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버린 과거의 아픈 역사를 떠올리는 일은 누구에게나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특히 그 역사가 말하기 부끄러운 일이라면 더욱 진실을 알려주어야 함에도 망설여지는 경우가 있어요. 우리의 역사 가운데는 유독 그런 아픈 곳을 찌르는 이야기들이 많은 것 같은데 이 책은 그 역사 가운데서도 잔인한 오월이란 말이 떠오르게 하는 오월의 광주의 이야기랍니다. 너무나 처연한 표정의 아이가 하얀 눈꽃을 맞으며 서 있는 표지의 그림에 이 책을 읽고 난 후 왠지 눈물이 나더라구요. 한순간에 사랑하는 아버지를 잃어버린 민수, 왜, 무엇때문에 아버지가 죽음을 당해야 했는지를 알지 못하는 민수의 아픔은 사랑하는 가족을 갑작스레 잃어보지 않은 사람으로선 이해할 수 없는 충격과 슬픔일 거란 생각이 듭니다. 1980년 당시 광주에선 수 많은 아이들이 민수처럼 사랑하는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형들을 잃었습니다. 이유를 설명해 주지 않는 무차별적 폭력은 좋은 사람, 나쁜 사람, 남자,여자를 가리지 않았습니다. 민주주의를 향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라는 것을 알아주지도 않았습니다. 옳고 그름이 아닌 힘에 의해 무장 진압으로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살던 많은 사람들이 한 순간에 가족을 잃는 아픔을 겪게 됩니다. 이런 역사의 아픔을 알아야 우리의 아이들도 역사의 진실 앞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 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드네요. 끝 부분에 민수가 아빠를 그리며 하는 말이 생각납니다. 눈이 오면 아픔도 상처도 눈물도 다 덮어준다는 아빠의 말을 떠올리며 오월 하늘에 눈이 내려주기를 바라는 민수의 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