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봉 언덕에 올라서면 바다색이 왼쪽과 오른쪽으로 나뉜다. 바로 대서양과 인도양이 만나는 곳이다. 한번도 보지 못한 모습이다. 같은 곳에 있으면서 다른 바다의 색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분명 바다는 두 가지 색이 만난다. -55쪽
사진을 찍는 마음은 그런 것이다. 아무리 피사체에 대한 욕심이 생겨도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채 셔터를 누른다면 그것은 단지 사진 사냥일 뿐이다. 결국 피사체에 대한 존경이 없는 사진이란 상대방에 대한 테러에 불과할 뿐이다. 피사체를 사냥하는 이기적인 사진가가 될 것인가? 피사체를 존중하는 사진가가 될 것인가? 그것은 본인의 선택이다. 분명한 것은 예의를 갖춰 셔터를 누르는 마음이 결국 감동을 주는 사진이 된다는 것이다. -147쪽
그리움은 특별한 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내가 걸었던 길과, 내가 만났던 사람들과, 내가 기댔던 작은 골목의 오래된 담장도 다 그리움의 대상이 되는 것, 그렇게 기억되는 것들로부터 우린 추억이라는 선물을 얻는다. 특별하지않은 것들이 특별해지는 순간은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후에 알게 된다. -177쪽
"살다보면 스스로 아픔을 선택해야 할 때가 있다."-263쪽
사람에게 뒷모습은 앞모습보다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힘이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놓여 있는 보이지 않는 인연은 한 사람만의 것일 수도 있다. 바다는, 사람 마음을 흔드는 바람과도 같은 존재이다. -2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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