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인문학 - 도시를 둘러싼 역사 · 예술 · 미래의 풍경
노은주.임형남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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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책이다. 세상의 모든 장르가 다 망라되며 많은 유형의 사람들이 등장하는 무척 큰 스케일의 이야기책이다. 그 안에는 시간과 공간이 씨줄과 날줄로 엮이며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오랜 시간을 들여 서서히 완성되며 열린 결말을 가지고 있는 아주 길고 긴 이야기라서, 독자들이 금세 이해하고 바로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다. (6쪽)

그가 설계한 인도르Indore의 아라냐 저비용 주거 단지Aranya Low Cost Housing는 주택, 안뜰, 내부 경로의 미로 시스템을 통해 8만 명이 넘는 사람을 수용한다. 저소득층과 중산층 거주자를 위해 지어진 6,500개가 넘든 주택은 소박한 집에서 넓은 집까지 다양하다. 겹쳐진 층과 그 중간에 있는 공간들은 유동적이고 적은 가능한 생활환경을 제공한다. (55쪽)

*그(인도건축가 발크리슈나 도시(Balkrishna Coshi)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당당하게 서 있는 건물의 옆에 어색하게 붙어 있는 바로크 시대의 건축, 즉 과거 프로이센의 법원 건물을 통해야만 한다. 이것은 과거를 기억하며 지금의 몸으로 들어오라는 강력한 요구와 같다. 그 안으로 들어가면 더욱 혼란스럽다. 우리에게 익숙한 동서남북의 방향성이 여기에는 없다. 그리고 빛도 없다. 육체의 혼란과 정신의 혼란을 겪으며 들어가면 24미터 높이의 높고 좁은 공간으로 들어가거나 납작한 철로 만들어진 가면이 깔린 길을 걸어가게 된다. 이 가면들은 사람이 밟으면 비명과도 같은 요란한 소리를 낸다. 그 소음을 들으며 앞으로 나아간다. 모든 것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난감하게 만드는 유대인박물관은 생각 없이 남을 고려하지 않고 타인의 고통을 배려하지 않았던, 과거에 인류가 저질렀던 죄악에 대한 강력한 건축적인 기록인 것이다. (109쪽)

*유대인박물관

아름다운 언덕에 지은 안도 다다오의 건축은 평소 그의 건축이 가지고 있는 힘을 안으로 감추는 방식을 온전히 보여준다. 그는 이 땅을 보고 풍경을 살리는 건축을 구상했다고 한다. 그리고 땅에 묻히는 듯한 조형을 택해서 근처에 가도 건물이 눈에 띄지 않는다. 그중 대표적인 건축이 ‘지추 미술관‘이다. (176쪽)

언뜻 상자 5개가 빈 공간을 두고 엇갈려 쌓인 듯한 모습은 책을 보다 말고 대충 던져둔 것 같은 형상인데, 그 위로 그물 같은 프레임으로 짜인 유리 벽이 덮여 있다. 플랫폼 5개는 작업과 정보 교환, 휴게와 문화 활동의 장이 된다. 에스컬레이터는 3층의 리빙룸living room에서 5층의 믹싱 챔버mixing chamber로 관통되며, 이용자들이 책을 찾는 시간을 줄이도록 도와주며, 6층에서 9층까지 자리 잡은 경사진 바닥의 서가 북 스파이럴book spiral은 도서가 늘어나더라도 새로운 서가를 따로 들일 필요 없이 145만 권을 보관할 수 있다고 한다. (236쪽)

*시애틀 공공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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