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후 직업의 미래 살림지식총서 288
김준성(김농주) 지음 / 살림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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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시점에서 한미 FTA가 몰고 올 생활환경의 변화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한미 FTA를 보는 시각에 따라서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라고 단순하게 양분할 수 있겠지만, 전문가가 아니고서야 그 결과를 꼼꼼히 따진다는 것이 어렵다. 협정서의 양이 만만치 않기도 하거니와 생소한 외교 용어와 협상 문구, 법조항 해석에 이르기까지 난제마저 수두룩하다. 그렇다고 시장 통에서 유포되는, ‘아마 그럴 것’이라는 미확인 정보에 의지하기에는 법률, 의료, 금융, 부동산, 제조업 등 사회 전부분에 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한 한미 FTA의 파괴력이 생각보다 크고 그 여진 또한 상당하다.

 

물론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일반인이 전문적인 사고와 판단, 분석을 요하는 사안을 다루기가 쉽지 않은 것이 그런 불확실한 정보에 의존하는 첫 번째 이유가 되겠지만 문제는 ‘당장 내게 해가 되지 않는 것은 무해하다’는 생각, 일종의 님비현상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사회 현상은 일반적으로 개인 또는 일부분 보다는 광범한 영향을 미친다는 면에서 일반인이 분석적인 사고를 멀리하는 것은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 부의 효과가 크다. 문제를 분석하고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가 막는 어리석음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

 

한동안 ‘냄비근성’이라는 말이 유행했었다. 당장 큰 일 낼 듯이 여론이 들끓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빠르게 사라지는 심리를 비꼰 조어였다. 이번 한미 FTA가 그것을 다루는 일반인의 행태로 인해 또 다른 형태의 냄비근성이라는 비난을 받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적확한 정보의 제공’과 ‘손쉬운 정보 액세스’가 우선적으로 요구된다. 열린 정보 아래서 자유로운 토론이 가능한 구조가 확립되어야 한다. 물론 합의사항 중에 공개할 수 없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그것 때문에 다른 부분마저 투명하게 공개가 되지 않는다면 정말 가래로 막을 일이 생길지 모른다.

 

정부와 반대자, 그리고 일반인 모두 상대방이 입장을 호도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잖은가. 돌이킬 수 없다면 적어도 불이익을 최소화하려는 공통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적확한 정보의 제공’과 ‘손쉬운 정보 액세스’는 더없이 필요하다. 아울러 전문가에게만 열린 정보는 또 다른 차원에서 정보 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일반인의 입장에서 기술된 문서와 책의 출간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마침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미 FTA가 향후 직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책이 출간되어 다행스럽다. 연세대 직업평론가가 쓴 이 책, 『한미 FTA 후 직업의 미래』는 소책자의 특성상 군더더기가 없다. 법률, 의료, 금융, 문화산업 등 각각의 분야에 한미 FTA가 어떤 영향을 미치고, 그 영향이 어떤 방식으로 직업의 형태를 바꿀지 예측해 놓았다. 아울러 향후 어떤 직업이 쇠락의 길에 접어들고, 또 어떤 직업이 상승일로를 탈 수 있는지, 또 어떤 직업이 새로 탄생하게 될지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그런 이유로 사회초년생이건 자기 직업에 잔뼈가 굵은 사람이건 수년 내에 각광받을 직업의 프레임을 그리기가 용이하다. 전문적으로 파고들려면 이 책 외에 관련서적을 뒤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입문서로서의 기능만 따진다면 이 책이 충분히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서론이라 할 수 있는 〈한미 FTA 이후의 변화〉에서 “한미 FTA 이후 한국 사회는 큰 변화에 직면할 것이다”, 라고 일갈하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취약한 산업의 생산력이 약화되고, 구조조정은 심화될 것이다. 소득 불균형의 확대와 함께 자원배분의 효율성마저 위협받게 될 것이다. 비숙련노동자의 입지는 더욱 약화될 것이다. 아울러 직업 환경에도 양극화 바람이 거세게 불어 닥칠 것이다”, 라는 것이 저자의 일관된 주장이다.

 

가능성 또한 열어두고 있다. 한미 FTA가 일부 품목에서 무역 및 투자를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 그것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이렇게 되면 효율이 떨어지는 산업에서 일을 하던 사람들에게 효율이 높은 산업에서 새로운 직업을 가질 기회가 많이 생길까?”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안타깝게도 그렇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결론짓는다. “국제 시장에는 냉정한 경쟁논리만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런 저자의 절망은 일부 희망을 내포하고 있는데, 그것은 변화된 환경에 어떻게 적응하여 살아남을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면 그 분야에서 뚜렷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고, 그럼으로써 판로를 열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변화에 둔감하면 도태는 불을 보듯 뻔하다는 조언 또한 잊지 않는다. 결국 저자의 희망은 철저하게 개인의 선택 여하에 달려 있다는 측면에서 반쪽자리 희망일 뿐이다. 그만큼 한미 FTA가 몰고 올 폭풍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다시 말하지만 한미 FTA의 명암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러고 나서 개인적인 차원과 국가적인 차원에서 그 문제에 접근해 들어가야 한다. 사회문제를 개인이 모두 책임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국가가 전부 부담하기에도 만만치 않다. 개인과 국가가 모두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숙의하고 보조를 맞추는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늦었다고 모두 그르치는 건 아니다. 우린 늘 이렇게 말해오지 않았는가.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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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충전 - 풍요롭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
김태광 지음, 탁용준 그림 / MiraeBook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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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행복하게 살고 싶어한다. 그리고 행복을 찾아 분주하게 움직인다. 공부를 하는 것도, 직업을 갖는 것도 큰 틀에서 보면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의지의 또 다른 표현일 것이다. 그런데 과연 얼마나 많은 수의 사람이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낄까? 통계를 보면 고작 30%만 행복하다고 답했다. 이 경우 행복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가 퍼센트의 상승과 하락에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다.

 

어떤 사람에게 행복한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행복하다는 형용어는 그렇게 느끼는 사람의 감정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보잘 것 없는 상황에도 큰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일컬어 행복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누구나 부러워할 상황 때문에 행복하다고 느낀다면 그것도 좋은 일이다.

 

이 책, 『행복충전』은 일상에서 부딪힐만한 다양한 사건을 수십 개의 꼭지로 나눠 이야기하듯 썼다. 아울러 훈훈한 정과 풋풋한 내음을 담았다. 그래서 따뜻하다. 지나온 내 이야기를 지금 다시 마주하는 듯한 알싸한 분위기에 사로잡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이런 경우엔 이렇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 하는 기특한 생각을 다하도록 만들어주는 것도 이 책의 미덕이다. 그만큼 책의 이야기가 겉돌지 않고 직접 웃음 좋은 이웃집 아저씨와 인심 넉넉한 시골 아낙네를 만나는 기쁨을 주고 있다는 뜻이겠다.

 

예전만큼 행복하지 못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행복을 만땅으로 충전하게 되기를 바란다. 이 보다 더 행복할 수 없다고 지금도 무척 행복해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책의 이야기가 행복의여운을 더 크고 넓게 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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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사랑도 기술이다
볼프강 베르크만 지음, 윤순식 그림 / 지향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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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 셋을 둔 결혼 11년차 아빠라도 아이들을 대할 때면 여전히 조금 더 잘해줄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과 도대체 말 안 듣는 이유가 뭐지, 하는 곤혹스러움이 교차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아이를 어떻게 대하는지에 관심을 기울이기도 하고 자주는 아니어도 가끔은 서점의 교육 서적 진열대를 기웃거리기도 한다. 하지만 세상 이치가 그렇듯이 어느 경우에든 딱 들어맞는 답을 찾기가 사실 쉽지 않다.
 

과연 교육에 관한 한 정답이란 없는 걸까? 정답이 없을 리 없다. 하지만 너무 그럴듯한 답이라 현실에서도 먹힐까 싶은 의구심이 들어 마뜩지 않다. 하라는 대로 하기만 하면 이 세상 어느 부모도 아이 교육 때문에 신경 쓸 일이 없는, 그렇고 그런 정답들은 사실 시중에 널려 있기도 하다.

 

유감스럽게도 오늘 이 시대의 아빠가 찾는 방법은 그런 것들이 아니다. 아빠들이란 처방전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자신의 처지에 대한 한탄이라든지, 조금 더 따뜻한 아빠가 돼주지 못했다고 하는 후회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어 구조적으로 보다 복잡 다양한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무리 효과적이라 주장하는 방법이 나온다한들 일에 매여있는 아빠의 현실을 제대로 보지 않는 한 '아이 사랑'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찾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리고 그런 현실은 앞으로도 계속 아빠에게 위에 든 양가감정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만드는 벽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런 때 "(아빠의)휴일은 짧고 (아이의)기대는 많은" 아빠와 아이의 현실적 괴리감을 없애줄 방법을 찾느라 동분서주하는 아빠의 마음을 헤아려줄 책이 나와 우선 반갑다.

 

『아이 사랑도 기술이다』에서 '아동심리학자이자 아동심리요법 전문의로는 독일에서 최고의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는 볼프강 베르크만은 아이를 사랑하는 방법 또한 배워야 한다고 역설한다.

 

아이에게 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을 아이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아빠들과 전략적 선택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아이와 놀아주는 것에 목숨거는(?) 아빠들에게 저자는, 아이와의 축구 경기를 예로 들어, 아빠가 어떻게 아이의 세계 속에 녹아들어야 아이들이 만족감을 느끼는 한편으로 규칙(넓은 의미에서 사회 규범)을 받아들이도록 도울 수 있는지 세심하게 일러준다.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한 그것이 쌍방향임을 의심의 여지없이 받아들이는 현대 사회에서 아빠와 아이의 관계가 여전히 일방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일종의 섬으로 남아있는 건 슬픈 일이다. 그리고 그 이유를 대부분 바쁘다는 핑계로 돌린다. 물론 틀린 말이 아니다. 아빠가 지금보다 일에 덜 얽매인다면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그만큼 많아지리라는 기대가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그것은 그저 기대일 뿐이다.

 

 '지금 여기'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답하지 않는 한 아이와의 관계는 오래 전 세대가 그랬듯이 일정한 거리를 두고 서로를 바라보는 '어려운' 관계 이상으로 발전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관계의 일단을 중심에서부터 꿰뚫고 있다. 과거의 관계가 아빠 중심이었다면 이제 아이 중심에서 아이를 바라보고 그 바탕 위에서 교육적 효과를 거둬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중심 주제이다.

 

누구보다 아빠가 아이가 바라는 것을 정확히 알아야 하고, 아이에게 가르쳐 주고자 하는 것에 대해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작은 놀이를 하더라도 의미 없이 그 놀이를 흘러 보내지 않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아이와의 관계 전반을 '배워야 하는' 기술로 표현하고 있다. 저자가 독자인 아빠를 초보 아빠 다루듯이 다양한 예와 방법을 시시콜콜하게 동원하고, 그것도 모자라 구어체로 갈무리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저자의 글은 이해가 쉽다. 우선 따라해 보자. 한번 두 번 하다보면 내 것이 될 것이고, 모르는 사이에 그것이 모태가 돼서 새로운 아이디어마저 떠오를지 모른다. 아이와 함께 성장할 이 시대의 아빠를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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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의 영을 받는 법 R. A. 토레이 파이어 시리즈 1
R. A. 토레이 지음, 이용복 옮김 / 규장(규장문화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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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으로 되지 않는 일 가운데 기도만큼 어려운 일도 없을 것이다. 기도는 '호흡', '친밀한 관계로 들어가는 통로'라는 등등의 기도에 관한 다양한 정의들이 공감을 얻고 있지만 그렇다고 그런 공감이 자연스럽게 기도생활로 이어지느냐 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무기력과 답답증의 원인이 기도하지 않은 채 분주하게 살아온 삶에 있음을 알고도 그 생활이 반복되고, 해결할 수 없는 염려와 근심이 심중을 눌러 극심한 고통에 내몰리고 있는 가운데서도 '익히 아는' 해결방법에 기대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19세기말과 20세기초에 세계 각지를 순회하며 부흥의 불을 지폈던 저자는 이 책, 『기도의 영을 받는 법』을 통해 기도의 중요성은 잘 알면서도 실제 기도생활에서는 지지부진을 면치 못하는 우리의 현실을 기도의 영과 관련지어 풀어내고 있다. 기도를 내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기도의 영을 힘입어 하는 은혜의 수단으로 이해하는 저자는 기도의 영의 능력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기도의 영을 받을 수 있는지, 기도의 영이 주는 은혜가 무엇인지 등에 관해 깊이 있는 통찰력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세심한 독자라면 나와 우리 시대의 크리스천들이 능력 없이 살아가는 이유를 뼈저리게 깨닫게 될 것이며, 약속의 말씀을 부인하고 있는 폐역한 죄인을 만나게 될 것이다.

 

성경은 분명하게 말씀하고 있다.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오직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빌4:6,7) "오직 믿음으로 구하고 조금도 의심하지 말라 의심하는 자는 마치 바람에 밀려 요동하는 바다 물결 같으니 이런 사람은 무엇이든지 주께 얻기를 생각하지 말라."(약1"6,7)

 

기도의 능력이 나타나지 않는 것은 기도를 해도 믿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수십 일을 작정 기도하고 나서 기도한 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독한 마음을 품은 채 하나님을 원망하고 돌아설 정도로 죄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성령을 힘입어 기도했다면 기한 내에 기도제목이 이뤄지지 않았다 해서 얼굴을 붉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하나님의 때를 간절히 소망하며 더욱 기도에 힘썼을 것이다. 기도의 응답은 약속을 믿는 믿음에서 온다.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무엇이든지 기도하고 구하는 것은 받은 줄로 믿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그대로 되리라."(막11:24)

 

"너희가 내 이름으로 무엇을 구하든지 내가 시행하리니 이는 아버지로 하여금 아들을 인하여 영광을 얻으시게 하려 함이라 내 이름으로 무엇이든지 내게 구하면 내가 시행하리라."(요14:13,14) 저자는 타인이 서명한 수표를 들고 은행을 찾아가는 사람의 비유를 들어 의지할 이름의 중요성을 실감나게 표현하고 있다. 서명한 사람의 은행에 잔고가 있으면 가지고 간 수표를 손쉽게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내가 보기 좋게 서명했다고 해도 내 은행에 잔고가 없다면 그 수표는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우리가 기도하는 것은 하늘에 있는 은행에 가는 것과 같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 곳엔 예수님의 현금이 무한히 쌓여 있고 우린 언제든지 그가 서명한 수표를 들고 그 곳에 갈 수 있는 특권을 그분으로부터 부여받았다. 따라서 언제든지 그분의 이름으로 구하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내 이름으로 얻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얻지 못하는 것은 표면상 예수님의 이름으로 구했을 뿐 실제로는 내 이름으로 얻고자 애썼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또한 "모든 기도와 간구로 하되 무시로 '성령 안에서' 기도하고"(엡6:18)라고 성경에 기록된 대로 성령 안에서 기도해야 한다. 성부 하나님은 성령 하나님이 주시는 감동에 따라 드리는 기도에 응답하시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령께서 기도를 가르치고 인도하시도록 잠잠히 기다려야 한다. 저자는 허겁지겁 달려들어 머리 속에 떠오르는 대로 기도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지적한다. 목적이 빠진 기도는 한낮 배설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올바로 기도할 능력이 내게 없음을 인정하고 겸손히 주님 앞으로 나아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럴 때 성령께서 임재하셔서 할 말을 주시고 비로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기도를 드릴 수 있을 것이다.

 

기도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을기도가 가장 필요한 때라는 것과, 바로 그때 하나님 앞에 나아가 우리의 마음이 냉랭하다고 솔직하게 고백하고 기다리면 '빠른 시간 안에 성령의 임재로 인한 뜨거움이 우리 마음을 채울 것이고, 우리는 자유롭게, 직접적으로, 열심히, 강력하게 기도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저자의 말은 사방이 막힌 듯한 절망 가운데서 소망의 빛을 보듯 큰 위로를 준다.

 

누구나 기도의 영을 받아 능력 있는 기도를 드리기 원하고, 하나님과 친밀한 교제 가운데 들어가기를 바란다. 하지만 실제 그렇게 된 사람은 많지 않다. '말씀에 순종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성령 안에서' 기도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힘쓰고 애써도 얻지 못한 내 과거와 현재는 전적으로 '내 탓'이다. 하나님이 내신 방법대로 사는 삶이야말로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이 성취되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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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한 기획
사카모토 게이치 지음, 김성은 옮김 / 꿈엔들(꿈&들)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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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기획은 가라!!”


창의성이라곤 전혀 없이 기존의 방식과 틀을 답습하는 기획을 일컬어 '아저씨 기획'이라고 명명한 저자는 이 책, 『섹시한 기획』을 통해 마인드를 갖춘 기획의 중요성을 시종 강조한다. 저자는 마인드를 한자, ‘心’으로 바꿔 두뇌가 아닌 마음속에서 촉발된 기획이야말로 기획의 본질에 가깝다는 점을 재차 역설하고 있다.


저자에게 기획은 스킬과 다른 미학이다. 기획에 창의성이 결여되어 있다면 그 기획의 미래가 밝지 않다는 것은 자명한 일일 것이다. 나날이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특정 제품이나 신사업에 관한 기획이라고 적자생존의 경쟁양식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가 스킬과 구분해 기획을 마인드와 연결해서 논지를 펼치는 것은 기획의 방향성을 잡아준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의 모두에 스킬에 관한 책을 쓴 바 있다고 적고 있다. 필요하다면 스킬은 그의 책 또는 다른 저자의 책을 통해 보충하면 될 것이다. 다소간 이 책에 대해 실망한 독자들이 지적하는 것이 결국 스킬에 관한 소개가 빠져있다고 하는 점이고 보면 이 점에 관한 한 저자가 안정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이 책은 전적으로 기획 마인드에 관한 책이다. 그렇다고 기획에서 스킬과 마인드를 서로 떼어놓고 그것들을 별개의 것으로 해석하고 설명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방과 베껴 쓰기를 자주 벤치마킹이라고 하는 그럴듯한 외국어로 포장하고 그런 행위를 스스럼없이 저지르는 세태를 보면 저자가 창의적이 마인드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시의적절하다고 할 것이다.


과연 마인드를 갖춘 기획이란 무엇인가? 아이들 세계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어느 문구점의 기획 사례를 소개하면서 저자는 이 책에서 저자 자신이 수년간 주도해온 기획력에 관한 세미나의 성공을 발판으로 실제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기획의 ABC를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기획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그 기획 자체의 완성도가 아닐 것이다. 당연히 기획은 그 기획이 표방하는 신제품 또는 신사업 등을 향하고 있어야 제대로 된 기획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자면 신제품 또는 신사업이 본궤도에 올라야 그 기획의 성패를 제대로 판단할 수 있겠지만 우수한 기획은 시장 상황과, 그것과 관련된 각종 데이터 및 사회의 니즈와 원츠를 면밀히 관할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기획 단계에서 어느 정도 그것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 저자 또한 이와 유사한 관점에서 기획에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획은 자기 만족의 마스터베이션적인 행위가 아니라 시장이 원하는 바에 소구하는 적극적인 행위라는 점에서 저자가 '초보자가 이해할 수 있는 기획', '구어체로 구성된 기획'을 주창하는 것은 일견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자면 기획자가 우선 다양한 경험을 가질 필요가 있다. 저자가 전시관을 방문하고, 여행을 하고, 소설을 읽고, 악기를 연주하는 등의 여기를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책은 기획의 스킬에 대해 가르쳐주지 않는다. 시간에 쫓겨 또는 더 이상 새로운 것은 없다는 좌절감에서 과거에 성공한 기획을 답습하고, 벤치마킹이라는 허명 하에 현실에 안주하려는 우리 기획의 현주소를 행간으로, 그러나 뼈아프게 지적해내고 있다. ‘아저씨 기획’을 버리지 않는 한 기획이 바라는 목적을 이룰 수 없다는 점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창의적인 마인드를 갖춘 기획을 만들어보려는 기획 분야 종사자들과, 전문적인 기획은 아니더라도 다양한 선택의 문제에 직면하여 미래를 예측해 보고자 하는 분들에게 두루 읽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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