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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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 2006-02-13  

님...
오셨지요? 잘 다녀오셨지요? 몇 번인가 답장을 썼다 지우고, 썼다 지웠어요. 잘 다녀오셨지요?
 
 
 


superfrog 2005-12-27  

잘 견디셨죠? 기특해요..^^
제방에 답글 달려다 이곳으로 왔어요. 그런 기분 아실까.. 숙제를 남겨둔 거 같은, 맘 한쪽에 크게 차지하고 있는데도 그 자리가 커서 섣불리 '해치우지' 못하고 끙끙거리는 거.. 그런 기분으로 몇번이나 이곳을 들어왔었고, 몇번이나 내일은 꼭 편지를 써야지, 했답니다. 그만큼 또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었기에 게으른 저는 계속해서 미루고 미루다 결국 님 소식을 또 먼저 듣게 돼버렸네요. 그 빼곡한 글, 지금 방명록에 남겨놓은 님의 글에서, 익숙한 곳을 떠나오는 다짐을 조금을 알 것 같습니다. 낯선 곳에서 나를 대면하는 것만큼 두렵고 힘겨운 게 또 있을까 싶지만 잘 견뎠어요. 기특하고 대견해요..^^ 음.. 아직은 무엇하나 정해진 게 없지만 님이 지금 계신 곳, 저도 많이 관심을 갖고 있답니다. 새롭게 익숙해질 곳으로 말이죠. 그래서 님이 계신 그 지명이 낯설지가 않아요, 벌써. 님이 이미 그곳에서 맘이 떠나 이곳 땅을 그리워하듯이 저는 아직은 오랜 시간이 남은, 먼 일인데도 이곳에서 정을 떼고 있습니다. 다 그렇겠지요. 심지어 한번도 보지 못한 것을 그리워하기도 하는데 말이에요.. 언젠가 돌아가리라는 기정사실의 설렘, 마치 제가 짧은 여행길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에 겪는 안도감에 비할 바가 못 되겠지요. 돌아오면 또다시 익숙한 일상이 되겠지만 지금 그곳에서 많이 그리워하고 많이 설레기를. 라면, 잘 드셨지요? 명절 때 원래 그런 게 먹고 싶어지잖아요.^^
 
 
 


빛 그림자 2005-12-26  

근황.
#성탄절이었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까지가 성탄절 연휴. 어제 라면을 사러나간 거리가 텅 비어있어서 놀라고, 문 닫힌 상점들에 한 번 더 놀라고. 혹시나 해서 간 다른 상점들도 일제히 문이 닫혀있고. “내가 문연 데 없다고 그랬잖아.” 툴툴거리는 리앤에게 대꾸없이 차창밖만 쳐다보다가, 뜬금없이 몇 마디. -난 열넷부터 학교 때문에 부모님이랑 떨어져서 살아야했거든? 근데 고등학교 방학 때든, 대학교 방학 때든 집에 돌아가기가 싫었어. 그래서 고등학교 다닐 적에는 공부한다고, 대학 때는 일한다고 집에 가지 않았어. 그런데 우리나라는 설날이라고 큰 명절이 있거든? 음식 잔뜩 장만하고, 다른 지역에 사는 친척들 이 날만큼은 다들 모이고. 이 날은 나도 빠질 수가 없었어. 그래서 집에 도착하면, 그 순간부터 나는 얼른 학교로 가고 싶었어. 그리고 난 꼭 인스턴트 라면을 끓여먹었어. 삼사일 내내. 원래 라면 같은 거 안 먹는데 꼭 그때만큼은 그랬어. =그래서? -우리 엄마, 많이 서운했겠다, 싶네. =왜 하필 라면이었는데? -몰라. 자전거를 타고 라면 사러 갔다오겠다고 했는데, 오늘 상점들 다 문 닫혀있다고, 게다가 비 오는데 무슨 자전거냐고 하면서 운전을 하고 같이 나와준 리앤이었다. 같이 사는 뉴질랜드 부부가 한달간 미국을 가고, 리앤과 같이 이 집에서 살고 있다. 항상 툴툴거리고, 싫은 거, 좋은 거 분명한 똘똘한 아이. 공항에서 밤 늦게까지 일하고, 아침까지 잠에 취해있다가, 내가 나가는 기척에 일어난 아이. 피곤한 기색 역력한데도 같이 따라나와주고. 가만 생각해보니까 늘 툴툴거리면서도 언제든 나에 대한 배려가 상당하다. 딴 데서 뭔 말 듣고 그 뜻을 몰라서 리앤에게 물어보면, 너는 언제쯤 다 알아들어서 나한테 질문 안할까,라고 말해 사람 속 뒤집어놓지만 언제 미운 소리 했나싶게 찬찬히 설명해주는 아이. 부탁 안 들어줄 것처럼 굴다가도 글 쓴 것도 고쳐주고 발음도 고쳐주는 아이. 가만 생각해보니까 새삼스럽게 고마워져서, -고맙다. =너, 라면이 정말 먹고 싶구나? 중국인 상점은 문 열었을지도 몰라, 그럼 그리로 가보자. 그리고 어제 라면 먹었다. 신라면. (페어퍼에 글을 쓸 수가 없다. 자꾸 오류 창만 뜬다. 방명록에 글쓰기를 시도하니 되네, 참. 몇주전부터 마음은 이미 한국에 있다. 공부고 뭐고 될 턱이 없다. 마음이 한 자리에 못 앉아있어서 떠나왔는데, 지금도 마찬가지다. 내가 있는 공간을 바꿔봤고 환경을 바꿔봤다. 그간 시간만은 잘도 흘러가더라. 그간 얼마간은 변했다고 인정. 그리고 여전한 건 있다고도 인정. 그래도 나 한 뼘 정도 자랐다고, 힘들기도 했지만 잘 견뎠다고 말하면 기특하다 말해줄 사람 있으려나?)
 
 
 


_ 2004-09-19  

아, 아.
정말 오랜만에 뵙습니다. ^^
아이디를 바꾸셨단 말에, 순간 당황했지요. 안그래도 서재에 다시 늦게 돌아와서 많은 분들의 닉네임에 혼란을 겪을차, 닉네임까지 바꾸셨다니, 이게 누구실까 했어요. 그래도 웬지, 빛그림자란 단어가 낯설게만은 그껴지지 않더군요. 그냥, 기분입니다.

님의 방명록에 실린 저의 글을 찾았고, 님의 페이퍼를 다시 읽었고, 저의 서재 방명록에서 님의 글을 찾아서 읽어 보았습니다. 그제서야 생각이 나는군요. 저랑 나이도 비슷하시면서, 국어국문학과(정확한 명칭이 맞나요.;;)에 다니시고 계셨다는거. 그리고 제가 인사나누자 휭 떠난적이 있었고, 다시 돌아왔을때 여전히 저를 반겨주셨고, 이번에도 저를 반겨주셨다는거.

다시, 반갑다는 말씀을 드려고 싶습니다.. 바로 생각나지 않은건 요즘 퇴화해 가는 저의 기억력탓이오니 저를 너무 미워하시지는 마세요 ^^ 사실 그렇게 반겨옴을 받기란 쉽지 않은데, 전 님의 반김을 과분하게도 두번이나 받게 되었네요

님의 페이퍼중, 메일로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데, 실제로는 별말이 없다는게, 어제 저의 페이퍼에 나온 한 이니셜의 주인과 저와의 관계와 같습니다. 이상하게 님의 서재에서는 저와 비슷한거리를 찾고싶어지게 하는 분위기가 있는듯 해요.

많은 이야기를 나누진 못해도, 세번이나(찾아뵙고, 반겨주시고 반겨주시고) 다시 닿은 인연을 글이나마 종종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모조리 지워버렸던 즐찾기에 다시 반가운분 한분을 추가할 수 있어 기쁜 일요일밤입니다. ^^
 
 
빛 그림자 2004-09-20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과 비슷한 나이도 맞고요, 국어국문학과인 것도 맞아요. 히히.. 대번에 기억해내지 못했다고 해서 미워하지 않을 테니 염려 말아요. 님을 다시 보게 되서 너무 좋네요. 님의 말처럼 종종 보자고요.
 


선인장 2004-04-26  

잘 지내시죠?
잠시, 들르지 않은 사이, 제 서재에는 먼지만 가득, 그리고 님의 서재에는 풍요로운 님의 삶이 가득하네요. 요즘 어떠세요? 긴 겨울 님을 괴롭히던 여러 가지 고민들이 많이 정리가 되었는지요. 일본에서도, 그리고 돌아와서도, 이따금씩 님의 생활이 궁금했습니다.
이상기온때문인지, 지극히 정상적인 봄 날씨인데도 무척 춥게 느껴집니다. 제대로 비도 오지 않고, 공기는 축축하고. 이런 날씨에도 님의 생활이 즐거웠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종종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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