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하는 골짜기
임철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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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하는 골짜기'라는, 퍽도 애잔한 이름을 지닌 산골 역. 맞았다. 바로 우리가 찾던 그 역이다.-12쪽

하지만 적어도 한 가지만은 어렴풋이 알 듯하다. 삶은 아름다움만도 슬픔만도 아니라는 것. 아무리 두렵고 끔찍해도, 결코 동망치거나 외면해선 안 될 그 무엇이라는 사실을.-39쪽

겨울을 앞둔 나무들은 제 스스로 가지의 잎을 모조리 지워낸다. 잎과 가지에 물기를 남기면 추위에 금방 얼어붙고 말 터이기 때문이다. 한 올 집착도 미련도 남기지 말아야 함을, 어차피 떠나보낼 것은 보내야 함을 나무들은 잘 알고 있는 것이다. -86쪽

"참으로 비정한 세상이지 뭔가. 빠른 것, 새것은 무조건 선이고, 느리고 오래된 건 모조리 악이 되고 말아. 이런 간이역들은 이 땅에서 곧 흔적도 없이 사라지겠지. 철도 공무원 36년에 수많은 역을 돌아다녔네만. 어째선지 난 이 도토리 까지만 한 역이 유난히 기억에 남는다네. -3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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