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산다는 것 - 세상의 작동 원리와 나의 위치에 대한 사회학적 탐구
아브람 더 스반 지음, 한신갑.이상직 옮김 / 현암사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사람들 사이의 차이 중 어떤 것은 사람들이 상호 작용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차이가 클수록 사회적 관계는 더 불평등해진다. 그러한 관계로는 권력 관계, 재산 관계, 위신 관계가 있다. (63쪽)

권력은 어느 누가 가지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다. (66쪽)

고도로 계층화된 사회에서는 서로 다른 층에 있는 사람들 간의 차이가 확연하며, 그 차이는 권력. 재산. 위신의 세가지 위계 모두를 동시에 아우른다. (81쪽)

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에도 아이와 어른은 대개 규칙을 지킨다. 그렇게 해야 한다고 느끼고,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을 들키면 수치심을 느낄 것이다. 아무도 모른다고 하더라도 죄책감을 느낀다. `수치심`이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상상할 때 느끼는 어떤 감정이라면, `죄책감`은 내가 다른 누군가에게 한 일을 생각할 때 느끼는 어떤 감정이다. (101쪽)

언어 없이는 생각하기조차 어렵고 사람들과 접촉할 수도 없다. 이 점에서 언어는 인간의 상호 작용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언어가 발달하고 전파되고 습득되는 과정 또한 사회적 과정이다. 사람들이 없으면 단 한 마디 말도 할 수 없다. 언어는 사람들 안에서, 또 그들을 통해서 존재하고 유지된다. (111쪽)

언어, 종교, 법, 과학, 예술을 통해 사람은 인간으로서 자신의 방향을 잡고자 한다. 이들 지향의 수단은 어느 한 개인 안에 있는 것도, 그렇다고 사람들과 유리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도서관이나 박물관, 미술관에 모여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배우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는, 모든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사회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무언가를 덧붙여간다. 지향의 수단들은 오랜 기간에 걸친 사회적 활동의 산물이다. (131쪽)

이 간단한 사례에서도 어떤 물건을 쓰기 위해 그 물건이 어디에서 어떻게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또 어떠한 교환 네트워크를 통해 여기까지 왔는지 등을 다 알 필요는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사람들은 대개 그러한 문제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 이런 의미에서 현대인들은 글을 모르는 유목민들이 주위 환경에 대해 알던 것보다 자신을 둘러싼 세계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 (158쪽)

두 차례 세계대전이 가져온 파괴, 또 그보다 더욱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올 핵전쟁의 잠재적 위험은 세계 평화가 모든 사람들에게 이롭다는 인식을 널리 퍼뜨리고, 더욱 굳혔다. 그럼에도 아직 이러한 인식이 사람들로 하여금 단일 공동체를 형성하고 연대감으로 뭉치게 하지는 못하고 있다. 인간에게는 모두 힘을 합쳐 대응해야 할 공통의 적이 없다. 어떤 집단이 형성되더라고 그 과정에는 늘 배제가 수반되지만 그 누구도 인류로부터 배제될 수는 없다. 이것이 왜 전 인류를 포함하는 `우리`라는 의식이 아직 뚜렷하게 발전하지 못했는지를, 왜 그것이 대개는 한 민족의 민족의식, 같은 신앙을 가진 사람들을 묶어주는 공동체 의식, 또는 한 국가의 시민사이에 존재하는 연대감에 미치지 못하는지를 설명해준다. (218쪽)

세계 문화는 현재 젊은이들을 주 대상으로 하고 관광과 스포츠, 오락, 음악, 춤, 의류 등을 주 영역으로 하여 만들어지고 있다. 소비 양식도 점차 긴밀하게 연결되고 있다. 요약하자면, 점점 더 많은 곳에서 점점 더 다양한 상품들이 공급되고 있지만 이 다양한 상품들이 점차 어디서나 똑같아지고 있는 것이다. (221쪽)

오늘날 서양ㅇ의 부유한 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주변부에서 그토록 많은 사람이 겪고 있는 빈곤에 대해 과거보다 더 잘 알고 있다. 신문을 읽고 텔레비전을 보면서 그들은 지속적으로, 대로는 뚜렷이 기억에 남는 방식으로 그런 상황과 마주한다. 그러나 그들이 개별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때문에 마음은 많이 가지만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느낀다. 이는 한편으로는 분개를, 다른 한편으로는 체념과 무관심을 낳는다. (1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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