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갈등은 양 극단에 있는 두 힘이 충돌할 때 발생한다. 요컨대, 심리적 갈등은 자아와 무의식이라는 두 가지 세력이 부딪칠 때 생긴다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이러한 자신의 심리적 갈등을 인식하고 있을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가 자신의 심리적 갈등을 인식하고 있는가와 상관없이, 외부에서 다른 사람들과 일어나는 갈등, 그중에서도 특히 배우자와의 갈등은 자신의 심리적인 갈등이 외부로 드러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자신 안에 있는 심리적 갈등은 그가 다른 사람들과 맺고 있는 관계 속에 그대로 반영된다. -23쪽
관계에 대해 작업한다는 것은 내가 화가 나 폭발할 지경이 되었을 때 입을 다무는 것이다. 관계에 대해 작업한다는 것은 자신의 감정을 상대에게 떠넘기는 것이 아니라, 싸움터에서 물러나 혼자 머리카락이 젖도로 우는 것이다. 그러면서 파트너가 아니라 스스로에게 내 안에 있는 어떤 콤플렉스가 작동했는지, 무엇 때문에 콤플렉스가 작동했는지 묻는 것이다. 이럴 때 "왜 그녀(혹은 그)가 내게 그런 짓을 했을까?" 혹은 "그(혹은 그녀)는 자신을 어떤 사람으로 생각하는 걸까?" 같은 질문을 던지는 것은 적절치 않다. 그보다는 오히려 "왜 나는 그런 식으로 행동했을까?" 혹은 "나는 그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 좋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런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 사건에 대한 나의 심리는 어떤 것이가? 나는 그 일을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이런 작업을 통해서 우리는 자신을 담는 능력을 키울 수 있따. 다시 말해 개인적인 테메노스를 세울 수 있다. -106쪽
"우리는 어디에 있건 무엇을 하건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이 상황에서, 이 사람과 함께할 때 나는 어떤 기능을 사용하고 있는가?' '그 결과 어떤 일이 발생하는가?' '나의 행동과 태도는 진정한 나의 판단(사고와 감정은 판단 기능이다)을 반영하고 있는가?' '나의 행동과 태도는 진정한 나의 인식(직관과 감각은 인식기능이다)을 반영하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내 안에서 어떤 콤플렉스가 활성화되어 있는가?' '그 범위는 어느 정도인가?' '나는 어떻게 그 일을 망쳤는가?' '그 일을 망친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에 비추어볼 때 나의 심리는 어떠한가?' '나는 그것에 관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나는 그것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건가?' -155쪽
외로움이라는 것은 자신이 버려졌다고 느끼는 것이다. 자료를 바탕으로 보면, 신들과 신성한 영웅들은 어렸을 때 부모나 사회로부터 버림을 받는다. 제우스, 디오니소스, 포세이돈, 모세, 로롤루스와 레무스 등은 어려서 버려졌다. 버려진 아이라는 모티브는 신화 속에 자주 등장한다. 융에 따르면, 신화 속의 아이들은 높은 의식을 상징한다. 그런데 그 아이들은 높은 의식을 가졌기 때문에 버림받은 것이 아니라, 높은 의식을 성취하기 위해 버림받는다. 다시 말해, 부모와 사회로부터 버림받는 것은 높은 의식을 갖기 위한 필수조건이라는 것이다. 독립하기 위해서, 남자는 그의 근원인 어머니, 가족, 사회로부터 떨어져 나와야만 한다. 그것은 여자도 마찬가지다. -2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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