 회사에서는 아이디어를 내는 것조차 꺼릴 만큼 소심해집니다.


어떤 사회적 환경이 우리를 아가리로만 움직이고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만들었는지 분석한 글을 읽고나면, 사회가 어떻게 의지를 꺾는지를 공감하고 이해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유를 이해한 이상 이제 바꾸지 못하는 건 스스로의 문제가 맞다는 말에 마음이 조급해질지도 모릅니다.


늦은 때란 없는 법. 지금부터라도 선택에 대한 경험치를 쌓기를 조언합니다. 다양한 경험 쌓기는 본인의 취향을 알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지나간 일들에 자책하지 말고 자신을 믿고 나아가다 보면 기회와 마주할 날이 올 거라고 응원합니다. 단, 그 기회를 잡기 위해선 필요한 게 있습니다.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내 인생의 주도권을 되찾아야 합니다. 책상에 앉아 백날 생각한다고 해서 갑자기 없던 능력이 생기진 않습니다. 다양한 경험이 답입니다. 직접 해보지 않고는 알 수 없으니까요.


"좋아하는 일로 반드시 성공한다고는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쌓인 내공으로 잘하는 일을 찾을 수 있다." - 책 속에서


정말로 발전을 위한 시도를 하고 있기는 할까? 아니면 뿌듯함이라는 달콤함에 속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며 마음속 '나태함'을 짚어줍니다. 언제나 실천을 거부할 새롭고 합리적인 이유를 창조해내는 아가리이니까요.


<왜 아가리로만 할까?>는 성패를 가르는 열쇠로 실천을 통한 성공 경험을 꼽습니다. 결국 실천력의 부재를 해결해야 아가리 탈출이 시작되는 겁니다. 여기서 아가리 3인방의 꿀팁이 소개됩니다. 아가리 탈출을 위한 노하우는 '해보니 효과가 좋아서'가 아니라 '해봐서' 소개하는 것들이라고 합니다. 중요한 건 일단 실천해봤다는 거죠.


끊임없이 몰아세우는 방법은 아가리 3인방 모두 실패했었다고 합니다. 자기 절제력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고선 힘들더라고 고백합니다. 의지박약형에게는 루틴을 정착화하는 게 큰 도움이 되었고, 성취감이라는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일일 목표량을 30% 줄이는 방법도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그들이 알려주는 아가리 탈출법을 하나씩 실천해 스스로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러다보면 아가리 탈출에 성공하기도 하고, 약발이 다해서 회귀하기도 하는 반복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실천력이 레벨 업 될수록 완벽한 탈출은 아니더라도 견제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게 됩니다. <왜 아가리로만 할까?>는 청춘의 아픔을 미화하는 대신 일단 탈출해보자며 독려합니다. 독자와 함께 옆에서 뛰어주는 아가리 3인방의 목소리가 큰 응원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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