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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동물학교 1
엘렌 심 지음 / 북폴리오 / 2018년 2월
평점 :
환생동물학교 AH-27반 아이들. (사진 출처: 네이버 이미지)
'전생에 나라를 구했다.'
삼일절인 오늘, 아버지와 장례식장에 다녀왔다. 고인은 아버지 지인의 아버지셨다. 잠깐 뵌 영정 속의 할아버지. 과연 어떤 삶을 사셨을까? 장례식장을 나오며, 아버지께서 장지를 물으시니 현충원이라 답하신다. 국가유공자시라고. 추측하건대, 나름 좋은 삶을 사셨으리라. 만약, 다음 생이 있다면 부러운 삶을 사시겠지. 그렇게 상을 받으시겠지. 단지 나의 어림짐작이겠지만, 사필귀정은 누구나 바라는 바다.
나는 종교가 불교는 아니지만, 환생에 대해 고등학교 친구에게 말한 적이 있다. 나의 전생은 무엇이었을지 강한 궁금증을 가지며. 결론은 전생을 알 수 없지만, 현생에서는 '착하게 살자'였다. 그래서 내생에도 복을 받자고. 물론, 이렇게 이어지는 삼생이 허상일 수도 있지만. 즉, 윤회가 없을 수도 있지만. 그나저나 우리는 무척 부러운 사람에게 '전생에 나라를 구했다'라는 말을 쓰고는 한다. 인과응보라는 말이다. 좋은 쪽으로. 그런데,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들에게도 환생이 있다고. 그것도 사람으로 환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혹시 전생에 나라를 구한 동물이 거기에 있을지도 모른다. 그 이야기에 더해 그 동물들이 사람으로 환생하기 전에 가르침을 받는 학교가 있다면, 어떨까? 그런 학교를 배경으로 한 만화가 있다. 그 학교의 학생들인 동물들을 만났다.
'전혀 이상하지 않은걸? 우린 모두 다르니까 각자 다른 걸 좋아하는 건 당연해!' -'최고의 전문가' 중에서. (162쪽)
동물들. 하늘로 떠난 동물들. 그 동물들 가운데 사람으로 환생하는 동물들. 그 동물들이 환생하기 전에 머무는 학교가 있다. 이름하여, 환생동물학교. 그 학교의 한 반. AH-27반. 그 반에 초보 선생님이 오신다. 남아 있는 동물의 습성을 버려야 하는 아이들에게. 환생하여 사람으로 잘 살게 하기 위해. 반 아이들은 머루와 쯔양이라는 고양이 둘, 맷, 블랭키, 아키라는 강아지 셋, 비스콧이라는 하이애나 하나, 카마라라는 고슴도치 하나다. 귀여운 동물 아이들의 색채가 뚜렷하다. 주인을 그리워하는 동물 아이들. 그 아이들에게 어설프게 다가가는 선생님이지만, 좌충우돌하며 서로에게 따뜻함을 채워 준다.
짐승 같은 인간도 간혹 있지만, 짐승들은 인간이 되고자 한다. 어느 전설의 여우가 그렇고, 단군 신화의 곰과 호랑이가 그렇다. 그들에게 인간은 특별함이다. 물론, 인간보다 나은 삶을 사는 동물도 있지만, 여전히 인간에게는 존엄성이 있다. 인간으로 환생하려는 '환생동물학교'의 AH-27반 아이들. 그 아이들에게는 동물의 얼굴도 있지만, 인간의 얼굴이 더 많이 보인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배려한다. 이 아이들에게는 이미 인간의 존엄성이 보인다. 그래서 오랫동안 따뜻하다.
그나저나 대학교 다닐 때였다. 닭살이 돋는 애정 행각을 벌이는 연인들에게 '전생에 닭'이라고 놀렸었는데, 아마도 '환생동물학교' 출신이었나 보다.
덧붙이는 말.
'환생동물학교'는 2017년 9월 4일부터 네이버 웹툰에서 매주 월요일마다 연재하기 시작한 웹툰이다.
작가인 엘렌 심은 '고양이 낸시'의 작가이다.
- '인간이 되고 싶어' 나무위키 ( https://namu.wiki/w/%EC%9D%B8%EA%B0%84%EC%9D%B4%20%EB%90%98%EA%B3%A0%20%EC%8B%B6%EC%96%B4 )