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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도둑 ㅣ 한빛문고 6
박완서 글, 한병호 그림 / 다림 / 1999년 12월
평점 :
6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이 이야기는 어른들의 이중적 모습과 점점 변해가는 편리함 속에 우리가 잃어버리고 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자전거 도둑>
전기 용품 도매상에 다니고 있는 꼬마 점원 수남이의 이야기이다.
수남이는 언제나 자신을 아끼고 자신을 감싸준다고 생각한 주인영감을 위해 남들보다 싼 임금을 받으면서도 게으름없이 다른 사람의 두배의 일을 묵묵히 하는 그런 소년이었다.
하지만 어느 바람 세게 부는 날,
지전거로 배달을 나가게 되고 재수 없이 바람에 쓰러진 자전거가 어느 부잣집 자동차에 흠을 내게 되고 그 흠을 배상하라는 아저씨의 말에 자신의 자전거를 메고 가게로 도망을 치고 오는데....
수남이는 도망치는 내내 자신의 몸 속에서 알지 못하는 쾌감을 느낀곤 당황스러워 한다.
그런 수남이를 보면서 잘했다고 주인영감은 수남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데 갑자기 수남은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주인영감의 이중성을 깨닫고는 몰래 가게를 더난는데 그런 수남이의 얼굴은 자전거를 메고 도망치던 모습이 아닌 순수한 소년의 모습으로 돌아가 있다는 그런 내용이다.
자신의 잇속만을 채우려는 어른들의 이중적 모습을 주인영감이라는 존재로 하여 보이고 있는 이야긴 주인 영감의 이중적인 모습을 실제의 말로는 표현을 하지 않으면서도 너무나 극명히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 속에 숨겨져 있던 악한 그늘을 인정하고 그것에 전면으로 맞서는 수남이의 모습에서 순수한 소년의 내면을 엿 볼 수 있어 희망이란 미래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달걀은 달걀로 갚으렴>
제목만큼이나 의미심장한 이야기이다.
자신이 기른 닭이 낧은 달걀을 팔아 도시로 견학을 간 한뫼가 자신이 너무 귀하게 여기던 달걀을
도시 사람들이 무시하는 걸 보곤 자신이 무시를 당했다고 느낀다.
그리곤 동생인 봄이가 다시 닭을 키워 도시로 견학을 가려하자 자신이 당했던 그 경험을 동생인 봄이에게 겪게 하고 싶지 않아 봄이의 닭을 죽이려고 하고 그것을 본 봄이가 문선생님한테 상담을 한다.
문선생님과 한뫼의 상담이야기를 모티브로 하고 있는 이 이야기는 도시와 문명, 자연과 살아있는 삶의 경험에 대한 진진한 이야기이다.
본문 중에서
"도시 아이들은 아마 토끼풀하고 괭이밥하고도 헛갈리는 애 천질걸 . 한뫼야. 우리가 문명의 이기에 대해 모르는 건 무식한 거고, 도시 아이들이 밤나무와 떡갈나무와 참나무와 나도밤나무와 참피나무와 물푸레나무와 피나무와 가시나무와 은사시나무와 가문비나무와 전나무와 삼나무와 잣나무와 측백나무에 대해 모르는 건 유식하다는 생각일랑 제발 버려야 한다. 그건 똑같이 무식한 거니까, 너희가 특별히 주눅들 필요는 없지 않겠니. 그러나 너희들은 싫건 좋건 앞으로 문명과 만나고 길들여질 테지만, 도시 아이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자연과 만나 가슴을 울렁거릴 기회는 좀처럼 없을걸. 그런 경험을 놓치고 어른이 되어 버리면 너무 불쌍하지 않니. 바로 그런 소중한 경험을 너희들은 도시 아이들한테 베풀 수가 있어 달걀로 말이다".
문선생님이 하신 그 말이 너무나 가슴에 와 닿는다.
우리 아이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자연과 만나고 느끼고 가슴을 울렁거리게 해 준 기억이 없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시인의 꿈>
<옥상의 민들레꽃>
<할머니는 우리편>
문명의 이기 속에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사람의 온기와 향기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것 같다
오랜만에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과 만나서 참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