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잉크냄새 > 끌림

떠나는 누군가를 붙잡기 위해 너무 오래 매달리다 보면 내가 붙잡으려는 것이 누군가가 아니라, 대상이 아니라, 과연 내가 붙잡을 수 있는가, 없는가의 게임으로 발전한다. 그리고 게임은 오기로 연장된다. 내가 버림 받아서가 아니라 내가 잡을 수 없는 것들이 하나 둘 늘어간다는 사실에 참을 수 없어 더 이를 악물고 붙잡는다. 사람들은 가질 수 없는 것에 분노한다.
당신이 그랬다. 당신은 그 게임에 모든 것을 몰입하느라 전날 무슨 일을 했는지 뒤를 돌아볼 시간조차 없었다. 당신은 그를 ' 한번 더 보려고' 가 아닌 당신의 '확고한 열정을 자랑하기 위해' 그를 찾아다니는 것 같았다. 모든 것이 끝나버린 후. 그 끝지점을 확인하는 순간 큰 눈처럼 닥쳐올 현실을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당신은.
이병률의 <끌림>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