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그녀에게 - 서른, 일하는 여자의 그림공감
곽아람 지음 / 아트북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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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마셔, 너 물 좋아하잖아"라는 말에는 초콜릿이나 딸기 따위를 권하는 말은 범절할 수 없는 힘이 있다. 내가 물을 좋아한다는 것을 나는 사람은, 그 사실을 내가 말로 제공해준 정보로 파악한 게 아니라 내가 늘 물병을 끼고 다닌다는 걸 아는 사람이다. 오랫동안 나를 지켜봐온 사람, 내게 주의 깊게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 정말로 나를 잘 아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84쪽

나는 우울할 때면 그림을 본다. 무작정 화집을 넘기기도 하고, 그림들이 잔뜩 있는 웹사이트를 뒤지면서 이거저것 키워드를 집어넣어 그림을 찾아보기도 한다. 그렇게 알게 된 그림들을 기억해 놓았다가, 우울한 순간이 다가오면 마음속에서 꺼내 떠올려 본다. 그런 식으로 내 마음속에는 '나마의 미술과'이 조금씩 만들어졌다. -140쪽

내가 원했던 휴가는 그런 게 아니었다. 맑은 물 위에 떨어뜨린 한 방울 잉크처럼 마음껏 풀어지면서 몸과 마음의 긴장을 늦추고 싶었는데 이번 휴가도 결국은 행사 치르듯 좇기며 보내버린 것만 같아 아쉽다. 마티스의 파랑 같은 휴가를 보내고 싶다. -208쪽

나는 사람 만나는 걸 싫어하지만 타인의 삶과 마주침으로써 내 삶을 되돌아보게 되는 순간은 좋아한다. 그 순간 내가 겪는 내면의 변화를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욕심을 가지고 기사를 쓴다. -2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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