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비상행동 주간 아침 캠페인


언제 안 바쁜 시기가 있었냐고 물으면 늘 바쁘다고 답할 수 밖에 없는 삶을 살고 있지만, 이번 주는 그야말로 대박 바쁜 날들이었다. 아니 거슬러 올라가면 8월 초 휴가를 다녀온 후 추석 연휴 전까지 1달간도 완전 바쁜 날들이었고, 그 전에 휴가 가기 전 7월 한 달도 엄청 바빴다.


일단 밥벌이를 하는 일터의 업무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올해 봄 1명의 활동가와 1명의 반상근 활동가를 채용해 조금 내 일이 줄어드는 것 처럼 느껴졌지만, 이후 일이 더 많이 늘어났고, 두 분의 신입 활동가는 업무를 익히고, 자신의 몫을 완전히 가져가는데 시간이 걸려 그만큼 내게 업무 부하가 걸렸다. 나는 이것이 일시적인 현상으로 조금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리라 여겼지만, 그 사이 사람이 늘어난만큼 업무량도 엄청난 속도로 늘어났다. 게다가 자꾸 일이 꼬여서 완결지었어야 할 일들은 자꾸 뒤로 밀리고, 새로 들어오는 일들은 그대로 들어와 그야말로 재앙 수준으로 일이 늘었다. 그리고 그만큼 내 건강은 나빠졌고, 그만큼 내 머리칼은 빠졌고, 스트레스는 늘었다.


게다가 나는 다양한 지역 활동에서 이런 저런 역할을 맡아 참여중이고, 여기에 더해 녹색당에서는 지역 공동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여름에 접어들면서 우리 지역 녹색당은 기후 위기를 본격적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캠페인과 정당연설회 등을 기획하고 추진했다. 그 준비와 실행으로 주말까지 바쳐가며 활동했다.


이번 주는 지역 녹색당에서 기후위기 비상행동 주간으로 설정하고, 매일 아침 지하철역 캠페인을 펼치기로 결의했다. 명색이 공동운영위원장인 나는 하루도 안 빠지고 나가기로 결의를 했다. 결과적으로는 수요일 아침에 너무 몸이 안 좋아서 하루 빠지긴 했지만, 오늘 아침까지 4일을 캠페인을 했다. 


매일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출근해서 일을 해야하는 입장에서 따로 짬을 내서 다른 일을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아침 출근길 캠페인은 그것 자체로 스트레스다. 그나마 피켓을 들고 가만히 서있는 건 그래도 괜찮은데, 전단지늘 나눠주는 일을 맡으면 힘들다. 나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바쁜 출근길에 다른 일에 시선을 줄 여유가 없다. 그런데 누군가 내 앞을 가로막으며 전단지를 나눠준다? 내 입장이었더라도 싫을 것이다. 그래서 가능하면 급하게 이동하는 분들은 제외하고, 가능하면 다른 분들의 동선을 막지 않으면서 최대한 공손하게 인사를 드리며, 그 분의 손 위치 가까이 전단지를 내밀어야 한다. 아주 조심스러운 태도로. 그 분이 손을 내밀어 전단지를 받아주시면 감사한 일이고, 그냥 지나치더라도 그건 당연한 일이다. 그렇게 아침에 몇 백장의 전단지를 돌렸다. 한 편으로 뿌듯한 일이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 피곤한 일이다. 아침에 출근도 하기 전에 벌써 퇴근하고 싶을 정도로 몸과 마음이 지친다.


동네에서 캠페인이나 정당연설회를 하다보면 거의 매번 아는 사람들을 마주친다. 대다수의 지인들은 응원과 격려의 말과 행동을 보인다. 내가 고생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도 가끔 느껴진다. 그런 태도들은 참 고맙다! 지인이 아닌 모르는 분들이 가끔 응원하고 가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는 정말 고마움을 느낀다. 반대로 거의 어김없이 다가와 딴지를 걸거나 시비를 거는 사람들도 있다. 특히 정당연설회를 하다보면 반드시 그런 분들과 마주친다.


나는 저녁형 인간이라 밤에 혼자 있을 때 업무 효율이 가장 높고, 집중도 잘 되는 편이다. 그래서 야근이 많다. 낮에 여기저기 회의가 많아 저녁이 되어서야 컴퓨터 앞에 앉아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일부러 아침 출근 시간을 늦게 잡았고, 남들보다는 늦게 일어나고, 늦게 출근한다. 그런데 아침 캠페인을 하기 위해서는 일찍 일어나서 남들 출근할 때 나와 있어야 한다. 이게 또 엄청난 스트레서였다.


새벽 알람이 울리기 전부터 내 꿈에서는 늦게 일어나 캠페인에 늦어서 함께 하기로 한 동료들이 나를 기다리며 원망하는 상황, 내 일터 상급자가 늦게 나온 내게 한 마디하는 상황 등이 무한 반복된다. 편히 자야 몸과 마음도 피로를 회복할텐데, 일찍 일어나 나가야 한다는 강박 때문인지 자꾸 꿈에서조차 시달리니 잠을 자도 잔 것 같지가 않았다. 특히 오늘 아침에는 녹색당 차원의 캠페인과 동시에 일터에서도 임원들이 캠페인에 동참하기로 해서 실무자인 내가 피켓을 만들어서 챙겨 나와야했다. 내가 늦으면 그들은 피켓 없이 아무것도 못하고 소중한 아침 시간을 낭비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랬는지 계속 늦게 일어나서 택시를 기다리는데, 택시가 안와서 뛰고 어쩌고 하는 등의 꿈을 수십번 반복해서 꾸었다. 결국 알람이 울려 잠을 깼는데, 잠을 하나도 못 잔것처럼 피곤했고, 오늘따라 발목과 무릎이 아팠다. 하필 오늘. 비틀비틀 절뚝절뚝 내리막길을 어렵게 내려와 택시를 탔다. 딱 맞춰 도착할 줄 알았는데, 다 와서 신호에 걸리는 바람에 3분을 늦어 버렸다.


아! 정말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하는 일이 세상에서 제일 싫다! 아침 캠페인, 아침 회의, 아침 면담, 조찬모임 등등 아침에 해야하는 일이 제일 싫다. 내일은 토요일이니 늦잠을 잘 수 있겠지. 아이들이 배고프다고 깨우기 전까지 안 일어날테다.


기후 위기를 막으려면 당신의 행동이 필요해!


아무리 몸이 힘들어도 억지로 억지로 움직였던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는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아이들을 키우며 밥벌이를 위한 일터 업무 외에 추가로 녹색당 활동을 비롯해 지역 내 다양한 일들을 떠맡아왔던 바로 그 이유다. 지극히 이기적인 이유이며, 다른 모든 사람들 역시 자신, 자신이 사람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 이기적인 이유로 움직인다면 세상이 조금은 바뀌지 않을까 생각이 들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둘째는 그레타 툰베리 덕분이다. 작년부터 등교를 거부하고 스웨덴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위를 벌였고, 영국을 비롯한 유럽 각국의 의회가 기후 비상 선언을 하도록 움직였으며, 최근에는 온실가스를 내뿜는 비행기 대신 최소한의 편의시설도 없는 작은 요트로 2주간 대서양을 건너 뉴욕의 기후위기 국제 회의에 참여할 예정인 청소년 환경운동가 덕분이다. 그의 연설을 몇 번 찾아보았는데, 그 놀랍도록 간결한 논리와 설득력에 매료되었다. 그의 활동을 보고 있자면, 아무리 몸이 아프고 힘들어도 나 역시 분발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몸이 지치고 마음이 힘들때마다 습관처럼 그의 연설 영상을 틀어놓고 다시 마음을 다 잡았다.




셋째는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활동의 관성 혹은 사회적 위치와 명예에 대한 최소한의 자존심이라고 해야 할까? 대학 시절부터 환경운동을 비롯한 사회활동을 시작했으니, 활동가로서의 삶은 벌써 20년을 넘었다. 그 기간 중 한때 밥벌이을 위한 직업이 학원 강사, 건설현장 노동자, 출판사 노동자 등으로 직업활동가가 아니었던 적도 있었지만, 그 시기에도 업무 외 시간에는 끊임없이 다양한 활동에 참여해왔다. 아이를 키우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돈 벌이에 집중해야 했던 짧은 시간들을 제외하면 실제로 대부분의 시간은 환경운동단체, 사회운동을 위한 법인 등에서 일했다.


그 긴 시간 활동을 이어오며 일정 부분 매너리즘에 빠졌다고 평가할 만한 지점도 분명 있겠지만, 또 일정하게는 과학에서 관성의 법칙이라고 부를 만한, 그냥 이 정도는 해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어떤 생각이 자꾸 나를 움직이게 만든다. 그 생각의 밑바탕에는 사회적 위치와 인정에 대한 욕구가 자리잡고 있다. 


이렇게 내 동기를 분석해보고 나니, 다른 사람들의 동기나 이유도 궁금해졌다. 지금 내 주위에 있는 동료들, 선배나 후배들의 동기는 무엇일까? 언제 터놓고 그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동기는 무엇인가요? 그것이 무엇이든 그것을 위해 내일 오후 3시 대학로에 나와주세요! 지역에 계시다면 그 지역 행동에 함께해주세요.


그레타 툰베리의 말처럼 이제는 희망이 아니라 행동이 필요한 때입니다. 바로 지금 당신의 행동이 필요합니다!




서울 9.21 13:00 서울 혜화역 1~2번출구
경남 9. 21 17:00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
대구 9.21 13:30 대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
충북 9.21 10:00 청주 무심천
전북 9.21 14:00 전주 남천교
부산 9.21 11:00 부산 서면 하트조형물
전남 9.21 14:00 전남 순천 조례호수공원
수원 9.21 17:00 수원역
홍성 9.21 10:20 홍성역
제주 9.21 14:00 제주시청 주차장 제주 그대로가 아름다워 필요어수다 양 행사
제주 9.21 14:30 제주컨벤션센터 로비 UN 세계 평화의 날 행사
















요즘 이 책을 읽으며, 아주 오랜만에 진지하게 책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쁜 시기를 넘기면 내 서재에 몇 년만에 서평 하나를 등록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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