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와 성공의 비밀 구글에서 훔쳐라 - 인터넷 발전의 성공 신화를 이룬
장유엔챵 지음, 하진이 옮김 / 머니플러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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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구글의 핵심은 파격적인 창의력이다. 기존의 관습을 타파하고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내고 다시 이를 허물어뜨린다."

 

알타비스타와 라이코스 등 검색엔진 기업들이 포털 사이트로 이동한 후에도 여전히 검색기술 한 분야에 집중하고 있는 구글은  끊임없는 자기 혁신과 놀라울 정도의 형식 파괴로 성공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수익창출을 최대 과제로 삼고 있는 여타 기업과 달리 구글은 사용자가 편리하게 검색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그 기술을 무료로 제공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일반적인 형태의 기업 입장에서 보면 이해되지 않는 행태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바로 그것이 수많은 사용자들의 발길을 구글로 향하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점에서 구글의 선택은 적절해 보인다.

 

물론 검색엔진 한 분야에 전력투구하는 집중화의 전략은 파이를 키울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그 단점을 전문성과 혁신적 기술개발,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극복할 수 있다면 장기적인 차원에서 기업 생존과 수익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아서 깨지지 않도록 잘 간수하라."는 빌 게이츠의 경영철학에 맞닿아 있다. 계란을 여러 바구니에 담아 위험을 분산하는 전략은 일견 현명한 투자전략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그 전략은 오히려 어느 한 바구니에서 다른 바구니의 손실 이상의 보상을 기대하는 요행심리를 부추긴다. 반면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으려면 우선 담겨야 하는 바구니에 대한 과학적인 접근과 분석이 필요하고 일단 담고 나면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구글은 인터넷 업계에 불황이 닥치자 또 한번 변신을 모색한다. 바로 전문 경영인 체제를 도입했던 것. 창업자 레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전문경영자  에릭 슈미트의 삼두마차 시대가 화려하게 열린 후 구글은 업계 최고의 수익을 올리면서 기업 브랜드 가치가 20억 달러에 달하는 거대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시작한다. 그것은 기업 내부에서 조차 기술과 경영을 분리한 집중화 전략이 유효하게 관철된 결과였다.

 

구글은 위기의 때마다 적절한 변화를 지속해 왔다. 일반 기업들이 사업영역의 확대와 기존 사업 부문의 폐지를 필두로 한 전통적인 방식을 고집하며 새로운 시장에서의 생존을 모색할 때 구글은 그들과 전혀 다른 차원에서 시장의 변화에 대응했다. 그리고 그런 전략적 선택이 뚜렷한 효과를 냈다.

 

시장상황은 고정적이지 않다. 따라서 기업은 생존과 수익창출을 보장받기 위해 끊임없이 시장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기업구조를 변모시켜왔다. 이 점에 있어서 구글의 선택은 특이해 보인다. 구글은 시장변화에 따라 기업 구조를 바꾸는 수동적인 지위를 벗어 던지고 오히려 시장을 기업구조 안으로 끌어들이는 공격적인 기업전략을 선보였던 것.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구글은 여러 기업들이 포털 사이트로 넘어간 후 검색엔진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각인되며 수익창출은 물론 수많은 사용자들로부터 호평을 얻고 있다.

 

한 동안 '선택과 집중'이라는 말이 유행했었다. 그 말처럼 구글에 어울리는 말이 없다는 생각이다. 구글은 검색엔진 분야를 선택했으며 선택한 그것을 보다 발전적으로 확대재생산하기 위해 기술개발과 경영혁신 등 자기 구조 조정에 전사적(全社的)으로 집중했다. 결과는 이미 알려진 바다.

 

구글은 여전히 변화를 모색한다. 저자가 마지막 장에서 던진 질문처럼 구글 제국 또한 몰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조짐이 여러 곳-검색처량에서 2위 야후에 비해 6% 정도 앞서는 36%의 불안한 수위와 주요 수익원인 온라인 광고 클릭률에서 5위로 밀려난 현실-에서 감지되고 있기도 하다. 앞으로 구글이 어떤 선택을 할지 두고 볼일이다. 과연 구글의 신화는 지속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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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쓰시는 사람
윤석전 지음 / 연세말씀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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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이라면 누구나 하나님에게 쓰임 받는 사람이 되기를 꿈꾼다. 하나님은 어떤 사람을 쓰실까? 현직 강단 목회자이자 목회자를 대상으로 한 강사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이 책에서 하나님은 불로 연단한 금그릇 같이 변치 않는 사람을 두루 찾는다고 말하고 있다.

 

순도 높은 금처럼 정결하게 자신을 가꾸고 불순물이 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관리하는 등 헌신된 자로서의 책무를 다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럴 만한 힘과 능력이 우리에게서 나오지 않으므로 창조주되신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지하는 믿음이 필요하다는 점을 우선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은 이미 헌신된 자로서 신앙의 삶을 살고 있는 저자가 주일학교 교사 생활과 이후 목회자로서의 현재적 경험을 토대로 하나님이 쓰시는 사람의 특징적인 모습을 성찰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따라서 하나님께 쓰임을 받는 데 있어서 내 안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고민스러운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부족한 자기 모습이 무엇인지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헌신된 사람이라면 더욱 하나님이 원하시는 사람으로 변화되고자 하는 소원이 강하게 일 것이다.

 

크리스천이 신앙의 대상인 하나님이 원하시는 바에 주목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러자면 무엇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있는지에 관해 우선 민감해지는 것이 순서다. 그것이 창조 목적에 부합하는 삶의 기초 단계이기 때문이다. 그런 후에 실제 신앙의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며 그때에야 비로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대로 행하는 것이 왜 힘든지 알게 된다. 내 안에 드리워진 강한 죄성을 실제적으로 깨닫게 되면 하나님께 전적으로 붙들려 있지 않을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이 들게 되는데, 그 순간이 순도 높은 신앙고백이 흘러나오는 순간이다.

 

하나님은 약한 자를 들어 강한 자를 부끄럽게 하시는 하나님이시다. 자기 능력을 의지하는 사람을 전능하신 하나님이 필요로 할 이유가 전혀 없지 않은가.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그 품에 의심 없이 안기는 자를 하나님은 이 시대에도 동일하게 부르고 계신다. 그리고 그 사람을 통해 하나님은 자기 역사를 이루어 가신다. 이 책은 바로 그런 하나님의 성품을 드러내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이 땅의 수많은 크리스천들이 신앙의 중심을 나에게서 하나님에게로, 지식에서 삶으로 옮겨가기를 소망한다. 또한 그들이 하나님이 기쁘게 쓰시는 헌신된 크리스천으로 거듭나기를 아울러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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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되는 나 - 믿음으로 산다
조엘 오스틴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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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보다 더 멋진 삶을 위하여'라는 부제를 단 신작, 『잘되는 나』는 이 책의 전작이라고 할 수 있는 『긍정의 힘』을 통해 신앙의 본래적 의미에 대해 도전적인 질문을 던진 바 는 조엘 오스틴 목사가 썼다.

 

저자는 '처치리포트매거진 독자들이 뽑은 가장 영향력 있는 크리스천이자 인터뷰의 여왕으로 잘 알려진 바바라 윌터스가 미국의 희망의 목소리로 뽑은 10인 중의 한사람'으로 레이크우드 교회를 섬기는 한편 해외 곳곳을 다니며 '하나님의 무한한 능력과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의 설교는 티브이 방송 설교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긍정의 힘』은 그의 평소 신앙처럼 크리스천들이 '하나님의 선하심을 깨닫고 최대한 잠재력을 발휘하며'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됐다.

 

이 책 또한 『긍정의 힘』과 동일 연장선상에서 하나님의 무한하신 능력과 크리스천의 믿음의 상관관계를 꼼꼼히 기록하고 있다. 크리스천들이 일상 생활 가운데 직면하는 다양한 선택의 과정에서 어떻게 믿고 말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런 믿음과 말과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구체적인 경험과 사례를 통해 드러내고 있어 독자들이 '실감나게' 읽을 수 있다.

 

다른 일과 마찬가지로 신앙도 아는 데서 그쳐서는 어떤 결과도 기대할 수 없다. 하물며 안다고 하는 것이 거의 반쪽 짜리 지식에 불과할 때 그런 지식은 힘을 발휘할 수 없다. 행동의 변화를 수반하는 지식이야말로 본질적인 의미에서 제대로 알고 있는 지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하나님의 무한하신 능력을 재삼 강조하는 이유는 그렇듯 우리가 아는 지식이 어설픈 지식에 불과함을 드러냄으로써 다시 한번 무한하신 능력의 하나님을 제대로 바라보게 하기 위함이다. 그러할 때 비로소 우리가 하나님의 능력을 드러내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상수원이 아무리 좋아도 수도관이 막혀있으면 각 가정으로 배달되지 않는 이치와 같다. 하나님의 능력은 과거나 오늘이나 변함이 없음에도 크리스천들이 능력있는 삶을 살지 못하고 있다면 그것은 크리스천들이 통로로서의 자기 역할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잘되는 나라'는 희망적인 미래상은 나로부터 기인하지 않는다. 능력의 원천이신 하나님을 깊이 믿고 매순간 그의 말씀을 진리로 받아들일 때 비로소 드러나는 결과물이다. '감추인 보배'를 캐내는 원리가 그곳에 숨어있다. 하지만 우리는 때때로, 또한 자주 우리에게서 능력의 원천을 찾는다. 그리곤 절망하고 자기 삶을 방기하며 끝내 좌절한다.

 

이제 다시 하나님을 바라보자.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먼저 배우고 알려는 순전한 자세가 필요한 때다. 잘되는 나는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주어지는 보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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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의 삶
칼 번스타인 지음, 조일준 옮김 / 현문미디어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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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군의 유력 후보들 중 특히 배럭 오바마 상원의원의 약진이 두드러진다는 보도가 나왔다. 선두를 유지하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오차 범위 내의 접전 양상을 벌이고 있다는 논평이 있고 보니 압도적인 지지세를 이어나가고 있다던 힐러리 진영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물론 오바마 상원의원의 흑인 프리미엄과 그의 유연한 사고 및 정책 비전에 대해 모르는 바가 아니었지만 그것이 다분히 개인적인 매력에 기반하고 있다고 보았으므로 일종의 반등 장세를 보인 후 차츰 거품이 걷힐 것이라고 생각했다.

 

당초의 기대를 크게 앞서는 이상 동향에 의외라는 반응이 앞섰던 것이 사실이다. 전통적으로 검증된 정치인을 선택하는 미국 내 유권자들의 오랜 기준에서 보면 오바마는 힐러리를 따를 수 없었다. 그럼에도 양상은 오바마에게 유리하게 변해가고 있었다. 이유는 엉뚱한 곳에서 불거져 나왔다. 힐러리가 특정 사안에 대해 말을 바꿔왔다는 것. 특히 당시로선 대세에 밀려 그런 결정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이후 민주당의 발목을 잡을 것이 자명했던 이라크와의 전쟁에 찬성표를 던진 것은 잊고 이제 와서 이라크 전쟁은 실패한 전쟁으로 규정하고 행정부를 압박하는 것은 정치도의적으로 옳지 못하다는 비난에 힐러리 또한 직면해 있었던 것이다.

 

최근 힐러리의 사무실에서 발생한 인질사건이 화제를 몰고 왔다. 그 중심에 힐러리가 있었다. 힐러리가 그 사건에 침착하게 대응함으로써 대통령의 자질을 보여주었다고 하는 평가에서부터 위기를 기회로 바꿀 줄 아는 정치인이라는 평가에 이르기까지 그 반향이 작지 않았다. 힐러리에게 있어 호재임에 틀림없다.

 

힐러리는 주목받는 정치인이다. 그가 미국의 정치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그런 정치인을 이제야 조명하는 것은 늦은 감이 없잖아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이 크게 시의 부적절하지 않은 것은 요즘 우리 정치 현실과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당장 대선을 통해 대통령을 선출해야 하는 우리 입장에서 과연 후보들 중 누구를 선택해야 하느냐는 문제는 고민스럽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이 책이 보여주고 있는 놀라운 기자정신으로 후보자의 장단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변변한 책 한 권 시중에 나온 적 없는 우리의 현실은 후보자에 관한 정보 엑세스라는 측면에서 미 국민들에게 한참 뒤쳐진 현실을 웅변적으로 반영하고 있으니 답답할 뿐이다.


 

책 속 힐러리는 준비된 정치인이었다. 싹수는 어릴 적부터 알아본다고 했는가. 힐러리는 남다른 데가 있었다. 특히 예일대 법대 시절 그가 보여준 통합과 조정의 능력은 가히 독보적이었다. 1970년 당시 닉슨 행정부는 캄보디아 침공 소식을 발표했다. 대학과 사회는 노동절 궐기 대회를 기점으로 빠르게 반체제 운동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사회 혼란이 극에 달했다고 판단한 주 방위군은 시위대에 강경 대응함으로써 사상자가 속출했다. 여차하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는 위기 상황에서 힐러리는 평화적이고 실질적이며, 장기적 목표를 추구하는 일단의 사람들과 행동을 같이 했다. 시위 전술에 대한 논쟁이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치닫자 그녀가 나서서 감정적인 대응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책을 모색했다. 학생과 학장은 그런 힐러리에게서 안정감을 느끼고 있었다. 힐러리가 대학 1학년 때의 일이다.

 

대학 시절 힐러리가 보여 준 리더십은 상황 적응적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다. 지도자 일인의 카리스마에 의존하는 전통적 리더십관을 버리고 상황과 그 상황 가운데 움직이는 구성원의 요구와 필요를 정확하게 읽어내고 그것을 합리적으로 조직화해 내는 리더십을 힐러리가 극명하게 보여주었던 것이다. 학내의 견고한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대중적 이미지를 구축해나가고 있던 힐러리를 빌이 제대로 알아보았던 것 같다. 두꺼운 안경테를 쓰고 평범한 옷차림을 한 힐러리와 히피족처럼 투박한 옷과 덥수룩한 수염을 지닌 빌의 만남은 불타는 야망과의 결합이었다고 당시 친구들은 회상한다.

 

「"빌이 특유의 남부 시골사람 같은 소리를 할 때면 힐러리의 놀림감이 되곤 했다. "요점만 말하시죠, 빌 아저씨!" - 그녀는 이후에도 줄곧 이렇게 말하며 놀리곤 했다. - 한편 빌은 중서부 사람 특유의 단도직입적인 성격에 적응하는 데에 꽤 시간이 걸렸다.」(P40)

 

둘의 성격은 출신 배경만큼이나 상이했다. 일을 다루는 방식에서도 그 둘의 성격차이는 극명했다. 르윈스키 사건을 예로 들면 빌은 미적거리며 사건을 키우는 스타일이었던 반면 힐러리는 잘못을 인정하고 대응책을 찾는 상반된 스타일을 보여주었다. 더 이상 손쓸 틈도 없이 사건이 확대되고 나자 비로소 힐러리에게 사건의 전말을 고백한 빌은 그녀의 손에 이끌려 보도진 앞에 서는 나약한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아마도 그런 성격의 일단이 그들의 연애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나지 않았을까.

 

자기 역량만으로도 훌륭히 정치인으로 커나갈 수 있었던 힐러리가 빌이라는 남자와 결혼한 사실에 주변 사람들이 의아해 했다는 점만 보아도 힐러리의 개인의 역량은 두루 인정받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능력은 지금 그녀가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로 부상한 원동력이었을 것이다. 전직 퍼스트레이디 타이틀이 전혀 후광이 되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것을 간단히 뛰어넘는 정치력을 그녀는 이미 대학 시절 충분히 입증해보였다.

 

빌이 청혼한지 2년이 지나서야 그 청혼을 받아들였을 만큼 힐러리는 신중했다. 예일대가 소재한 코네티컷주는 정치 1번지 뉴욕주와 면해 있었으나 빌이 정치인으로서 첫발을 딛고자 하는 아칸소주는 저 먼 남부에 위치해 있었다. 주가를 올리며 정치 신인으로서의 첫발을 내딛기에 코네티컷만큼 적절한 곳은 없어 보였다. 더군다나 힐러리는 주목받고 있었다. 기약 없이 중앙과 멀어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힐러리는 분명한 비전을 가지고 목적의식적으로 움직이던 힐러리에게 그 선택은 사랑하는 사람을 얻는 선택이자 정치적인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녀는 빌의 친화력과 정치력을 믿었으며, 그에 앞서 그녀 자신의 가능성을 충분히 믿었다. 이후 그녀는 빌을 추동하는 정치 파트너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간다. 아칸소주지사의 아내 위치에서 그녀는 조언자 역할 이상을 해냈다. 힐러리의 꿈은 분명해 보였다. 빌의 대통령 당선과 대통령이 될 자질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퍼스트레이디, 그리고 최종적으로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되는 꿈, 그 꿈을 위해 힐러리는 쉴새없이 공부하고 현장을 누볐다.

 

퍼스트레이디가 된 힐러리는 직접 정책을 만들어내고 집행한다. 물론 그런 정책들은 해당부처의 이름으로 일반에 공개되었지만 분명 힐러리의 구상이었다. 그 중 의료보험제도 개혁안과 관련해서 평소 신중한 모습과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법안 상정의 연기를 주문한 참모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강행했던 것. 그로 인해 톡톡한 대가를 치러야했다. '국민들에게 좋은 의료보험제도를 제공하고, 자신의 약속을 지키려는 그녀의 처절한 노력이 오히려 그녀를 경솔한 인물로 만들었다.'

 

일반인처럼 정치인들도 수많은 선택에 직면할 것이다. 그럼에도 정치인의 선택에 화살이 집중되는 것은 그들의 선택이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기 때문일 것이다. 힐러리가 이후 상원의원으로 활발히 정치활동을 벌이는 와중에 수많은 반대에 부딪히게 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할 것이다. 더군다나 위에서 본 의료보험제도 개혁안의 경우뿐 아니라 닉슨 행정부의 캄보디아 침공을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전쟁의 부조리한 확장으로 규정한 그녀가 상원의원이 되고 나서 '미국의 정치·군사적 목적이 완수되기 전까지 이라크에서의 미군철수는 없을 것이라고 선언하고 부시 대통령에게 전쟁을 위한 무제한의 권한을 주는 것에 찬성표를 던진' 것은 외관상 불가해한 결정이지만 정치인 힐러리의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측면도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개인적 선택들이 특히 대선을 준비하는 미 정국에 그녀에 대한 반대파를 양산해 왔음을 볼 때 그녀가 감수해야 할 부분임에 들림없을 것이다. 난관을 헤쳐나가는 정치인으로서의 굳건한 이미지를 보여주어야 하는 것 또한 그녀의 몫일 것이다. 며칠 전 배럭 오바마에 월등히 앞선 주에서 지지율이 역전 당한 힐러리 진영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는 보도가 나왔다. 빌은 참모를 교체할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힐러리는 단호했다. 현재의 참모진을 그대로 유지하고 예비 대선을 치를 작정인 것이다. '선택과 집중', 그리고 '실패와 성공'에 의연하게 대처해나가는 그녀의 모습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특정 인물을 무한정 띄우는 고만고만한 책들이 아니다. 이 책의 가치가 번득이는 것은 주인공 주변의 수많은 인물들의 증언을 수집하되 특정시각에 매몰되지 않도록 객관적인 시각에서 취사 선택하고, 취재 과정에서 수집한 다종다양한 자료와 의정활동을 비롯하여 그녀가 추진한 다양한 정책들을 재분류하는 고된 과정을 거친 뒤에 그 각각의 장면에 인물의 정신과 혼을 넘치지도 그렇다고 모자라지도 않게 담았다는 데 있다. 사건을 끈질기게 추적하고 그 사건의 원인에 주목하고 결과를 밀도있게 구성하는 기자 정신이 놀라울 정도로 발현된 저작이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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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신을 벗으라
로렌 커닝햄 지음 / 예수전도단 / 199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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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이는 떨기나무 나무 아래에서 모세가 신을 벗었다. 요즘이야 집에 들어설 때면 반드시 벗어야 하는 것이 신이지만 고대 근동에서 신을 벗는 것은 보다 그와 달리 적극적인 의미를 띄었다. 당시 신을 벗는 행위는 자신이 노예임을 인정한다는 자기 정체성의 표현이자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직 주인의 처분만 바란다는 의탁의 의사표시였다.

 

모세가 어떤 사람인가. 모세는  세계 제일의 문화와 당대 최고의 경제력을 자랑하던 이집트의 왕자였다. 지금으로 치면 대략 미국의 부통령 정도라고 보면 되겠는데, 부통령이 다음 대통령 자리를 꿰차지는 않으니 그것보다는 한 수 위라고 해야 옳겠다. 낮춰서 부통령이라고 한다해도 부통령이면 대단한 학식과 권력을 지녔음을 인정받는다는 점에선 큰 차이가 없다. 그런 모세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누군가의 음성을 듣고 극도로 저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두루 알기로 모세는 부당한 대우를 받는 동족의 억울함에 분기탱천하여 그런 대우를 한 당사자를 단박에 죽일 만큼 명분을 따지는 다혈질적인 기질의 소유자였다. 그리고 그런 기질은 그가 도망한 미디안에서 양떼에게 물을 먹이던 제사장의 딸들을 위협하는 목자들을 일거에 제압한 데서 다시 한번 여실히 드러났다. 성경엔 이후로 그가 떨기나무 아래 서기까지의 생이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지 않지만 그 기간 동안 왕자에서 급전직하하여 광야에서 보잘것없이 살아가는 자신의 실체와 의지해야 할 대상에 관해 철저히 깨닫게 되지 않았을까 싶다. 왜냐하면 어린 시절 유모를 가장한 어머니로부터 이스라엘의 하나님에 관해 자주 들었기 때문이다.

 

보건대 떨기나무 아래 서기 전에 이미 모세는 화려했던 과거사와 능력에 기대 문제를 풀어나가는 자기 의와 결별하지 않으면 안 되었을 만큼 겸손해져 있었음에 틀림없다. 그리고 그것은 더 이상 자신의 힘과 능력을 의지하지 않겠다는 적극적인 표현을 네 신을 벗으라는 음성에 그대로 반응한 데서 읽을 수 있다.

 

물론 저자가 이 책에서 그런 모세의 심정을 자세하게 풀어내고 있지는 않지만 이 책 가운데 녹아든 저자의 삶을 돌이켜보면 그가 충분히 모세의 심정과 일체가 되었을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저자는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을 지경에 처한 적이 있다고 썼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잃었다고 믿은 그 순간 그는 비로소 '신을 벗는다'는 것의 의미를 제대로 알았다고 했다. 그리고 그 이후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모세가 내려놓았듯이 자신이 내려놓아야 했던 것을 상세하게 드러내 놓고 있다. 이 책이 독자의 가슴을 파고드는 것은 바로 이 부분 때문이다.

 

동시대인으로서 한 인간이 겪은 다양한 사건과 결단이 결국 하나님이 모세를 다루듯이, 그리고 모세가 하나님 앞에 내려놓았듯이 그렇게 먼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에도 엄연히 재현되고 있는 실제라는 공감과 그것에서 오는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목도하도록 이끌고 있다. 이것은 곧 성경 속 인물이 숨소리를 내며 불쑥 내 앞에 나타나는 현실감을 독자가 갖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가 내려놓아야 했던 것은 고스란히 현재의 우리가 내려놓아야 할 것들이다. 그리고 그런 내려놓음이야말로 그후 모세가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화 되어간 유일한 시발점이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우린 종종 내가 가진 것, 모세에 비하면 하잘 것 없는 그것을 놓지 않으려고 기를 쓰다 결국은 다 놓치고 마는 실수를 자주 범한다. 더욱이 '이렇게 하면, 이와 같이 된다'고 하는 성경 지식은 충만한 반면 그 지식이 실천으로 옮겨가지는 않는다. 만일 모세가 음성을 듣고 신을 벗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상상해 보자. 아마도 '이후의 모세'를 기대할 순 없었을 것이다.

 

지금 우리 또한 마찬가지다. 하나님은 우리를 향해 동일하게 '네 신을 벗으라'고 말씀하신다. 그런데 우린 여전히 신을 벗지 않을 합리적인 이유를 갖다 부친다. 그러면서 왜 우리에겐 능력이 나타나지 않느냐고 볼멘 소리를 낸다. 하지만 벗지 않고는 하나님이 준비하신 영광의 자리에 이를 수 없다. 그 자리는 비전이 주어지는 자리다.

 

우리와 동일한 시대를 살고 있는 저자의 말에 귀를 기울여 보자. 저자는 사랑하는 이들을 내려놓았으며 재정을 내려놓았고, 자기 자신을 내려놓았다. 명예를 내려놓고 감정을 내려놓았다. 그는 '국제 예수전도단과 열방대학의 설립자 겸 총장이다. 매년 30-40개 국가를 다니며 강의를 통해 사람들을 제자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벼랑 끝에 서는 용기』, 『하나님, 정말 당신이십니까』를 위시하여 세계 60개국의 언어로 번역된 다수의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이런 이력들은 그가 하나님께 어떻게 쓰임을 받았는지 드러내는 구체적인 지표다. 그리고 그런 이력은 그가 자신을 내려놓은 이후의 성취다.

 

하나님 앞에서 무엇인가 되고자 한다면 우선 무엇을 하려고 애쓰기 전에 내 안에 있는 또는 내가 가진 어떤 것들을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은 대부분 하나님께 필요치 않은 것들이다. 창조주 하나님이시며 우리를 지으신 하나님이 우리가 생각하고 가진 것에 구속될 분이 아니지 않은가. 내 것을 버릴 때 비로소 내 것보다 더 큰 것을 지닌 하나님이 그것으로 나를 사용하실 것임을 확실히 믿을 수 있어야 한다.

 

이와같이 명백한 사실 앞에서도 자기 것을 내려놓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 것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다. 우리가 잘 알 듯이 그런 두려움은 하나님이 주신 것이 아니다. '너희는 마음에 근심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요한복음 14장 27절)고 하나님이 말씀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먼저 내가 애써 가지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놓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려달라고 기도하자. 그리고 마침내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의지하여 한번 내려놓아 보자. 과연 하나님이 이후 어떻게 인도하시는지, 그리고 다른 사람의 변화된 이야기가 어떻게 내 이야기가 되가는지 지켜보자. 하나님은 지금도 동일한 음성으로 초대하고 계신다. "모세야, 모세야"

 

「우리의 개인적인 권리들을 주님 자신과 주님의 복음을 위해 맡겨 드릴 때, 우리는 온 세상을 유업으로 받는 비밀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리스도인이 이루고자 하는 것 가운데 이보다 더 중요하고 흥미진진한 것이 또 있을까?」(책 15쪽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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