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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a:] ㅣ 어웨이큰드 Awakened 시리즈 1
투 비 어웨이큰드 지음, 월간 유이 옮김 / 유이 / 2011년 4월
평점 :
나는 답답하다. 나는 내가 꿈속을 헤매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내가 깨어 있지 않는 한 현실이라 굳게 믿으며 얽매여 있는 이곳도 꿈에 불과하리라는 것도.
0의 사람들이 늘 깨어 있어 나와 너와 삶과 자연과 조화롭게 물 흐르듯 살았다면 우리는 욕망에 눈이 멀어 앞을 향해 내달리다가 문득문득 내가 어디에서 뭘 하고 있는가 자문하지만 결국은 익숙해져버린 우리가 현실이라 부르는 그곳에 숨어 지금까지 살아온 날을 반복한다. 우린 9의 사고방식에 물들어 있다.
깨어난다는 건 어찌 보면 허황되고 도발적인 일이다. 너와 다른 삶을 살게 될 테니까. 지금껏 이것만이 진실이라고 믿어왔던 나의 환상과 꿈이 동시에 깨져버릴 듯한 불안감에 에고는 깨어나는 건 위험하다며 내가 다시 환상의 노예가 되도록 부채질한다.
나는 늘 갈등한다. 모든 것과 하나 되어 판단도 욕망도 모두 내버리고 참자유를 얻고 싶다는 바람과 그냥 내가 살던 그대로, 남들처럼 아옹다옹하는 것을 인생의 즐거움이라 여기며 때때로 밀려드는 허무함을 모른 척하며 살고 싶은 바람 사이에서.
과연 가이는 경험하게 될까. 나와 너의 경계, 꿈과 현실의 경계가 사라지고 오직 존재만이 남아 있는 공(0)의 세계를. 그리고 그 길로 갈 수 있는 방법을 우리에게 알려 줄 수 있을까.
결국 무로 돌아감에도 우리는 왜 그리 형태를 가진 그 무엇이 되길 원할까. 잠시 제쳐두었던 진짜 삶과 실체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