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마음속에 불덩어리 하나가 활활 타오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조금만 자극이 들어오면 그 불덩이는 금세 치솟아 몸 밖으로까지 그 열기를 뻐친다.
젠장, 한 친구와는 전화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싸웠고, 한 친구에게는 빈정이 상했으며, 누가 하기 싫은 일을 시킬까봐 전전긍긍댄다. 온몸과 마음이 데모를 한다. 나 손해보는 거 하기 싫어. 이거 내가 왜 해야 되는 건데. 넌 왜 날 못살게 구는 거야. 왜왜애 내가 다 받아주고 다 챙겨야 하는 건데!!!!!!! 몸은 피곤하고 마음은 급하강.
나는 원래 화를 잘 내는 성격이었다. 나는 마치 동물같아서 좋거나 싫다는 반응이 아무 가감 없이 튀어나오는 사람이었다. 그러던 것이, 점점 식물을 닮아갔다. 화내는 건 열등한 나를 방어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다는 걸 알고, 내가 불쌍해서 나를 조금씩 조금씩 성장시켜나갔다. 아, 정말이지 나는 하루하루 쑥쑥 커가는 내 영혼을 보고 혼자서 으스댔다. 야, 너 정말 많이 컸다. 그러면서 나를 칭찬하고 대견스러워했다.
하지만 요새는 성장했던 것이 아니라, 그것들이 전부 분노로 차곡차곡 쌓여 왔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안고 있을 수 없을 정도로 커져버려서 자꾸 밖으로 나오려 하는 건 아닐까.
그래서 좀, 복잡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