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을 줄이니 외롭다는 생각이 든다.

머릿속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왔다가 가는데도,

침묵과 정적의 시간은 묘하게 내가 혼자 있다는 사실을 각인시켜준다.

덩그러니 고요와 마주하는 시간이 어색하고 낯설다.

 

텔레비전을 끄고 팟캐스트를 듣는 시간이 많아졌다.

보이지 않아도 이어폰을 통해 터져나오는 웃음소리와 시시껄렁한 수다들을 듣고 있노라면,

다시 누군가와 이어져 있다는 안도감이 든다.

 

이어폰을 꼽고 밥을 먹고, 이어폰을 꼽고 화장실 청소를 한다.

그러고 보니 하루종일 팟캐스트만 듣고 있는 것 같아서 이어폰을 빼고, 독서를 한다.

 

거대한 밤의 정적,

너무 조용해서 공기에서 소리가 날 것 같다.

가라앉은 밤공기가 불편하다.

 

약간의 망설임을 안은 채 옷을 주섬주섬 챙겨입고 동네 카페로 간다.

거리와 다르게 카페 안은 달떠 있다.

 

뒷자리 남자의 쨍-하고 울리는 웃음소리에 귀가 먹먹해진다.

사람들의 이야깃소리가 문장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다.

책이 안 읽힌다.

 

결국 나는 다시 조용한 집으로 돌아와 나와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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